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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쏠림' 흔드는 삼전닉스 계약학과…최상위권 선택 기준이 바뀐다
[경제일보] 자연계 최상위권 입시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의대가 절대 우위를 지켜온 이공계 입시 판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이른바 ‘삼전닉스’ 반도체 계약학과가 서울대 자연대 합격선을 넘어섰다. 일부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는 지방권 의대보다 높은 합격선을 기록하며 의대 턱밑까지 추격했다. 입시 현장의 변화는 단순한 ‘인기 학과’ 현상이 아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기업 채용 안정성, 억대 성과급 기대, 첨단산업 인재 확보전,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도입 논의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최상위권 수험생의 진로 선택 기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96.2점…서울대 자연대 앞질렀다 21일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정시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수능 국어·수학·탐구 평균 점수는 96.2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대 자연대 합격자 평균 점수 95.8점보다 0.4점 높은 수준이다. 대학별로는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98.0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97.0점, 성균관대 반도체 관련 학과 96.0점, 서강대·연세대 반도체 관련 학과가 각각 95.0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합격선은 2026학년도 지방권 의대 평균 합격선 97.2점보다 높았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역시 지방권 의대 평균과 거의 같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서울권 의대 평균 합격선은 98.8점, 경인권 의대는 99.0점으로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계 최상위권 진로 선택은 ‘의대냐, 서울대 공대냐’ 구도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해 정시 결과는 여기에 ‘대기업 반도체 계약학과’라는 세 번째 축이 본격적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도 입시 변수로 계약 기업별 차이도 나타났다. SK하이닉스와 채용 협약을 맺은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점수는 96.7점으로, 삼성전자와 계약한 연세대·성균관대 평균 95.5점보다 1.2점 높았다. 이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두각을 나타낸 흐름이 수험생 선호에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입시업계에서는 “과거에는 기업 브랜드 자체가 절대적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적 전망, 성과급 기대, 직무 성장성, 산업 내 위상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본다. 실제 2026학년도 대기업 계약학과 정시 지원자는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7개 대기업 16개 계약학과 정시 지원자는 2478명으로 전년 1787명보다 38.7% 증가했다. 전체 경쟁률도 9.77대 1에서 12.77대 1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계약학과 지원자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취업 보장·장학금·성과급…‘진로 불확실성’ 줄인 학과의 힘 반도체 계약학과의 가장 큰 강점은 ‘입학과 동시에 진로의 상당 부분이 정해진다’는 점이다.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협약을 맺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장학금, 현장실습, 인턴십, 졸업 후 채용 연계 등의 혜택을 받는다. 특히 반도체 계약학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국내 대표 제조기업과 직접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크다. 과거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를 선호한 핵심 이유는 직업 안정성과 고소득 기대였다. 그런데 반도체 계약학과가 이 두 요소에 상당 부분 근접하면서 선택지가 달라지고 있다. 의대는 긴 수련 과정과 지역의사제, 필수의료 배치 논의 등 정책 변수가 커졌다. 반면 반도체 계약학과는 4년 학부 교육 이후 대기업 취업이라는 경로가 비교적 명확하다. 여기에 HBM, 인공지능 반도체,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차량용 반도체 등 산업 확장성이 더해지면서 ‘공대 진학의 기대수익’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평가다. ◆산업계에는 반가운 신호…하지만 수도권·대기업 쏠림도 과제 이번 결과는 산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 신호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강국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첨단 패키징, AI 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공정·소자·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고급 인재 확보가 필수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학과 협력해 육성한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생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대학 1기생 졸업이 시작되면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 인원이 연간 400~48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계약학과 인기가 높아질수록 수도권 주요 대학과 대기업 중심의 인재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 대기업 계약학과는 전국 13개 대학, 18개 학과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수도권과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집중돼 있다. 지방 일반대학의 참여 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추진해왔지만, 실제 우수 인재가 일부 대기업 협약 학과에 몰릴 경우 중견·중소 반도체 기업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인력난은 계속될 수 있다.