[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마주 앉아 막걸리 잔을 기울였다. 대선 국면에서 오간 약속이 1년 만에 현실이 됐다. 청와대는 이를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설명하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준표 국무총리 기용설’까지 거론된다. 그러나 국민의 시선은 기대보다 의구심에 가깝다. 화려한 장면 뒤에 놓인 정치적 함의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덕담을 넘어선다. 특히 홍 전 시장의 최근 행보는 정당 정치의 기본인 신의와 공인의 도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자당 후보 지원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상대 진영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더 나아가 대구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이례적 선택까지 보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기된 ‘총리 기용설’은 정치적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정치는 현실이며 타협의 예술이다. 진영을 넘어서는 협치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최소한의 원칙과 명분이 전제되어야 한다.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과 지지 기반을 사실상 부정하는 행위를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이는 통합이 아니라 신뢰 훼손에 가깝다.
오랜 정치 경력을 지닌 인사일수록 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홍 전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성장하며 정치적 자산을 축적해 왔다. 그를 지지해온 당원과 유권자의 선택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역할론이 아니라 성찰이다. 공인의 무게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에서 비롯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선 기조 역시 신중해야 한다. 통합을 지향하는 인사는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적 포섭이나 상징적 이벤트에 그친다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국무총리는 국가 행정을 총괄하는 자리다. 정치적 보상이나 정략의 산물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정치에서 상징은 중요하다. 그러나 상징만으로 신뢰를 얻을 수는 없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처럼 공인은 오해를 살 상황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 특히 공직 진출이 거론되는 시점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작은 의심 하나가 공적 신뢰 전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장면이 아니라 태도다. 노정객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국민은 권력의 이동이 아니라 원칙의 일관성을 본다. 정치적 계산이 아닌 공적 가치에 기반한 선택만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이번 ‘막걸리 회동’이 이벤트로 끝날지, 정치의 기본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지는 결국 당사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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