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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붉은사막', 300만 위시리스트 넘었다… 글로벌 콘솔 시장 정조준
[경제일보] 펄어비스(대표 허진영)가 차세대 플래그십 타이틀 ‘붉은사막(Crimson Desert)’의 출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는 20일 글로벌 정식 출시를 앞둔 ‘붉은사막’은 위시리스트 300만 건을 돌파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통해 구현된 압도적인 그래픽과 사실적인 오픈월드 경험은 이번 출시가 단순한 신작 등장을 넘어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차세대 대작이다. 당초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를 표방하며 공개된 이후 수많은 지연과 기대 속에서 다듬어진 이 게임은, 기존 온라인 MMORPG 중심의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콘솔과 PC 중심의 ‘싱글 플레이어 대작’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펄어비스는 최근 글로벌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4시간 분량의 사전 플레이를 공개하며 게임성을 증명했다. 특히, 용을 타고 펼치는 공중 전투와 거대 보스와의 실시간 액션 시스템은 기존 AAA급 게임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연출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그간 펄어비스가 강조해온 ‘독자 엔진 개발’의 결실이자, 기술적 자립도가 높은 기업만이 구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퍼포먼스다. ‘붉은사막’은 출시 초기부터 플랫폼 경계를 허무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구사한다.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X|S, 스팀, 애플 맥,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물론 휴대용 기기인 ROG Ally(Ally | Ally X)까지 지원하며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글로벌 위시리스트 300만 건 돌파는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기대감을 방증한다. 콘솔 시장이 주류인 서구권에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장르다. ‘붉은사막’이 이 시장에서 안착한다면 펄어비스는 기존 검은사막 IP에 의존하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콘솔 개발사’로서의 체질 개선을 완수하게 된다. 18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 사전 다운로드는 출시 당일 이용자 트래픽을 분산시키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넷마블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붉은사막’의 성공 여부는 향후 펄어비스의 주가와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현재 한국 게임 업계는 모바일 중심의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세계적 수준의 싱글 플레이어 및 콘솔 게임 개발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질적 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붉은사막’이 성공한다면 펄어비스는 자체 엔진 생태계를 통한 라이선스 수익 창출은 물론, 차기작인 ‘도깨비(DokeV)’와 ‘플랜 8’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 분석한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글로벌 시장의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와 촘촘한 버그 수정, 출시 후 업데이트 계획 등 사후 관리 역량이 성패를 가를 것이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글로벌 경쟁작들과의 품질 대결에서 ‘붉은사막’이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K-콘솔 게임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펄어비스는 이번 출시를 통해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펄어비스표 오픈월드’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3월 20일, 한국 게임사가 만든 독자 엔진 기반의 대서사시가 전 세계 게임 팬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리고 이것이 한국 게임 시장의 새로운 흥행 방정식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6-03-12 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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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낡은 '엄포', 기름값 잡는 도깨비방망이 아니다
2026년 3월, 남녘에는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서민들의 경제 기상도는 여전히 혹한기다. 장바구니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그 정점에는 언제나 그렇듯 ‘기름값’이 자리하고 있다. 주유소 미터기에서 맹렬한 속도로 올라가는 숫자를 바라보는 운전자들의 심정은 한숨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국제 유가가 들썩인다는 뉴스가 나오기가 무섭게 동네 주유소의 가격표는 즉각 반응한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전광판의 숫자가 바뀐다. 반면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에는 묵묵부답이다. 내릴 때는 깃털처럼 천천히, 올릴 때는 로켓처럼 솟구친다는 이른바 ‘비대칭 전가’ 현상이다. 수십 년째 반복되어 온 한국 석유 시장의 고질적인 불신 구조가 2026년 봄에도 어김없이 재연되고 있다. 국민적 비난 여론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자 정부는 익숙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합동 점검반을 가동하고 “위기를 틈탄 편승 인상과 매점매석을 엄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주유소와 정유사를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장면을 너무나 자주 목격해 왔다. 유가 급등기마다 정부는 ‘엄정 대응’을 외쳤고 업계는 납작 엎드리는 시늉을 했으며 결국 가격은 시장의 논리대로 움직였다. 정부의 엄포가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기보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일종의 ‘행정적 의식(儀式)’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이 오래된 촌극 속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제각각이다. 최일선에 있는 주유소 업주들은 “우리는 동네북이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정유사가 공급 가격을 올리는데 소매상이 무슨 재주로 가격을 억제하느냐는 것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전기차 확산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속에서 마진을 줄이라는 것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국내 주유소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며 알뜰주유소와의 경쟁으로 박리다매 구조가 고착화된 지 오래다. 공은 자연스럽게 정유사로 넘어간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논리는 견고하다.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이며 국내 공급가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환율에 연동되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폭리는 오해”라며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음을 강조한다. 오히려 유류세 등 세금 비중이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재고 관리의 마법’에 있다. 유가 상승기에는 비싸게 들여올 원유를 대비해 미리 가격을 올린다는 ‘선반영’ 논리를 펴고 하락기에는 과거에 비싸게 사 둔 재고 소진을 이유로 인하를 늦춘다. 기업 입장에서야 리스크 관리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불공정 게임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과점 체제인 정유 업계가 가격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한, 이러한 불신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정부의 대응 방식에 있다. 가격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 그리고 원가 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의 변수다. 정부가 관치(官治)의 칼을 빼 든다고 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파고를 막을 수는 없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의 ‘기름값 묘한 발언’이나 박근혜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 문재인 정부의 유류세 인하 등 역대 정권마다 갖가지 처방을 내놨지만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려던 시도는 대부분 단기 미봉책에 그쳤다. 더욱이 정부의 경고가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가격 구조의 가장 큰 지분을 정부 자신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 가격의 상당 부분은 유류세(교통세·주행세·교육세)와 부가가치세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의 매출도 늘지만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수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서민들의 고통을 진정으로 분담하고자 한다면 민간 기업의 팔을 비틀어 가격을 누르라고 호통칠 것이 아니라 세금 구조의 탄력성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정책 대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낡은 방식의 단속이나 엄포가 아니다. 시장의 투명성과 경쟁을 촉진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1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 헤매는데 정유사의 공급 가격 산정 방식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영업비밀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가격 결정의 블랙박스를 유지하는 한, 시장의 신뢰는 요원하다. 정부는 윽박지르는 심판자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룰을 만드는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의 시대로 가고 있다지만 여전히 석유는 서민 경제의 혈관을 흐르는 피와 같다. 유가 급등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이는 곧 실질 소득 감소로 이어져 민생을 옥죄게 된다. 이 엄중한 시기에 정부가 보여줘야 할 것은 보여주기식 현장 점검 사진이 아니다. 유류세 탄력 세율의 적기 운용, 알뜰주유소의 실질적 경쟁력 강화, 그리고 정유사 유통 마진 구조에 대한 투명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다. 시장은 권력의 목소리보다 명확한 원칙에 반응한다. 요란한 경고장은 잠시 소나기를 피할 우산은 될지언정 비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2026년의 대한민국 정부가 1970년대식 물가 단속반의 추억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엄포가 아니라 주유기 앞에서 느끼는 박탈감을 해소해 줄 합리적이고 정교한 시장 질서다. 그것이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2026-03-08 0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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