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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경제일보] 증시는 본래 흔들리는 곳이다. 그러나 흔들림에도 결이 있다. 기업 실적과 경기 전망이 바뀌어 흔들리는 시장과 금융상품의 구조가 스스로 진동을 키워 흔들리는 시장은 다르다. 전자는 가격 발견의 과정이지만 후자는 시장 장치의 부작용일 수 있어서다. 최근 한국 증시를 둘러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은 바로 이 지점에 서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의 급등락은 한국 증시의 체온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AI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다. 반도체 랠리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그 랠리 위에 과도한 레버리지가 얹히고 다시 그 레버리지가 주가 변동을 키우는 구조다. 불길이 오를 때는 더 큰 불꽃처럼 보이지만 바람이 바뀌면 같은 구조가 시장을 덮치는 역풍이 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삼성전자가 하루 3% 오르면 관련 2배 상품은 대체로 6% 상승을 목표로 한다. 반대로 3% 하락하면 손실도 6% 안팎으로 커진다. 겉으로는 단순하다. 그러나 속은 복잡하다. 이 상품은 장기 보유용이 아니라 ‘하루 수익률’을 맞추는 단기 매매형 상품이다. 주가가 오르내리는 경로에 따라 누적 수익률은 기초주식의 2배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원금이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 자금 유입 속도는 이미 위험 신호를 보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ETF는 지난 5월 27일 출시됐다. 이후 6월 19일까지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레버리지 ETF 약 8조2000억원, 인버스 2배 ETF 약 3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은 9조1500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5조2200억원까지 불어났다. 단기간에 특정 종목, 특정 방향, 특정 투자자층에 자금이 쏠린 것이다. 금융당국의 경고음도 이례적으로 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라고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초 고환율 국면에서 해외로 나간 개인투자 자금을 국내로 돌리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반도체주 쏠림과 과열 매매, 개인투자자 손실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된 셈이다. 정책의 선의가 시장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문제의 핵심은 리밸런싱이다. 레버리지 ETF는 약속한 2배 노출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무렵 포지션을 조정해야 한다.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주가가 떨어지면 더 판다. 보통 투자 격언은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라”고 하지만 레버리지 ETF의 구조는 특정 국면에서 정반대로 작동한다. 상승장 후반에는 매수 압력을 키우고 하락장에서는 매도 압력을 보탠다. 시장이 안정적일 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쏠림이 심하고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이 기계적 매매가 가격 변동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된다. 더 위험한 것은 이 상품이 ‘ETF’라는 익숙한 이름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ETF는 대개 분산투자, 낮은 비용, 투명한 운용이라는 이미지로 소비된다. 그러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일반적인 ETF와 다르다. 분산투자 상품이 아니라 특정 기업 한 곳에 2배로 베팅하는 파생형 상품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우량한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고 해서 상품 자체의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기업의 주식도 나쁜 가격과 나쁜 구조를 만나면 위험한 투자 대상이 된다. 개인투자자는 세 가지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 첫째, 손실 확대 위험이다. 하루 10% 하락은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20% 안팎의 손실로 번질 수 있다. 둘째, 경로 의존 위험이다. 10% 하락 뒤 10% 상승해도 원금은 회복되지 않는다. 레버리지 상품은 그 괴리가 더 커진다. 셋째, 유동성 위험이다. 시장이 급변할 때 호가가 얇아지면 실제 체결 가격은 투자자가 예상한 가격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장 초반과 장 막판, 급락장에서는 이 위험이 더 커진다. 그렇다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모두 금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금융시장은 위험을 없애는 곳이 아니라 위험을 가격화하고 배분하는 곳이다. 위험을 이해한 전문투자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과 위험을 충분히 알지 못한 개인투자자에게 손쉬운 투기 수단을 열어주는 것은 다르다. 문제는 자유가 아니라 균형이다. 상품 혁신이 시장 발전을 이끌 수 있지만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위험을 가계에 떠넘기는 것은 금융의 본령이 아니다. 향후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판매·거래 규제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사전교육, 예탁금 요건, 투자성향 확인, 위험고지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정 규모 이상 순자산이 불어난 상품에 대해서는 리밸런싱 영향 점검, 괴리율 관리, 유동성공급자 의무 강화가 필요하다. 특정 종목과 특정 상품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투자경고 체계와 상장 유지 기준도 더 촘촘해져야 한다. 