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키우려면 계약학과 확대뿐 아니라 지역 대학, 전문대학, 대학원, 현장 재교육을 잇는 다층적 인재 공급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7학년도 입시 최대 변수는 의대 증원과 지역의사제 입시업계는 2027학년도 정시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의 합격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대 모집 인원이 늘어날 경우 지방권 의대 합격선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에 동시 합격할 경우 수험생이 어느 곳을 선택할지 주목된다”며 “선택에 따라 계약학과와 의대 합격선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7학년도 반도체 학과 모집도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학사 분석에 따르면 서울권 반도체 학과 수시 모집 대학은 2026학년도 14개교에서 2027학년도 15개교로 늘고, 수시 모집 인원은 502명에서 564명으로 62명 증가한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협약 계약학과 수시 모집 인원은 205명으로 변동이 없고, 증가는 일반 반도체 학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입시 경쟁이 두 갈래로 나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계약학과의 초고득점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 반도체 학과를 통한 첨단산업 진입 경쟁이다. 계약학과는 취업 안정성이 강점이고, 일반 반도체 학과는 특정 기업에 묶이지 않고 진로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대 독주 시대의 균열…핵심은 ‘지속 가능한 선택지’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약진은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겪어온 의대 쏠림 현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상위권 인재가 산업 현장으로 향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특히 반도체는 한국 수출과 제조업의 핵심 축이다. 인재가 모이지 않으면 기술 초격차도, 공급망 주도권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입시 합격선 상승만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계약학과를 선택한 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과정, 연구 환경, 직무 배치, 장기 경력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대기업 취업 보장이 단기 유인이라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 역량은 장기 유인이다. 이번 정시 결과는 수험생들이 더 이상 대학 간판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제 ‘어느 대학이냐’와 함께 ‘어떤 산업으로 가느냐’, ‘졸업 후 어떤 경로가 열리느냐’를 따진다. 의대 일변도였던 자연계 입시가 산업과 노동시장 변화에 반응하기 시작한 셈이다. 한 입시컨설팅 관계자는 “입시 판도 변화의 본질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지방의대보다 높았다는 한 줄의 숫자에만 있지 않다”며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와 청년 세대의 안정 욕구가 한 지점에서 만났다는 데 있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부상은 최상위권 인재 시장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지만 그 파장은 대학, 기업, 지역, 의료정책, 산업전략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6-21 12: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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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블로 임상 중간결과 공개…아시아 환자 효과 확인 外
[경제일보] 대웅제약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9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당뇨 신약 ‘엔블로’의 ‘ENVELOP’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당뇨병 극복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총 63개 세션과 213명의 발표, 106편의 포스터 발표가 이어졌다. ENVELOP 연구는 김신곤 고려대 의대 교수팀이 주도한 다기관 대규모 연구로 엔블로의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를 아시아 환자 대상 실제 진료 환경에서 평가하기 위해 설계됐다. 특히 본 연구는 SGLT-2 억제제 간 최초의 직접 비교(Head-to-Head) 임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비열등성을 검증 중이다. 현재 대상자 2862명 중 약 88%가 등록됐으며 중간 분석 결과 당화혈색소, 신기능, 단백뇨 지표에서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안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중대한 약물이상반응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환자 중심의 실제 임상 근거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향후 당뇨병 치료 기준과 처방 근거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발표를 진행한 김신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GLP-1 계열이 각광받고 있으나 확실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와 비용효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SGLT-2 억제제가 독보적인 우수성을 입증해 가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 환자에 대한 장기적 근거를 확보하고 K-메디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철 대웅제약 ETC마케팅 본부장은 “ENVELOP 연구는 실제 진료 환경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블로의 차별화된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세계 최초의 SGLT-2 억제제 간 직접 비교 데이터인 만큼 국내에서 치료 선택 기준을 바꿀 수 있는 학술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외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강화하고 한국형 임상 근거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당뇨병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보령, ESG 경영 강화…CP A등급·탄소중립 추진 성과 보령은 2025년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6’을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ESG 경영 성과와 중장기 전략이 담겼으며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필요한 약을 끝까지 구한다’는 정신을 자전거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보령은 지난해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에 주력해 경구용 페니실린계 항생제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하고 세포독성항암제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추진했다. 