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일본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가운데 일본 전자업체들은 점유율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7일 아사히신문과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올해 일본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 점유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점유율을 보면 중국 하이센스가 41.1%로 1위를 차지했다. TCL도 9.7%를 기록하며 시장 상위권에 올랐다. 두 기업 점유율을 합치면 50%를 넘어 일본 TV 시장의 절반 이상을 중국 기업이 차지하게 된 셈이다.
하이센스 점유율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일본 브랜드 레그자(REGZA)를 통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센스는 일본 도시바의 TV 사업을 인수해 레그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BCN 자료에 따르면 레그자 브랜드 점유율은 25.4%, 하이센스 자체 브랜드는 15.7%로 집계됐다.
대만 기업의 점유율도 적지 않았다.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인수한 일본 샤프의 TV 점유율은 20.6%였다. 이 같은 구조를 고려하면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TV 가운데 약 4대 중 3대는 중국 또는 대만 기업 제품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시장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소니의 점유율은 9.6%였고 파나소닉은 8.8%에 그쳤다.
과거 일본 TV 산업을 이끌었던 주요 전자업체들이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무는 상황이다. BCN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TV 출하량은 총 448만6000대였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반면 일본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일본 전자업체들에게 TV는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일본 기업들은 브라운관 TV부터 LCD TV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TV 기술 격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시장 경쟁 구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패널 기술과 영상 처리 기술이 표준화되면서 제품 간 품질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고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생산 비용이 낮은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특히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도 중국 TV 제조업체들의 점유율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센스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브랜드 전략을 활용했다. 도시바의 TV 사업을 인수한 뒤 레그자 브랜드를 유지하며 일본 소비자 기반을 확보했다.
레그자는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은 TV 브랜드로 평가된다. 하이센스는 이 브랜드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니는 고급 TV 시장에서 일정 수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 시장 점유율에서는 중국 업체와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파나소닉 역시 TV 사업 수익성 악화로 사업 구조 재검토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TV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과거 일본 종합 전자업체들에게 TV는 핵심 제품 가운데 하나였지만 지금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TV 사업을 축소하거나 전략을 조정하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대량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일본 가전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형 냉장고와 드럼 세탁기 등 일부 가전 분야에서는 여전히 일본 기업들이 과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가전 시장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일본 업체와 해외 업체 간 격차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TV 시장 변화가 글로벌 가전 산업 경쟁 구조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패널과 주요 부품 공급망이 글로벌화되면서 기술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가격 경쟁이 강화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일본 전자 산업 구조 변화의 상징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일본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 강화나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