투자자 역시 이 상품을 ‘우량주 투자’가 아니라 ‘고위험 단기 파생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손자병법>에선 “잘 싸우는 자는 세에 의지한다”고 했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개별 투자자의 판단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구조와 흐름이 시장의 세를 만든다. 지금 한국 증시의 세는 AI 반도체 기대, 개인투자자의 추격 매수,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 리밸런싱, 높은 회전율이 한데 엉킨 모양새다. 이 세가 상승장을 밀어 올릴 때는 누구도 위험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세가 하락장을 밀어붙일 때는 누구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가려면 상품을 많이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기업, 깊은 유동성, 합리적 투자자 보호, 엄격한 상품 심사가 함께 가야 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은 한국 자본시장이 어디까지 위험을 허용할 것인가를 묻는 시험대다. 답은 분명하다. 시장의 활력은 살리되 시장을 카지노로 만드는 장치는 걷어내야 한다. 투자자의 선택권은 존중하되 선택의 대가를 제대로 알리는 장벽은 높여야 한다. 증시는 꿈을 먹고 오른다. 그러나 꿈에 레버리지를 얹으면 탐욕이 된다. 탐욕이 시장의 엔진이 되는 순간 변동성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라 구조가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반도체 랠리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니다. 불필요한 기름통을 치우는 일이다. 시장은 뜨거울수록 냉정한 규율이 필요하다.
2026-07-06 16: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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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제5차 해외건설진흥계획 수립…기술·금융 앞세워 수주 체질 전환
[경제일보] 국토교통부가 해외건설 산업의 방향을 단순 시공 수주에서 기술·금융 기반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한다. 선진 건설사들은 기술력과 금융 조달 능력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중국·튀르키예 등 후발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해외 수주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건설 정책 방향을 담은 ‘제5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은 해외건설촉진법에 따라 마련하는 법정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업계 간담회와 공공기관 협의체,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해외건설진흥위원회 심의로 확정됐다. 국토부가 제시한 핵심 방향은 기술력, 글로벌 금융, 지원 기반 확충이다. 해외건설을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새정부 해외건설 정책 방향을 구체화한 것으로 해외 인프라 펀드 확대와 기술선도 성장 기조도 반영됐다. 우선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기술을 해외 수주 모델로 연결할 계획이다. 현수교와 초고층 건축, 침매터널 등 기존 경쟁력이 확인된 분야를 바탕으로 설계·조달·시공(EPC)뿐 아니라 운영·유지관리(O&M)까지 포함한 전주기 패키지 사업 진출을 돕는다. 새로운 수주 분야도 발굴한다. 기존 시공 기술을 부유식 해상플랜트(FLNG), 데이터센터,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확장하고 철도·공항 등 한국형 인프라를 신호·통신·보안·운영시스템까지 묶은 패키지 상품으로 육성한다. 한국형 도시개발 제도를 먼저 수출해 우리 기업에 유리한 사업 환경을 만들고 도시 기반시설에 AI 서비스를 결합한 ‘AI 시티’ 수출도 지원한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바이오매스 등 전략기술 기반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시장개척부터 사업화까지 단계별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사업기획과 설계·시공·운영을 총괄하는 프로젝트관리(PM) 기업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금융 지원도 확대된다. 국토부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우리 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기업매칭펀드, 해외 국부펀드·국책은행과 공동 투자하는 국가별 전략펀드 등 새로운 형태의 해외건설 인프라 펀드를 조성한다. 단순 도급 수주가 아니라 사업 지분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늘리기 위한 장치다. 이와 함께 맥쿼리, 스미토모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개발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양질의 사업을 확보하고 다자개발은행(MDB) 협력 전담팀을 신설해 우리 기업의 MDB 사업 참여를 지원할 방침이다. KIND는 양질의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구조화하는 글로벌 디벨로퍼로 키운다. 중소·중견기업 지원과 인재 양성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 MDB 사업과 연계해 중소·중견기업의 첫 해외 진출을 돕고 인프라·금융 전문 학위과정과 PM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정상순방 등 고위급 경제외교와 연계한 ‘팀코리아’ 방식의 수주 지원도 확대한다. 이번 기본계획의 첫 실행 사례는 미국에서 구체화된다. 국토부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김이탁 제1차관을 단장으로 한미 협력 수주지원단을 워싱턴D.C.에 파견했다. 미국 에너지부와의 장관급 면담에서 발굴한 정부 간 인프라 협력사업을 실제 수주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일정이다. 김 차관은 네바다주 리튬·붕소 플랜트 건설사업 업무협약 체결 행사에 참석해 우리 기업의 수주도 지원한다. 해당 사업은 미국 에너지부의 정책금융 대출이 약정된 프로젝트로 KIND는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EPC 참여를 준비 중이다. 