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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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사람과 마음 그리고 길(道)
[경제일보] 세계가 요동치는 시대일수록 경영의 본질은 더욱 또렷해진다. 전쟁과 분쟁, 기술의 급변과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수많은 기업이 방향을 잃고 흔들린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혼돈의 시기야말로 ‘무엇이 본질인가’를 묻는 질문이 가장 선명하게 떠오른다. 경영은 과연 숫자와 전략의 문제인가, 아니면 인간과 마음의 문제인가. 이 물음에 대해 한 기업가의 삶은 분명한 답을 던진다. 하워드 슐츠가 쓴 'Pour Your Heart Into It'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그것은 ‘경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하나의 철학적 선언이다. 그는 커피를 판 것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을 설계했고, 이윤을 쫓은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기업을 만들고자 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말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슐츠의 경영 또한 그러했다. 그는 권력이나 통제를 앞세우지 않았다. 대신 직원과 고객이라는 ‘낮은 곳’을 향해 흘렀다. 그 결과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 회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제3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경영의 첫 번째 원리는 여기서 시작된다. 기업은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곳이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은 숫자이지만, 그 공간에서 나누는 대화와 온기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이것이 바로 경영의 보이지 않는 자산이며, 어떤 기술이나 자본보다 오래 지속되는 힘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덕으로 이끌면 사람이 스스로 따른다”고 했다. 슐츠가 보여준 직원 중심 경영은 이 구절을 현대적으로 증명한다. 슐츠는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스톡옵션을 나누어 ‘종업원’이 아니라 ‘파트너’로 대했다. 이는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신뢰의 선언이었다. 그 신뢰는 다시 고객에게 전달되어 브랜드의 힘으로 축적되었다. 불가에서는 금강경을 통해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 가르친다. 머무름 없이 마음을 내라는 뜻이다. 경영에 이를 적용하면 집착을 내려놓되 본질을 지키라는 의미로 읽힌다. 슐츠는 성장의 유혹 속에서도 품질을 타협하지 않았다. 더 빠른 확장을 위해 본질을 희생하는 길을 거부했다. 이는 단순한 전략이 아니라 ‘집착하지 않되 중심을 잃지 않는’ 태도였다. 또한 성경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된다”고 말한다. 스타벅스의 일관된 품질 관리와 고객 경험은 바로 이 원리를 따른다. 커피 한 잔의 온도, 매장의 향기, 바리스타의 미소와 같은 사소해 보이는 요소들이 쌓여 결국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든다. 위대한 기업은 거대한 전략이 아니라 작은 원칙의 반복에서 완성된다. 슐츠의 여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217번의 거절이다. 수많은 투자자가 그의 비전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집념이 아니라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이었다. 주역은 말한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막히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 실패와 거절은 끝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과정이며, 그 과정을 통과한 자만이 지속 가능한 길에 이른다. 더 깊이 들어가면 그의 경영 철학은 개인의 상처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산업재해로 보호받지 못한 채 일자리를 잃는 모습을 본 경험은 그에게 하나의 맹세를 남겼다. “노동의 존엄이 지켜지는 기업을 만들겠다.” 이는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책임의식이었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조직이기 이전에,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그는 몸으로 깨달았다. 이 점에서 우리는 한민족 고유의 경전인 천부경의 사유를 떠올릴 수 있다.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하나는 시작이면서 시작이 없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시작은 자본이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며, 그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결정한다. 결국 기업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외형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신의 깊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속도와 확장을 강조한다. 그러나 속도는 방향을 대신할 수 없다. 방향 없는 속도는 결국 스스로를 소모시킬 뿐이다. 슐츠가 보여준 길은 분명하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경험을 설계하며, 원칙을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경영은 기술이 아니라 도(道)다. 그리고 그 도는 언제나 인간에서 출발해 인간으로 돌아온다. 위대한 기업은 머리로 계산되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가슴으로, 그리고 신념으로 만들어진다. 이 첫 번째 이야기는 기업이 무엇으로 버티고 서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겉으로는 상품을 내놓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선택받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다. 어느 지점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기업의 길은 달라진다.
