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 알테오젠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를 앞세워 유럽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선다.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대규모 기술 수출을 통해 성장해 온 알테오젠이 이번에는 직접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의 품목 허가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연구개발 중심 플랫폼 기업을 넘어 완제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알테오젠에 따르면 자회사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와 공동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럭스비(ALT-L9)’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최종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허가는 지난 7월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가 허가 ‘긍정 의견’을 제시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CHMP의 긍정 의견은 통상 최종 승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공식 허가를 받아야만 유럽 전역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이번 승인으로 아이럭스비는 유럽 시장에서 정식 처방이 가능한 치료제로 자리 잡게 됐다.
아이럭스비는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블록버스터 안과 치료제 ‘아일리아(Eylea)’의 바이오시밀러다. 아일리아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억제해 망막에서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혈관을 차단함으로써 시력 손상을 막는 치료제로, 황반변성 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 매출만 약 94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하는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시장이다.
아이럭스비의 허가 기반이 된 임상 3상 시험은 2022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럽과 한국, 일본 등 전 세계 12개국에서 진행됐다. 총 431명의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AMD) 환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에서 아이럭스비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와 비교해 치료 효과의 동등성과 안전성을 모두 입증했다. 임상 결과 시력 개선 효과와 주요 지표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통계적으로 동등한 수준을 보였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황반변성은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황반 부위에 이상이 생겨 시야 중심이 흐려지거나 왜곡되는 질환으로 진행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노인성 안과 질환이다. 특히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혈관이 망막 아래에서 자라면서 출혈과 부종을 유발해 빠르게 시력 손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세계 각국에서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관련 치료제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번 승인으로 아이럭스비는 습성 황반변성뿐 아니라 망막 정맥폐쇄성 황반부종(RVO),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근시성 맥락막 신생혈관(mCNV) 등 아일리아가 보유한 모든 적응증에 대해 유럽 전역에서 처방이 가능해졌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질환에 국한된 허가가 아니라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치료 범위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시장 확대 측면에서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허가는 알테오젠에게 전략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 ‘ALT-B4’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실제로 해당 플랫폼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항체 의약품의 투여 방식을 바꾸는 데 활용되며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반면 아이럭스비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임상 개발, 규제기관 허가 절차까지 알테오젠이 독자적으로 수행한 첫 번째 ‘직접 허가’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기술을 이전하는 플랫폼 기업을 넘어 자체 의약품 개발과 상업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이번 허가를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이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한 바 있으며 아이럭스비는 회사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된다. 특히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향후 수년간 글로벌 제약사들이 집중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알테오젠은 독자적인 세포 배양 기술과 단백질 정제 공정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아이럭스비는 알테오젠이 연구개발 역량을 집약해 독자적으로 허가받은 첫 번째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유럽 시장 진출을 통해 중증 안과 질환 환자들에게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효과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를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알테오젠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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