국토부는 이 사업을 글로벌 금융과 공동 투자하는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이어 미국 에너지부 차관과 신규 정부 간 협력사업 발굴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사업과 관련해 미국 농무부 차관을 만나 협력 범위를 넓히고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와 세계은행 관계자와도 도시개발·교통·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이번 한미 협력 수주지원단 파견은 제5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 수립 이후 추진하는 첫 글로벌 금융 협력사업이다”라며 “양국 장관급 면담에서 다진 협력 기반을 구체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기업이 양질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며 해외건설 산업의 체질 전환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6 09: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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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클라우드·NHN두레이, DB증권과 맞손…AI 업무혁신 나선다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이 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업무 효율성과 보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AI 기반 협업 플랫폼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NHN클라우드와 NHN두레이는 DB증권 전사에 AI 협업 플랫폼을 공급하며 금융권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NHN클라우드와 NHN두레이는 DB증권과 업무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은 지난 29일 서울 DB증권 본사에서 열렸으며, 곽봉석 DB증권 대표와 나홍석 NHN클라우드 전무, 백창열 NHN두레이 대표 등이 참석해 AI 기반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구축과 업무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DB증권은 메일과 메신저, 프로젝트, 전자결재, 근무 관리 등을 통합 제공하는 AI 협업 플랫폼 '두레이'를 전사에 도입한다. 구축 사업은 올해 하반기 착수해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두레이와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업무 효율성과 협업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번 구축에는 구독형 AI 서비스 '두레이 AI'도 함께 적용된다. 두레이 AI는 메일과 메신저, 위키 등 협업 기능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서비스로,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지원한다. 고객사는 보안 정책과 업무 환경에 맞춰 원하는 AI 모델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금융권 특성을 고려한 보안 환경도 함께 구축한다. NHN클라우드는 금융권의 보안 규제와 내부 통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고객사 전용 환경을 제공하는 '전용 인프라 분리 서비스'를 적용한다. NHN클라우드는 이를 통해 SaaS의 확장성과 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금융회사가 요구하는 보안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개인정보 보호와 내부망 관리 등 규제가 엄격해 SaaS 도입 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NHN두레이는 해당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 전용 보안 체계를 지속 강화해 왔다. 지난 2024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국내 협업 솔루션 최초로 금융보안원의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 안전성 평가'와 'SaaS 제공자 평가'를 모두 통과하며 금융권 도입에 필요한 보안 검증을 완료했다. DB증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은 금융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라며 "NHN의 선진적인 클라우드 인프라와 협업 플랫폼, AI 역량을 바탕으로 한층 더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업무 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시장에서 검증한 기술력을 금융권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두레이는 지난 2020년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SaaS 인증을 획득하며 공공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4000여개 민간 기업과 기관, 150여 개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금융권에서도 현재 20여개 금융기관이 두레이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NHN클라우드와 NHN두레이는 이번 DB증권 구축을 계기로 금융권 AI 협업 플랫폼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레이 구축뿐 아니라 중장기 디지털 전환(DX) 전략 수립과 AI 기반 업무 혁신 체계 구축, 클라우드 기반 업무 환경 고도화, 디지털 역량 강화, 신규 클라우드·DX 사업 발굴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금융 특화 AI·클라우드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전용 인프라와 협업 툴을 함께 제공해 금융권의 까다로운 보안 요구사항과 유연한 SaaS 활용 니즈를 동시에 충족하는 통합 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회사들이 규제와 보안에 철저히 대응하면서도 클라우드와 SaaS의 강점을 100% 누릴 수 있는 표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30 09: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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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증시, 천수답 시장을 끝내야 한다
