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규모 7.7의 강진이 미얀마를 강타하며 사망자가 3000명에 육박하는 등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미얀마 내전의 양상이 ‘인도적 휴전’과 ‘군사적 공세’라는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무장 투쟁을 벌여온 핵심 반군 세력은 재난 복구를 위한 휴전을 선언했지만 군사정권(군정)은 이를 기만적인 ‘공격 준비’로 규정하며 오히려 공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얀마 북부 샨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수민족 무장단체 연합인 ‘형제동맹(Three Brotherhood Alliance)’은 지진 피해 지역의 긴급 구조와 구호를 위해 한 달간 방어적 활동을 제외한 모든 공격적인 군사 작전을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형제동맹은 MNDAA, TNLA, AA 등 핵심 무장 단체들로 구성된 연합체로 이들은 2023년 10월부터 대규모 합동 작전을 통해 군정의 요충지를 잇달아 점령하며 전세를 뒤흔들어 왔다.
이에 앞서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 역시 지진 피해 지역에서 2주간의 공세 중단을 선언했다. NUG는 유엔 및 국제 NGO들과 협력하여 구조·구호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군정이 안전을 보장한다면 정부군 통제 지역까지 의료진을 파견하겠다는 전향적인 제안까지 내놓았다. 이는 참혹한 재난 앞에서 정치적 대립을 잠시 내려놓고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인도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얀마 군사정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반군의 휴전 선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반군이 교전 중단 기간을 틈타 부대를 재편성하고 군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를 기만하려는 침략의 한 형태”라고 규정했다. 이어 “필요한 모든 방어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사실상 휴전 거부와 총공세 지속을 예고했다.
실제로 군정은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에도 카친주, 샨주, 마궤주 등 반군 활동 지역을 중심으로 미얀마군의 무차별적인 공습과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진 당일에는 나옹키오 타운십에 공습을 가해 다누 인민해방군 7명이 사망하고 민간인들이 다치는 등 참극 속에서도 내전의 비극은 멈추지 않고 있다.
군정은 재난 발생 직후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에 원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정작 자국 내 저항 세력이 통제하는 지역에 대한 구호물자 접근은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와 시민사회는 군정이 이번 참사를 저항 세력을 고립시키고 약화하는 ‘정치적 기회’로 활용하려 한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재난 상황을 틈타 군정은 자신들의 통제력을 과시하고, 원조를 받지 못하는 반군 지역의 민심 이반을 유도하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반군 측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군정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 피해 지역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중재를 요청하고 있으나, 군정의 통제로 인해 지원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망자가 3000명을 넘어서며 미얀마 건국 이래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될 이번 지진은, 내전의 고통을 겪던 미얀마 국민들에게 설상가상의 비극이 되었다. 국제사회는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신속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군정의 ‘군사 작전 고수’와 ‘구호품의 정치적 통제’가 구호 활동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얀마 내전의 향방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군정이 재난 속에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서 반군 세력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군정에 대한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장 피해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국민들에게는 내전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생존의 투쟁이 시작된 셈이다.
정치학자들은 “재난은 국가의 통치 능력을 시험하는 리트머스지”라며, “군정이 민간인의 생명보다 권력 유지를 우선시하며 구호 활동을 제한하는 행태는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을 자격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미얀마 강진 참사가 내전의 종식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는 비극의 서막이 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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