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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나무호 구조 착수…호르무즈발 보험료 부담 커진다
[경제일보]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 화재가 발생한 에이치엠엠(HMM) 나무호 예인 작업이 시작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에이치엠엠(HMM) 운용 벌크선 ‘HMM 나무’에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기관실 좌현 쪽에서 발생했다. 다행히 선원 24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선박 예인 이후 현지 조사를 통해 파악될 예정이다. HMM은 사고 선박을 두바이항으로 예인하기 위한 선박을 확보했으며, 이르면 7일 두바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이 항구에 도착하면 폭발 원인과 선체·기관실 손상 정도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 안쪽에는 HMM 선박 5척이 정박 중이다. 탱커 2척인 유니버셜 글로리와 유니버셜 위너, 컨테이너선 HMM 다온, 다목적선 HMM 나래와 HMM 나무 등이다. 이 가운데 HMM 나무호는 올해 초 인도된 신조선으로, 첫 항차 중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도 선박 안전 확보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사고 직후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한국 선박에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UAE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박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카타르 쪽으로 우회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와 가스, 화물이 오가는 핵심 길목이다. 선박이 멈춰 서거나 다른 길로 돌아가면 운항 일정이 늦어지고, 보험료와 물류비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특히 보험료 상승은 해운업계가 주목하는 변수다. 호르무즈 해협처럼 분쟁 위험이 큰 해역을 지나는 선박에는 일반 해상보험 외에 전쟁위험보험료가 추가로 붙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전쟁위험보험료는 분쟁 이전 선박가액의 0.25% 수준에서 최근 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가액이 2~3억 달러인 대형 유조선의 경우 보험료 부담이 기존 약 62만5000달러에서 750만 달러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부담은 커지는 구조다. 선박 1~2척을 보유한 업체는 운항이 멈추는 순간 수입은 끊기지만 선원 임금, 선박 관리비, 금융비용, 보험료 등 고정비는 계속 부담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이어질 경우 국내 수출입 물류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운항 지연과 보험료 상승은 선사의 비용 문제를 넘어 기업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와 정부의 후속 대응이 향후 국내 해운업계의 부담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6-05-06 17: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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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대비되는 중국의 이란전쟁 스탠스 : 한국이 배워야 할 질문은
[경제일보] 이란 전쟁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이 보인 태도는 단순한 외교 기법의 차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패권국가의 행동 방식과 문명국가를 자처하는 실용국가의 행동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미국은 힘으로 질서를 재편하려 했고, 중국은 말로 판을 관리하려 했다. 미국은 군사력과 제재, 압박과 데드라인의 언어를 앞세웠고, 중국은 휴전과 대화, 항행 안전과 지역 안정의 언어를 반복했다. 최근 중국 외교부는 “관련 당사국들이 평화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고, 왕이 외교부장이 이란·이스라엘·러시아·걸프 국가들과 26차례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스스로를 전쟁 당사자가 아니라 중재자, 더 정확히 말하면 불길을 더 키우지 않는 관리자처럼 연출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도덕적 순수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냉정한 국익 계산의 산물이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중요한 수요자이고,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은 곧바로 중국 경제의 에너지 비용과 물류 안정성, 수출 제조업의 채산성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처럼 상대를 끝까지 몰아붙여 체제 변화를 노리기보다, 전쟁을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멈추고 질서를 복원하는 데 더 큰 이해관계를 가진다. 최근 보도들을 보면 중국은 휴전 국면에서 뒤에서 외교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동시에 호르무즈 항행 재개와 에너지 공급 안정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와 함께 호르무즈 재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미국 주도의 군사적 해법에 제동을 걸고 자신이 선호하는 협상 틀을 지키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반면 미국의 방식은 훨씬 직선적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질서를 힘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그 힘의 과시가 언제나 질서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번에도 강한 압박과 폭격, 초강경 발언은 단기 충격은 주었을지 몰라도, 중동 전체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유가와 해상 운송비,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았다. 중국은 바로 그 틈을 파고들었다. 스스로 총을 쏘지 않으면서도 평화를 말하고, 실제 보증 부담은 지지 않으면서도 외교적 점수를 챙기는 방식이다. 서방 일각에서 “중국이 이번 국면의 조용한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친중적 자세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이다. 왜 중국은 전쟁을 곧바로 국익의 언어로 번역하는데, 우리는 자주 진영의 언어부터 앞세우는가. 왜 중국은 도덕과 명분을 말하면서도 에너지, 해운, 결제, 항만, 보험을 한 묶음으로 계산하는데, 우리는 외교는 외교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안보는 안보대로 따로 보는가.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동시에 에너지 수입국이며 무역국가다. 이런 나라가 중동 전쟁을 볼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누가 더 선한가”가 아니라 “우리의 원유선과 가스선, 물가와 환율, 무역금융과 선박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여야 한다. 중국의 스탠스가 우리에게 주는 진짜 교훈은 여기에 있다. 첫째, 강대국일수록 원칙보다 국익의 번역 능력이 빠르다는 점이다. 둘째, 전쟁의 승패보다 전후 질서의 설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셋째, 말의 수위보다 공급망의 안전이 국가를 지킨다는 점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기둥으로 삼되, 중국처럼 냉정하게 에너지 안보와 항행 자유, 해상보험과 결제 안전망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중동의 불길 앞에서 감정으로 흔들리는 나라는 비용을 치르고, 구조로 준비한 나라는 충격을 줄인다. 결국 이번 이란 전쟁에서 미국은 힘의 한계를, 중국은 실용의 집요함을 보여 주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미국처럼 강할 수 없다면, 중국처럼 계산할 수는 있는가. 바로 그 질문이 지금 우리의 외교와 경제안보가 함께 답해야 할 과제다.
2026-04-10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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