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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북중미 월드컵 중계회선 구축…1만4000km '무결점 중계' 준비
[경제일보] LG유플러스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국내 방송 중계회선 구축에 나섰다.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월드컵 현장의 영상을 국내 주관방송사에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경로를 6원화하고, 장애 발생 시에도 중계 끊김을 최소화하는 3단계 대비 체계를 적용한다. LG유플러스는 오는 6월11일 개막하는 2026 FIFA 월드컵 기간 동안 전용 방송 중계회선을 구축해 국내 주관방송사에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 2026 FIFA 월드컵은 6월11일부터 7월19일까지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에서 열리며, 사상 처음 48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다. 국제방송센터(IBC)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마련된다. 댈러스 스포츠위원회는 2026 월드컵 IBC가 대회 기간 텔레비전, 라디오, 뉴미디어 운영의 중심 역할을 하며 전 세계 중계의 핵심 허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BC는 댈러스 케이 베일리 허친슨 컨벤션센터에 설치된다. LG유플러스는 댈러스 IBC에서 국내 방송중계 거점까지 약 1만4000km 구간의 해저케이블 경로를 6개로 나눠 구축한다. 댈러스에서 LG유플러스 LA 접속거점(PoP)을 거쳐 태평양을 통과해 안양사옥으로 연결되는 경로에 4개 회선을 마련하고, 댈러스에서 산호세와 LA를 거쳐 방배사옥으로 연결되는 경로에 2개 회선을 구축했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대서양·인도양을 통과하는 경로는 배제했다. 해저케이블 장애나 정전, 현지 네트워크 이슈 등 장거리 국제중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LG유플러스는 앞서 2024 파리올림픽 국내 방송 중계회선을 제공했고,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중계 준비 과정에서도 4개 회선 기반의 중계 안정화 체계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안양사옥을 방송중계 컨트롤타워로 삼고, 히트리스 프로텍션과 SRT, MNG를 결합한 3단계 체계를 강조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회선을 6개로 늘려 안정성을 더 높였다. 국내에 도달한 콘텐츠도 안양사옥과 방배사옥으로 분산 전달해 특정 거점에 장애가 발생해도 중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영상 전송 전 과정에는 히트리스 프로텍션 기술이 적용된다. 이 기술은 여러 회선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동시에 수신하고 패킷을 실시간 분석해, 한 회선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회선으로 즉시 전환한다. 시청자가 체감할 수 있는 화면 멈춤이나 끊김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LG유플러스는 밀라노 동계올림픽 중계 준비 과정에서도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장애 발생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환 품질이 개선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해저케이블 전체에 장애가 생기는 상황에 대비해 현지 인터넷망을 활용한 SRT 프로토콜 전송 체계도 마련한다. SRT는 네트워크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보정과 재전송을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상 전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마저 어려울 경우에는 MNG 장비를 활용한 무선 전송 시스템을 가동한다. MNG는 약 1kg 무게의 휴대형 네트워크 장비로 현지 이동통신망을 연결해 긴급 영상 송출을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대회 기간 안양사옥을 중심으로 24시간 상시 점검 체계를 운영한다. 댈러스 현지에는 4명, 안양사옥에는 전담 직원 18명을 배치하고 해외 사업자와 실시간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제 스포츠 중계는 일반 통신서비스보다 장애 허용 범위가 좁다. 축구 경기의 골 장면이나 판정 순간처럼 수초의 지연과 끊김도 방송 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북중미 월드컵은 개최지가 넓고 경기 수가 104경기로 확대된 만큼 중계망 운용 부담도 커졌다. 정하준 LG유플러스 유선플랫폼담당 상무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월드컵 경기에서는 작은 끊김도 큰 불편이 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변수에 대비해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국제 스포츠 이벤트 중계 분야에서 축적해 온 LG유플러스의 역량을 바탕으로 현장 열기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2026-05-25 09: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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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허위사실 유튜버 사과로 소송 취하…'사이버 렉카' 향한 강력 경고
[경제일보] 엔씨가 자사 게임 ‘아이온2’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유튜버의 공식 사과를 받아들이고 법적 조치를 취하했다. 단순한 선처로 끝난 사안이 아니다. 게임 출시 초반 여론을 좌우하는 유튜브·커뮤니티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엔씨가 허위사실과 악의적 비방에 더는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준선을 그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건은 유튜브 채널 ‘겜창현’이 ‘아이온2’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반복적으로 게시했다는 엔씨의 판단에서 시작됐다. 엔씨는 지난해 12월 해당 유튜버를 상대로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당시 엔씨는 해당 채널이 “무과금 이용자만 제재한다”, “매크로를 끼워서 팔고 있다”, “엔씨 관계자가 작업장 사장이다” 등의 주장을 했고, 이는 사실이 아니거나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유튜버는 지난 21일 자신의 채널을 통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방송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하고 과도한 비방을 했다는 취지로 고개를 숙였다. 