[경제일보] 비가 오면 살고, 비가 오지 않으면 말라 죽는다. 천수답의 운명이다. 지금 한국 증시가 그렇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가 커져도, 외국인 수급과 미국 기술주 흐름, 환율과 금리, 지정학 리스크가 흔들리면 시장은 하루아침에 출렁인다. 오를 때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처럼 달리지만 빠질 때는 안전벨트 없는 롤러코스터처럼 추락한다. 최근 코스피 장세는 그 단면을 숫자로 보여줬다. 지난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71포인트, 9.99% 급락한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종가 대비 낙폭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의 충격이었다. 그런데 하루 뒤인 24일 시장은 다시 급반등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52.95포인트, 1.86% 오른 8356.79로 출발했다. 며칠 전에는 9000선을 넘보던 지수가 하루 만에 8200선으로 밀리고 다시 하루 만에 반등을 시도하는 장세가 반복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승장인지, 조정장인지, 거품 붕괴의 전조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더 불안한 것은 지수의 반등에도 공포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24일 94.81까지 치솟았다. 장중에는 97선을 넘어서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는 올랐는데 공포지수도 함께 오른 셈이다. 이는 시장이 단순히 ‘싸졌으니 사자’는 반등 국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단순한 변동성이 아니다.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외부 변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를 안고 있었다.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빠지는 수급 구조, 반도체와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산업 쏠림, 상승장마다 반복되는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시장의 흔들림을 키웠다. 증시가 경제 전체의 체온계가 아니라 특정 산업과 외국인 매매의 체온계처럼 움직인다면 충격 흡수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 시장은 홀로 움직이지 않는다. 금리와 환율, 기업 실적과 정책 신뢰, 투자 심리와 국제 정세가 얽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다. 미국 반도체주가 흔들리면 한국 지수도 흔들리고 달러가 강해지면 외국인 이탈을 걱정한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유가와 환율이 먼저 반응하고, 미국 금리 전망이 바뀌면 국내 성장주와 기술주가 흔들린다. 외부 충격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충격을 흡수할 둑과 저수지가 없다면 매번 위기는 반복된다. 천수답 시장에서 벗어나려면 국내 장기자금의 힘을 키워야 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이 단기 매매의 보조자가 아니라 시장의 하방을 받치는 축이 돼야 한다. 한국 가계 자산은 여전히 부동산에 치우쳐 있다. 노후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안정적으로 흘러 들어가고 배당과 성장의 과실을 장기적으로 나누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한국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라는 빗물만 기다리지 않는다. 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는 지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다. 투자자가 기업 이익의 주인으로 대우받는다는 확신이 약했기 때문이다. 배당은 들쑥날쑥했고 자사주 매입은 소각보다 주가 방어용 이벤트로 소비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시장이 믿는 것은 말이 아니라 반복된 행동이다. 벌면 나누고, 투자하면 설명하고, 실패하면 책임지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산업 저변도 넓혀야 한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심장이지만 심장만으로 몸 전체가 건강해질 수는 없다. 바이오, 방산, 조선, 전력기기, 로봇, 콘텐츠, 금융, 친환경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이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코스닥도 단기 테마장이 아니라 혁신기업의 성장판이 돼야 한다. 지수 상승의 과실이 소수 대형주에 머물면 시장은 넓어지지 않고 넓지 않은 시장은 충격에도 약하다. 레버리지 투자 관리도 필요하다. 빚을 낸 투자와 고위험 ETF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하락장에서 매도 압력은 증폭된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키우는 도구처럼 보이지만, 급락장에서는 시장 전체를 흔드는 화약고가 된다. 금융당국은 투자자의 자유를 존중하되 위험 설명, 증거금 관리, 고위험 상품 판매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증권사도 거래대금 확대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고객이 오래 살아남아야 시장도 오래 간다. 제도 인프라도 선진시장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실패는 한국 시장이 아직 글로벌 투자자에게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접근하기 쉬운 시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외환시장 접근성, 영문 공시, 배당 절차, 공매도와 결제 인프라를 국제 기준에 맞춰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제도는 도입보다 작동이 중요하다. 변동성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시장은 본래 흔들린다. 그러나 좋은 시장은 흔들리지 않는 시장이 아니라 흔들려도 부러지지 않는 시장이다. 비가 오지 않아도 물길이 있고, 가뭄이 와도 저수지가 있으며, 홍수가 나도 배수로가 있는 논이 좋은 논이다. 한국 증시도 이제 비를 기다리는 시장에서 물길을 만드는 시장으로 가야 한다. 외국인 자금이라는 하늘만 바라보지 말고 국내 장기자금이라는 저수지를 만들고 기업 신뢰라는 수로를 놓고 제도 안정성이라는 둑을 쌓아야 한다. 그것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꾸는 길이다.
