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다 보면 언제 설치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앱(애플리케이션)들이 적지 않다. 이벤트 참여를 위해, 한 번의 결제를 위해 혹은 잠깐 필요해서 내려받았지만 이후로는 열어보지 않은 서비스들이다. 앱은 계속 쌓여가지만 실제 사용은 제한적인, 이른바 '깔아두기만 하는 앱'이 일상이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 다수가 몇 번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일회성으로 쓰인 뒤 이용자 기억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치 당시에는 필요했지만 사용 목적이 사라지면 앱 역시 역할을 잃는다.
맞춤형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 모비안 스튜디오의 지난 2024년 모바일 앱 통계 자료에 따르면 다운로드된 앱의 약 25%는 설치 후 한 번만 사용되고 다시 열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앱의 약 71%는 설치 후 90일 이내 사용이 중단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운로드 수와 실제 이용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사용 앱 수는 더 제한적이다. 빌드파이어의 2025년 모바일 앱 다운로드 및 사용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한 대에 평균 80개 이상의 앱이 설치돼 있지만 하루 기준 실제 사용하는 앱은 평균 9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기준으로도 약 30개 수준에 머물렀다. 상당수 앱은 홈 화면이나 폴더 속에서 '대기 상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수치는 '다운로드 경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많은 기업이 설치 수 확대를 성장 지표로 삼아왔다. 대규모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해 단기간에 다운로드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반복됐지만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에서는 성과가 지속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설치 수 중심 성장 전략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앱 설치가 이뤄지는 계기는 비교적 분명하다. 할인 쿠폰, 적립금, 한정 이벤트처럼 즉각적인 보상이 이용자의 행동을 이끈다. 브랜드 앱이나 행사성 앱, 일회성 서비스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설치 자체가 목적이 되는 구조에서 이벤트가 끝나거나 혜택이 소진되면 앱은 더 이상 이용될 이유를 잃는다.
바로 삭제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저장공간 부담이 과거보다 줄었고, 언젠가 다시 쓸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가 작용한다. 이렇게 '지우지는 않지만 쓰지도 않는' 앱이 누적되면서 스마트폰은 실제 이용 공간이 아니라 잠재적 보관함에 가까운 형태로 변하고 있다.
이 현상은 IT 서비스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운로드 수는 늘어나지만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나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설치 성과는 화려하지만 장기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마케팅 효율을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앱들 간에 '체류 시간'과 '습관화' 경쟁 시대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소수의 앱만이 생존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메신저·결제·콘텐츠를 결합한 슈퍼앱은 이용 시간을 독점하는 반면 특정 기능에 특화된 일회성 앱은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앱 생태계 포화 역시 플랫폼 재편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별도 설치 없이 이용 가능한 웹 기반 서비스나 미니앱, 메신저 내 서비스 형태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여러 앱 기능을 통합·대행하는 방식이 확산될 경우 개별 앱의 필요성은 더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는 단순 설치 수 확대가 아니라 실제 사용을 얼마나 유지하고 일상 속 습관으로 자리 잡게 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다운로드 경제에서 체류·관계 기반 경제로의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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