엔씨는 해당 유튜버가 잘못을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사과 의사를 전했으며,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점 등을 고려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했다. 엔씨의 대응은 이번 한 건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지난 4월에도 ‘리니지 클래식’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유튜브 채널 ‘영래기’ 운영자를 허위사실 유포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엔씨는 해당 유튜버가 리니지 클래식에서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를 방치하고, 오히려 신고한 정상 이용자들을 제재했다는 주장을 했지만 내부 데이터 분석과 사내외 전문가 검토 결과 명백한 허위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엔씨가 잇따라 법적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신작 성패를 좌우하는 초반 여론의 민감성이 자리한다. 게임은 출시 직후 이용자 반응과 커뮤니티 평판, 스트리머·유튜버 영상이 곧바로 매출과 접속자 지표에 영향을 준다. 특히 MMORPG는 운영 신뢰가 핵심이다. 매크로, 과금, 제재, 작업장, 내부자 연루 같은 의혹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확산되는 순간 이용자 불신을 키운다. 엔씨 입장에서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은 단순한 신작이 아니다. 사명 변경 이후 실적 회복과 브랜드 신뢰 회복을 보여줘야 하는 핵심 타이틀이다. 이런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자극적 썸네일과 단정적 표현으로 퍼질 경우, 이용자뿐 아니라 주주와 임직원, 개발 조직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엔씨가 “고객, 주주, 임직원 보호”를 법적 대응 명분으로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이른바 ‘사이버 렉카’형 게임 유튜버에 대한 경고로 보고 있다. 게임 이슈를 빠르게 다루는 콘텐츠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용자 불만을 전달하고 운영 문제를 비판하는 것은 정당한 감시 기능이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말하거나, 특정 기업·개발자·이용자를 겨냥해 반복적으로 비방하는 방식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최근 게임업계가 유튜버 등 1인 미디어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엔씨 고소 사례가 팬덤과 1인 미디어의 양면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도 게임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둘러싼 명예훼손·모욕 논란은 있었다. 다만 대형 게임사가 특정 게임 유튜버를 상대로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동시에 제기하고, 이후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낸 사례는 게임업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연합뉴스도 엔씨의 겜창현 법적 대응을 두고 게임사가 특정 유튜버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업계 반응을 전했다. 법·제도 환경도 콘텐츠 생산자에게 더 큰 책임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구독자 10만명 이상 또는 일정 조회수 이상 콘텐츠 생산자가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우는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고한 바 있다. 실제 입법과 적용 과정에서는 표현의 자유 논란이 남아 있지만, 허위정보 유통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엔씨의 이번 선처는 ‘봐주기’라기보다 경고장에 가깝다. 회사는 해당 유튜버가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소송을 취하했다. 동시에 허위사실 유포와 악의적 비방에 대해서는 원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과하면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허위 콘텐츠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앞으로 게임사들의 대응 방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논란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유튜버나 커뮤니티발 의혹에 침묵하거나 공지로만 해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신작 흥행과 기업 신뢰에 직접 타격을 주는 허위사실에는 고소, 손해배상, 영상 삭제 요청, 정정보도 요구 등 실질적 대응이 늘어날 수 있다. 콘텐츠 생산자들도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 의혹 제기는 가능하지만, 사실 확인 없는 단정은 위험하다. 내부자 연루, 불법 프로그램 방치, 과금 조작, 특정 이용자 차별 제재 같은 주장은 게임사의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근거가 부족한 내용을 조회수 경쟁을 위해 반복적으로 확대하면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엔씨가 ‘두들겨 맞는 회사’에서 ‘법적으로 반격하는 회사’로 태도를 바꿨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용자 비판은 수용하되, 허위사실과 악의적 비방은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겜창현 사과와 소송 취하는 게임 유튜버 전체, 특히 자극적 폭로와 단정적 비방으로 조회수를 얻어온 사이버 렉카형 채널에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게임 여론은 이제 게임 안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튜브 영상 하나가 신작의 이미지를 만들고, 커뮤니티 게시글 하나가 운영 신뢰를 흔든다. 그래서 비판은 더 필요해졌고, 동시에 사실 확인도 더 중요해졌다. 엔씨의 강경 대응은 게임업계가 콘텐츠 생태계의 책임 문제를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출발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2026-05-23 13: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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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우주, 다른 승부… 한화 '안보 우주' vs 스페이스X '민간 우주'