2026-06-25 15: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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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항공엔진 핵심 소재 국산화 착수…산학연 20개 기관 공동 개발 나선다
[경제일보] 우주항공청이 항공기 엔진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 사업에 본격 착수하며 독자 항공엔진 개발 기반 구축에 나선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소수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항공엔진 소재 기술 확보를 위해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전주기 기술 역량 확보에 나선 것이다. 17일 우주항공청은 경남 사천 KB인재니움에서 '항공 가스터빈 엔진용 구조물 고강도 소재·부품 개발' 사업 착수회의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향후 5년간 총 429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정부가 297억원을 지원하며 경량·내열 소재 5종과 핵심 부품 4종 개발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소재 국산화를 넘어 소재 설계와 제조, 시험평가, 데이터 축적, 제품 적용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기술 체계 확보가 핵심이다. 항공기 엔진은 항공기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꼽힌다. 특히 엔진에 적용되는 소재는 고온·고압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야 하며 엄격한 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첨단 산업 분야로 평가된다. 현재 항공엔진 기술 체계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GE와 프랫앤드휘트니, 영국의 롤스로이스, 프랑스의 사프란 등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후발 주자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구조다. 국내의 경우 그동안 항공엔진 수입 중심 구조가 유지되면서 핵심 소재·부품 기술 축적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우주항공청은 항공엔진이 장기간의 개발 기간과 높은 인증 비용 부담으로 인해 기업 단독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어렵고 해외 선진 기업 중심의 공급망 구조 역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사업을 통해 항공엔진 소재·부품 분야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국내 항공산업의 부가가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독자 엔진 개발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국내 항공우주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에는 총 20개 기관이 참여한다. 총괄 주관기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았다. 1세부 과제에는 세아항공방산소재와 일광주공, 태상, 전남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참여해 경량 소재 주·단조품 개발을 추진한다. 2세부 과제는 케이피씨를 중심으로 경상국립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참여해 고강도 소재 개발에 나선다. 3세부 과제에는 한스코와 동아대학교, 인천대학교, 세아창원특수강, 천지산업, 한국로스트왁스, 한국재료연구원, 한국항공우주기술연구조합이 참여해 초내열 소재 및 정밀주조 기술 개발을 수행한다. 이번 착수회의에서는 참여 기관들이 연구 목표와 추진 계획을 공유하고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총괄 과제와 3개 세부 과제 연구진은 기술 개발 방향과 협력 체계를 점검했으며 국가 연구개발 사업 수행 가이드라인과 연구개발비 관리 체계도 함께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항공 엔진용 핵심 소재·부품 기술 자립을 위해 기관 간 협력과 정기적인 기술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사업 성과 극대화를 위한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은 단순 소재 개발 과제를 넘어 국내 항공 엔진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첫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기업과 대학, 연구 기관이 참여하는 협력 체계가 구축되면서 향후 독자 항공 엔진 개발 사업의 기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항공청은 앞으로 분기·반기별 기술 교류회와 마일스톤 점검 회의를 운영하며 사업 관리를 체계화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 소재·부품 분야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하고 독자 항공기 엔진 개발 기반과 국내 항공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항공기 엔진은 국가 항공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분야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소재·부품 기술은 독자 엔진 개발과 산업 부가가치 창출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2026-06-17 1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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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아크로 목동리젠시 홍보관 오픈 外
[경제일보] DL이앤씨는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재건축 사업에 제안한 ‘아크로 목동리젠시’의 공식 홍보관을 개관했다고 15일 밝혔다. 목동6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14개 동, 2173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1조 2868억원에 달한다. DL이앤씨는 앞서 목동6단지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획득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7일 개최된다. 단지명인 ‘아크로 목동리젠시’는 교육특구이자 명문 주거지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목동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징이 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사업지는 목동에서 유일하게 한강과 안양천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입지적 가치를 갖고 있다. 