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수장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사장 직무대행마저 사의를 밝히면서 조직 운영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인사 공백을 넘어 조직 개편 추진과 공공주택 공급 정책 집행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주택 공급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인 만큼 리더십 공백이 길어질 경우 정책 추진 속도와 시장 신뢰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상욱 LH 부사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이한준 전 사장이 물러난 이후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LH 경영을 이끌어 왔다. 사표가 수리될 경우 LH는 신임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차기 직제 이사가 직무를 대행하는 ‘대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공공기관에서 사장과 직무대행이 동시에 부재한 상황은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부사장의 사의 배경에는 차기 사장 인선 절차 지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LH 임원추천위원회는 앞서 최종 사장 후보 3명을 선정해 정부에 추천했지만 인선 절차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열린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도 LH 사장 후보 추천안은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공운위 심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장 인선 일정 역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인선 지연이 단순한 인사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LH는 현재 조직 개편과 주택 공급 정책 집행이라는 두 가지 주요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LH 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지난해 말까지 조직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혁 방향과 세부 내용 조정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발표 시점은 올해 상반기로 미뤄졌다. LH의 업무 범위가 광범위하고 직접 시행 확대 방안까지 함께 검토되면서 논의 과정이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 정책 측면에서도 부담은 적지 않다. 정부가 발표한 ‘9·7 주택 공급 대책’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가 LH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이기 때문이다. LH는 정부가 제시한 전체 공급 목표 135만 가구 가운데 약 55만 가구를 담당하는 핵심 기관이다. 공공주택 사업 대부분이 LH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구조인 만큼 의사결정 공백이 길어질 경우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최근 주택시장 환경 역시 공공 역할의 중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몇 년간 착공 물량 감소와 입주 물량 축소가 이어지면서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누적된 상황이다. 민간 건설 경기 역시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공공 부문의 공급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LH의 경영 공백이 길어질 경우 정책 추진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LH 조직 개편과 경영 공백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정책 집행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공주택 사업은 토지 확보와 인허가, 사업 시행 등 여러 단계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주요 의사결정이 늦어질 경우 사업 일정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사장 인선 절차가 조속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동시에 불가피하게 대행 체제가 이어질 경우에도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이번 사장 인선을 계기로 LH 조직 개편과 공공주택 공급 사업 구조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공급 정책의 경우 계획 발표보다 실제 사업 추진 속도가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정책 집행 기관의 리더십 공백이 길어질 경우 시장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직 개편이나 개혁은 방향보다 타이밍이 중요한데 최종 결정을 책임질 주체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면 개혁도 공급도 모두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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