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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전' 이원택 vs 김관영…막판 초접전
[경제일보] 6·3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가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관영 무소속 후보의 정면승부로 달아오르고 있다. 전북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당 구도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민주당 공천장을 받은 이 후보는 ‘집권여당 후보론’과 민주당 조직력을 앞세우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직 김 후보는 ‘도정 연속성’과 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이번 선거가 민주당계 내전으로 규정되는 이유다. 최근 여론 흐름, 김관영·이원택 오차범위 내 ‘초접전’ 최근 판세의 가장 큰 특징은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던 전북에서도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새전북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5월 16~17일 전북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김관영 후보는 42.1%, 이원택 후보는 40.5%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6%포인트로, 표본오차인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안에 있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 ARS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8.5%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흐름도 심상치 않다. 같은 새전북신문·한길리서치가 김 후보의 공식 출마 선언 이전인 4월 30일~5월 1일 전북도민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원택 후보 39.6%, 김관영 후보 36.6%였다. 당시에도 오차범위 안 접전이었지만, 5월 중순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이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기존 전북 선거 양상과는 다른 흐름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전북 선거를 두고 “민주당 지지 기반은 여전히 강하지만, 현직 지사 개인 지지율이 민주당 조직표 일부를 잠식하고 있다”고 본다.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라는 강점을 실제 투표장까지 연결할 수 있느냐, 김 후보가 무소속 한계를 넘어 인물론을 조직표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남은 선거의 핵심 변수다. 이원택, 민주당 조직력·집권여당 후보론으로 반격 이 후보의 유세 전략은 분명하다. 최우선이 ‘민주당 본진 회복’이다. 전북에서 민주당 간판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정치 자산이다. 그러나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에도 일정한 지지세를 유지하면서 이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후보가 선거 막판 중앙당 지도부와 중진 인사의 지원을 적극 끌어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이번 선거를 단순한 도지사 개인 경쟁이 아니라 ‘새 정부와 전북 발전을 연결하는 선거’로 규정하고 있다. 집권여당 후보가 되어야 새만금, 교통망, 산업단지, 국가예산 확보에서 중앙정부와 국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논리다. 이 후보는 전북의 ‘내발적 발전’을 강조하며 전북 내부 경제 생태계를 키우는 성장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각종 인터뷰에서도 “과거 전북의 기업 유치·투자 유치 전략이 제한적이었다”며 “전북 내부 경제 생태계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는 교통·산업·청년을 묶은 실행형 공약을 부각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라선 수서행 KTX 신설 △전주역 주차난 해소 △익산역 광역환승센터 건립 △정읍역 추가 정차 등 교통망 개선과 함께 ‘내발적 발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또 청년 주거 부담 완화, 소상공인 지원, 메가펀드 조성 등을 통해 전북 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이 후보의 공세축은 김 후보의 도덕성 논란과 현직 성과 검증이다. 그는 김 후보의 이른바 ‘대리비 지급’ 논란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다. 이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의 대리비 지급 논란을 두고 “시·도 의원이라면 구속됐을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결국 이 후보의 전략은 ‘정당 정통성’과 ‘현직 검증론’의 결합이다.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무소속 현직보다 집권여당 후보가 전북 발전에 유리하다”고 호소하고, 중도층에게는 “전북 도정의 성과와 도덕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관영, 현직 성과·도민 선택론으로 무소속 한계 돌파 김 후보의 유세 전략은 ‘당보다 인물’이다. 그는 민주당 제명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오차범위 안 접전을 벌이며 전북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한국경제는 민주당이 김 후보의 무소속 출마에 강경 대응했음에도 김 후보가 이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가 내세우는 핵심 메시지는 ‘중단 없는 도정’이다. 민선 8기 동안 추진해온 새만금 개발, 기업 유치, 전북특별자치도 안착, 미래산업 기반 조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후보가 “중단 없는 도정 완성”과 성과·안정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후보와 김 후보의 대결이 ‘도정 교체냐, 연속성이냐’의 공약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의 정책 노선은 현직형이다. △RE100 산업단지 △AI 데이터센터 △방산 혁신클러스터 △피지컬AI 산업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금융중심지 지정 등 이미 추진하거나 구상해온 대형 프로젝트를 전면에 놓고 있다. 김 후보는 민주당 공천 과정과 제명 결정에 대한 반발 여론도 끌어안으려 한다. 실제 김 후보가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고, 지지자들이 출마를 촉구하는 흐름 속에서 선거판이 재편됐다. 김 후보는 이를 ‘당 지도부의 결정’과 ‘도민의 선택’이 맞서는 구도로 만들려 한다는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다만 무소속 후보의 한계도 분명하다. 전북은 여전히 민주당 정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지역이다. 김 후보가 이기려면 개인 경쟁력을 넘어 실제 투표장에서 작동할 시군별 조직력과 자발적 지지층을 만들어야 한다. 