[경제일보] 우주는 하나지만, 기업들이 그리는 청사진은 다르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의 우주를 미래 성장축으로 한 발 빠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두 기업이 겨냥하는 시장과 축적해 온 산업 자산의 결은 확연히 다르다. 스페이스X가 전 세계 소비자를 겨냥한 ‘민간 우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면, 한화는 발사체와 위성, 해양안보를 묶는 ‘안보 우주 기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 스페이스X가 우주를 통해 시장을 연결한다면, 한화는 안보를 연결하는 셈이다. ‘로켓 회사’ 넘어 거대 통신 플랫폼으로 진화한 스페이스X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결정은 스페이스X의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에코스타의 주파수 매각 승인을 통해 스타링크 단말 간 직접통신 서비스용 65MHz 대역을 170억 달러에 확보했다. 이는 스페이스X가 더 이상 단순한 로켓 발사나 위성 인터넷 사업자에 머물지 않음을 시사한다. 저궤도 위성망과 지상 이동통신망을 결합해, 기지국 없이도 전 세계 휴대전화를 우주망에 직접 연결하는 거대한 통신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파괴력의 원천은 팰컨9 로켓의 1단부 재사용 기술을 통한 획기적인 비용 절감과 사업의 수직계열화에 있다.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 제조 능력과 우주 공간에서 궤도 위 통신망을 운영하며 서비스를 판매하는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이 스페이스X의 진정한 경쟁력이다. 발사체 자립과 방산의 융합… 한화의 ‘한국형 안보 우주’ 한화의 길은 다른 궤도를 그린다. 한화그룹은 ‘스페이스허브’를 통해 발사체, 위성, 우주 탐사 역량을 통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판 스페이스X’를 좇는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산업 자산은 민간 소비자를 위한 인터넷망보다는 군 위성통신, 감시정찰, 지상 및 해양 방산 체계와 더 강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전환점은 누리호 4차 발사였다. 한화는 누리호 제작 및 조립을 총괄하며 단순 부품 공급자를 넘어 체계종합기업으로 도약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차세대 발사체(KSLV-Ⅲ) 개발도 주도하고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등 국가 우주 수송 능력 확보라는 장기 프로젝트의 중심에 섰다. 한화의 강점은 단일 로켓 기술에 국한되지 않는다. 발사체 및 항공엔진 기술(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지휘통제·위성통신(한화시스템), 함정·잠수함 등 해양방산(한화오션)이 결합하며 육·해·공을 우주로 잇는 거대한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한화시스템이 프랑스‧영국계 위성사업자 유텔셋 지분 5.4%를 전량 매각한 것 역시, 글로벌 민간 통신 가입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자사의 강점인 군 위성통신 및 안보 인프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인프라가 된 우주, 새롭게 재편되는 글로벌 전장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와 같은 선택의 당위성을 명확히 설명한다. 전쟁 이후 위성통신과 상업 위성영상, 드론 운용, 전장 데이터 연결은 현대전의 핵심 인프라가 됐다. 일례로 지난해 7월 스타링크 장애가 우크라이나 군 통신과 드론 운용에 영향을 준 바 있다. 이는 상업용 위성영상이 병사, 드론, 지휘소를 실시간으로 잇는 핵심 전장 인프라로 격상됐고, 민간 위성망조차 전쟁이 발발하면 정찰과 타격을 위한 안보 인프라로 전환되는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독일 연방군은 오는 2029년까지 자체 위성망 구축을 검토 중이고, 중국은 저궤도 위성망을 차세대 6G 통신의 핵심 인프라로 삼고 대규모 주파수 및 궤도 자원 선점에 나서는 등 주요 국가들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한화의 승부처, K-방산과 해양 안보의 결합 우주 산업 전문가들은 한화가 단기간에 스페이스X의 길을 그대로 걷는 것은 무리라고 입을 모은다. 발사 빈도나 민간 위성 수요, 글로벌 가입자 기반 등에서 한국은 아직 후발 주자이기 때문이다. 한화가 주력해야 할 승부처는 막연한 ‘한국판 스타링크’가 아닌 ‘한국형 안보 우주 생태계’의 구축이다. 우리 군과 동맹국이 필요로 하는 저궤도 군 통신, 정찰위성, 발사체 자립, 장거리 정밀타격 체계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전략이 유효하다. 특히 해상에서 움직이는 전력을 위성으로 감시하고 표적 정보를 갱신하는 현대전의 양상을 고려할 때, 안보 우주와 해양 방산의 시너지는 필수적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나선 한화오션의 행보 역시 이 같은 큰 그림의 연장선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 경쟁이 단순한 발사체 기술 경쟁을 넘어 주파수, 통신 주권, 전장 데이터 지배력을 다투는 싸움으로 확전된 양상”이라며 “스페이스X가 거대한 내수 시장과 벤처 자본을 바탕으로 민간 우주 플랫폼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고 있다면, 한화는 K-방산 특유의 빠른 제조 역량과 동맹국의 안보 수요를 결합해 ‘안보 우주의 표준’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2026-05-21 1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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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5기가 학교망 장비 개발…AI 교실 트래픽 병목 줄인다
[경제일보] SK브로드밴드가 기존보다 2배 빠른 5Gbps급 네트워크 장비를 앞세워 학교 통신망 시장 공략에 나선다. 고화질 영상과 생성형 AI 활용 수업, 1인 1기기 환경 확산으로 교실 내 인터넷 트래픽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학내망 병목을 줄이고 안정적인 디지털 수업 환경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는 통신장비 업체 엔에스티정보통신과 함께 5Gbps급 속도를 지원하는 ‘5기가 PoE 스위치’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PoE 스위치는 이더넷 케이블 하나로 데이터 송수신과 전원 공급을 동시에 수행하는 네트워크 장비다. 학교에서는 무선 AP, 카메라 등 여러 장비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기존 학교 현장에서 많이 쓰이던 PoE 스위치는 최대 2.5Gbps 속도를 지원해 트래픽이 몰릴 경우 일부 구간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할 수 있었다. SK브로드밴드가 이번에 개발한 5기가 PoE 스위치는 24개 랜선 포트에서 5Gbps 속도를 동시에 지원하는 멀티기가비트 환경을 제공한다. 