또한 소세포폐암 환자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연탄 나눔·급여 우수리 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강화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태양광 설비 도입, 친환경 차량 운영 등을 추진했으며 예산캠퍼스는 ‘자발적 에너지효율목표제 우수 사업장’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이와 함께 멸종위기종 황새 복원을 위해 인공 둥지 설치와 서식지 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윤리경영 측면에서는 공정거래 및 청탁금지 교육을 강화하고 자율준수 체계를 구축해 ‘2025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이번 보고서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지난 한 해 보령의 노력과 실행 과정이 담겨 있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대응, 사회적 책임 이행, 투명한 거버넌스 강화 등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사적 차원의 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체중 50% 줄였다”…대원제약, ‘4중 작용 비만신약’ 전임상 공개 대원제약이 다중 작용 기전 기반 비만·대사질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4일 말했다. 대원제약은 오는 5일부터 8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 참가해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 중인 ‘GLP-1/GIP/GCG/Gastrin 4중 작용제’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해당 후보물질은 체중 감량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 보호와 신장 기능 개선까지 동시에 겨냥한 다중 표적 신약이다. 기존 비만 치료제가 장기 투여 시 체중 감소 정체나 장기 기능 저하 우려가 제기돼온 점을 고려한 설계다. 대원제약은 이번 전임상에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3중 작용제 기전에 가스트린 수용체 활성화를 추가해 세포 재생과 장기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동물실험에서는 약물 투여 22일 만에 대조군 대비 최대 50% 이상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 공복 혈당 역시 대조군(223 mg/dL) 대비 최대 70 mg/dL 수준까지 낮아지는 등 유의미한 약리 효과가 확인됐다. 회사 측은 학회에서 체중, 음식 섭취량, 혈당 변화 등 주요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가스트린 기전을 결합한 다중 작용제 개발을 통해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장기 기능 회복까지 겨냥한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2026-06-04 16: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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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현직 안정론' 버티기냐, 신용한 '충북 교체론' 확산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충북지사 선거는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와 신용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산업 프로젝트 연속성을 앞세워 재선에 나서고 있고 신 후보는 “충북도 새 성장판을 짜야 한다”며 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조사 방식과 문항에 따라 두 후보가 각각 선두권을 형성했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보층 비중도 높아 충북 특유의 막판 표심 이동이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은 전국 선거 때마다 민심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해 온 지역으로 꼽힌다. 보수와 진보 어느 한쪽도 쉽게 안심하기 어려운 곳이다. 청주권은 인구와 여론의 중심축이고 충주·제천 등 북부권과 진천·음성 등 중부권은 산업과 균형발전 이슈에 민감하다. 이번 선거 역시 정권 구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도정 평가와 후보 경쟁력, 산업 정책, 교통망, 의료 인프라 문제가 함께 얽혀 있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초접전’에 가깝다. KBS청주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충북도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차기 충북지사 적합도에서 김영환 10%, 신용한 9%로 나타났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송기섭 진천군수는 각각 8%였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고 ‘없다·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0%였다. 중부매일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충북 거주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 신용한 14.3%, 노영민 12.3%, 송기섭 12.2%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서는 김영환 13.9%, 조길형 9.3%, 윤갑근 5.9%, 윤희근 5.9%였다. 이 조사 역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두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부분은 선두가 압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전체 후보군 적합도와 정당별 후보 적합도는 성격이 다르다. 이를 단순 비교해 “민주당 우세”나 “김영환 우세”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KBS청주 조사에서는 유보층이 40%였고 중부매일 조사에서는 민주당 적합도 문항 유보층이 55.1%, 국민의힘 적합도 문항 유보층이 65.0%였다. 충북지사 선거가 아직 고정 지지보다 관망층 판단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영환, 현직 경험은 ‘무기’…도정 피로감은 ‘부담’ 김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현직 경험과 인지도다. 