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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가 민주주의 위협한다"… 尹 파면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는 '혐오와 폭력'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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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극단주의가 민주주의 위협한다"… 尹 파면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는 '혐오와 폭력'의 그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인규 기자
2025-04-05 14:08:00

정치 불신이 부른 극단행위, 한때 사법 시스템 신뢰까지 흔들려

전문가 "정치권의 협치 없이는 폭력과 혐오 더 커질 것"

시위 당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대한민국은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탄핵 찬반을 둘러싼 극한 대립은 단순히 언쟁에 머물지 않고 사법 시스템을 부정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극단적 행위’로 분출되며 우리 사회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사법부와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윤 전 대통령 체포 이후, 이른바 ‘열성 지지층’의 행동은 더욱 과격해졌다.

실제로 지난 1월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겨냥해 50대 남성이 분신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19일에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유리창을 부수고 방화까지 시도한 인물도 있었다. 지난달 14일에는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살해하겠다는 살기 어린 협박 글이 온라인에 게시되었고, 불과 며칠 뒤에는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국회의원을 향해 날계란을 투척하는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정적 순간인 지난 4일,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 현장마저도 평화롭지 않았다. 안국역 인근에서는 헬멧과 방독면으로 무장한 남성이 곤봉을 휘둘러 경찰버스 유리창을 파손하다 현장에서 체포되는 등 사법의 최후 보루인 헌재 앞에서도 폭력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사태를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으로 진단한다. 정치적 신념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양극화가 개인의 극단적인 폭력으로 변질되는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사회심리학 전문가는 “현재의 정치적 양극화는 타협의 여지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이들을 ‘타도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면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위험한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이 혐오의 악순환을 끊어낼 주체는 정치권뿐이다. 여야 정치 지도자들이 협치의 자세로 통합의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폭력성은 선고 이후에도 다른 형태의 불만으로 분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적 대사인 탄핵 심판은 끝났지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숙제는 더욱 무거워졌다. 선고 이후 정치권이 승패에 매몰되어 상대 진영을 비난하는 정쟁을 이어간다면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정부와 경찰 당국은 폭력 선동 게시글이나 물리적 도발에 대해 엄정 대처하는 한편 극단 행위를 멈추기 위한 사회적 대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치권의 각성이다. 정치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증오의 언어를 거두고 민주적 절차의 결과를 승복하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거리에 서 있는 시민들의 갈등도 해소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타협의 산물이지 정복의 결과가 아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가 목격한 ‘폭력의 단면’은 민주주의의 성숙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제 정치권은 분열을 조장하는 선동에서 벗어나 상처받은 국민들을 다독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본연의 역할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4일의 선고가 분열의 끝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의 서막이 될지는 앞으로 정치권이 보여줄 통합을 향한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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