상단 백본 스위치와의 데이터 교환을 위해 10Gbps SFP+ 업링크 포트 2개도 탑재했다. 이번 장비 개발은 학교 수업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초3·4, 중1, 고1의 영어·수학·정보 교과를 시작으로 AI 디지털교과서 활용을 추진하면서 교원 역량 강화와 디지털 인프라 개선을 준비해왔다. AI 디지털교과서와 디지털 수업이 확산되면 학생 기기 동시 접속, 영상 콘텐츠, 학습 데이터 처리 등으로 학내망 안정성이 중요해진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무선 기기 사용이 늘고 있다. AI 영어 수업처럼 학생들이 음성 인식과 AI 번역을 동시에 사용하거나 4K 영상 시청, AR·3D 실습 자료 스트리밍, 온라인 과제·평가를 진행하면 특정 시간대에 트래픽이 집중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5기가 PoE 스위치가 이런 상황에서 교실 내 병목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업 연결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교육 현장에서도 학내망 고도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보도와 교육 현장 논의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와 1인 1기기 환경 확대에 따라 학교 무선 AP 교체와 10G급 인터넷망 확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학급 학생들이 동시에 고화질 영상과 AI 학습 도구를 사용할 경우 기존 학교망만으로는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유지보수 기능도 강화됐다. SK브로드밴드의 5기가 PoE 스위치는 ‘PoE Recovery’ 기술을 적용해 연결된 AP나 카메라에서 장애가 발생하고 트래픽이 감지되지 않으면 해당 포트 전원을 자동으로 리셋해 복구한다. 관리자가 교실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장애를 바로 처리할 수 있어 학교의 네트워크 운영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장비의 의미는 단순한 속도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교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단말기와 콘텐츠뿐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백본망, 무선 AP, 보안 관리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수업 도중 접속이 끊기거나 영상이 멈추면 AI 기반 맞춤형 수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학내망 장비 고도화가 디지털 교육의 기본 인프라로 평가되는 이유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는 공공·교육 B2B 시장 확대의 기회이기도 하다. 통신사는 단순 회선 공급을 넘어 학교망 설계, 장비 공급, 유지보수, 보안 관제까지 묶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AI 교실 확산으로 학교마다 안정적인 멀티기가 네트워크 수요가 늘어날 경우 통신사의 교육 인프라 사업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관건은 실제 학교 현장에서의 검증이다. 5Gbps급 PoE 스위치가 장비 단위 성능을 넘어 교실·층별 AP·백본망 전체 구조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 학교마다 건물 구조와 AP 배치, 동시 접속 학생 수, 사용하는 디지털 교과서와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다. 장비 성능뿐 아니라 구축 설계와 운영 지원 역량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김주영 SK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사업담당은 “이번에 출시한 5기가 PoE 스위치로 쾌적한 학교 인터넷 환경 제공과 함께 학교 현장의 디지털 전환 및 AI 교실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5-13 10: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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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해킹 여파에 1분기 영업익 30%↓…배당 확대로 주가 방어(종합)
[경제일보] KT가 올해 1분기 해킹 사태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고객 보답 프로그램과 침해사고 관련 비용이 실적에 반영된 데다 지난해 1분기 일회성 분양이익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줄었다. KT는 12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신뢰 회복과 ‘AX 플랫폼 컴퍼니’ 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KT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7784억원, 영업이익 4827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29.9% 감소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4조8346억원, 영업이익은 3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악화에는 기저효과와 일회성 비용이 동시에 작용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일회성 분양이익이 반영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지난 2월부터 시행한 고객 보답 프로그램과 침해사고 관련 비용이 반영됐다. 위약금 면제 기간 일부 가입자 이탈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무선 사업은 매출을 방어했다. 1분기 무선 매출은 1조7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 위약금 면제 기간 일부 이탈이 있었지만 2월 이후 순증으로 전환했다. 1분기 말 기준 5G 가입자 비중은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82.7%를 기록했다. KT는 지난 4월 국내 통신사 최초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결합한 요금제와 구독 상품을 출시하며 구독 혜택도 확대했다. 유선 사업 매출은 1조3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인터넷 사업은 기가인터넷 중심의 가입자 증가와 부가서비스 이용 확대에 힘입어 1.8% 성장했다. 미디어 사업도 IPTV 가입자 확대와 프리미엄 셋톱박스 이용 증가로 1.3% 증가했다. 