무소속 돌풍이 여론조사 수치에 머물지, 실제 투표율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막판 승부처는 민주당 조직표·현직 평가·새만금 전북지사 선거의 막판 1순위 승부처는 민주당 조직표다. 이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키면 전통적 전북 선거 구도는 빠르게 복원될 수 있다. 반대로 김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 일부와 무당층, 현직 성과 지지층을 계속 묶어두면 선거는 끝까지 초접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정당 지지도와 후보 지지율이 다르게 움직이는 지금의 흐름은 전북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정치권에선 꼽는다. 현직 도정 평가도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김 후보는 새만금과 기업 유치, 특별자치도 성과를 앞세운다. 이 후보는 기업 유치 협약이 실제 투자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따지며 김 후보의 성과를 ‘전시성 행사’로 비판하고 있다. 첫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김 후보 임기 중 기업 유치 협약식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다고 공격했고, 김 후보가 이에 맞서며 난타전이 벌어졌다. 새만금과 미래산업도 승부의 주요 지점이다. 전북 경제의 핵심 과제는 결국 새만금, 교통망, 기업 유치, 청년 정착이다. 이 후보는 중앙정부와 민주당의 지원을 끌어와 새 성장 전략을 만들겠다고 한다. 김 후보는 현직으로 닦아놓은 도정의 연속성이 끊기면 전북 대도약의 시간이 늦어진다고 맞선다. 유권자가 따질 것은 정당명만이 아니다. 누가 더 빠르게 기업을 유치하고, 누가 더 현실적인 재원을 만들며, 누가 청년이 떠나지 않는 전북을 만들 수 있느냐다. 이번 선거의 마지막 변수는 투표율이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민주당 조직표가 결집하면 이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반대로 김 후보 지지층이 ‘당 보다 인물’이라는 흐름으로 투표장에 나서면 무소속 현직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 선거가 박빙으로 갈수록 부동층의 규모보다 실제 투표장에 나오는 유권자의 성격이 더 중요해진다”고 덧붙였다.
2026-05-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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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수사'에 잠식된 경찰 신뢰, 제2의 검찰 전락을 경계한다
[경제일보] 사법 정의의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해 단죄해야 할 수사기관이 ‘법리 검토’라는 전매특허 뒤에 숨어 세월을 낚는 사이, 행정법원의 판결이 먼저 나오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개입 논란을 둘러싼 작금의 사태는 수사권 독립 이후 ‘비대해진 공룡’이 된 경찰이 과연 그 덩치에 걸맞은 책임감을 지니고 있는지 준엄하게 묻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행정법원은 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낸 징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권한 없이 개입했다는 문체부의 감사 결과가 적법하다고 명시했다. 사실관계에 대한 사법부의 1차적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 황당한 대목은 이제부터다. 동일한 사안으로 업무방해 혐의 고발을 접수한 서울 종로경찰서는 2년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고발한 것이 2024년 2월이다. 문체부 감사가 끝나고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경찰은 “법리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수사기관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처사다. 경찰의 이런 ‘거북이 수사’는 비단 축구협회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병기 의원 관련 수사는 반년 넘게 송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수사는 1년 4개월째 지지부진하다.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소명 부족으로 기각당하는 모습에선 과거 검찰이 비판받던 ‘정치적 고려’와 ‘무능함’의 악취마저 풍긴다. 우리는 여기서 경찰 수사의 형평성과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건은 단 며칠 만에 전광석화처럼 구속 수사가 이뤄지는 반면, 권력자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 연루된 사건은 유독 시간이 흐른다. 세간의 관심이 식기를 기다리는 ‘망각의 전략’인가, 아니면 힘 있는 자들에 대한 소극적 ‘봐주기’인가. 어느 쪽이든 경찰이 그토록 갈망했던 수사권 독립의 취지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검찰 개혁의 대안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견제할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수사 종결권을 거머쥔 경찰이 내부의 자의적 판단으로 사건을 뭉개거나 지연시켜도 이를 바로잡을 마땅한 수단이 없다. ‘정치 검찰’을 청산하려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공룡 경찰’을 키운 꼴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은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부여한 수사권은 특정 권력자의 안위를 살피라고 준 것이 아니다. 수사가 지연될수록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되고,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은 깊어진다. 지금처럼 ‘고무줄 수사’를 이어간다면 경찰 역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퇴출당했던 과거 검찰의 전철을 밟게 될 뿐이다. 당장 대대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첫째, 수사 기간의 상한선을 명확히 하고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그 사유를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수사 과정의 형평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지연된 수사에 대해 수사 책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내부 기강 확립이 시급하다. 언론의 눈으로 지켜본 권력의 속성은 명확하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썩는다. 경찰이 스스로를 개혁하지 못하고 권력의 해바라기를 자처한다면,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은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정몽규 회장 사건을 포함한 지연 수사들에 대해 경찰은 즉각 명확한 결론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2026-04-26 1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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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국익은 놓쳐서도 안 된다.