국회의원과 장관을 거쳐 충북지사를 맡아 온 이력은 도정 운영과 중앙정부 협의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충북 경제계 일부에서는 반도체·바이오·첨단산업 유치 흐름을 끊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후보는 재선 구도에서 “추진 중인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오송 바이오클러스터, 반도체 산업 기반, 충청권 광역교통망, 중부내륙 발전 전략은 충북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다. 현직 도지사로서 이미 주요 현안을 다뤄왔다는 점은 선거 과정에서 계속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오송 바이오클러스터는 충북의 핵심 성장축이다. 첨단재생의료와 바이오의약품, 백신 산업이 결합된 오송은 충북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대표 산업 거점으로 평가된다. 김 후보는 이를 기반으로 “산업 흐름을 이어갈 검증된 도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현직 프리미엄은 곧 평가 부담이기도 하다. 지역 경기 회복이 도민 체감으로 충분히 이어졌느냐는 질문이 남아 있다. 청주권 집중 논란과 북부권 소외감, 중부권 산업 성장의 과실 배분 문제도 선거 과정에서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자영업자와 청년층에서는 “대형 산업 프로젝트에 비해 실제 생활 체감은 크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단순 안정론을 넘어 산업 성과가 실제 일자리와 지역 상권으로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용한, 교체 기대감은 ‘강점’…조직 확장성은 ‘과제’ 신 후보는 “충북도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과거처럼 이념 중심이 아니라 산업과 생활 문제 중심으로 선거를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 후보는 중부매일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적합도 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경력을 바탕으로 균형발전과 산업 재편 메시지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신 후보는 충북도 중앙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오송 바이오와 반도체, 교통망 사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충청권 변화 흐름과 연결해 “충북도 새 성장판을 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실적 과제도 있다. 충북 전역 조직력과 인지도를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핵심이다. 특히 농촌 지역과 고령층에서는 국민의힘 기반이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후보 입장에서는 청주권과 중부권 우세 흐름을 충주·제천 등 북부권으로 얼마나 확장하느냐가 중요하다. 동시에 중도층이 교체론에 얼마나 호응하느냐도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반도체·교통망…충북 표심은 생활경제를 본다 이번 충북지사 선거 핵심 의제는 산업과 교통이다. 반도체는 충북의 핵심 전략 산업 가운데 하나다. 청주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기반이 형성돼 있다. 후보들은 기업 투자 유치와 인력 양성, 산업단지 조성, 전력·용수 인프라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 산업 공약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원과 입지, 인력 공급 계획까지 제시돼야 한다. 교통망도 표심을 흔드는 변수다. 충북은 수도권 접근성과 충청권 내부 연결성이 모두 중요하다. GTX 연장과 충청권 광역철도, 중부내륙 교통망 확충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의제지만 도민들의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노선 발표보다 착공 가능성과 예산 확보, 실제 통근시간 단축 효과가 중요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의료 인프라 문제 역시 빠질 수 없다. 충북은 지역 의료 공백과 응급의료 접근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료 확충 논의가 선거 공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김영환 ‘검증된 도정’…신용한 ‘충북 교체론’ 총력전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충북지사 선거가 전국 지방선거 흐름과도 연결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김 후보는 검증된 도정 운영을 앞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미 추진 중인 산업과 교통 프로젝트를 자신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보층이 많은 상황에서는 경험과 안정감을 강조하는 전략이 고령층과 보수 성향 중도층에 먹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신 후보는 충북 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충북이 새로운 성장 흐름으로 가야 한다는 메시지와 중앙정부 연계론을 결합해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충청권 정치권 관계자는 “충북지사 선거는 아직 후보보다 유보층이 더 커 보이는 선거”라며 “청주권 표심과 중부권 산업 민심, 북부권 균형발전 요구가 어디서 만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충북 선거는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다. 현직 지사의 안정론과 신 후보의 교체론이 맞붙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 유권자는 판단을 미루고 있다. 오송 바이오와 반도체, 교통망과 의료 인프라 같은 생활경제 의제가 남은 기간 후보들의 실력을 가를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26-05-1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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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만으론 부족"…심장·신장까지 당뇨 치료 패러다임 바뀐다