이에 글로벌 건축 디자인 그룹인 ‘저디’와 조경 디자인 그룹인 ‘MSP’, 영국의 ‘에이럽’과 협업해 목동 최고 수준의 조망과 조경 특화 설계로 하이엔드 주거 가치를 구현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재건축을 통해 한강 조망은 목동의 새로운 가치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펜트하우스와 듀플렉스하우스를 비롯해 총 1554가구에 특화평면을 적용했으며 일부 저층 세대에는 프라이빗 가든과 전용 테라스를 계획해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제안한다. 아울러 애듀플랫폼 커뮤니티를 제안해 주거와 교육, 문화가 결합된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할 예정이다. 주요 사업조건으로는 △공사비 물가 인상분 500억원 시공사 부담 △이주비 LTV 100% 조달 △조합원 분담금 입주 후 4년 유예 △입찰 보증금 CD+0% 금리 등을 제시했다. 조합 부담을 낮춰 사업성을 개선하고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조건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아크로는 지역의 미래가치와 주거 기준을 새롭게 정의해 온 하이엔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목동 유일의 한강·안양천 조망 입지에 이러한 아크로의 설계 역량과 주거 철학을 더해 기존 목동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프리미엄을 창출하고 목동의 미래가치를 이끄는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오산헤리티지자이’ 내달 분양 예정 GS건설은 ‘오산헤리티지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오산헤리티지자이’는 경기 오산시 양산동 일원에 2개 블록으로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최고 27층, 22개 동 총 178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블록별로는 1블록 13개동 1069가구, 2블록 9개동 714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75㎡, 84㎡, 102㎡, 124㎡, 166㎡PH로 구성돼 있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에 마련되며 다음 달 중 개관할 예정이다. 단지는 병점역 일대 약 1만여 세대 규모로 조성 중인 브랜드타운 입지에 들어서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신규 공급을 넘어 대단지 브랜드 프리미엄을 갖춘 단지라는 점에서 병점역 생활권의 새로운 주거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병점역을 도보권으로 이용 가능하며 1호선 동탄역 연장(계획) 및 동탄도시철도(트램) 추진 등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봉담~동탄), 오산화성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을 통해 수도권 및 서울로의 접근성도 용이하다. 양산1초(계획)와 양산중(2027년 개교예정)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고 병점과 동탄 학원가 접근성도 우수해 학부모 수요층 관심이 예상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오산헤리티지자이가 들어서는 병점역 일대는 1만여 세대 브랜드타운이 조성되며 경기 남부 신주거타운으로 주목받는 지역이다”라며 “향후 병점역 생활권을 대표하는 신흥 주거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L이앤씨, 동제주 복합발전소 수주…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대 DL이앤씨는 ‘동제주 복합발전소 건설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제주 구좌읍 동복리 일원에 총 발전용량 150㎿(메가와트)급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했고 DL이앤씨가 설계·조달·시공(EPC) 및 시운전 등 전 공정을 일괄 수행한다. 지난주 울산 한국동서발전 본사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와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DL이앤씨는 이번 수주 배경으로 70년 이상 쌓아온 발전소 건설 경험과 제주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꼽았다. 발전소 경쟁력의 핵심인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본설계 역량이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동제주 복합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배열회수보일러(HRSG)의 성능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한 설계를 제안했다. 전력 수요가 많아 발전소를 최대로 가동할 때뿐만 아니라 수요가 적어 출력을 낮춰 운전할 때도 높은 연료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반영한 것이다. 스마트 기술인 ‘AWP(선진 프로젝트 관리 공법)’도 적용될 예정이다. AWP는 설계·구매부터 시공 및 시운전까지 전 공정을 세분화해 하나의 표준화된 플랫폼으로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수소 사용이 가능한 터빈 역시 도입된다. 이를 통해 기존 발전소와 동일한 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는 청정 수소 발전소로 전환할 계획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청정 수소 발전 전환은 신규 발전소 건설 대비 가동 중단 기간을 최소화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경제적인 저탄소 발전 솔루션”이라며 “플랜트 분야에서 쌓아온 신뢰와 수소 등 미래 핵심 기술을 결합해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2026-06-15 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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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국내외 보안 기업 협력 확대…AI 보안 경쟁력 강화
[경제일보] 삼성SDS가 미국 인공지능(AI) 보안 스타트업 '엑스보우'와 국내 클라우드 보안 기업 '테이텀 시큐리티'와 손잡고 AI 기반 클라우드 보안 사업 강화에 나선다. AI 도입 확산으로 기업 보안 위협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취약점 탐지부터 통합 관제, 사고 대응까지 아우르는 보안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삼성SDS는 엑스보우, 테이텀 시큐리티와 협력해 AI 기반 취약점 탐지, 클라우드 통합 보안 모니터링, 보안 사고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먼저 삼성SDS는 엑스보우와 협력해 기업 고객의 웹 기반 IT 자산에 대한 취약점 진단 역량을 확대한다. 엑스보우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 취약점 탐지 기술을 보유한 미국 보안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설립 1년 만에 세계 최대 버그바운티 플랫폼 해커원에서 우수한 취약점 탐지 성과를 기록하는 등 높은 보안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S는 엑스보우의 AI 기술을 활용한 모의 해킹 서비스를 통해 고객사의 웹 서비스와 정보자산 취약점을 보다 신속하고 정밀하게 발견하고, 취약점 보완 및 후속 조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 가용성을 높이고 잠재적 보안 사고 가능성을 줄인다는 전망이다. 