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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MOU 임박했지만…호르무즈·핵·제재 곳곳 '지뢰밭'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하면서 중동 위기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양측 모두 합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긴장 완화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정작 핵심 쟁점에서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MOU 서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이란 핵 프로그램,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 등 핵심 의제는 모두 후속 협상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외교적 봉합은 가까워졌지만 실제 이행 단계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이해관계가 다시 충돌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냐 ‘새 질서’냐 가장 민감한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미국은 MOU 체결과 함께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고 이에 맞춰 이란 항만과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완화한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상선과 유조선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급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의 석유가 이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세계 석유 액체연료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해협이 막히거나 통항이 제한되면 국제유가와 해상 물류, 아시아 에너지 수급이 곧바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란의 계산은 다르다. 이란은 해협이 전쟁 이전의 상태로 단순 복귀하는 방식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란은 오만과 함께 해협의 안전과 통항 질서를 관리하는 새로운 체계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이란 측 인사는 호르무즈 해협을 열되 이란과 오만이 정하는 조건, 이른바 통행료를 포함한 새 기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미국이 말하는 ‘국제 항로 정상화’와 이란이 구상하는 ‘지역 관리 질서’ 사이에는 간극이 크다. MOU 문안이 이 문제를 모호하게 넘기더라도 후속 협상에서 해협의 법적 지위, 통항 조건, 통제권 문제는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핵 협상, 미국은 ‘해체’ 이란은 ‘보류’ 이란 핵 문제는 양측 해석 차가 가장 큰 분야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방향에 동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의 폐기 또는 제거, 장기 사찰 체계 구축도 미국이 내세우는 핵심 조건이다. 그러나 이란은 전혀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은 임시 합의가 먼저 이행되지 않는 한 미국과 핵 협상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MOU가 곧 핵 해체 합의라는 미국식 해석과 거리가 있다. 이란은 핵 문제를 전쟁 종식과 제재 완화 이후 다룰 별도 협상 의제로 남겨두려는 모습이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도 충돌 지점이다. 미국은 이란 핵 위협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반출이나 폐기, 국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자국 내 희석 가능성을 주장하며 핵 물질의 해외 반출이나 파괴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 문제는 60일 기술협상의 가장 큰 난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핵 문제는 국내 정치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으로 이란의 핵 야망을 꺾었다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이란은 전쟁 속에서도 핵 주권과 체제 자존심을 지켰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같은 MOU를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승리 서사를 만드는 이유다. ◇제재와 동결자금, ‘선이행’ 놓고 줄다리기 대이란 제재와 동결자금 해제도 순탄치 않다. 이란은 MOU 체결 직후 일부 동결자금이 풀리고 이후 단계적으로 제재 완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자국 여론에 전달하고 있다. 전쟁으로 악화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이란 정부에는 즉각적인 경제 성과가 필요하다. 미국은 이를 ‘성과 기반 합의’로 규정하고 있다. 이란이 해협 개방, 핵 관련 의무, 국제 검증 등 약속을 실제로 이행해야만 경제적 보상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단순히 서명했다고 자금이 풀리거나 원유 제재가 완화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차이는 협상 막판까지 줄다리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란은 서명 전후의 선제적 자금 접근을 원하고, 미국은 검증 가능한 이행 뒤 보상을 고수한다. 양측 모두 국내 여론을 의식해 물러서기 어려운 구조다. 서명 장소와 방식도 아직 유동적이다. 미국 측은 유럽 지역, 특히 제네바 같은 외교 무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상징성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형식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어느 쪽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 보여주는 정치적 장면이 될 수 있다. ◇합의 이후가 더 어렵다 시장 반응은 일단 긴장 완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가능성은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도 호르무즈 인근에서 군사적 긴장이 이어졌다는 점은 합의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이번 MOU가 체결되더라도 남은 60일은 사실상 본협상에 가깝다. 해협 통항, 핵 물질 처리, 사찰 체계, 제재 완화, 동결자금 지급, 이스라엘과 주변국 변수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의제가 없다. 양측이 모두 ‘승리’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합의문이 얼마나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동 위기의 출구가 열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출구가 보인다는 것과 길이 평탄하다는 것은 다르다. 미국과 이란의 MOU는 전쟁을 멈추는 문서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더 어려운 협상의 출발선이 될 수도 있다. 호르무즈의 물길이 다시 열린다 해도 핵과 제재의 매듭이 풀리지 않는다면 중동의 불안은 언제든 다시 유가와 시장, 안보를 흔드는 변수로 돌아올 수 있다.
