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과 램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과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이른바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무대에 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6일(현지시간) 젠슨 황 CEO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폰테인블루에서 열린 글로벌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모리 수급 상황에 대한 질문에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젠슨 황 CEO는 "(D램에 대해) 우리는 직접 구매하는 대규모 고객사로서 공급망 계획 수립을 매우 잘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HBM4의 유일한 소비자로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램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업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공급업체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출하량 확대가 웨이퍼 생산량 증가에만 의존하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버용 DRAM 가격은 2026년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6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서버용 고용량 D램은 구조적인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증설이 맞물리면서 수요는 급증했지만 HBM은 TSV 공정과 패키징 등 고난도 공정을 거쳐야 해 단기간에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단기 가격 급등이 아닌 중장기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신호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메모리 가격 변동 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젠슨 황 CEO가 공급 우려를 차단한 것은 이미 중장기적인 선점 전략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수요 증가를 전제로 주요 메모리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제품을 공동 개발하며 사전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왔다. 설계 초기 단계부터 메모리 사양을 확정해 생산 일정을 공유함으로써 사실상 '우선 배정' 구조를 만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단순한 납품 관계를 넘어 GPU와 가속기 설계 초기 단계부터 메모리 사양을 공유하고 공정 일정과 투자 계획까지 조율하는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 반도체 시대에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전략적 동맹' 수준으로 관계가 격상되고 있음으로 풀이된다.
CES 개막에 앞서 화제가 된 이른바 '치맥 회동'도 이런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젠슨 황 CEO가 메모리 공급 불안과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해 지난해 10월 주요 파트너들과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행보로 해석된다.
젠슨 황 CEO는 "우리는 그래픽용 D램(GDDR)과 저전력 D램(LPDDR) 등의 최대 구매자라는 점에서 공급 부족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공장 때문에 앞으로 세계는 더 많은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가속기 수요가 메모리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가운데 엔비디아를 축으로 한 글로벌 메모리 동맹이 새로운 패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HBM과 서버 D램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단순 가격 문제가 아니라 AI 시대 산업 지형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