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한국연구재단과 티머니에 대해 총 12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킹 공격 자체뿐 아니라 장기간 방치된 취약점과 미흡한 대응 등 관리 부실 책임이 인정된 사례로 평가된다.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모두 개인정보 보호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날 제2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 법규를 위반한 한국연구재단과 티머니에 대한 제재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한국연구재단에는 과징금 7억300만원과 과태료 480만원이, 티머니에는 과징금 5억34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두 기관에 부과된 과징금을 합치면 총 12억원을 넘는 규모다.
한국연구재단은 온라인 논문 투고 시스템에서 발생한 해킹 사건으로 제재를 받았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한국연구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논문 투고 시스템 'JAMS'에서는 지난해 6월 해커가 '비밀번호 찾기' URL에 존재하던 취약점을 악용해 회원 약 12만명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명과 ID,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총 44개 항목이 유출됐다.
문제는 해당 취약점이 장기간 방치됐다는 점이다. 개인정보위 조사에 따르면 이 취약점은 지난 2013년부터 존재했지만 장기간 탐지·개선되지 않았다. 연구재단은 JAMS 포털 자체에 대한 점검만 실시했고 실제로 개인정보가 관리되는 1600여개 학회 페이지에 대해서는 취약점 점검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기본적인 보안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고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 개인정보위는 한국연구재단이 유출 사실을 통지하면서 휴대전화번호와 계좌번호, 연구자등록번호 등 주요 유출 항목을 누락해 통지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회원이 임의로 기재한 주민등록번호 116건이 함께 유출됐음에도 사전 탐지 이후 별도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파악됐다.
또한 해킹 이후에도 충분한 보안 개선 없이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회원 명의 도용이라는 2차 피해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위는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역시 책임 사유로 판단했다.
이날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티머니에 대해서도 과징금 5억34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공표 명령을 의결했다. 티머니는 지난해 3월 13일부터 25일까지 '티머니 카드&페이' 웹사이트에서 발생한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으로 5만1691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크리덴셜 스터핑은 다른 사이트에서 유출된 계정 정보 등을 활용해 대량 로그인 시도를 하는 공격 방식이다. 개인정보위 조사에 따르면 해커는 국내외 9647개 IP 주소를 이용해 1200만회가 넘는 로그인 시도를 감행했고 이 중 5만1691개 계정에 로그인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페이지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계정에서는 금전 피해도 발생했다. 총 4131개 계정의 잔여 'T마일리지' 약 1400만원이 탈취되는 추가 피해가 확인됐다. 개인정보위는 비정상적인 대량 로그인 시도라는 명백한 이상 징후가 있었음에도 침입 탐지와 차단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개인정보위는 두 사건 모두 기본적인 보안 관리 체계 미흡이 공통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기간 방치된 시스템 취약점과 비정상 로그인 시도에 대한 탐지·차단 실패 등 기본적인 보호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보유한 기관일수록 보다 적극적인 보안 관리와 대응 체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관련 부처에 JAMS 관리·운영 실태 점검을 강화하고 산하 기관의 개인정보 보호 투자 유인을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최근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비정상 접속 탐지, 로그인 시도 제한, 다중 인증 도입 등 보안 대책을 점검·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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