테이텀 시큐리티와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통합 보안 모니터링 체계 구축에 나선다. 테이텀 시큐리티는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의 보안 현황을 단일 콘솔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국내 클라우드 보안 전문기업이다. 최근 기업들이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확대하면서 보안 관리 복잡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삼성SDS는 테이텀 시큐리티의 기술을 활용해 고객사가 여러 클라우드 자산의 보안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고 이상 징후와 위험 요소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클라우드 접근 권한 관리와 보안 정책 자동화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는 관리형 보안 서비스(MSSP) 사업자로서 보안 사고 대응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최근 랜섬웨어와 AI 기반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면서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분석과 복구 체계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SDS는 보안 사고 발생 시 탐지, 분석, 대응, 복구 전 과정을 지원하는 '인시던트 대응'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까지 지원해 고객사의 비즈니스 연속성과 사이버 복원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장용민 삼성SDS 보안사업팀장 상무는 "국내외 선진 보안 스타트업과 균형 있는 협력을 통해 선제 예방, 상시 모니터링, 사후 복구로 이어지는 클라우드 보안 전 영역의 대응 체계를 완성도 높게 구축하게 됐다"며 "글로벌 선도 기술과 국내 맞춤형 솔루션, 그리고 삼성SDS의 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기업 내 AI 도입 확산에 따라 급증하는 신종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10 08: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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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사 시스템에 '제로트러스트' 확대…내부망도 다시 검증한다
[경제일보] KT가 전사 시스템에 ‘제로트러스트’ 보안 체계를 확대한다. 내부망에 접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자를 신뢰하지 않고, 접속 시점마다 사용자 권한과 단말 상태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보안 수준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제로트러스트 보안 전략을 고도화해 전사 업무 시스템 전반에 상시 예방과 선제 대응 체계를 적용한다고 7일 밝혔다. 제로트러스트는 ‘아무것도 기본적으로 믿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사용자, 기기, 네트워크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보안 모델이다. KT는 앞서 제로트러스트 네트워크 접근(ZTNA)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자와 단말의 신뢰 수준을 기반으로 업무 시스템 접근을 검증해왔다. ZTNA는 기존 가상사설망(VPN)처럼 내부망 전체에 접속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업무 시스템에 한해 접근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접근 권한을 더 세밀하게 나눠 공격자가 내부로 들어오더라도 피해 범위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확대의 핵심은 탐지와 차단이다. KT는 엔드포인트 위협 탐지·대응(EDR) 시스템을 통해 PC와 서버 등 개별 기기에서 발생하는 이상 행위를 분석한다. 동시에 네트워크 위협 탐지·대응(NDR) 시스템으로 네트워크 전반의 비정상 트래픽과 공격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EDR이 단말 내부의 수상한 실행 파일이나 비정상 행위를 보는 기술이라면, NDR은 네트워크 흐름에서 이상 징후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두 체계를 함께 운영하면 알려지지 않은 신종 공격뿐 아니라 내부 침투 이후 발생하는 비정상 접근과 추가 공격 시도도 더 빨리 포착할 수 있다. 침해 사고 확산을 막기 위한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도 강화한다.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은 내부 시스템을 작은 단위로 나눠 접근 경로를 제한하는 기술이다. 공격자가 한 시스템에 침투하더라도 다른 업무 시스템으로 쉽게 이동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핵심이다. KT는 주요 시스템과 일부 업무 환경에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을 시범 적용했다. 올해 운영 안정성과 정책 검증을 마친 뒤 전체 업무 환경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국내 보안 정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국내 기업의 제로트러스트 도입을 돕기 위해 ‘제로트러스트 가이드라인 2.0’을 마련했다. 클라우드, 원격근무, 협력사 접속이 늘면서 기존 경계형 보안만으로는 내부 침투와 계정 탈취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통신사는 고객 정보와 네트워크, 기업용 서비스 인프라를 동시에 다루는 핵심 사업자다. 내부 시스템 보안이 흔들리면 통신망 운영과 고객 서비스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KT가 제로트러스트를 전사 보안 체계로 확대하는 이유다. 김창오 KT 정보보안실 상무(CPO)는 “KT는 ZTNA 운영 경험을 토대로 상시 예방과 선제 대응 중심의 제로트러스트 보안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행위 기반 탐지 등 선진 보안 기술을 적용해 주요 업무 시스템과 서비스 전반의 보안 수준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07 11: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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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피' 눈앞의 코스피, 거품 경계하고 기초체력 다질 때다
