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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병용 생존율 개선 발표…폐암 신약 전쟁 2라운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서희 기자
2025-09-09 16:19:48

타그리소, 병용 선제 발표…mOS 9.9개월 연장돼 사망위험 23%↓

타그리소 제품 이미지.[사진=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제품 이미지.[사진=아스트라제네카]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가 생존 기간을 10개월 가까이 늘린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시장 수성에 나섰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를 앞세운 존슨앤드존슨(J&J)의 거센 추격 속에서 타그리소가 먼저 ‘환자가 얼마나 더 오래 사는가’를 증명하며 기선을 제압한 모양새다.

9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 2025)에서 타그리소와 화학항암제를 함께 쓰는 병용 요법의 임상 3상(FLAURA2) 최종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성장을 돕는 특정 돌연변이인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5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약 80~85%를 차지하며 EGFR 변이는 특히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게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임상 결과 타그리소와 화학요법을 함께 받은 환자들의 전체 생존 기간(OS) 중앙값은 47.5개월로 집계됐다. 이는 타그리소만 단독으로 복용했을 때 기록한 37.6개월보다 생존 기간이 9.9개월이나 더 연장된 수치다. 사망 위험 역시 단독 요법 대비 23%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비율이 병용군(12%)과 단독군(7%)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발견되지 않아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데이터가 업계에서 갖는 의미는 매우 결정적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입증하기 까다로우면서도 확실한 효능 지표가 바로 ‘전체 생존 기간’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암 크기가 줄어들거나 병이 더 진행되지 않고 버틴 기간을 넘어 환자가 실제로 얼마나 더 수명을 연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이 데이터는 의료진이 처방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된다. 타그리소는 이번 발표를 통해 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지위를 더욱 견고히 다진 셈이다.

하지만 유한양행의 국산 신약 렉라자를 도입해 타그리소의 대항마로 키우고 있는 J&J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J&J는 자사의 이중항체 치료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를 섞어 쓰는 병용 요법으로 이미 타그리소 단독 투여군보다 사망 위험을 25% 낮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J&J 측은 환자 생존 기간을 최소 1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타그리소의 창을 막아내고 있다.

현재 두 기업의 승부는 박빙이다. 타그리소는 이미 확정된 생존 데이터를 확보해 매출이 수직 상승 중이다. 2023년 58억 달러(약 8조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올해 66억 달러를 넘어 내년에는 7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렉라자 연합군은 아직 최종 생존 데이터를 기다리는 중이다. J&J의 생존 데이터 공개가 늦어질수록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는 아스트라제네카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환자의 복용 편의성 또한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타그리소는 하루 한 번 먹는 알약 형태라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관리하기 쉽다. 반면 J&J의 리브리반트는 병원을 방문해 긴 시간 주사를 맞아야 하는 정맥 주사(IV) 제형이라는 점이 시장 침투의 장벽으로 지적돼 왔다. 암 환자들에게 병원 방문 횟수와 투약 시간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J&J는 주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피하주사(SC) 제형을 개발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피하주사 제형은 투약 시간을 단 몇 분으로 줄여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업계는 올 늦가을쯤 리브리반트 피하주사 제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제형이 허가를 받게 되면 타그리소로 기울었던 편의성 경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고 렉라자 연합군의 시장 경쟁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생존 데이터를 확보해 발표를 마친 상태지만 J&J는 올 연말이나 내년은 돼야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며 "현재까지 지표만 보면 양측의 병용 요법이 치열하게 맞붙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향후 폐암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은 J&J가 타그리소를 뛰어넘는 생존 성적표를 언제 어떤 수치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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