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선거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그 출발은 공천에서 갈린다. 유권자의 선택 이전에 정당이 후보를 가려내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 첫 단추가 흔들리면 이후 과정이 아무리 정교해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공천 헌금 의혹은 그 취약한 지점을 드러냈다. 한쪽에서는 공천 대가로 금품이 오갔다는 혐의가 사법 절차로 이어졌고 다른 쪽에서는 공천 절차 전반을 다시 손보는 조치가 내려졌다. 사건의 진행 단계는 다르지만 공천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공천은 권력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그 통로가 거래의 대상으로 비칠 때 정치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약해진다. 공천을 둘러싼 금전 의혹은 단순한 정치자금 문제가 아니다. 정당 내부 판단이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 순간 유권자의 선택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보여야 할 대응은 복잡하지 않다. 상대를 향한 공세보다 자기 진영에 대한 점검이 앞서야 한다. 수사 결과는 사법 절차에 맡기되 그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를 늦추지 않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다. 공천 재검토나 관련 인사 배제는 부담이 따르더라도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수사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공천 헌금 의혹은 입증이 까다로운 영역에 속한다. 금품과 공천 사이의 연결관계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의혹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면 정치 불신은 더 커질 수 있다. 신속성과 정밀함이 함께 요구되는 이유다.
공천은 정당 내부의 권한을 넘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절차에 가깝다. 이 기준이 흔들릴 때 정치 전체의 신뢰도 함께 흔들린다.
정치는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그 신뢰는 선언이 아니라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공천의 문턱에서 그 기준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이후의 선택 역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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