기업서비스 매출은 8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통신 사업과 AICC 등 신사업은 성장했지만 대형 구축사업 종료 영향이 컸다. KT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 등 대형 공공사업과 금융권 AICC·클라우드 수주를 확보하며 향후 성장 기반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팔란티어와의 전략적 협업도 AX 사업 확대의 축으로 제시됐다. KT는 컨퍼런스콜에서 금융 고객을 중심으로 AX 신규 수주를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금융·공공·제조·국방 등 산업별 레퍼런스를 축적해 B2B AX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기술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 성과를 함께 만드는 ‘AX 밸류 파트너’를 지향한다는 구상이다. 고객 신뢰 회복도 핵심 과제로 언급됐다. KT는 ‘고객보호365 태스크포스’를 통해 예방 중심의 고객 보호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AI 기반 실시간 탐지, 원스톱 해결센터, 고객경청포럼 운영 등을 통해 고객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대응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상담·판매·개통·사후관리 등 고객 접점 전반에도 AI를 적용해 초개인화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사 실적은 일부 완충 역할을 했다.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와 AI·클라우드 수요를 바탕으로 1분기 매출 25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개소한 가산 데이터센터 가동률 확대와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 AI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통해 공공·기업 AI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KT에스테이트는 대전 괴정동 아파트 분양 사업 공정률 확대에 따른 분양수익 증가와 호텔 사업 호조로 매출 23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9% 증가했다. 콘텐츠 자회사도 광고시장 둔화와 플레이디 매각 영향에도 1.9% 성장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프리미엄 오리지널 콘텐츠와 유통 다변화를 추진하고, KT밀리의서재는 가입자 증가와 구독 기반 매출 확대를 이어갔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코스피 상장을 완료하며 성장 기반을 강화했다.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28조2200억원, 여신 잔액은 18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신규 고객은 54만명으로 총 고객 수는 1607만명으로 늘었다. KT는 실적 부진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를 막기 위해 중기 주주환원 정책도 내놨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 비현금성·비경상 손익을 제외한 조정 기준으로 환원 규모를 산정해 배당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올해 연간 최소 주당 배당금은 기존 1960원에서 2400원으로 높였다. 1분기 주당 배당금은 6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 기준일은 이달 27일, 지급일은 6월11일이다. KT는 지난 2월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발표했고 3월부터 6개월간 신탁계약을 통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KT의 1분기 실적은 침해사고 이후 비용 부담이 본격 반영된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고객 신뢰 회복 비용이 수익성을 누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보안 체계 고도화와 AX 전환 성과가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박윤영 신임 CEO 체제의 경영 방향은 ‘단단한 본질’과 ‘확실한 성장’으로 요약된다. KT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정보보안 혁신과 네트워크 품질 강화, IT 인프라 고도화로 통신사의 기본 신뢰를 회복하고 B2C·B2B 통신과 AX 신사업에서 성장 모델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혜병 KT CFO 전무는 “1분기는 고객 침해사고에 따른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보안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B2C·B2B 사업의 경쟁력을 공고히 한 시기였다”며 “앞으로 AX 플랫폼 컴퍼니 비전 아래 AX 기반 성장을 지속하고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12 17: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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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1Q 영업익 4827억원 전년 比 30% 급감…전년 일회성 이익 영향
[경제일보] KT가 올해 1분기 유·무선 통신과 기업 간 거래(B2B)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 부동산 분양 관련 일회성 이익에 따른 기저 효과와 고객 보상 프로그램, 보안 관련 비용 등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 팔란티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AX 사업을 확대하고 AI·클라우드 중심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2일 KT는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6조8451억원 대비 1.0% 감소한 6조778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6888억원 대비 29.9% 감소한 48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부동산 분양 관련 일회성 이익 영향과 지난 2월부터 시행 중인 고객 보답 프로그램, 침해 사고 대응 비용 등이 일부 반영돼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사업은 일부 가입자 이탈에도 불구하고 2월 이후 순증으로 전환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1분기 무선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1조7531억원 대비 0.4% 증가한 1조7574억원으로 집계됐고, 5G 가입자 비중은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82.7%를 기록했다. IPTV와 초고속 인터넷 사업도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1.8% 성장했다. 