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의회가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정조준한 초강력 규제안을 국방 예산 법안에 담아 통과시키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군과 연계된 대학과의 연구를 금지하고 우려 기업과의 거래를 원천 차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세계 의약품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독보적인 생산 역량과 신뢰도를 갖춘 한국 기업들이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다.
2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최근 표결을 통해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찬성 231표, 반대 196표로 가결했다. 국방수권법은 미국의 국방 정책과 예산 집행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법안으로 이번 법안에는 중국 등 적대국의 군사·정보기관과 협력하는 대학 및 연구자에 대한 자금 지원을 차단하는 ‘SAFE 연구법’이 포함됐다. 특히 국내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상원 버전 법안에 포함된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의 병합 여부다.
이번에 추진되는 생물보안법은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을 ‘우려 기업’으로 지정해 미 연방 기관과의 계약 및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에는 규제 대상 기업 선정 기준이 모호하고 이의 제기 절차가 없다는 논란으로 입법이 지연됐으나 이번 개정안은 이를 대폭 보완했다.
새 법안에 따르면 특정 기업이 우려 기업으로 지정될 경우 당사자에게 지정 사유를 통지해야 하며 기업은 통지 후 90일 이내에 반대 의견이나 소명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절차가 신설됐다. 또한 지정 취소를 위한 조치 방안도 추가돼 법안의 집행 명분과 투명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절차적 보완이 오히려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이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행정기관은 우려 기업의 장비나 서비스를 조달할 수 없으며 기존 계약의 연장이나 갱신도 불가능해진다. 이는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활동 반경을 전면 봉쇄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미국의 기술 유출 차단 노력이 거세질수록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중국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 및 위탁 생산 계약이 제한되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은 대체 파트너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보유한 데다 미국의 핵심 우방국으로서 높은 보안 신뢰도를 갖추고 있어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당장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경쟁사들의 이탈 물량을 흡수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셀트리온 역시 항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과 대규모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할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에스티팜과 한미약품 등은 RNA(리보핵산) 및 mRNA(전령 RNA) 신약 원료 생산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차세대 치료제 시장에서의 협력 기회가 넓어질 전망이다.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는 ‘가치 사슬의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우려 기업으로 지목된 곳들이 주로 CDMO 분야의 강자들이기 때문에 국내 선두 기업들이 누릴 반사이익은 실질적인 수주 금액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내 규제 강화가 글로벌 공급망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우리 기업들도 강화된 보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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