2026-06-13 1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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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JW신약, '트루패스' 임상 데이터 공개
[경제일보] JW중외제약과 JW신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트루패스(성분명 실로도신)’의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공유하는 ‘J STAR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트루패스는 전립선을 둘러싼 평활근을 이완시켜 배뇨장애를 개선하는 알파차단제다. 전립선 및 방광경부에 밀집된 α1A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해 요도 긴장을 완화하고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을 갖는다. 이번 심포지엄은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전립선비대증 환자 치료 시 안전한 처방 전략과 실로도신의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날에는 유상준 서울대 보라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빠른 증상 개선과 효과 달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에서 초기 증상 완화와 장기적인 배뇨 기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알파차단제 간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 차이는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루패스는 방광출구폐색 개선뿐 아니라 야간뇨, 과활동성 방광 증상 개선에도 효과를 보였고 심혈관 안전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상락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실로도신의 야간뇨 및 수면장애 개선’을 주제로 발표했다. 배 교수는 “야간뇨는 환자의 수면의 질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유럽 3상 임상에서 실로도신은 배뇨증상 개선과 함께 야간뇨 감소 효과를 확인했으며 다수 연구에서 잔뇨 관련 지표 개선도 보고됐다”고 답했다. 둘째 날에는 박상민 노원을지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알파차단제 치료 시 심혈관 관련 고려사항’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 교수는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알파차단제 처방 시 기립성 저혈압에 따른 어지러움, 실신, 낙상 위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α1B 수용체까지 차단할 경우 혈압 저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트루패스는 α1A 선택성이 높아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과 JW신약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확보된 임상 근거와 실제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전립선비대증 치료 영역에서 제품 신뢰도를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에서는 배뇨 증상뿐 아니라 동반 질환과 병용 약물을 함께 고려한 접근이 중요하다”며 “트루패스의 선택적 작용 기전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 옵션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호주·뉴질랜드 기술수출 동아에스티는 호주 제약사 아로텍스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정)의 호주 및 뉴질랜드 지역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세노바메이트의 해당 지역 내 개발 및 판매 권리를 아로텍스에 이전한다. 아로텍스는 현지 인허가와 상업화를 담당하며 동아에스티는 완제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동아에스티는 앞서 2024년 1월 SK바이오팜으로부터 세노바메이트의 한국을 포함한 동·서남아시아,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튀르키예 등 30개국에 대한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5년 11월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재 건강보험 급여 등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세노바메이트는 나트륨 채널 억제와 GABAA 수용체 기능 강화 기전을 통해 신경세포의 과흥분 상태를 조절하는 뇌전증 치료제다. 성인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국가 임상시험에서 발작 빈도 감소와 완전발작 소실 비율 개선 등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아로텍스는 호주 처방의약품 시장 내 주요 로컬 제약사로 호주와 뉴질랜드 전역에 걸친 유통 및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 전문 마케팅 조직을 운영하며 다양한 뇌전증 치료제를 공급하고 있어 해당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정재훈 동아에스티 사장은 “이번 계약은 외부에서 도입한 의약품을 기반으로 한 첫 해외 라이선스 아웃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사업 확대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파트너십과 사업 모델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지속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웅그룹, 8개 법인 SAP 클라우드 전환 완료 대웅그룹 자회사 IT 솔루션 전문기업 idsTrust(대표 성호경)는 대웅그룹 8개 법인의 SA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웅그룹 주요 법인이 사용해 온 SAP 시스템을 기존 온프레미스(자체 서버) 환경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사업으로 총 8개월 동안 14명의 전문 인력이 투입됐다. idsTrust는 기존 대비 절반 수준의 인력과 기간으로 대규모 시스템 전환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비용 효율성과 실행 역량을 동시에 입증했다. 특히 이번 사례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SAP PCE(Private Cloud Edition)를 선도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PCE는 기업 전용 클라우드 환경에서 핵심 업무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기존 업무 특성과 보안 요구사항을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idsTrust는 제약·바이오 산업 특유의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와 규제 환경을 고려해 안정성과 확장성을 갖춘 전환 모델을 구축했다. 