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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사모펀드 쇼크] ③ 같은 전략, 엇갈린 운명…사모펀드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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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사모펀드 쇼크] ③ 같은 전략, 엇갈린 운명…사모펀드의 빛과 그림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김은서 기자
2025-04-29 17:32:50

무리한 차입 매수가 부른 참사

이자 갚느라 혁신 놓친 토이저러스·니만마커스

최근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국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하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극단적인 비용 절감과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한다. 본지는 이를 심층 분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해외 자본시장에서도 사모펀드(PEF)가 대형 유통기업을 인수한 뒤 오히려 기업 경쟁력이 철저히 망가진 뼈아픈 사례들이 존재한다. 유통업은 매장 경험 개선, 브랜드 이미지 관리, 이커머스(온라인) 전환 등 장기적 투자가 생존의 핵심이다. 하지만 대개 5년 이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장기적 혁신보다는 단기 수익 빼내기에 급급하다 결국 파산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장기 투자와 고객 중심’이라는 유통업의 본질을 실천해 기업 가치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사모펀드의 성공 사례도 있다. 이들의 엇갈린 운명을 가른 경영 방식의 차이점과 핵심을 짚어본다.

◆ '빚잔치'에 짓눌린 글로벌 공룡들… 토이저러스·니만 마커스의 몰락
 
글로벌 장난감 판매회사인 토이저러스는 지난 2005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 캐피털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LBO 방식으로 인수됐으나 막대한 부채에 시달린 뒤 2017년 파산했다 이미지구글 Gemini  각사
글로벌 장난감 판매회사인 토이저러스는 지난 2005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 캐피털,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LBO 방식으로 인수됐으나, 막대한 부채에 시달린 뒤 2017년 파산했다. [이미지=구글 Gemini / 각사]

사모펀드의 차입 매수(LBO) 방식으로 인수됐다가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 절차를 밟은 대표적인 세계적 기업이 바로 장난감 제국 '토이저러스'다. 

토이저러스는 2005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 캐피털,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66억 달러(약 8조8000억원)에 인수됐다. 이 중 무려 53억 달러가 토이저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빌린 부채(LBO)였다. 

인수 직후 토이저러스는 매년 4~5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이자 비용에 짓눌렸다. 회사가 벌어들인 유동성의 절반 이상이 빚을 갚는 데 쓰였다. 이자 부담에 허덕이면서 영업이익은 2015년 -4억800만 달러에서 2017년 –2억4900만 달러로 만성 적자의 늪에 빠졌고 매출 역시 2015년 10억5900만 달러에서 2017년 5억5700만 달러로 반토막 났다. 

당시 아마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유통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었지만 이자 갚기에 급급했던 토이저러스는 온라인 전환이나 매장 리뉴얼에 투자할 실탄이 전혀 없었다. 결국 2017년 파산 신청 후 약 1600개 매장이 청산됐고 3만3000명의 직원은 퇴직금조차 받지 못한 채 거리에 나앉았다. 반면 사모펀드 3사는 파산 직전까지 무려 4억6400만 달러(약 6682억원)에 달하는 컨설팅 수수료와 이자를 챙겨가 '약탈적 자본'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최고급 명품 백화점 '니만 마커스' 역시 LBO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2013년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60억 달러에 니만 마커스를 인수했는데 이 중 75%인 45억 달러가 고금리 차입금이었다.

오프라인 중심 전략에 안주하며 온라인 전환에 실패한 니만 마커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3년 6억3500만 달러에서 2017년 -1억2400만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지속적인 부채 압박을 견디지 못한 니만 마커스는 결국 2020년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1만4000명의 직원이 무급휴직과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았다.

◆ '장기 성장' 택한 사모펀드의 마법… 달러 제너럴·BJ의 화려한 부활

사모펀드가 유통 기업을 몰락시킨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 비용 쥐어짜기 대신 구조적인 체질 개선과 장기적 가치 제고에 집중해 퀀텀점프(대도약)를 이뤄낸 훌륭한 순기능 사례도 존재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저가 소매 업체 '달러 제너럴'은 2007년 사모펀드 KKR에 약 77억 달러에 인수됐다. (공교롭게도 토이저러스를 파산시켰던 그 KKR이다.) KKR은 달러 제너럴 인수 직후 무리한 자금 회수 대신 '매장 리뉴얼'과 '운영 효율화'라는 유통업의 본질에 집중했다. 

특히 월마트조차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저소득층과 농촌 지역 소비자를 핵심 타깃으로 삼아 1달러 이하의 주력 상품을 확대하는 핀셋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달러 제너럴은 2009년 화려하게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할인 소매업체 모델로 자리 잡았다. 매출은 2016년 203억 달러에서 작년 387억 달러로 급성장했고 상장 이후 주가는 6배 이상 치솟았다.

미국의 회원제 창고형 마트 '비제이스 홀세일 클럽 홀딩스(BJ)' 역시 사모펀드의 손을 거쳐 환골탈태한 케이스다. 2011년 레너드 그린&파트너스(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에 LBO 방식으로 차입 매수된 BJ는 초기엔 과도한 부채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상장폐지의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사모펀드 측은 단기 매각 대신 '디지털 전환'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라는 장기 전략을 밀어붙였다. 과감한 투자 덕분에 2016년 1억8700만 달러였던 영업이익은 2024년 8억 달러로 4배 이상 폭증했고 순이익은 무려 21배나 늘었다. 코스트코 등 쟁쟁한 경쟁사 대비 높은 이익률을 달성한 BJ는 2018년 재상장에 성공하며 사모펀드 인수의 가장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성패는 결국 '장기적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한 내부 철학과 경영진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 교수는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해 고용을 늘리고 실적을 올리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가치를 창출하는 사모펀드와 단기 착취에 머무는 사모펀드 간의 양극화가 매우 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 성장을 이끄는 사모펀드들은 업계 전문가를 경영진으로 기용해 장기적 비전을 실행하지만 파산에 이르게 하는 사모펀드는 고도화된 경영 전략 없이 오직 재무적 공학(LBO)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라며 “유통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맹목적인 단기 차익 추구는 결국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독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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