[경제일보] 국가의 품격은 이 두 축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방시혁 HYBE 의장을 둘러싼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은 바로 그 시험대 위에 대한민국을 올려놓고 있다. 검찰은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는 무죄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구속이라는 강제처분을 정당화할 만큼 범죄 소명과 필요성이 현 단계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형사사법의 기본은 불구속 수사다. 특히 경제범죄는 대부분 문서와 계약,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 체계 속에 흔적이 남는다. 도주 우려나 명백한 증거인멸 가능성이 없다면 구속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의혹의 핵심은 상장 이전 기존 주주들에게 기업공개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고 특정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기게 한 뒤, 이후 상장을 통해 거액의 차익을 실현했느냐는 점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자본시장은 신뢰로 움직인다. 공시와 계약,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너지면 시장은 도박판으로 전락한다. 명성과 성공이 법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이 사건을 단순한 한 기업인의 사법 리스크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방시혁이라는 이름은 개인을 넘어 BTS 라는 세계적 문화 자산의 설계자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BTS는 더 이상 하나의 아이돌 그룹이 아니다. 그들은 대한민국 문화 주권의 살아 있는 증거이며, K-팝을 넘어 K-드라마, K-시네마, K-푸드, K-뷰티, K-방산까지 이어지는 K시리즈의 심장부다. 2026년은 특별한 해다. 군 복무를 마친 멤버들이 완전체로 복귀하며 세계는 다시 BTS를 기다리고 있다. 팬덤 아미는 단순한 팬클럽이 아니라 국경을 초월한 거대한 문화 공동체다. 서울의 공연장은 물론이고 멕시코, 미국, 베트남, 유럽, 중동까지 공연 유치 경쟁은 이미 외교의 영역이 됐다. 공연 한 번이 관광과 항공, 호텔, 유통, 화장품, 패션, 플랫폼 산업 전체를 흔든다. 이는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라 국가 경제 이벤트다. 실제로 오늘의 외교는 더 이상 조약과 무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상회담의 테이블 위에는 반도체와 방산만이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음악과 음식이 함께 올라가야 한다. 산업은 이해관계를 만들고 문화는 우호를 만든다. 이해관계는 바뀌지만 우호는 오래 남는다. 세계의 많은 정상들이 BTS를 알고,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영화를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 공급망 재편, 중동 불안, 고유가와 환율 압박 속에서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 서사를 요구받고 있다. 제조업만으로는 부족하고, 문화만으로도 부족하다. 기술과 감성, 산업과 서사가 함께 가야 한다. 그 접점에 BTS와 K시리즈가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공장만이 아니라 감동을 생산하는 능력에도 달려 있다. 그렇다고 국익을 이유로 법 집행을 멈추자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더 위험하다. 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순간 국익도 무너진다. 진짜 국익은 정의 위에 세워질 때만 지속 가능하다. 그러나 반대로 국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법 집행 역시 현명하지 않다. 국가는 처벌 기계가 아니다. 법의 목적은 공동체의 안정과 지속 가능성에 있다. 공자는 군자에게 의를 먼저 보라고 했고, 주역은 후덕재물(厚德載物)이라 했다.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싣는다는 뜻이다. 지도자의 길도, 국가의 길도 마찬가지다. 법을 세우되 나라를 살피고, 원칙을 지키되 미래를 보아야 한다. 보여주기식 강경함은 정의가 아니다. 냉정한 법리와 성숙한 국가 판단이 진짜 정의다. 지금 대한민국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방시혁 개인의 유무죄를 넘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국가의 자산을 지키고 어떤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BTS 완전체의 귀환은 단순한 컴백이 아니다. 그것은 K-시리즈 전체가 다시 세계 중심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법정에서 죄는 끝까지 다투어야 한다. 그러나 구속이 반드시 정의는 아니다. 법의 엄정함과 국가 전략은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라 조화되어야 할 가치다. 감정보다 원칙을, 원칙 속에서도 국익을 함께 보는 것.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진정한 법치이며, 성숙한 국가 운영이다.
