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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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생명과학R&D, 비임상 역량 앞세워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경제일보] HLB생명과학R&D가 올해 상반기에만 다섯 차례 국책과제에 선정되며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산업용 헴프(대마)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해 미량 칸나비노이드 기반 신약개발에 나선다. 6일 HLB생명과학R&D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국무조정실이 지정한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사업의 공동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기존 칸나비디올(CBD) 중심에서 나아가 칸나비게롤(CBG), 칸나비크로멘(CBC), 칸나비놀(CBN) 등 미량 칸나비노이드까지 연구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에는 HLB생명과학R&D를 비롯해 네오켄바이오, 에이팩, 엔비더팜, 토포랩, 아이엔지알 등이 참여한다. 총 296억원이 투입되며 4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과 협력해 헴프 재배부터 원료 생산, 비임상 연구,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량 칸나비노이드는 대마에 극미량 존재하는 성분으로 대부분 비향정신성 물질이다. 항염, 신경보호, 면역조절 등 다양한 생리활성이 보고되면서 의료용 헴프 기반 신약개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HLB생명과학R&D는 이번 과제에서 후보물질 발굴과 비임상 연구 전반을 담당한다. 적응증 탐색을 비롯해 세포 및 동물 효능평가, 약동·약력학 분석, 안전성 평가 등을 수행해 임상 진입이 가능한 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목표로 한다. 회사는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외 특허를 추진하고 향후 기술이전과 사업화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HLB생명과학R&D는 잇따른 국책과제 참여를 통해 비임상 연구 및 후보물질 발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HLB그룹 내에서는 신약개발 초기 연구를 담당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며 파이프라인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HLB그룹은 현재 100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간암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여부를 비롯해 각막염 치료제, 담관암 치료제 등 주요 임상 및 허가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LB생명과학R&D 관계자는 “이번 특구 사업 참여는 국내 미량 칸나비노이드 기반 신약개발 생태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비임상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과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 글로벌 협력과 기술이전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7-06 09: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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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재난 위험도 분석…네이버, '날씨 세이프티' 상시 운영
[경제일보] 네이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재난·안전 정보 서비스를 강화하며 생활밀착형 안전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나선다. 기존 날씨 정보 제공을 넘어 AI 기반 위험도 분석과 이용자 참여형 제보 시스템을 결합해 기후변화로 잦아지는 자연재난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네이버는 태풍, 호우, 폭염, 대설, 한파, 지진 등 자연재난과 기상특보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네이버 날씨 세이프티' 페이지를 2일 통합 오픈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비상 상황에서만 별도 페이지를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상시 운영 체계로 전환해 이용자가 평상시에도 재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상황 변화에 맞춰 화면 구성이 자동으로 변경되며 필요한 정보를 우선 제공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AI를 활용한 재난 정보 요약 기능이다. 새롭게 도입된 '전국 브리핑'은 AI가 전국과 주요 권역의 현재 기상 및 재난 상황을 분석해 핵심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하고 위험 수준을 4단계로 구분해 제공한다. 이용자는 전국 브리핑을 통해 기상특보와 재난문자, 날씨 제보톡 등 세부 정보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 긴급 상황을 더욱 빠르게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날씨 서비스 경쟁력도 꾸준히 강화해왔다. 국내 최초로 기상청과 아큐웨더, 웨더채널, 웨더뉴스 등 4개 기상사업자의 예보를 비교 제공하고 있으며, 기상특보 지도를 통해 지역별 특보 현황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 재난 정보를 결합하면서 단순 날씨 서비스를 넘어 종합 안전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 참여형 서비스인 '제보톡'도 재난 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제보톡은 지난해 기상특보와 재난문자 등 공공 재난안전 정보를 추가하며 실시간 재난 소통 창구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용자들은 텍스트와 사진, 동영상 등을 활용해 현장 상황을 공유할 수 있으며, 지난 6월 기준 누적 제보 건수는 63만건을 넘어섰다. 실제 지난해 3월 경북 대형 산불 당시에는 약 5만4000건의 제보가 접수됐으며, 태풍과 폭설, 집중호우 등 주요 재난 상황에서도 현장 정보를 공유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했다. 네이버는 AI 분석과 이용자 참여 데이터를 함께 활용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재난 정보 제공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생활밀착형 날씨 서비스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행정구역 단위가 아닌 좌표 기반 초단기 예보를 제공하는 '테마날씨' 서비스는 야구장과 골프장, 놀이공원, 스키장, 축구장 등 전국 약 570개 장소의 날씨 정보를 제공하며 이용자의 일상과 여가 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 AI를 활용한 맞춤형 안전 정보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권역 중심으로 제공하는 AI 브리핑을 동네 단위까지 세분화한 'AI 안전리포트'로 발전시켜 지역별 위험도를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재난 정보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김혜진 네이버 날씨 서비스 리더는 "네이버는 이용자가 긴급한 재해 재난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며 대국민 플랫폼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앞으로 동네 단위로 위험을 분석해 알리는 AI 안전 리포트를 확대하고, 급변하는 기후 변화에 발맞춰 이용자 맞춤형 날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3 09: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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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2026 기술명인' 선임…올해 첫 시행 外