2026-04-08 1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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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1.7조 자사주 소각…역대 최대 주주환원 外
[경제일보] 셀트리온은 약 1조7154억원 규모의 자사주 911만주를 오는 4월 1일 소각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소각은 제3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승인받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진행되는 것으로 변경상장 예정일은 4월 13일이다. 셀트리온은 당초 임직원 스톡옵션 보상용으로 보유했던 300만주를 포함해 총 911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 자사주 소각 규모를 합친 것보다 큰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소각 물량은 보유 자사주의 약 74%, 전체 발행주식의 약 4%에 해당한다. 나머지 약 323만주는 인수합병, 신기술 도입, 시설 투자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도 결정했다. 총 2억1861만주를 대상으로 약 1640억원 규모이며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이후 첫 비과세 배당으로 실질 배당 효과가 커질 전망이다. 이로써 셀트리온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약 103%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향후 3년 평균 40%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셀트리온은 중장기적으로 현금배당을 EBITDA 대비 3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올해도 높은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며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을 통해 신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투셀, ADC 신약 ‘첫 환자 투여’…임상 진입 본격화 차세대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업 인투셀이 자사 ADC 후보물질 ‘ITC-6146RO’의 임상 1상에서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다기관·공개 방식으로 용량 증량을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고 적정 용량 설정 후 초기 항암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ITC-6146RO는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B7-H3’를 표적으로 하는 ADC다. 정상 조직에서는 발현이 제한적인 특성을 활용해 종양 선택성을 높였으며 세포독성 페이로드를 결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후보물질에는 인투셀의 ADC 플랫폼 기술인 ‘오파스’와 ‘선택성 증가기술(PMT)’이 적용됐다. 오파스는 종양 내 선택적 약물 방출을 유도하는 링커 기술이며 PMT는 페이로드 효율을 높여 항암 효과를 강화한다. 인투셀은 이번 임상을 통해 플랫폼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인투셀 관계자는 “첫 환자 투여는 임상 진입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을 검증해 글로벌 개발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HLB생명과학, 조직은행 허가 취득…인체조직 이식재 사업 본격화 HLB생명과학이 조직은행 허가를 취득하며 인체조직 이식재 사업 확대에 나섰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허가로 뼈, 연골, 근막, 피부 등 다양한 인체조직을 취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면서 관련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성과는 지난달 의료기기 전문기업 올소테크와 인체조직 이식재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회사는 이를 계기로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HLB생명과학이 공급할 ‘프리덤인젝트 리필’은 인체유래 무세포 동종진피 주사제로 피부를 원재료로 한 인체조직 기반 제품이다. 인대, 근육 등 손상 조직의 치료와 수술 보조에 활용되며 실온 보관이 가능해 의료 현장에서의 편의성도 높다. 이 제품은 피부 조직에서 세포와 지방을 제거하고 콜라겐 등 세포외기질을 보존한 생체소재로 연조직과 관절의 재건 및 재생, 회복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HLB생명과학은 이번 허가를 발판으로 인체조직 기반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을 중심으로 공급을 시작하고 향후 판로를 점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백윤기 HLB생명과학 대표이사 선임 예정자는 “조직은행 허가는 인체조직 이식재 사업 본격화를 위한 핵심 기반”이라며 “국내 공급 확대와 함께 재생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3-24 14: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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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SHB 증자에 글로벌 자금 몰린다…드래곤캐피털 등 참여
[경제일보] 베트남 상업은행 SHB가 대규모 유상증자에 글로벌 투자기관을 대거 유치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번 사모 발행에는 드래곤캐피털(Dragon Capital)과 비나캐피털(VinaCapital) 등 주요 투자기관이 참여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HB는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사모 방식으로 발행하는 주식의 투자자 명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행 규모는 2억주로 기존 발행주식의 약 4.35% 수준이다. 은행은 이번 발행을 통해 약 3조3700억동을 조달할 계획이다. 확보한 자금은 기업 운영자금 대출과 고정자산 투자 금융 지원 등 생산 활동을 위한 대출 확대에 활용될 예정이다. 투자자 명단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대거 포함됐다. 드래곤캐피털(Dragon Capital) 계열 펀드는 약 3400만주 매입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대표 펀드인 베트남 엔터프라이즈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Vietnam Enterprise Investments Limited)를 비롯해 삼성 베트남 증권 마스터 투자신탁(Samsung Vietnam Securities Master Investment Trust), 하노이 인베스트먼트 홀딩스(Hanoi Investments Holdings Limited) 등이 참여한다. 한국 자산운용사인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Korea Investment Management) 계열 펀드도 약 1300만주 매입을 신청했다. 참여 펀드는 KIM 베트남 성장주 펀드(KIM Vietnam Growth Equity Fund), TMAM 베트남 주식 모펀드(TMAM Vietnam Equity Mother Fund), KITMC 월드와이드 베트남 RSP 밸런스드 펀드(KITMC Worldwide Vietnam RSP Balanced Fund), KITMC 월드와이드 차이나 베트남 펀드(KITMC Worldwide China Vietnam Fund) 등이다. 이 밖에도 한화생명 베트남(Hanwha Life Vietnam)은 약 1250만주, 비나캐피털(VinaCapital)은 약 1055만주 매입을 신청했다. 베트남 기관 투자자 가운데서는 PVI 자산운용(PVI Asset Management)이 약 6250만주를 신청해 가장 큰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 PVI 인프라 투자펀드(PVI Infrastructure Investment Fund)는 약 2500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또 FPT 캐피털(FPT Capital)은 약 2996만주, HPP 투자펀드(HPP Investment Fund)는 약 1250만주 매입을 신청했다. 시장에서는 다수의 전문 투자기관이 참여한 점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자본 확충을 통해 SHB가 대출 확대와 성장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베트남 중앙은행은 SHB의 자본금 증액 계획을 승인했다. 은행은 약 7조5000억동 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자본금을 약 53조4420억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베트남 민간 상업은행 가운데 상위권 규모다. 증자 계획에 따르면 SHB는 총 7억5000만주를 발행한다. 이 가운데 2억주는 사모 방식으로 전문 투자자에게 배정한다. 기존 주주 대상 유상증자는 약 4억5940만주이며 임직원 스톡옵션 성격의 ESOP는 약 9060만주다. SHB는 베트남 증시에서 유동성이 높은 은행주 가운데 하나로 VN30지수(VN30 Index) 구성 종목에도 포함돼 있다. 시장에서는 베트남 증시가 향후 선진지수 편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SHB가 FTSE 글로벌 올캡 지수(FTSE Global All Cap Index) 편입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시가총액, 유동성, 정보 투명성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SHB는 국내 자본 확충과 함께 해외 자금 조달도 추진하고 있다. 은행은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국제 자금 조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는 장기 성장 전략을 위한 추가 재원 확보 목적이다. 실적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SHB는 2025년 세전이익 약 15조0280억동을 기록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이는 주주총회에서 제시한 목표의 약 104% 수준이다. 2025년 말 기준 총자산은 약 892조6000억동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자산 규모는 1000조동에 가까운 수준까지 확대됐다. SHB는 지난 30여년 동안 자본 안정성, 유동성, 자산 건전성, 수익성 지표를 꾸준히 개선하며 금융 기반을 확대해 왔다. 은행은 앞으로 디지털 금융과 소매 금융 중심 전략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동남아 지역을 대표하는 디지털 리테일 은행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6-03-12 17: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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