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의 ‘대선·개헌 동시 국민투표’ 제안에 대해 사실상 거절의 뜻을 명확히 했다. 대선을 60일 앞둔 촉박한 일정 속에서 개헌 논의가 자칫 내란 사태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핵심 의제를 뒤덮을 수 있다는 경계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0일 이내에 치러지는 대선과 개헌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우 의장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그는 “현행 국민투표법상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아 본투표일에만 개헌 투표가 가능하다”며 법적·기술적 한계를 거론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계 의원들이 보여온 부정적 기류를 이 대표가 공식화한 것으로 향후 개헌 논의를 대선 정국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이 대표는 ‘내란 종식’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정치세력이 내란 문제를 개헌 문제로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민주주의 파괴를 막고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훨씬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환영 의사를 밝힌 개헌 논의가 자칫 ‘내란 정국’의 책임을 희석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민주당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이 대표의 이번 결정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이 대표 입장에서 굳이 개헌이라는 불확실성을 안고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대선 후보가 자신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개헌에 찬성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이 대표의 거부는 대선 전략상 당연한 선택”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개헌을 해야 할 당위성이나 사회적 합의가 무르익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민주당은 내란 진상 규명이라는 대여 공세의 동력을 유지해야 하는 시점이기에 개헌을 우선순위에 둘 이유가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우 의장의 제안을 환영하며 이를 통해 탄핵 정국으로 경색된 국면을 전환하려 했으나 민주당의 거부로 인해 개헌 논의는 동력을 잃게 됐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이인영 의원 등이 “내란 진상 규명이 최우선”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여야가 개헌을 고리로 협상 테이블에 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대표의 이번 ‘개헌 거부’ 메시지는 정국 주도권을 ‘내란 진상 규명’과 ‘국정 정상화’라는 명분으로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6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까지 민주당은 내란 책임을 묻는 공세를 이어가며 대선 판을 ‘민주주의 회복’ 대 ‘보수 정권의 실정’ 프레임으로 끌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개헌이라는 대형 이슈를 일축하고 내란 극복을 선택한 이재명 대표의 전략이 향후 조기 대선 정국에서 중도층의 민심을 어떻게 움직일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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