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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부, 기업 부동산 정조준…비업무용 토지·법인 주택 전면 조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류청빛 기자
2026-04-12 14:28:01

정부 "생산적 투자 유도"…기업 부동산 보유 전략 변화 전망

법인 보유 9억원 초과 주택 2630개…공시가 5조4000억원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정부가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관리와 과세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기업 부동산 자산 전반에 대한 점검이 확대될 전망이다. 비업무용 토지 현황 파악과 함께 법인 명의 고가주택 전수 점검까지 추진되면서 기업의 부동산 보유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토지 규모 파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번 점검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보유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우선 비업무용 토지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규모는 재산세 과세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세 통계연감에 따르면 기업 비업무용 토지가 포함되는 종합합산 토지 면적은 지난 2024년 기준 약 2126㎢로, 여의도 면적의 약 730배 수준에 달한다.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세 부담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법인의 종합합산 토지분 종합부동산세 결정세액은 지난 2020년 1조1660억원에서 지난 2024년 1조5559억원으로 약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납세 법인 수도 약 30% 증가한 2만1859개로 집계됐다.

현행 종합부동산세 체계에서는 업무용 토지로 인정될 경우 별도합산으로 분류돼 80억원 공제와 0.5~0.7%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업무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토지는 종합합산으로 분류돼 5억원 공제와 1.0~3.0%의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비업무용 토지는 대부분 종합합산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종합합산 토지 전체를 비업무용 토지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공장 설립 예정 부지나 인허가 지연으로 활용이 늦어지는 토지, 건축 기준을 초과한 잉여 부지 등도 종합합산 대상으로 포함되는 경우가 있어 실제 투기성 자산 여부를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임광현 국세청장이 페이스북에 비업무용 부동산인 법인 소유 주택에 관한 글을 올렸다 사진임광현 국세청장 페이스북 캡처
12일 임광현 국세청장이 페이스북에 '비업무용 부동산인 법인 소유 주택'에 관한 글을 올렸다. [사진=임광현 국세청장 페이스북 캡처]

정부는 비업무용 토지뿐 아니라 법인 명의 고가주택 점검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법인 보유 고가주택을 전수 점검하는 것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날 SNS를 통해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보유한 법인은 1600개, 주택 수는 2630개라고 설명했다. 이들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는 약 5조4000억원이며 평균 공시가격은 약 20억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50억원을 넘는 주택도 1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사택 명목으로 신고된 법인 주택이 실제로는 사주 일가 거주용으로 활용되거나 투기 목적으로 보유됐는지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점검 결과 탈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로 전환해 세금을 추징할 계획이다. 또한 고가주택 점검을 시작으로 법인 명의 토지 등 다른 비업무용 부동산까지 점검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치권과 정부 내에서는 종합합산 토지 공제액 축소, 세율 조정, 과표 구간 세분화 등 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기업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처분할 때 적용되는 법인세 중과 비율을 상향하는 방안 역시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을 연구개발(R&D) 등 생산적 용도로 전환하거나 시장에 매물로 유도해 주택 공급 확대 등 정책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점검과 과세 강화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기업 부동산 보유 관행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임 국세청장은 페이스북의 게시물을 통해 "탈세를 넘어 기업 자금이 생산적 투자 대신 사주 일가의 호화생활이나 부동산 투기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라며 "이번 점검을 시작으로 법인 명의의 토지 등 다른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도 이용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엄정한 검증을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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