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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가 직접 결제하는 시대 오나…Kite AI가 노리는 '결제 인프라' 시장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질문에 답하는 도구에서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결제 인프라가 새로운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상품을 고르고 API를 호출하며 클라우드 자원을 쓰더라도 결제 단계마다 사람이 승인해야 한다면 상용화 속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웹3 인프라 리서치 기관 Xangle이 소개한 Kite AI는 이 문제를 겨냥한 프로젝트다. Kite AI는 AI 모델 개발사가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직접 결제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결제·신원·상호운용 인프라를 표방한다. 공개 검색 기준으로 Kite AI의 세부 백서나 공식 기술 문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개 자료상 핵심 방향은 에이전트 경제에 맞춘 결제망 구축이다. ChatGPT, Claude, Gemini 등 대형언어모델은 단순 답변을 넘어 쇼핑, 호텔 예약, API 호출, 데이터 분석 같은 복합 업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 단계가 사용자를 대신해 계획을 세우고 실제 일을 처리하는 AI 에이전트가 될 것으로 본다. 이때 결제는 마지막 실행 단계다. 기존 결제 시스템은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신용카드 결제에는 계정 로그인, 카드 정보 입력, 본인 인증, 문자 확인 등이 붙는다. AI 에이전트가 매번 사용자에게 결제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면 자동화의 효율은 크게 떨어진다. 결제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에이전트는 똑똑한 추천 도구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거래 단위도 다르다. 일반 소비자는 하루 몇 차례 비교적 큰 금액을 결제하지만 AI 에이전트는 고빈도 소액 결제를 반복할 수 있다. 복잡한 업무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여러 유료 API를 호출하고 데이터 서비스를 구매하며 GPU 연산 자원을 잠깐 빌릴 수 있다. 건당 금액은 수 센트 이하가 될 수 있다. 카드망 수수료 체계에서는 수수료가 거래액보다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 Kite AI가 제시한 구조는 세 축으로 설명된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처리하는 Kite Mainnet, 에이전트의 신원과 권한을 관리하는 Agent Passport, 서로 다른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을 연결하는 상호운용 계층이다. 소개 자료 기준으로 Kite Mainnet은 결제 전용 블록체인을 지향하며 상태 채널 같은 기술로 고빈도 소액 결제 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둔다. Agent Passport는 에이전트 신원 인증 체계다. 사람에게 KYC가 필요하듯 AI 에이전트에도 ‘KYA’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어떤 사용자가 만든 에이전트인지, 어떤 권한을 받았는지, 얼마까지 결제할 수 있는지, 거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는 장치다. 사용자가 소비 한도와 거래 대상, 사용 기간을 미리 설정하면 에이전트가 그 범위 안에서 자율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런 구상은 이미 업계 전반에서 확산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Coinbase가 공개한 x402는 HTTP의 ‘402 Payment Required’를 활용해 웹과 API 요청 과정에 결제를 붙이는 프로토콜이다. 관련 연구도 AI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를 수행할 때 권한 관리와 규정 준수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Kite AI는 이 흐름 안에서 에이전트 결제 전용 인프라를 내세운 사례로 볼 수 있다. 활용 시나리오는 온라인 쇼핑에서 시작된다. 사용자가 “다음 주 입사하는 직원에게 50달러 이하의 환영 선물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면 AI 에이전트가 상품을 고르고 결제한 뒤 안내 메일까지 보낼 수 있다. 연구와 업무 환경에서는 유료 API, 웹 수집,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호출하고 사용량에 따라 즉시 결제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디지털자산과 투자 영역에서는 더 민감한 쟁점이 붙는다.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전략과 한도 안에서 주식이나 가상자산을 사고팔 수 있다면 효율은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책임 소재, 투자자 보호, 이상거래 감시, 해킹 피해 보상 문제가 따라온다.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가 금융 인프라로 확장되려면 기술보다 규제와 신뢰 설계가 먼저 검증돼야 한다. 한국 시장도 주목된다. 한국은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결제 이용률이 높고 생성형 AI 확산 속도도 빠르다. 여기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와 디지털자산 결제 실험이 맞물리면 AI 에이전트가 실제 상거래에 참여할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는 아직 입법과 감독 체계가 정리되는 과정인 만큼 시장 가능성은 전망으로 보는 것이 맞다. 한편 AI 에이전트 경쟁은 모델 성능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시를 이해하고 계획을 세우는 능력만큼 실제 거래를 안전하게 마무리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결제와 신원 인증, 권한 관리가 붙지 않은 에이전트는 실행력이 제한된다. Kite AI가 노리는 시장은 바로 이 지점이다. AI가 말하는 도구에서 일하는 주체로 바뀌는 순간, 결제 인프라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에이전트 경제의 바닥이 된다.
