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가 현실화하면서, 24%라는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된 일본 열도가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그간 미국을 상대로 ‘예외 인정’을 끈질기게 요청해왔던 일본 정부는 이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직접 나서는 ‘직접 담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을 통해 사태를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최종 결정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만이 할 수 있다”며 직접 교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단순한 부탁을 넘어, 미국 경제에 일본이 얼마나 크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패키지(Package)’ 제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패키지’에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투자 △미국 내 비관세 장벽 시정 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 만한 대형 프로젝트가 포함될 전망이다. 이는 과거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수입 확대와 대규모 대미 투자로 관세 위기를 넘겼던 성공 경험을 재현하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보복 관세와 같은 정면충돌 대신, 미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지 않으면서 실리를 챙기는 ‘원만한 수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산업계의 충격은 정부보다 더 직접적이다. 일본 GDP의 약 10%를 차지하는 기간산업인 자동차 분야가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에 25%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핵심 부품까지 관세 폭탄이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닛산자동차는 가장 먼저 결단을 내렸다. 후쿠오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SUV ‘로그(Rogue)’의 생산을 올여름부터 줄이고 미국 현지 생산으로 전면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닛산의 대미 수출 물량 중 일본 생산분은 약 15만 대에 달한다. 반면, 도요타는 일단 현 체제를 유지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현지 부품사에 관세 비용을 분담시키는 등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 닛케이 등 현지 매체들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까지 생산 기지를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산업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관세 문제로 보지 않고 일본 제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자동차 공장이 미국으로 이전되면 일본 내 일자리가 줄어들고 GDP가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추가 예산 편성과 추경안 마련까지 고려하며 충격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번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관세 압박을 일부 완화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 기지 이전을 강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내 현지화가 심화될수록 일본 국내 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시바 총리의 ‘성공적인 협상’은 단순히 관세 예외를 얻어내는 것을 넘어 일본 제조업의 공동화를 막아낼 수 있는 ‘마지노선’을 지키는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상호관세’라는 파고를 넘기 위해 일본이 제시할 ‘패키지’가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얼마나 울릴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이시바 총리의 전화 통화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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