[경제일보] “결국 당뇨병 치료의 목적은 혈당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습니다.” 류영상 조선의대 조선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14일 한국 노보노디스크가 주최한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치료 현장의 적용 실태’를 주제로 미디어 세션에서 당뇨병 치료의 본질적 목표를 이같이 규정하며 혈당 중심 접근을 넘어선 통합 관리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적용 현황’을 주제로 심혈관·신장 질환과 체중 관리까지 고려하는 최신 치료 전략을 다뤘다. 발표는 류 교수와 조윤경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맡았다. 류 교수는 ‘국내 2형 당뇨병의 의학적 미충족요구’를 주제로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과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합병증 예방의 중요성과 통합적 접근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당뇨병은 혈중 포도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부족보다 ‘인슐린 저항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이 증가하면서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이에 따라 당뇨병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중 가장 문제는 젊은 당뇨병인데 2021~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는 약 533만명으로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약 1400만명, 국내 당뇨병 유병자 중 질환을 진단받은 비율을 의미하는 ‘당뇨병인지율’은 약 74.7%로 높은 수치다. 그러나 당화혈색소(HbA1c) 6.5% 미만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 비율을 의미하는 ‘당뇨병조절률’은 약 32.4% 수준에 불과하다. 류 교수는 “혈당 조절만으로는 당뇨병 합병증을 충분히 예방할 수 없다”며 “당뇨병 환자에게는 심뇌혈관 질환, 만성 신장질환, 망막병증, 신경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 암 발생 위험 증가 등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뇨병은 기대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30대는 남자는 14년, 여자는 16년이 줄었으며 40대는 10년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환자가 체감하는 부담도 크다. 식이조절과 운동, 약물치료, 혈당 측정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연간 의료비 부담도 상당하다. 삶의 질 역시 비당뇨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치료 전략은 ‘통합 관리’로 전환되는 추세다. 혈당뿐 아니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동반 질환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혈압·지질·혈당을 동시에 조절한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에는 혈당 강하뿐 아니라 심장·신장 보호 효과를 동시에 가진 치료제도 등장하고 있다. SGLT2 억제제나 GLP-1 수용체 작용제 등이 대표적이다. 류 교수는 “이제 당뇨병 치료는 혈당 중심에서 벗어나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위험 인자를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다각적 접근이 합병증 예방과 생존율 개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교수는 “당뇨병 치료는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합병증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당뇨병 치료는 인슐린과 일부 경구약에 의존해 혈당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는 혈당 조절이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에 기반한 접근이었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는 혈당을 지나치게 낮출 경우 저혈당 위험이 커지고 일부 환자에서는 오히려 심혈관 질환과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혈당을 많이 낮추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특히 고령 환자나 유병 기간이 긴 환자에서는 치료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뇨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계기로는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 연구가 꼽힌다. 해당 약제는 혈당을 낮추는 동시에 심혈관 질환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이며 치료 방향 전환의 계기가 됐다. 조 교수는 “이후 당뇨병 치료 목표는 단순 혈당 조절이 아니라 생존율 개선과 합병증 감소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현재는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 등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활용되고 있다. 이들 약제는 저혈당 위험이 낮으면서 체중 감소, 심장·신장 보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진료 지침은 환자의 동반 질환과 특성을 고려한 맞춤 치료를 강조한다. 기존에는 메트포르민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상황에 따라 다른 약제를 우선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가 바뀌고 있다. 조 교수는 “예를 들어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 GLP-1 계열 또는 SGLT2 억제제, 심부전이나 신장질환이 있으면 SGLT2 억제제, 비만이 동반되면 GLP-1 계열 등으로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질환 상태, 체중, 혈당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에서는 혈당 외에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은 일반인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조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 고위험군은 55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만 관리 역시 핵심 치료 요소로 꼽힌다. 체중 감량만으로도 당뇨병이 호전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혈당 수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합병증 없이 오래 살도록 돕는 것”이라며 “다양한 치료 옵션을 활용한 통합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4-14 16: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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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냐 공대냐' 이분법 아닌, 두 영역을 융합하는 전략적 사고 필요.