2026-07-01 16: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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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다면, 기준부터 세워야 한다
전쟁은 선의로 멈추지 않는다. 한쪽이 멈춘다고 다른 한쪽까지 멈추는 법도 없다. 기술 경쟁이 붙으면 더 그렇다. 인공지능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군사 분야에서 AI 활용은 이제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단계가 아니라, 어디까지 허용하고 무엇으로 통제할 것인가의 단계로 들어섰다. 이것이 불편하더라도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최근 구글 내부에서 터져 나온 반발도 그 현실 위에서 봐야 한다. 구글 직원 600여 명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미 국방부의 기밀 군사 업무에 자사 AI를 투입하는 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사람의 통제를 벗어난 살상 체계와 대규모 감시를 우려했고, AI가 군의 비공개 체계 안으로 들어가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외부에서는 알기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2018년 ‘프로젝트 메이븐’ 때와 닮은 장면이다. 그러나 논의를 여기서 “군사 AI를 아예 하지 말자”로 끌고 가면 현실을 놓치게 된다. 미국이 밀어붙이면 중국도 속도를 낼 것이고, 중국이 앞서가면 미국은 더 강하게 대응할 것이다. 손자는 “병자는 국지대사”라 했다. 전쟁은 나라의 존망이 걸린 큰일이라는 뜻이다. 국가가 그런 영역에서 핵심 기술을 스스로 포기하기는 어렵다. 실제 흐름도 그쪽으로 가고 있다. 구글은 지난 3월 자사의 ‘Gemini for Government’를 미 국방부 AI 플랫폼인 GenAI.mil에 올려 300만 명이 넘는 민간·군 인력이 비기밀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서 작성과 자료 요약 같은 생산성 업무가 주된 용도라고 설명했지만, 미 국방부는 이후 기밀과 극비 업무에도 구글 AI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비기밀 보조 업무와 기밀 군사 체계의 경계가 생각보다 빨리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더 중요해진 것은 활용 여부가 아니라 통제의 구조다. 쓰게 될 기술이라면 더 엄격한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 최근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 논란은 그 점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앤트로픽은 미토스가 소프트웨어 공학과 사이버보안 과제에서 매우 높은 능력을 보였고, 주요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 전반에서 취약점을 찾고 익스플로잇까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을 다뤘다고 밝혔다. 이 모델이 제한적 시험 배포 당일 비인가 사용자들에게 접근된 정황도 있었다. 기술은 빨라지는데 인간의 이해와 감독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최종 판단과 책임이 사람에게 남아 있는가. 잘못될 때 실제로 멈출 수 있는가. 이것이 분명하지 않다면 첨단 전력은 곧바로 첨단 위험으로 바뀐다. 과유불급이다. 활용의 불가피성과 무제한 허용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인류는 미래의 파국을 막기 위해 현재로 돌아와 스카이넷의 출발점을 끊으려 한다. 물론 영화는 영화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오래 남은 것은, 인간이 만든 체계가 어느 순간 인간의 손을 벗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정확히 건드렸기 때문이다. 지금 군사 AI를 둘러싼 논란도 다르지 않다. 기술 활용은 멈추기 어려운 흐름이 됐다. 그렇다면 더 필요한 것은 막연한 금지가 아니라, 어디까지 허용하고 누가 책임지며 어떤 순간에 멈출 것인지에 대한 차가운 기준이다. 국가가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먼저 속도가 아니라 통제의 질서를 세워야 한다. 그것이 현실을 아는 태도이고, 결국 상식의 길이다.
2026-04-28 10: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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