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 전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분양 경기 둔화와 정비사업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택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플랜트, 공공 인프라 같은 비주택 분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과거처럼 주택 분양 성과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변화로 해석된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새로운 성장 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택 사업만으로는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기존 건설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환경과 에너지, 첨단 산업 인프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설비 운영과 기술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면서 수익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도 주택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비주택 분야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루시’ 공사에 착수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특정 지역이나 사업 유형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전 분야 역시 건설사들이 눈여겨보는 시장이다. 원전 프로젝트는 사업 기간이 길고 매출이 장기간에 걸쳐 인식되는 구조여서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중동과 유럽 등에서 축적한 원전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으며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사업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시공 주관사로 참여하며 원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중이다.
계열사 차원의 전략 변화도 뚜렷하다. GS건설 계열사 자이에스앤디는 주택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 이후 사업 구조를 조정하고 데이터센터와 플랜트 분야 수주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미분양 위험이 큰 사업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인 발주가 가능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재편한 결과 수주 잔고도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경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인 산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분양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 주택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리스크 관리와 수익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이 강조되고 있어서다. 건설사들이 기술 기반 사업이나 장기 인프라 프로젝트에 눈을 돌리는 것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비주택 분야 역시 경쟁이 빠르게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기업과 엔지니어링 업체까지 시장에 참여하면서 기술력과 금융 조달 능력,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사업 선별 능력과 리스크 관리가 건설사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사업은 회복 국면에서도 변동성이 커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쉽지 않다”며 “비주택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안착에 성공할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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