기업서비스 부문은 대형 구축 사업 종료 영향으로 전년 동기 8922억원 대비 2.2% 감소한 872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KT는 금융권 AICC(인공지능 고객센터)와 클라우드 사업 수주, 재난 안전 통신망 구축 사업 등을 확보하며 향후 성장 기반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KT는 MS와 팔란티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기반으로 금융·공공·제조 분야 AX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AX 관련 신규 수주를 확보했으며 산업별 레퍼런스를 확대해 B2B AI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KT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와 AI 클라우드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매출이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개소한 가산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 AI 파운드리 사업 확대 등을 통해 공공·기업 대상 AI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KT에스테이트는 대전 괴정동 아파트 분양 매출 확대와 호텔 사업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1373억원 대비 72.9% 증가한 2374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계열사 역시 광고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콘텐츠 확대와 가입자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146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KT는 케이뱅크가 지난 3월 코스피 상장을 완료하며 성장 기반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신규 고객 54만명을 확보해 총 고객 수는 1607만명으로 늘었으며 수신 잔액은 28조2200억원, 여신 잔액은 18조7500억원이다. KT는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적용할 중기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최소 주당 배당금(DPS)은 2400원으로 제시했으며 1분기 배당금은 주당 600원으로 결정했다. 또한 KT는 지난 2월 발표한 2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자사주 취득도 진행 중이다. KT는 향후 AI 기반 플랫폼 기업 전환 전략을 중심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기반 고객 보호 체계와 보안 시스템 강화, 기업 AX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장기 성장 기반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혜병 KT CFO 전무는 "1분기는 고객 침해사고에 따른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보안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B2C·B2B 사업의 경쟁력을 공고히 한 시기였다"며 "앞으로 AX 플랫폼 컴퍼니 비전 아래 AX 기반 성장을 지속하고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12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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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은 왜 항상 노인을 고르나 — 통신사의 책임
2025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30.6%가 60대 이상이었다. 2020년 16%에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감소했다. 범죄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고령 피해자 비율은 매년 올랐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고령층을 집중 표적으로 삼는 방향으로 범행 전략을 고도화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전략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주체가 있다. SKT, KT, LGU+ — 이동통신 3사다. 피해액의 무게는 더 무겁다. 1억 원 이상 고액 피해자의 44%가 60대였다. 건당 평균 피해액은 5,000만 원을 넘어섰다. 한 번의 전화 사기로 노후 자금 전부가 사라지는 것이다. 2025년 한 해 전체 피해액은 1조 원을 돌파했다. 이 숫자들 앞에서 통신 3사는 여전히 침묵한다. 범행의 출발점은 통신망이다 보이스피싱의 핵심 기술은 발신번호 변작이다. 금융감독원, 검찰, 경찰청 번호로 전화를 걸면서 실제 발신번호는 해외 VoIP 서버나 조작된 번호로 표시되도록 한다. 피해자가 어디에 전화를 걸어도 범죄 조직으로 연결되도록 실제 기관 번호 80여 개를 목록화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 모든 조작은 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발신번호 변작을 기술적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것은 이미 가능하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4조의2는 통신사업자에게 발신번호 거짓표시 방지 기술 조치를 이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장검사를 통해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왜 발신번호 변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작동하고 있는가. 법적 의무는 있다. 기술도 있다. 그러나 고령 피해자는 매년 늘고 있다. 이 모순의 중간 어딘가에 통신 3사가 있다. '신청해야 쓸 수 있는 차단' — 구조적 방조 SKT, KT, LGU+ 모두 번호도용 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료다. 신청하면 문자 발신번호 도용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작동한다.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앱을 켜거나,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대리점을 방문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이용자가 이 절차를 자발적으로 밟을 가능성은 낮다. 통신 3사는 이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신청자에게만 제공'되는 보호는, 보호가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가장 닿지 않는 구조다. 기본값을 '차단 없음'으로 설정해 놓은 채, 개인의 선택 실패를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경찰청이 2025년 말 SKT·KT·LGU+·삼성전자와 협력해 범죄에 악용된 전화번호를 통신망 접속 즉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기술 협력이 가능하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 협력이 왜 범죄가 정점에 달한 뒤에야, 그것도 수사기관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느냐는 것이다. 