또한 프로젝트를 통해 ‘클린 코어(Clean Core)’ 기반도 마련했다. 클린 코어는 ERP 핵심 영역은 표준화된 구조로 유지하고 기업별 요구 기능은 외부 플랫폼과 연계해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과도한 맞춤 개발로 인한 시스템 복잡성을 줄이고 향후 시스템 업데이트와 AI 기반 업무 자동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idsTrust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외부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웅그룹 사례를 레퍼런스로 삼아 제조, 제약·바이오,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SAP 클라우드 전환 및 디지털 전환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AP는 회계, 구매, 생산, 물류, 영업 등 기업 핵심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다수 법인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만큼 전환 과정에서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idsTrust는 각 법인의 업무 환경과 시스템 구조를 사전에 분석하고 운영 특성을 반영해 안정적인 전환을 완료했다. idsTrust는 향후 클라우드 기반 통합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반 업무 자동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판매 예측, 재무 자동화, 재고 최적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성호경 idsTrust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시스템 이전이 아니라 핵심 시스템의 복잡성을 줄이고 표준화를 강화하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검증된 SAP 클라우드 전환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AI 기반 업무 혁신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10 10: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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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한 표의 기준은 생활과 책임이다
[경제일보] 오늘 유권자는 다시 투표소 앞에 선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교체의 절차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이고, 국정 안정과 정권 견제라는 두 구호가 정면으로 맞붙는 정치적 시험대다. 여야는 저마다 심판을 말한다. 여당은 국정 동력을 위해 지방 권력의 교체를 호소하고, 야당은 거대 여당을 견제할 최소한의 힘을 달라고 말한다. 선거에서 심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본질이 심판 구호 하나로 덮여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가 아니다.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도 아니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이들이 다루는 것은 거대한 이념보다 가까운 생활이다. 버스 노선, 주차장, 학교 안전, 돌봄, 병원 접근성, 재난 대응, 쓰레기 처리, 노후 주거 정비, 지역 일자리, 산업단지 규제, 소상공인 지원이 모두 지방 행정의 영역이다. 주민의 하루를 바꾸는 일은 대개 중앙정치의 연설장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회의실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오늘의 한 표는 정당에 대한 호불호만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 어느 후보가 우리 지역의 재정을 제대로 이해하는가. 누가 선심성 공약과 실제 가능한 정책을 구분할 수 있는가. 누가 예산을 아끼고, 필요한 곳에는 과감히 쓸 수 있는가. 누가 개발 이익과 환경 보전, 성장과 복지, 교통과 주거의 균형을 설명할 수 있는가. 유권자가 물어야 할 기준은 분명하다. 내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할 사람인가. 지역의 돈을 자기 정치가 아니라 주민의 삶에 쓸 사람인가. 지금 지방은 위기 앞에 서 있다. 수도권은 과밀과 주거비에 눌려 있고,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에 흔들리고 있다. 지역 대학은 학생을 구하지 못하고, 중소도시는 병원과 학교와 일자리를 동시에 걱정한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말이 아니다. 반대로 일부 지역은 산업 전환의 기회를 맞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바이오, 관광, 물류, 에너지 산업은 지방정부의 판단에 따라 지역의 새 먹거리가 될 수도 있고,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지방정부의 실력이 곧 지역의 생존 능력이 되는 시대다. 이런 때일수록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만 소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여야가 심판론을 외치는 것은 정치의 속성상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유권자까지 그 언어에 갇힐 필요는 없다. 중앙정치의 분노와 피로가 투표장을 지배하면 정작 지역의 문제는 뒤로 밀린다. 선거가 끝나면 중앙정치의 구호는 사라지지만, 부실한 지자체장과 무능한 지방의회는 4년 동안 주민 곁에 남는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이 치른다. 정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방선거를 정권 안정론이나 정권 견제론의 부속품으로 여기는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공천은 정당의 가장 엄중한 책임이다. 당선 가능성만 보고 후보를 세우고, 지역을 잘 아는 인물보다 계파와 충성도를 앞세운다면 지방자치는 허울만 남는다. 지방의회 역시 마찬가지다. 집행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의회, 예산서를 읽지 못하는 의원, 주민보다 정당의 눈치를 보는 지방정치는 민주주의의 하부 구조를 약하게 만든다. 교육감 선거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교육은 한 지역의 미래를 정하는 가장 긴 호흡의 정책이다. 기초학력, 사교육비, 학교폭력, 교권, 디지털 교육, 지역 간 교육 격차는 모두 현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는 늘 정보 부족 속에 치러진다. 