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한 박상진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걱정도 되지만 잘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오랜 기간 몸담았던 조직으로 다시 돌아오게 돼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경영 구상에 대해서는 취임사에서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취임식을 진행한 뒤 박 회장의 취임사를 공식 배포할 예정이다. 취임사에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산업은행의 역할 강화와 조직 안정, 미래 산업 지원 전략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내부 출신 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산업은행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기업금융과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해 온 만큼, 산은의 정책금융 기능과 산업 지원 역할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산업 구조 전환과 기업 구조조정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수장으로 선임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산은이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등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책금융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금리 변동성 속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산업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박 회장은 취임 직후 노조와의 갈등 관리라는 과제도 안게 됐다. 산은 노조가 본점 부산 이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주 깜짝 임명된 박 회장은 지난 10일부터 서울 여의도 소재 한 호텔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고 업무 준비에 들어갔다. 첫 일정으로는 산업은행 노동조합과의 비공식 면담을 진행하며 조직 내부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노조는 그동안 '본점 부산 이전 철폐'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하며 새 회장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해 왔다.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출근 저지 투쟁 등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조 측은 면담 이후 성명을 통해 "박 회장이 본인의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본점 이전 반대 입장 표명과 이전 공공기관 해제 추진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근무 제도와 관련해서도 일부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실질적인 휴가 제도 개선과 유연근무제 확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관련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올해 노사협의회를 통해 신속히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직원 경영 참여 확대 등 일부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조는 "박 회장이 내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누구보다 산업은행의 과거와 현재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조직을 지키는 데 소신 있게 행동해달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박 회장이 내부 출신이라는 점이 조직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산 이전 논란과 노사 관계, 정책금융 역할 확대 등 복합적인 과제가 동시에 놓여 있는 만큼 취임 초기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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