[경제일보] 의과대학을 향한 대한민국 사회의 열망은 이제 하나의 ‘집단적 신념’에 가까워졌다. 입시를 앞둔 가정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까지도 “의대만 가면 인생은 안정된다”는 공식을 거의 의심하지 않는다. 실제로 의사가 되면 비교적 높은 소득, 안정된 직업 지위, 긴 직업 수명이라는 이점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 점에서 의대 선호 현상을 단순한 과열이나 왜곡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가정의 합리적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합리성’이 사회 전체로 확장될 때 나타나는 구조적 편향이다. 모든 자원이 한 방향으로 쏠릴 때, 다른 가능성은 말라버린다. 공학, 기초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영역이 함께 성장해야 할 생태계에서, 의대 쏠림은 결국 국가의 미래 역량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공자는 “군자는 의를 따르고 소인은 이익을 따른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고 했다. 개인의 선택이 ‘이익’에 치우칠 때, 공동체는 ‘의’라는 균형을 잃기 쉽다. 반면 중국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공대 중심의 인재 양성 정책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연구 중심 대학을 확대하고 과학기술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우주항공,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며 ‘과학기술 패권’을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니라, 국가의 장기적 생존 전략에 가깝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시작되고(天下難事 必作於易), 큰 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이루어진다(天下大事 必作於細)”는 구절이 있다. 오늘의 인재 양성 방향은 작아 보일지라도, 결국 수십 년 뒤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큰 결과’로 이어진다. 이 점에서 중국의 선택은 느리지만 분명한 축적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대를 선호하는 한국과 공대를 중시하는 중국, 어느 쪽이 더 ‘희망’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단정적으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 의료 인력 역시 사회에 필수적이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한국에서 의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문제는 ‘비율’과 ‘균형’이다. 한 사회가 특정 직업군에 과도하게 집중할 때, 그 사회는 외부 충격에 취약해진다. 맹자는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있다(恒産者有恒心)”고 했다. 안정된 생계 기반이 있어야 올바른 마음도 유지된다는 뜻이다. 한국 사회가 의대를 선호하는 배경에도 바로 이 ‘항산’에 대한 갈망이 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항산’은 개인의 안정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것은 산업 경쟁력, 기술 자립, 혁신 역량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 기반이 약해질 경우, 개인의 안정 역시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의 방향이 아니라 선택의 구조다. 의대와 공대가 대립하는 구도가 아니라, 서로를 지탱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해법이다. 의료 역시 과학기술과 결합할 때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바이오 기술,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 인공지능 등은 의학과 공학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대표적 영역이다. 한국이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의대냐 공대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두 영역을 융합하는 전략적 사고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의대 일극 체제가 지속된다면, 한국은 안정된 개인은 많을지언정 도전하는 국가는 되기 어렵다. 반대로 중국식 공대 집중 전략은 단기적으로 개인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말해, 희망은 특정 선택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균형과 안목에 있다. 눈앞의 안정만을 좇는 사회는 결국 정체에 빠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회는 일시적 불안을 감수하더라도 도약의 기회를 얻는다. 지금 한국 사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 아이를 어디에 보낼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이다.
2026-04-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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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병 방치하면 식도·대장암 키운다"…동국제약, '잇몸 관리'와 암 연관성 조명
[경제일보] 동국제약과 대한치주과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8회 잇몸의 날' 행사를 열고 '철저한 잇몸 관리, 소화기암 위험을 줄이기'를 올해의 슬로건으로 발표했다. 잇몸 관리가 단순히 치아 보존을 넘어 소화기암 발생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재용 중앙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잇몸 건강과 식도암과의 관계’를 주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따르면 식도암은 전 세계 발생률 11위, 사망률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발생 순위보다 사망 순위가 더 높은데 이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암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도암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또한 대부분의 식도암은 '편평세포암' 형태로 나타나며 주로 60대 이상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주요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지목돼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구강 건강 상태 역시 중요한 위험 요인임이 알려졌다. 박 교수는 "연구 결과 여러 구강 건강 지표가 식도암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며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16%,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10%, 취침 전 칫솔질 부족할 경우 8%, 세정도구 사용부족은 10%로 더 식도암 발생 위험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과를 통해 치주질환과 같이 구강 내 미생물 불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구강 건강 상태가 식도암과 관련된 하나의 건강 지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구강 위생관리의 중요성을 한 번 더 강조했다. 이어 국중기 조선대 치과대학 구각생화학교실 교수는 ‘잇몸병 세균이 대장암에 미치는 생물학적 기전을 설명했다. 