유권자가 후보를 모른 채 투표장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학교는 다시 이념과 구호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 교육감은 교육 행정가이지 진영의 대리인이 아니다. 오늘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함이다. 마음에 드는 정당이 있어도 후보를 봐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당이라도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인지 따져야 한다. 공약집을 읽고, 이력을 보고, 전과와 재산, 납세와 병역, 이해충돌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선거는 감정의 배출구가 아니라 책임의 계약이다. 투표용지에 찍는 도장은 분노의 낙인이 아니라 앞으로 4년을 맡기는 위임장이다. 투표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남이 결정한다. 정치가 싫다고 투표장을 떠나면 조직화된 표가 지역의 미래를 가져간다. 지방선거에서 한 표의 가치는 중앙선거보다 더 직접적이다. 몇 표 차이로 구의원과 군의원이 바뀌고, 그 한 사람이 조례와 예산을 바꾼다. 작은 선거일수록 한 표는 더 무겁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말이 아니다. 정해진 날, 정해진 장소에 가서 자기 판단을 남기는 일이다. 좋은 정치가 저절로 오지 않듯, 좋은 지방정부도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묻는 시민이 있어야 답하는 후보가 나오고, 따지는 유권자가 있어야 책임지는 정치가 가능하다. 오늘의 기준은 상식이어야 한다. 지역을 아는 사람, 예산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해결할 사람, 정당의 명령보다 주민의 삶을 먼저 볼 사람을 골라야 한다. 심판도 필요하고 견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는 것은 생활이고 책임이다. 6.3 지방선거의 한 표는 중앙정치의 함성 속에서도 결국 우리 동네의 내일을 선택하는 일이다.
2026-06-03 13: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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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00만 명의 시대, 실버타운 40곳 뿐
숫자는 냉정하다. 2024년 7월 대한민국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19%다. 2030년에는 25%인 130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1000만 명을 위한 노인 주거 시설, 이른바 실버타운은 전국에 40곳·9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고령 인구 대비 0.13%다. 미국은 4.8%, 일본은 2%다. 한국은 선진국의 30분의 1 수준이다. 이것은 준비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 실패의 문제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라는 사실을 모른 것도 아니고, 예측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알면서 10년 넘게 규제의 울타리를 치고, 민간의 진입을 막고, 공공 공급은 연간 1000가구 수준에 묶어뒀다. 그 결과가 지금 이 숫자다. 2015년, 정부가 문을 걸어 잠갔다 현재 실버타운의 공급 공백을 이해하려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정부는 그해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을 전면 폐지했다. 명분은 정당했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고, 불법 분양과 부실 운영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 있는 일부 사업자를 규제하는 대신, 정부는 제도 자체를 없앴다. 분양형이 사라지자 임대형 실버타운만 남았다. 운영 경험이 있는 사업자만 진입 가능하도록 장벽을 높였다. 수익성이 낮은 구조에서 신규 공급은 멈췄다. 규제는 투기꾼을 막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평범한 노인들이 갈 곳을 잃었다. 그 문이 닫힌 채 10년이 흘렀다. '분양형 재도입' — 해법인가, 면피인가 2025년 정부는 9년 만에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을 선언했다.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발표의 조건을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분양형 실버타운이 허용되는 지역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에 한정된다. 강원, 전남, 경북의 인구 소멸 위기 지역들이다. 문제는 노인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그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버타운 수요는 의료·교통·상업시설이 갖춰진 도심에 집중된다. 업계는 한목소리로 "수요가 있는 곳에 짓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부의 답은 "인구 소멸지역부터 시범 운영"이다. 노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지방 소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두 마리 토끼 잡기의 산물이다. '더 클래식 500' 보증금 9억 — 중산층 노인은 갈 곳이 없다 현재 운영 중인 실버타운은 양극화돼 있다. 한쪽 끝에는 보증금 9억 원, 월 생활비 472만 원 이상인 최고급 시설이 있다. 삼성 노블카운티의 임대료는 인근 아파트의 2.19배 수준이다. 다른 한쪽 끝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지원 시설이 있다. 그 사이, 중산층 노인을 위한 시설은 사실상 전무하다. 은퇴 후 중소도시 아파트를 보유하고, 국민연금을 받으며, 자녀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고 싶은 노인 — 이 나라 노인의 대다수가 속하는 이 계층을 위한 실버타운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가 말하는 '중산층 위한 실버스테이'는 아직 계획 단계다. 1000만 노인 시대에 정책은 여전히 미래형이다. 규제를 풀어도 안 짓는 이유 — 수익성의 벽 정부가 위탁 운영 경험 요건을 없애고 호텔·보험사·리츠까지 사업자 범위를 넓혔지만, 민간이 선뜻 뛰어들지 않는 이유가 있다. 실버타운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임대료 인상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수익 구조가 취약하다. 의료·돌봄 서비스를 병행해야 하는 운영 부담도 크다. 이 구조에서 민간이 찾는 출구는 두 곳이다. 고급화해서 마진을 높이거나, 서비스 질을 낮춰 비용을 줄이거나. 중산층을 위한 합리적 가격의 실버타운은 규제를 풀어도 시장이 자동으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것은 공공 투자와 제도 설계가 함께 가야 가능한 영역이다. 정부는 규제 완화로 책임을 시장에 넘겼지만, 시장은 그 빈자리를 채우지 않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 세 가지 방향이 즉각 논의돼야 한다. 