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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권력의 몰락 , 78년 체제의 붕괴
[경제일보] 올해 10월 2일,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한 검찰청이 78년 만에 간판을 내린다. 대통령을 구속하고 재벌 총수를 소환하며 전직 총리와 장관을 법정에 세웠던 조직이다. 권력의 실체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온 기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어가고, 기소권은 공소청으로 분리된다. 권력을 만들어낸 것도 법이고, 이를 해체한 것도 법이다. 이번 변화는 조직 개편을 넘어선다. 형사사법 체계 전체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은 거꾸로 짚어야 또렷하게 보인다. 한국 검찰은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쥔 드문 체계를 유지해왔다. 사건을 직접 인지해 수사를 시작하고, 기소 여부를 단독으로 판단하며, 공소를 유지하는 전 과정을 장악했다. 경찰이 처리한 사건도 전건 검찰로 넘어갔고, 검사는 그 위에서 지휘권을 행사했다. 이 체계에서는 검찰의 판단 없이는 누구도 법정에 서기 어려웠다. 특수부 검사의 위상은 이 권한 집중에서 비롯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존재만으로 기업을 긴장시키는 조직이었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의 수임료는 시장의 일반 기준을 벗어났고, 퇴직 직후 특정 사건이 따라 움직이는 관행도 낯설지 않았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변화는 짧은 시간에 이어졌다. 2021년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확보했다. 검사의 수사 지휘권은 사라졌고, 경찰은 혐의가 인정되는 사건만 검찰에 넘기게 됐다. 혐의 없음 사건은 자체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수십 년 이어진 수직 관계가 이 시점에서 균열을 보였다. 이듬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는 부패와 경제 범죄로 줄었다. 기존 6개 범죄 영역에서 2개로 축소됐다. 검찰이 사건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크게 좁아졌다. 이어 정부조직 개편이 추진되면서 검찰청 폐지가 결정됐다. 수사는 중수청으로, 기소는 공소청으로 나뉜다. 5년 사이 형사사법 체계의 축이 이동했다. 제도 변화 속도는 현장을 앞질렀다.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지연과 처리 편차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보완책이 뒤따랐지만 인력과 조직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사건이 경찰로 집중되면서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통계는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검찰의 무고사범 처리 인원은 수사권 조정 직후 크게 줄었고 이후 일부 회복됐지만 이전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수사 주체가 바뀌면서 사건 처리 방식도 달라졌다.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공소청 검사에게 어느 수준까지 보완수사 권한을 부여할지, 경찰 권한을 어떻게 통제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관 간 관할 충돌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검찰 권력 약화는 정치적 선택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권한 집중에 따른 피로가 누적된 결과다. 수사와 기소가 한 기관에 묶여 있을 때 권력은 빠르게 작동하지만, 통제는 쉽지 않다. 정권 교체 때마다 수사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반복되면서 신뢰 기반이 흔들렸다. 경찰은 준비를 이어왔다.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고 전문 수사 영역을 넓혔다. 경제범죄와 사이버 범죄 대응 역량을 키웠고, 군사경찰 사건과 대공수사권까지 넘겨받으며 관할 범위를 확대했다. 권력 이동은 제도 변화와 맞물려 진행됐다. 다만 권력이 이동했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보와 수사가 한 기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견제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면 기존의 문제가 다른 형태로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청 이후 형사사법 체계는 세 갈래로 나뉜다. 공소청은 기소를 담당하고, 중수청은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다. 경찰은 일반 사건을 처리한다. 권력의 중심이 어디로 이동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기소권이 수사를 좌우한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수사권을 쥔 기관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분명한 변화는 권력이 한 기관에 집중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책임의 경계는 더 흐려질 수 있다. 사건을 맡을 기관이 나뉘면서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형사사법 체계는 지금 재편 과정에 있다. 권력은 이동했고, 새로운 균형은 아직 자리 잡지 않았다.