국 교수는 2024년 네이처지에 발표된 본인 연구인 'A distinctFusobacterium nucleatumclade dominates the colorectal cancer niche'를 통해 구강 내 치주질환의 원인균인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이 위산을 견디고 대장까지 도달해 암세포 성장을 돕는 과정을 전했다. 국 교수는 "실제 동물실험에서도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 중에서도 '아종 애니멀리스 C2'세균이 대장암의 발병 초기 과정과 진행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잇솔질뿐만 아니라 치간 칫솔, 가글 등을 통해 입속 세균총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의 기초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자 이성조 단국대 치과대 치주과학교실 교수는 실제 암 투병 환자들을 위한 구강 관리의 경제적·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이 교수는 "암 환자는 항암 치료로 침 분비가 감소해 구강 내 염증이 급증하고 이는 통증과 영양 불량으로 이어져 전신 상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암 환자는 구취, 미각 이상, 치은염, 치주염, 치아 우식 등 다양한 구강 내 합병증을 겪는 만큼 잇몸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며 고불소·무향 치약 사용, 알코올 없는 구강 세정제 활용, 항암 치료 2~4주 전 사전 구강 검진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는 "동국제약은 국민의 구강 건강 증진을 핵심 가치로 삼고 대한치주과학회와 함께 잇몸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예방 중심의 건강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캠페인을 통해 국민 건강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3-19 16: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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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大 狂風'과 中國의 '硏究型 崛起'… 과학 國富를 잃은 나라에 미래는 없다
[경제일보] 천하의 형세는 흐르는 물과 같아, 잠시도 멈추지 않고 변한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다(水善利萬物而不爭)"고 했으나, 오늘날 국가 간의 패권 다툼은 물길을 돌려 스스로의 옥토를 만들려는 치열한 생존 전쟁이다. 이 전쟁의 핵심 병기(兵器)는 다름 아닌 '과학기술'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인재라는 귀한 물줄기가 '국부(國富)의 창출'이라는 바다로 흐르지 못하고 '의대 입시'라는 거대한 웅덩이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최근 발표된 '네이처 인덱스'의 성적표는 가히 충격적이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3년째 세계 1위를 수성했다. 더 무서운 것은 질적 도약이다. 상위 10개 연구기관 중 9개를 중국이 싹쓸이하는 동안,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는 서울대와 KAIST의 순위는 뒷걸음질 쳤다. 중국이 딥시크(DeepSeek)와 같은 초격차 AI 모델을 내놓고 인공지능, 로봇,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집어삼키는 저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 전략산업의 엔진을 '대학'으로 설정하고, 젊은 인재들을 파격적으로 대우하며 '연구형 대학'이라는 신형 무기를 실전 배치한 결과다. 중국의 푸야오과학기술대나 대만구대학의 출범을 보라. 이들은 전통적 상아탑에 안주하지 않는다. 1학년부터 전공 벽을 허물고, 화웨이 같은 초일류 기업의 멘토를 붙여 산업 현장에서 즉각 통용되는 지식을 연마한다. 이공계 인재가 국가의 보배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어떤가. 국가 전체가 '의대 블랙홀'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지방 의대 증원 소식에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은 전공 서적 대신 다시 수능 교재를 펼쳐 든다. 매년 1만 명의 석·박사급 두뇌가 기회의 땅을 찾아 해외로 떠나는 마당에, 남은 인재들마저 환자의 환부만 들여다보겠다고 줄을 서는 나라에 무슨 내일이 있겠는가. 인류결정(Human Destiny)』에서 강조하듯, 인류의 진보는 정신적 갈망과 지적 탐구가 물리적 환경을 극복할 때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인재들은 '지적 탐구'가 아닌 '안정적 수익'이라는 세속적 욕망에 매몰되어 있다. 물론 생명을 살리는 의업(醫業)은 숭고하다. 그러나 AI가 진단과 수술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미래 사회에서, 국가 인재의 90%가 의대에 목을 매는 것은 명백한 '자원 배분의 왜곡'이자 '국가적 자살 행위'다. 도덕경의 가르침대로 "족함을 모르는 것보다 큰 화는 없다(禍莫大於不知足)"고 했다. 특정 직역의 기득권과 그를 쫓는 맹목적 추종이 과학 입국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중국은 제조 강국을 넘어 '지식 강국'으로 대전환을 이루며 신질(新質) 생산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들은 기초과학이라는 뿌리를 깊게 내리고, 인재라는 양분을 전폭적으로 공급한다. 우리가 안이하게 "그래도 기술은 우리가 앞서겠지"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져 있을 때, 저들은 이미 우리의 뒤통수를 넘어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있다. 과학기술이 무너진 나라는 결국 타국의 기술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엄중한 경고다. 정부에 묻는다. 연구개발(R&D) 예산을 깎았다가 다시 늘리는 갈지자 행보와 땜질식 처방으로 어떻게 천하의 인재를 붙잡겠는가.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보상 체계를 확립하고, 이공계 인재가 의사보다 더 높은 사회적 존경과 실질적 혜택을 누리는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은 산업의 엔진으로 거듭나야 하고, 교육 시스템은 입시 기술자가 아닌 '연구 전사'를 길러내는 구조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 "근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本立而道生)"고 했다. 국가의 근본은 인재요, 인재의 길은 국익과 인류의 진보를 향해야 한다. '의대 광풍'이라는 집단 최면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중국의 기술 패권 아래 신음하는 변방의 낙오자로 전락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재의 물길을 다시 과학의 바다로 돌려라. 그것만이 망국(亡國)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2026-03-17 09: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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