첫째, 분양형 실버타운 허용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에서 수요 집중 지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수도권 도심 내 역세권, 의료기관 인접 지역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둘째, 중산층 노인을 위한 공공 주도 공급 모델이 필요하다. LH 고령자복지주택 공급 목표를 연 3000가구에서 대폭 상향하고, 민관 협력 모델을 통해 속도를 내야 한다. 셋째, 서비스 품질 기준을 법제화해야 한다. 분양형 재도입 이후 과거처럼 부실 운영과 투기 악용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얼마에 공급하느냐'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대한 구체적 기준 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노인 1000만 명의 나라에 실버타운이 40곳뿐이라는 사실은, 이 사회가 노인의 주거를 얼마나 오랫동안 정책의 변방에 방치해왔는지를 보여준다. 분양형 재도입은 늦었지만 반가운 출발이다. 그러나 노인들이 살고 싶은 곳에 짓지 못하고, 중산층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면, 숫자만 바뀔 뿐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2026-05-2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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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선 후 부동산 세제개편 급물살…장특공 손질 어디까지?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끝나면 부동산 세제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택 양도소득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다주택자 중과 같은 세금 문제는 유권자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때문에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전까지 세제 강화 논의를 전면화하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그동안 물밑에서 검토해온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첫 단계는 시작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지난 10일 재개되면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는 다시 무거운 세 부담을 지게 됐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중과 대상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지 못한다. 2022년 5월부터 이어진 한시적 유예가 4년 만에 끝난 것이다. 정부가 추가 유예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부동산 시장을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주택자에게 열어뒀던 한시적 출구를 닫고 앞으로는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제 혜택을 더 촘촘히 나누겠다는 뜻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개편으로 옮겨가고 있다. 장특공은 주택 등을 오래 보유한 뒤 팔 때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현행 제도상 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 초과 고가 주택을 양도할 때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40%, 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4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여당이 문제 삼는 부분은 보유와 거주를 같은 비중으로 대우하는 현행 구조다. 실제로 살지 않은 주택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로 큰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이 실거주자 보호 원칙에 맞느냐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1주택자의 주거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역시 장특공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실거주 중심으로 제도를 손질할 필요성은 인정했다. 이에 따라 7월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장특공 폐지가 아니라 보유 공제와 거주 공제의 비율 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 보유에 따른 혜택은 줄이고, 실제 거주 기간이 긴 1주택자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장특공이 사실상 ‘장기거주특별공제’에 가까운 제도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에도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공제를 없애고, 일정 기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자에게 거주 기간 중심의 공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의 개정안은 한발 더 나아가 장특공 자체를 폐지하고,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2억원 세액공제 방식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이들 법안이 곧바로 정부·여당의 공식안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책 명분은 분명하다. 1주택자라고 모두 같은 실수요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방이나 해외에 살면서 서울 핵심지 고가 주택을 장기간 보유할 경우, 전세를 끼고 보유만 해온 경우까지 같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다. 정부·여당이 말하는 실거주 중심 세제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충격을 줄이려면 설계는 정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장특공은 단순한 감면 제도가 아니다. 장기 보유 과정에서 물가 상승으로 발생한 명목이익에 대한 과세 부담을 완화하고, 단기 투기 거래를 억제하며 일정 시점에는 매도를 유도하는 기능도 해왔다. 