2026-04-09 10: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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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주총 26일 집중…'지배구조 개편·자본 전략' 재정비
[경제일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주요 항공사들이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편과 자본 전략 정비에 나선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앞두고 제도 정비가 동시에 추진되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는 자본 조달 기반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6일 오전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회 구성 강화가 핵심이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는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수주주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대주주 중심 의결 구조가 유지됐지만, 해당 조항 삭제로 기관투자자와 외부 주주의 참여 여지가 커진다. 해당 조항 삭제는 상법 개정 사항을 반영한 조치다. 전자주주총회 도입은 의결권 행사 구조를 바꾸는 조치다. 물리적 참석 중심 구조에서 온라인 참여를 허용하면서 의결 참여율 확대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주주 접근성과 의결 절차 효율화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감사위원회 구성 강화는 내부 통제 기능 확대와 직결된다. 이사회 내 감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정관 정비에 해당한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날 오전 9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정관 변경 안건에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회 강화가 포함됐다. 대한항공과 동일한 방향의 제도 개편이다. 통합 이후 두 회사의 지배구조를 맞추기 위한 사전 정비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 안건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가 포함됐다. 경영진 책임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다. 통합 과정에서 구조조정이나 자산 이전 등 주요 의사결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기준을 명확히 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사회 판단에 대한 법적 기준을 강화하는 성격이 반영됐다. 진에어도 같은 날 오전 9시 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 선임 구조 변경과 의결권 행사 방식 개편을 추진한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조정과 의결권 행사 방식 변경이 포함됐다. 감사 기능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사회 구성과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동시에 올라가면서 내부 통제 체계 재정비가 병행된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계열 LCC다. 그룹 내 통합 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감사 체계 정비는 계열사 관리 구조와 맞물린다. 항공기 리스 계약, 노선 조정, 비용 구조 관리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읽힌다. 제주항공 역시 같은날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 독립이사 명칭 변경과 이사회 내 독립이사 비중 확대, 전자주주총회 도입, 집중투표제 관련 조항 변경이 포함됐다. 독립이사 확대는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다. 경영진 의사결정에 대한 외부 감시 비중을 높이는 구조다. 제주항공은 기단 확대와 노선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투자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사회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수정하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집중투표제 관련 조항 변경도 의결 구조 투명성 확보와 연결된다. 투자 확대 국면에서 주주 권한을 일정 부분 확대하는 방식이다. 티웨이항공은 31일 오전 10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 조달 관련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발행예정주식 총수 변경,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근거가 포함됐다. 자금 조달 수단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티웨이항공은 정관 변경을 통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근거를 명시하는 등 자금 조달 수단을 확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채권 형태로 자금을 먼저 조달한 뒤 향후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번 정관 변경은 이런 금융 수단을 활용해 필요 시 외부 자금을 유연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열어두는 조치로 해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관 변경 내용을 보면 회사마다 우선순위가 갈린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통합 이후를 대비한 내부 통제 정비 성격이 강하고, LCC들은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조치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2026-03-23 16: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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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FOMC 변수 속 금융시장 긴장…정부 "100조+α 안정조치 총력"
[경제일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환율·금리·주가 등 주요 변수에 대한 충격 시나리오 점검과 함께 100조원 이상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시장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국제 유가 상승과 중동발 공급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제한되고, 경우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FOMC 이후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하고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하는 등 시장은 다소 매파적 신호로 반응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외환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가 상승이 연료비, 물류비, 배달비 등으로 전이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이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필요 시 공동으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환율, 주가, 금리, 유가 등 다양한 변수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금융권 전반의 위기 대응 능력을 점검·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10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 확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긴급 바이백이나 국고채 단순매입 등 대응 수단도 적시에 가동할 방침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국채 발행량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외환시장 대응도 강화된다. 정부는 원화 가치가 펀더멘털과 괴리될 경우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도입 등 구조적 개선 과제도 병행 추진해 외환시장 선진화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는 중복상장 원칙 금지, 코스닥 시장 세그먼트 분리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시장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목표로 글로벌 투자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경기 대응 차원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현재 GDP 갭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총수요 압력이 낮은 상황에서, 초과세수를 활용한 추경은 물가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고유가로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과 지역을 중심으로 직접적이고 차등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정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시장 점검을 넘어, 글로벌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책 공조와 선제 대응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 향후 중동 정세와 미국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의 대응 전략이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26-03-19 10: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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