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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의 문턱에서 무너지는 신뢰
[경제일보] 선거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그 출발은 공천에서 갈린다. 유권자의 선택 이전에 정당이 후보를 가려내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 첫 단추가 흔들리면 이후 과정이 아무리 정교해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공천 헌금 의혹은 그 취약한 지점을 드러냈다. 한쪽에서는 공천 대가로 금품이 오갔다는 혐의가 사법 절차로 이어졌고 다른 쪽에서는 공천 절차 전반을 다시 손보는 조치가 내려졌다. 사건의 진행 단계는 다르지만 공천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공천은 권력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그 통로가 거래의 대상으로 비칠 때 정치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약해진다. 공천을 둘러싼 금전 의혹은 단순한 정치자금 문제가 아니다. 정당 내부 판단이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 순간 유권자의 선택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보여야 할 대응은 복잡하지 않다. 상대를 향한 공세보다 자기 진영에 대한 점검이 앞서야 한다. 수사 결과는 사법 절차에 맡기되 그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를 늦추지 않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다. 공천 재검토나 관련 인사 배제는 부담이 따르더라도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수사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공천 헌금 의혹은 입증이 까다로운 영역에 속한다. 금품과 공천 사이의 연결관계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의혹이 장기간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면 정치 불신은 더 커질 수 있다. 신속성과 정밀함이 함께 요구되는 이유다. 공천은 정당 내부의 권한을 넘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절차에 가깝다. 이 기준이 흔들릴 때 정치 전체의 신뢰도 함께 흔들린다. 정치는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그 신뢰는 선언이 아니라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공천의 문턱에서 그 기준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이후의 선택 역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2026-04-01 09:45:28
'성추행 의혹' 장경태 탈당…국힘 "민주당, 대국민 사과하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탈당한 데 대해 “민주당은 꼬리 자르기로 끝낼 것이 아니라 이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금 전 장 의원 탈당 속보가 나왔다”며 “징계를 미루다가 4개월 만에 탈당으로 마무리하려는 것은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19일 장 의원의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다며 검찰 송치 의견을 냈다. 장 의원은 2023년 10월 여의도 한 식당에서 국회 보좌진들과의 술자리 중 여성 보좌진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국회가 성폭력 근절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장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의원직 제명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이어 “지난 1월 강선우 전 민주당 의원도 공천헌금 의혹으로 탈당했지만, 민주당은 탈당계 제출 이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제명 처리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관련해 “민중기 특검이 사건을 은폐하고 합수본이 미적거리는 사이 증거 인멸의 시간을 벌어줬다”며 “그 사이 전 의원은 하드디스크를 밭두렁에 버리고 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수본 수사가 면죄부를 주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후보직을 사퇴하고 수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절차에 성실히 임해 무고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백을 입증하고 돌아오겠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통해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덧붙였다.
2026-03-20 18:07:04
강선우 체포동의안 가결… 재석 263명 중 164명 찬성
[이코노믹데일리] ‘공천헌금 1억원 수수’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역 의원 신분으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면서 사건은 정치권 공방을 넘어 사법 판단 국면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재석 263명 중 찬성 164명 반대 87명 기권 3명 무효 9명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만큼 개별 의원의 표심은 확인되지 않지만 여야를 가로지르는 찬성표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 투표에 맡겼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찬성 표결을 권고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당론을 밝히지 않았으나 다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부에서도 일부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강 의원은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게 된다. 영장 발부 여부는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와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 현역 의원이라도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일반 피의자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강 의원은 2022년 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용산의 한 호텔에서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강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고 당은 제명 처분을 내렸다. 강 의원은 표결에 앞선 신상발언에서 “1억원은 제 정치 생명을 걸 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의례적으로 건네진 선물을 무심히 보관했다가 이후 반환했다”고 해명하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발언이 끝난 뒤 본회의장은 여야 의석의 분위기가 엇갈렸다. 체포동의안 가결은 곧바로 유죄 판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정치권이 스스로 면책 특권의 문턱을 낮췄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작지 않다. 향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여부에 따라 사건의 향방과 정치적 파장은 다시 한 번 분기점을 맞게 된다.
2026-02-24 16:47:06
윤리심판 제명 앞두고 김병기 탈당… 형식은 자진, 배경은 압박
[이코노믹데일리] 공천헌금 수수 의혹 등으로 윤리심판원 제명 결정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결국 자진 탈당했다. 당적 정리는 스스로 선택한 형식을 취했지만 그 과정과 배경을 놓고 보면 정치적 압박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원내대표는 이 날 오후 2시쯤 민주당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윤리심판원이 제명 처분을 의결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는 “윤리심판원 결정문을 통보받지 못했지만 떠나겠다”고 밝히며 제명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그는 “제명당하더라도 스스로 당을 떠나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며 자진 탈당과는 선을 그었다. 재심을 신청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명이 확정될 경우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요청도 덧붙였다. 그러나 기자회견 몇 시간 뒤 실제로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발언과 선택 사이의 간극이 드러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개적으로는 자진 탈당을 부인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다른 선택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논란의 핵심은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특정 선거를 앞두고 지역 공천과 관련해 금품 또는 금품에 준하는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공천 과정의 공정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는 금전 거래 정황과 당 윤리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 정치자금 성격의 수수 가능성 그리고 해명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윤리 규정은 공천과 관련된 금품 수수를 중대한 비위로 규정한다. 형사 처벌 여부와는 별개로 정당의 신뢰와 공천 시스템의 정당성을 훼손할 경우 최고 수위의 징계 대상이 된다. 윤리심판원이 제명이라는 결론을 택한 배경에는 개인 일탈 차원을 넘어 당 전체의 공정성과 도덕성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은 의혹 제기 이후 불법 정치자금 수수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공천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윤리심판원은 해명만으로 의혹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천이라는 민감한 정치적 권한이 금전 문제와 연결됐다는 의혹 자체가 당 윤리 기준에 어긋난다는 점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후 쟁점은 제명 절차로 옮겨갔다. 현행 정당법상 국회의원 제명은 윤리기구의 징계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당 소속 의원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며 이는 의원총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윤리심판원 징계나 당 대표 직권 비상징계 역시 제명을 확정하려면 의원들의 집단적 의사 확인을 거쳐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았다. 전직 원내대표를 제명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여는 것은 당내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원 개개인의 찬반이 기록으로 남는 절차는 이후 정치적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도 크다. 김 전 원내대표 역시 이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굳이 의총을 거치며 선배 후배 동료 의원들께 마음의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동료들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의원총회 표결이라는 정치적 검증의 장에 서는 상황을 피하려 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결국 자진 탈당은 김 전 원내대표 개인과 민주당 지도부 모두에게 가장 비용이 적은 선택지였다. 당은 의원총회라는 갈등의 장을 열지 않고 사안을 정리할 수 있었고 김 전 원내대표는 제명이라는 정치적 낙인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었다. 다만 형식적 탈당으로 책임 논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천헌금 수수 의혹은 형사적 판단과 별개로 정당 정치의 신뢰 문제와 직결된다. 특히 원내대표까지 지낸 중진 정치인이 윤리심판원 제명 결정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공천 관리와 내부 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 요구도 함께 제기된다. 형식은 자진 탈당이었지만 배경과 과정은 정치적 압박이 누적된 결과였다. 이번 사안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정당이 공천 비위 의혹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정치적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2026-01-19 16: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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