이를 급격히 축소하면 세 부담이 커진 소유자들이 집을 팔기보다 버티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급매물이 나왔지만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자 매물이 줄고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금이 높아지면 반드시 매물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팔아도 남는 것이 적다고 판단하면 소유자는 매도를 미루는데 이 경우 세제 강화가 오히려 매물 잠김과 거래 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 개편은 다주택자 규제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직장 발령, 자녀 교육, 부모 부양, 질병 치료, 해외 근무 등 불가피한 이유로 본인 주택에 살지 못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비거주 보유로 묶으면 조세 형평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도 속도 조절을 주문한다. 한국경제학회장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주택자는 다주택자와 달리 보유 주택이 하나뿐이어서 실거주 전환이나 증여를 선택하면서 매물 잠김이 심화될 수 있다”며 “보유 공제를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공제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정부·여당의 선택지를 3가지 정도로 내다봤다. △보유 공제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 △투기적 비거주와 불가피한 비거주를 구분하는 방안 △시행 시기에 유예기간과 경과 규정을 두는 방안 등이다. 실거주자 보호라는 원칙은 지키되 시장 참여자들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세제개편의 성패는 세금을 얼마나 더 걷느냐가 아니라 시장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6·3 지방선거 이후 정부와 민주당은 정치적 부담을 덜고 세제개편 논의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이 1단계라면 장특공 개편은 2단계다. 문제는 속도와 강도다. 실거주 중심 세제라는 방향은 타당하지만 과도한 세 부담은 거래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정부·여당이 내놓을 7월 세제개편안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매물 잠김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5-11 10: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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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노량진 뉴타운, 강남급 하이엔드 브랜드 타운 변모…'아크로 리버스카이' 눈길
[경제일보]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가 ‘상전벽해’ 과정을 거치며 강남권을 위협하는 새로운 하이엔드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고시촌과 수산시장으로 상징되던 노량진이 약 9,0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뉴타운으로 재탄생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경연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곳은 DL이앤씨의 ‘아크로 리버스카이’다. 국내 하이엔드 주거 문화를 선도해 온 '아크로'는 이미 반포의 ‘아크로 리버파크’, 성수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을 통해 한강변 부촌의 지도를 바꾼 독보적인 브랜드로 통한다. 이번 단지 역시 아크로만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한강의 상징성을 극대화한 설계를 선보이며,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한강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아크로 벨트' 핵심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강 조망권과 브랜드 프리미엄이 결합된 상징성은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랜드마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전망이다. 실제로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단순히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을 넘어, 예술적인 외관 디자인과 특화 설계가 집약된다. 고급스러운 특화 마감재 적용은 물론, 입주민들이 한강 뷰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카이 라운지가 조성된다. 또한, 단지 내 조경은 하이엔드 조경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크로만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어우러진 ‘아크로 가든 컬렉션’이 적용되며, 모든 타입에 공간에 취향을 더한 인테리어 솔루션 ‘디 셀렉션(D Selection)’이 적용되어 남들과 똑같은 집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인테리어를 입주와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제안한다(임대세대 제외). 단지가 들어서는 노량진 뉴타운은 서울 핵심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개발 속도가 더뎌 주거지로는 저평가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 구역이 속도를 내며 정비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곳은 지하철 1·7·9호선이 교차하는 입지에 한강 조망권을 갖춰 여의도와 용산, 강남을 잇는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의 중심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근 정비사업 트렌드인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주요 건설사들이 이곳을 단순한 재개발 단지가 아닌,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핵심 단지로 만들기 위해 자사의 최상위 브랜드를 대거 도입하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노량진은 여의도 금융업무지구의 배후 주거지이자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곳"이라며 "개발 완료 시 반포와 흑석을 잇는 한강변 고급 주거벨트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지하 4층~지상 29층, 10개 동, 전용면적 36~140㎡ 총 987가구로 조성된다. 일반 분양은 285가구이며, △36㎡ 43가구 △44㎡ 9가구 △51㎡ 39가구 △59㎡ 16가구 △84㎡A 73가구 △84㎡B 59가구 △84㎡C 37가구 △84㎡T1 3가구 △84㎡T2 3가구 △140㎡P 3가구 등 수요자 선택의 폭을 넓힌 다양한 주택형으로 구성한다. 주택전시관은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2741(지하철 3호선 매봉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될 예정이다.