고령층은 수익성 높은 고객이자 보호받지 못하는 이용자다 통신 3사의 60대 이상 고객 비중은 전체 이용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요금제를 자주 바꾸지 않고, 해지율이 낮으며, 장기 고객으로 남는다. 통신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안정적인 고객군이다. 그러나 디지털 보안 서비스의 혜택은 가장 늦게, 가장 좁게 닿는다. 번호도용 차단 서비스는 무료지만 자동 적용이 아니다. 고령 이용자를 위한 보안 기본값 설정 강화, 이상 발신 패턴 탐지 시 선제적 알림, 고위험 번호 자동 차단 등은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한 조치들이다. 통신 3사가 이를 자발적으로 도입하지 않는 것은 의지의 문제다. 수익 구조를 보호하면서 책임은 피하는 선택의 결과다. '개인 부주의' 프레임을 걷어내야 한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보도될 때마다 따라오는 문장이 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피해자의 부주의를 암묵적으로 소환하는 이 프레임은, 범행의 구조적 조건을 만든 주체들의 책임을 희석시킨다. 6만 명 이상의 금융감독원 직원이 전화를 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속는 것은, 발신번호가 실제 금융감독원 번호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인의 인지 실패가 아니라 통신망 인프라의 실패다. 법원은 이미 일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통신사의 과실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개별 소송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피해자에게 이중의 부담이다. 제도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지금 당장 가능한 제도적 조치 세 가지 방향이 즉각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 번호도용 차단 서비스의 기본값을 '적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원하지 않는 이용자가 해제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고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치다. 둘째, 국제 발신 전화에 대한 실시간 변작 탐지 의무를 법제화해야 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의 '기술적 조치' 의무를 구체적인 탐지·차단 기준으로 명문화하고, 미이행 시 실질적인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 셋째, 60대 이상 고령 이용자에 대한 보안 알림 의무화를 도입해야 한다. 이상 발신 패턴이 탐지될 경우 이용자와 지정 보호자에게 선제적으로 고지하는 체계는 이미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하다. 2025년 피해액 1조 원. 60대 이상 피해 비율 30.6%. 이 숫자들은 캠페인 예산이나 홍보 문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통신망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인프라 책임을 묻는 것, 보호의 기본값을 바꾸는 것 — 이것이 정책이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다. 어르신들이 전화 한 통에 노후 자금을 잃는 동안, 통신 3사의 면피는 너무 오래 계속됐다.
2026-05-10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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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강국의 첫 조건은 구호가 아니라 전기다
[경제일보]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사업으로 규정하고 입지 규제와 인허가 절차를 완화하며 세제 지원의 길을 여는 내용이다. 늦었지만 필요한 입법이다. 인공지능 경쟁은 더 이상 연구실의 알고리즘 경쟁만이 아니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학습시키고 누가 더 안정적으로 추론 서비스를 돌리며 누가 더 싼 비용으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다. 그 중심에 AI 데이터센터가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다. 전력 직접구매계약, 이른바 PPA 특례가 제외됐다. 당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안에는 관련 특례가 포함됐지만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정부는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인허가 절차 단축, 규제 완화 등은 남겼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산업의 심장에 해당하는 전력 조달 문제는 미완으로 남았다. 법안은 통과됐지만 핵심 병목은 그대로인 셈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이름만 데이터센터일 뿐 실상은 전기를 먹고 연산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과거의 데이터센터가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창고에 가까웠다면,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GPU와 서버가 돌아가는 산업 설비다. 전통적인 인터넷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전력 밀도와 냉각 능력, 안정적 송전망, 예비 전원 체계를 요구한다. 대형 AI 데이터센터 하나가 중소도시 규모의 전력을 요구한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기반은 데이터이지만 그 데이터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전기다. 이 상식을 외면한 채 “AI 3강”을 말하는 것은 허공에 성을 짓는 일이다. 반도체도 전기가 없으면 멈추고 배터리도 전기가 없으면 생산할 수 없으며 AI도 전기가 없으면 학습하지 못한다. 산업정책의 언어는 그럴듯해졌지만 전력정책의 현실은 여전히 더디다.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고 말하면서 송전망은 누가 깔 것인지, 발전원은 무엇으로 할 것인지, 지역 주민의 수용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전기요금 체계는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흐릿하다. 물론 PPA 특례를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기후에너지부가 전력망 부담을 우려한 데는 이유가 있다. 