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연간 성적표는 해외 사업 성과와 산업재해 관리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릴 전망이다. 공사비 상승과 주택 경기 둔화라는 공통된 악조건 속에서도 선별 수주와 비용 통제에 성공한 기업은 수익성을 회복한 반면 대형 프로젝트 손실이나 안전사고 영향을 받은 기업은 실적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388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4년 1조원을 웃돌았던 실적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적지 않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 물량이 줄어든 데다 계열사 공사 물량 감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역시 실적 감소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8조5262억원, 영업이익 3920억원 수준이다. 전년 대비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어든 규모다. 국내 주택 경기 부진이 장기화된 데다 일부 해외 현장의 공정이 늦어지면서 수익성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해외 사업 리스크가 실적 변수로 작용했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이 말레이시아 전력 플랜트와 폴란드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서 발주처로부터 계약이행보증금 청구(본드콜)를 당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반영됐다. 다만 전년 1조2634억원에 달했던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에는 약 63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반영됐지만 전반적인 수익 구조는 개선되는 흐름이라는 평가다.
산업재해 리스크는 건설업계의 실적을 가르는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중대재해 사고가 이어졌던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연간 수천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2616억원에 달했고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 약 2300억원이 4분기에 추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역 인근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손실 규모가 더 확대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선별 수주와 비용 관리를 강화한 건설사들은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였다. DL이앤씨는 매출 규모는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2709억원에서 3981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307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역시 실적 회복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해 매출은 12조5982억원, 영업이익은 약 495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이 낮은 주택 사업을 축소하고 비용 통제에 집중한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건설사들이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으로 경영 방향을 바꾸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건설업계는 올해 경영 전략의 핵심을 안전 관리와 수익성 방어에 두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건설 경기 둔화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비용 통제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을 활용한 공정 관리 시스템 도입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공사 기간과 비용을 관리하려는 시도 역시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건설 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선별 수주와 안전 관리 능력이 건설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사업 리스크 관리와 공사 현장 안전 관리가 동시에 중요해진 상황에서 기업별 실적 격차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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