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임원 성과급 총액은 1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91억원 대비 56.0% 증가한 규모다. 국민은행 임원의 1인당 평균 성과급은 3억1521만원으로, 최근 5년 기준 처음으로 3억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하나은행 임원 성과급은 총 89억원으로 전년(48억원) 대비 85.4% 급증했다. 임원 1인당 평균 성과급 역시 7120만원에서 1억204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은행권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임원 기준 세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체 임직원 대상 성과급 규모는 상당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은 약 1480억원으로 2023년 대비 약 3%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약 107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33%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금융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8월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74건, 사고 금액은 1972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사고 규모인 62건, 1368억원과 비교해 각각 19.4%, 44.2% 늘어난 수준이다. 횡령과 배임, 내부통제 미흡에 따른 사고 등이 반복되면서 금융권의 내부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고에 대한 경영진 책임은 사실상 미흡한 상황이다.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4대 시중은행 임원 가운데 금융사고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임원들은 성과급은 챙기면서 사고 책임은 조직 전체나 실무 직원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성과보수 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금융사고 발생 시 관련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제도의 도입이다. 클로백 제도는 금융회사 임원이 단기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더라도 이후 사고나 손실이 발생하면 이미 지급된 보수를 일부 또는 전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는 임원 성과급의 40% 이상을 최소 3년 이상 이연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또 이연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연 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손실 규모에 맞춰 재산정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규정이 모호하고 강제력이 부족해 실제로 성과급 환수나 감액이 이뤄지는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제도의 명확성을 높이고 법적 근거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단기 실적 중심의 보상 구조가 금융사의 과도한 위험 추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성과보수의 장기 이연 비율을 확대하고, 사고 발생 시 보수 환수 기준을 구체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상품을 출시해 단기 실적이 좋으면 인센티브를 많이 받아 가고 사고가 나면 책임지지 않는 일이 반복돼 왔다"며 "성과급을 장기적으로 이연하고 사후 평가를 통해 환원하는 시스템을 대폭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선 당시 ‘금융사고 책임 떠넘기기 근절’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어 금융권 성과보수 체계 개편 논의는 앞으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이 단기 성과 중심의 보상 구조를 바꾸고 금융회사 내부통제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형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경영진 책임을 명확히 하는 장치가 마련될 경우 금융권 지배구조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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