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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으로 읽는 경영 이야기 | 1편 스타벅스] 위대한 기업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사람과 마음 그리고 길(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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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으로 읽는 경영 이야기 | 1편 스타벅스] 위대한 기업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사람과 마음 그리고 길(道)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곽윤호·허찬욱 기자
2026-04-08 10:24:03
스타벅스 매장 내 음료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스타벅스 매장 내 음료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스타벅스코리아]

[경제일보] 세계가 요동치는 시대일수록 경영의 본질은 더욱 또렷해진다. 전쟁과 분쟁, 기술의 급변과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수많은 기업이 방향을 잃고 흔들린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혼돈의 시기야말로 ‘무엇이 본질인가’를 묻는 질문이 가장 선명하게 떠오른다. 경영은 과연 숫자와 전략의 문제인가, 아니면 인간과 마음의 문제인가.
 
이 물음에 대해 한 기업가의 삶은 분명한 답을 던진다. 하워드 슐츠가 쓴 'Pour Your Heart Into It'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그것은 ‘경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하나의 철학적 선언이다. 그는 커피를 판 것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을 설계했고, 이윤을 쫓은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기업을 만들고자 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말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슐츠의 경영 또한 그러했다. 그는 권력이나 통제를 앞세우지 않았다. 대신 직원과 고객이라는 ‘낮은 곳’을 향해 흘렀다. 그 결과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 회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제3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경영의 첫 번째 원리는 여기서 시작된다. 기업은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곳이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은 숫자이지만, 그 공간에서 나누는 대화와 온기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이것이 바로 경영의 보이지 않는 자산이며, 어떤 기술이나 자본보다 오래 지속되는 힘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덕으로 이끌면 사람이 스스로 따른다”고 했다. 슐츠가 보여준 직원 중심 경영은 이 구절을 현대적으로 증명한다. 슐츠는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스톡옵션을 나누어 ‘종업원’이 아니라 ‘파트너’로 대했다. 이는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신뢰의 선언이었다. 그 신뢰는 다시 고객에게 전달되어 브랜드의 힘으로 축적되었다.
 
불가에서는 금강경을 통해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 가르친다. 머무름 없이 마음을 내라는 뜻이다. 경영에 이를 적용하면 집착을 내려놓되 본질을 지키라는 의미로 읽힌다. 슐츠는 성장의 유혹 속에서도 품질을 타협하지 않았다. 더 빠른 확장을 위해 본질을 희생하는 길을 거부했다. 이는 단순한 전략이 아니라 ‘집착하지 않되 중심을 잃지 않는’ 태도였다.

또한 성경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된다”고 말한다. 스타벅스의 일관된 품질 관리와 고객 경험은 바로 이 원리를 따른다. 커피 한 잔의 온도, 매장의 향기, 바리스타의 미소와 같은 사소해 보이는 요소들이 쌓여 결국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든다. 위대한 기업은 거대한 전략이 아니라 작은 원칙의 반복에서 완성된다.
 
슐츠의 여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217번의 거절이다. 수많은 투자자가 그의 비전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집념이 아니라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이었다. 주역은 말한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막히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 실패와 거절은 끝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과정이며, 그 과정을 통과한 자만이 지속 가능한 길에 이른다.
 
더 깊이 들어가면 그의 경영 철학은 개인의 상처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산업재해로 보호받지 못한 채 일자리를 잃는 모습을 본 경험은 그에게 하나의 맹세를 남겼다. “노동의 존엄이 지켜지는 기업을 만들겠다.” 이는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책임의식이었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조직이기 이전에,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그는 몸으로 깨달았다.
 
이 점에서 우리는 한민족 고유의 경전인 천부경의 사유를 떠올릴 수 있다.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하나는 시작이면서 시작이 없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시작은 자본이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며, 그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결정한다. 결국 기업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외형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신의 깊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속도와 확장을 강조한다. 그러나 속도는 방향을 대신할 수 없다. 방향 없는 속도는 결국 스스로를 소모시킬 뿐이다. 슐츠가 보여준 길은 분명하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경험을 설계하며, 원칙을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경영은 기술이 아니라 도(道)다. 그리고 그 도는 언제나 인간에서 출발해 인간으로 돌아온다. 위대한 기업은 머리로 계산되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가슴으로, 그리고 신념으로 만들어진다.

이 첫 번째 이야기는 기업이 무엇으로 버티고 서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겉으로는 상품을 내놓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선택받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다. 어느 지점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기업의 길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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