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설탕 가격 담합 의혹으로 검찰이 국내 주요 제당업체를 상대로 강제 수사에 나섰다. 식품 원재료 가격이 전체 식품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 만큼, 설탕 가격 형성 과정에 대한 당국의 조사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이날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주요 제당업체 3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최근 수년간 설탕 가격을 사전에 협의하거나 공동으로 조정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설탕 가격 상승이 식품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민생 경제와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탕 가격이 오르면 제과·제빵, 음료,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제조 원가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3월 제당업체들의 설탕 가격 인상 과정에서 담합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설탕 시장은 소수 기업 중심 구조로 운영된다.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정제 설탕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가 시장 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시장 집중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가격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국내 제당업계는 과거에도 가격 담합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
공정위는 2000년대 중반 제당업체들이 설탕 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는 주요 제당업체들이 설탕 가격 인상 시점과 수준을 사전에 조율한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탕 가격은 국제 원당 가격과 환율, 물류비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원당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이 이어지면서 국내 설탕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아왔다.
다만 가격 상승의 배경이 원재료 비용 증가 때문인지, 업체 간 가격 조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제당업체들은 그동안 원당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등 비용 증가 요인이 설탕 가격에 반영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원당 가격이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설탕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가격 결정 과정과 내부 문건, 업체 간 접촉 여부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가격 인상 시점이 업체 간 유사하게 움직였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 간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거나 조정하는 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한다. 담합이 확인될 경우 과징금 부과와 함께 형사 처벌이 병행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가 공정위 조사와 연계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가 검찰 수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가격 담합이 적발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담합에 관여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다.
국내 설탕 시장 규모와 제당업체 매출 구조를 고려하면 담합 혐의가 인정될 경우 과징금 규모는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 안팎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과징금 규모는 담합 기간과 대상 매출액, 시장 영향도 등을 종합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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