2026-04-26 09: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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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다던 약속, 우리는 지키고 있는가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는 오늘, 다시 4월의 바다 앞에 선다. 진도 팽목항과 안산의 추모 공간에는 여전히 노란 리본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날을 기억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우리는 12년 전 그 비극 앞에서 무너졌고 다시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기억은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당시 우리는 얼마나 깊이 아파했는가. 304명의 이름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그 말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약속이었다. 법적 구속력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였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그 약속을 무겁게 만든다. 크고 작은 안전사고와 인명 피해는 여전히 반복된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분노하고 슬퍼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무뎌진다. 이는 단순한 망각이 아니라 구조적 무감각의 징후다. 안전을 비용으로 여기고, 생명을 효율로 환산하는 인식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고전은 이를 오래전에 경고했다. 『도덕경』은 “輕則失根, 躁則失君(경즉실근, 조즉실군)”이라 했다. 경솔하면 근본을 잃고 조급하면 가장 중요한 것을 잃는다는 뜻이다. 안전을 가볍게 여기고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린 사회는 결국 가장 소중한 것을 잃는다. 세월호 참사는 그 ‘잃어버린 근본’이 무엇인지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논어』 또한 말한다. “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군자유어의, 소인유어리)”. 공동의 안전과 책임보다 이익을 앞세울 때 그 대가는 결국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된다. 세월호는 단순한 해상 사고가 아니라 책임의 부재와 시스템의 붕괴, 그리고 생명을 대하는 왜곡된 인식이 빚어낸 사회적 참사였다. 우리는 그날 이후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질 때에만 의미가 있다. 기억은 행동으로 이어질 때에만 살아 있다. 추모가 의례에 머무른다면 그것은 또 다른 망각일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태도다. 안전을 비용이 아닌 기본으로 인식하는 사회, 규정을 형식이 아닌 생명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문화, 작은 위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민 의식이 그것이다. 국가와 제도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두가 ‘안전의 주체’가 될 때 변화는 시작된다. 세월호의 아픔은 끝난 과거가 아니다. 유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멈춰 있고 진실을 향한 질문도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는 선택이다. 12년 전 우리는 약속했다. 잊지 않겠다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그 약속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하다. 오히려 더 절실하다. 반복되는 사고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가. 기억은 책임이고 책임은 행동이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은 과거를 붙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더 이상 희생 위에서 배우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 그날의 바다를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다.
2026-04-16 11: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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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릿값 올랐다" 유튜브 보더니… 전국 다리 휩쓴 '보험설계사 콤비'의 몰락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비철금속 가격이 급등한 틈을 타, 전국 교량의 ‘얼굴’인 동판을 싹쓸이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강원 삼척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30대 A씨와 B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7일까지 약 20일 동안 강원, 경기, 충청, 경북 등 전국 22개 시·군을 무대로 교명판 205개와 교량 설명판 211개 등 총 416개의 동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훔쳐낸 동판의 총무게는 1,910kg으로 2톤에 육박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인천과 안산에 거주하는 이들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던 보험설계사 동료 사이였다. 업무 실적 저조로 생활고를 겪던 중 "구리 가격이 폭등했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접한 것이 범행의 시초가 됐다. 이들은 CCTV가 없는 농촌 지역 시외곽 교량을 주 타깃으로 삼았으며, 주간에 미리 범행 장소를 물색한 뒤 야간에 차량을 이용해 동판을 뜯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렇게 확보한 장물은 고물상을 거쳐 제련공장까지 유통되었으며, 이들이 손에 쥔 현금은 약 2,0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일 삼척시 노곡면의 한 마을 이장이 "다리 이름표가 사라졌다"고 신고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동선을 추적, 범행 시작 18일 만에 일당을 각각 긴급체포하고 장물 전량을 압수했다. 문제는 복구 비용이다. 삼척시에서만 사라진 명판 47개를 다시 제작·부착하는 데 약 1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범행을 공모한 일당 외에도 장물인 줄 알면서 이를 사들인 고물상 업주를 장물취득 혐의로 입건하고 전국적인 여죄를 수사 중이다.
2026-04-16 09:5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