특정 대형 사업자에게 전력 조달 특례를 열어줄 경우 전력계통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값싼 전기를 대기업과 빅테크가 먼저 가져가고 그 부담이 일반 국민과 중소기업 전기요금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걱정도 가볍게 볼 수 없다. AI 산업을 키우자고 전력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 특례는 산업을 살릴 수도 있지만 잘못 설계하면 새로운 특권이 된다. 그렇다고 전력 문제를 뒤로 미룬 채 법안 통과만 서두르는 것도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니다. 산업계가 원하는 것은 무제한 특혜가 아니다. 예측 가능한 전력 조달 체계다. 어느 지역에 들어가면 얼마의 전력을 언제부터 쓸 수 있는지, 어떤 조건으로 재생에너지나 LNG 발전과 연계할 수 있는지, 송전망 증설 비용은 누가 어떻게 부담하는지, 전기요금은 어떤 원칙으로 적용되는지 알아야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크면 기업은 한국을 기다리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는 전기가 있는 곳으로 간다. 세계는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전력 인프라와 AI 클러스터를 묶어 투자한다. 중동은 풍부한 에너지와 자본을 앞세워 AI 컴퓨팅 허브를 꿈꾼다. 일본은 지방 거점과 전력망을 연결해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섰다. 유럽은 친환경 전력과 데이터 주권을 결합한다. 이 경쟁에서 한국이 내세울 것은 반도체 제조 능력, 통신 인프라, 우수한 엔지니어, 빠른 산업 실행력이다. 여기에 안정적 전력 공급이 빠지면 경쟁력은 절반이 된다. AI 데이터센터 정책은 산업정책이면서 에너지정책이고, 지역정책이며, 안보정책이다. 국가 AI 모델을 만들고 금융·의료·제조·국방 데이터를 처리하며 기업의 AI 전환을 떠받치는 인프라가 외국 클라우드와 해외 데이터센터에만 의존한다면 그것은 기술 주권의 공백이다. 소버린 AI를 말하려면 소버린 컴퓨팅이 있어야 하고 소버린 컴퓨팅을 말하려면 소버린 전력 전략이 있어야 한다. 전기는 AI 주권의 하부 구조다. 이번 법안이 비수도권 입지를 강조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가 몰리면 전력망과 부동산, 냉각수, 주민 수용성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다. 지역으로 분산해야 한다. 그러나 지역 이전은 구호만으로 되지 않는다. 지방에 땅이 있다고 데이터센터가 서는 것이 아니다. 전력이 있어야 하고, 송전망이 있어야 하며, 통신망과 냉각 조건, 전문 인력, 지방정부의 행정 역량이 있어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전력 없는 지역에 깃발만 꽂으면 또 하나의 보여주기 사업이 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AI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얼마나 지을 것인지부터 국가 전력수급계획과 맞춰야 한다. 발전소와 송전망, 변전소, 냉각 인프라, 통신망, 산업단지를 따로따로 볼 일이 아니다. AI 클러스터는 전력 클러스터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산업부처는 유치 실적을 말하고 에너지 부처는 부담을 말하며 지자체는 기대만 말하는 식으로는 안 된다. 국가 차원의 조정자가 필요하다. 전기요금 원칙도 세워야 한다. AI 데이터센터가 국가 전략산업이라고 해서 값싼 전기를 무한정 보장할 수는 없다. 전력망 증설 비용과 안정성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분명히 해야 한다. 대형 사업자는 필요한 비용을 정당하게 부담하고 국가는 그 대신 인허가와 계통 접속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 국민 부담으로 기업 투자비를 보조하는 방식은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모든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고 행정 절차만 복잡하게 두는 것도 투자를 막는다. 원칙은 간단하다. 혜택을 받는 자가 비용을 나누어 부담하고 국가는 공정한 룰을 제공해야 한다. 환경 문제도 피할 수 없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와 물을 쓴다. 탄소 배출과 냉각수 문제를 외면하면 지역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환경 논리만 앞세워 모든 투자를 막을 수도 없다. 재생에너지, 고효율 냉각, 폐열 활용, 분산형 전원, LNG와 저장장치의 조합을 현실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탄소중립과 AI 경쟁력은 서로를 부정하는 목표가 아니다. 기술과 비용을 놓고 냉정하게 조합해야 할 국가 과제다. 정치권도 책임을 나눠야 한다. AI 산업을 키운다며 법안을 만들고 사진을 찍는 일은 쉽다. 어려운 일은 전력망을 깔고, 주민을 설득하고, 비용 분담의 원칙을 세우고, 부처 간 이해를 조정하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첨단산업 유치 공약은 넘치지만 정작 변전소와 송전선로 이야기가 나오면 모두 뒤로 물러선다. 그 결과 한국의 산업정책은 화려한 비전과 낡은 인프라 사이에서 비틀거린다.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은 출발점이다. 그러나 전력 해법 없는 특별법은 반쪽짜리다. 인허가를 빠르게 해도 전기가 없으면 서버는 돌지 않는다. 세제를 깎아줘도 송전망이 없으면 투자는 오지 않는다. 국가 핵심사업으로 지정해도 전력 조달이 불확실하면 기업은 해외로 간다. 이것이 기본이고 상식이다. 한국은 반도체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제 AI 시대에는 반도체를 넘어 컴퓨팅 인프라를 가져야 한다. 칩을 잘 만드는 나라에서 칩을 가장 잘 쓰는 나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전기, 냉각, 통신, 보안, 데이터, 인재가 한 묶음으로 움직여야 한다. 어느 하나가 빠지면 AI 강국론은 슬로건이 된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법안 통과를 성과로 포장하기보다 빠진 부분을 직시해야 한다. 전력 특례를 다시 넣느냐 빼느냐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AI 시대에 맞는 전력시장, 송전망 투자, 지역 입지, 비용 분담, 환경 기준, 데이터 주권의 전체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법 하나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기본 체계를 바꾸는 일이다. AI 강국의 첫 조건은 말이 아니다. 전기다. 전기가 있어야 데이터가 돌고, 데이터가 돌아야 모델이 크고, 모델이 커야 산업이 바뀐다. 전력 없는 AI 전략은 모래 위의 전략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구호가 아니라 더 단단한 기반이다. 국회와 정부가 그 상식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2026-05-07 15: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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