[경제일보] 코스피가 마침내 9000포인트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방한 소식과 뉴욕증시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하루 만에 3.68%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00조 원을 넘어섰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도 70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의미 있는 성과다.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우리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환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할수록 냉정한 점검도 병행돼야 한다. 역사는 과도한 낙관론이 언제나 거품의 씨앗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지금의 상승세가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반영한 결과인지, 아니면 일부 초대형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만들어낸 착시효과인지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증시 상승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시장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우리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정 산업과 소수 대형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해당 산업의 경기 변동이나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과거에도 반도체 업황 악화가 한국 경제와 증시에 큰 충격을 준 사례는 적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국제 자본의 시각은 여전히 신중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 자금은 국내 투자자보다 훨씬 냉정하게 국가 경제의 성장성, 기업의 수익성, 정책의 일관성을 평가한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는 현재의 상승세가 탄탄한 기초체력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진정한 증시 선진화는 단순히 지수 숫자를 높이는 데 있지 않다. 기업의 경쟁력과 투자 매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신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 주주가치 제고 정책 확대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본 조건이다. 정부 역시 단기적인 증시 부양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시장의 활황이 실물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와 AI에 편중된 성장 구조를 넘어 바이오, 에너지, 첨단 제조업, 문화 콘텐츠 등 미래 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요구된다. 9000포인트 돌파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숫자가 높아질수록 시장은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들뜬 기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거품은 순간의 환호를 남기지만, 체질 개선은 오랜 번영을 만든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록 경신의 기쁨에 취하기보다 시장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2026-06-02 09: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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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 규제 장벽 넘는다"…한국제약바이오협회, 민·관 '수출 자문단' 출범
[경제일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아온 ‘보이지 않는 장벽’인 글로벌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 협력 체계가 본격 가동된다. 국가마다 다른 인허가 기준과 빠르게 변화하는 규제 환경 속에서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웠던 부담을 정부와 업계가 함께 나서 풀겠다는 취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자문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기업 맞춤형 현장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기존 ‘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사무국’의 기능을 한층 고도화해 실질적인 수출 지원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위촉식과 제1차 자문회의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인허가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뿐 아니라 동남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도 규제 장벽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시장별 맞춤 대응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번 자문위원회는 글로벌 사업, 인허가(RA), 컨설팅, 법률 및 특허,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됐다. 단순 자문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위원회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진시장 △신흥시장 △법률·정책 자문 등 3개 분과로 나뉘어 운영된다. 각 분과는 시장 특성과 규제 환경에 맞는 전략을 제시하고 기업별 상황에 맞춘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 임기는 2년으로 중장기적인 정책 연계와 지속적인 지원 체계 구축도 기대된다. 노연홍 협회장은 “국가마다 상이한 인허가 제도와 급변하는 글로벌 규제 환경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라며 “자문위원회와 사무국이 긴밀히 협력해 기업들의 현장 애로를 신속히 해소하고 보다 전략적이고 선제적인 수출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산업계 대응 현황이 공유됐으며 국가별 인허가 절차의 복잡성, 자료 요구 기준 차이, 허가 소요 기간 등 구체적인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위해 상담 기능 강화와 정보 제공 체계 고도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향후 의약품 수출규제지원 사무국은 자문위원회와의 정기 회의뿐 아니라 수시 자문 체계를 운영해 기업들의 규제 관련 애로를 상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인허가 사례 분석, 국가별 규제 정보 제공, 맞춤형 컨설팅 등 실무 중심의 지원 프로그램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자문기구 신설을 넘어 K-제약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 제약사의 경우 규제 대응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만큼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의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2026-06-01 17: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