2026-04-30 15: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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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석유 최고가격제',세금 쏟아붓는'보편적 혜택' 이대로 좋은가
[경제일보] 정부가 제4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달 중동전쟁 발발 이후 휘몰아친 고유가 파고 속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대로 묶어둔 것은 분명 정책적 성과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대로 최고가격제가 물가를 최대 0.8%포인트 낮추는 ‘방파제’ 역할을 했고, 덕분에 서민들의 급한 불을 끈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행 한 달을 넘기며 4차 고시에 이른 지금, 우리는 이 제도가 품고 있는 위험한 독소와 불합리한 구조를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이 정책의 혜택이 과연 누구에게 가고 있느냐는 형평성의 문제다. 현재의 석유 최고가격제는 소득 수준이나 사용 목적과 관계없이 기름을 넣는 모든 이에게 똑같은 할인 혜택을 주는 '보편적 복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문제는 그 비용을 고스란히 국민의 혈세로 메우고 있다는 점이다. 1차와 2차 시행 단 4주 만에 정유사 손실 보전액으로 나간 돈이 벌써 1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확보한 4조 2,000억 원의 예산은 국제 유가 상승폭에 비추어 볼 때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낼 것이 자명하다. 과연 고급 승용차를 몰며 여유로운 소비를 즐기는 계층의 기름값까지 국민 세금으로 보조해 주는 것이 정의로운가. 정작 유가 폭등에 생계를 위협받는 농민, 배달 기사,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이 고소득층의 연료비 절감으로 새어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에너지 지출 비중이 상위 20%보다 3배 이상 높은 현실에서, 타겟팅 되지 않은 보편적 가격 통제는 자원 배분의 왜곡을 심화시킬 뿐이다. 또한, 인위적인 가격 억제는 시장의 ‘가격 신호’를 마비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소비를 줄이는 것이 경제의 상식이다. 그러나 최고가격제라는 가림막에 가려진 소비자들은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조차 가격 왜곡에 따른 부작용과 재정 부담을 우려한 것은 이 정책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방증이다. 생산자물가는 30% 넘게 폭등했는데 소비자물가만 2%대에 머무는 이 기형적인 ‘착시 현상’은 결국 언젠가 누군가가 치러야 할 거대한 청구서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제 '긴급 처방'의 단계를 넘어 '정밀 타격'의 단계로 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 4차 시행 기간 중이라도 제도의 틀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편적 가격 누르기에서 벗어나, 생계형 종사자와 취약계층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에너지 바우처나 유류비 환급 방안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세금으로 유가를 통제하는 것은 고통의 시간을 잠시 늦추는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안보든 경제든 '정치적 편의주의'가 상식을 앞설 때 시스템은 망가진다. 물가 수치 하나를 방어하기 위해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해치고 형평성을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4차 고시 이후의 출구 전략을 서둘러 마련하라. 서민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명분이 고소득층의 혜택으로 변질되고 세금 낭비로 이어지는 지금의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시장 원리를 존중하되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보다 정교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2026-04-23 15: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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