[경제일보] 대우건설은 올해 처음으로 임직원 대상 ‘기술명인’ 제도를 도입하고 첫 기술명인 6인을 선정해 선임식을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기술명인’ 제도는 건설회사의 주된 분야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본인의 전문성을 쌓아온 핵심 인재들을 발굴하고 우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임직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계승해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기술명인 선발은 4가지 단계별 선정 절차를 거쳤다. △희망자 본인의 자율적인 지원을 통한 후보자 접수 △인사팀의 기본자격 및 경력 요건 검토(1차 심의) △직무별 세부 검토를 통한 전문성 확인(2차 심의) △최종 심의위원회의 종합 평가 순서다. 이를 통해 직무 성실성과 전문성을 입증한 각 분야 최고의 명인 6인을 최종 선발했다. 올해 선정된 기술명인은 건축, 토목, 안전, 조경 등 총 4개 직군에서 확고한 전문성을 입증한 실무 인재들이다. 이들은 향후 사내 강사로 위촉돼 오랜 실무 경험과 핵심 노하우를 동료 및 후배 직원들에게 직접 전수할 예정이다 같은 날 하반기 신입사원 64명의 입사식도 진행했다. 채용 부문은 △토목 31명 △건축 15명 △CSO(안전) 14명 △글로벌인프라 4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술명인 제도는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해 온 임직원들의 전문성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오늘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선배 명인들의 노하우를 이어받아 미래 장인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DL이앤씨, 국토부 상호협력평가 ‘최우수’ 획득 DL이앤씨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최우수'를 획득했다고 2일 밝혔다. 상호협력평가는 국토교통부가 상호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건설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과 건설공사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도입한 제도다. 협력업자와 공동도급 실적 및 하도급 실적, 협력업자 육성,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등급을 부여한다. 평가 결과 우수기업에게는 조달청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공사 입찰 시 가점, 시공능력평가액 산정 시 가산, 건설산업기본법상 벌점 감경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DL이앤씨는 △협력업자 재무지원 △임직원 교육 지원 △공동기술개발 및 기술지원 △상생협의체 운영 등 협력업자 육성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충남 내포퍼스트, 인천 검단 웰카운티, 경북 울릉공항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지역 협력업체와의 공동도급을 확대하며 전년 대비 관련 평가점수를 높이는 등 지역 상생 노력도 인정받았다. 안전 분야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협력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안전체험교육 및 간담회를 실시하고 신규 민간 건축공사 현장에 일체형 작업발판을 적용하는 등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에 힘써왔다. ESG 경영 강화를 위한 동반성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협력사 맞춤형 대학원 교육지원 프로그램인 '건설 동반성장 경영자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수 협력사를 선정해 시상하는 '한숲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하는 등 동반성장 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협력사의 성장이 곧 DL이앤씨의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협력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지속 확대하고 상생과 안전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건설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전국 80개 현장서 ‘체감온도 IoT 모니터링 플랫폼’ 가동 롯데건설은 혹서기 폭염에 맞서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체감온도 IoT 모니터링 플랫폼‘을 전국 80개 현장에서 가동한다고 2일 밝혔다. 롯데건설은 지난 2023년 자체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작년 스마트 솔루션 기업인 ㈜엔비즈소프트와 이 플랫폼을 공동 개발했다. IoT 플랫폼은 건설현장 곳곳에 설치된 온∙습도계가 실시간으로 측정한 온도, 습도, 체감온도를 5분 간격으로 표시해 현장별 위험 수위를 알려준다. 플랫폼은 본사 안전상황센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접근할 수 있어 본사와 현장 간의 유기적 소통이 가능하다. 본사 안전관리자는 플랫폼 대시보드를 통해 전국 현장의 실시간 체감온도 현황을 고위험 순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폭염 단계별 위험 수위가 감지되면 실시간으로 안전 실무 부서에 경고 알림을 자동으로 보낸다. 이를 통해 본사와 현장이 동시에 대응해 휴식 시간 부여, 작업 중지 등의 즉각적인 안전 조치가 가능하다. 현장 안전보건관리자들의 업무 효율성도 향상했다. 현장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감온도 측정 일지’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각 폭염 단계에 맞춰 현장 근로자들에게 단체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한다. 근로자들이 별도의 온∙습도계를 들고 다니거나 측정 위치를 찾을 필요 없이 현장 곳곳에 게시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만 하면 실시간 체감온도와 폭염 단계별 대응 요령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혹서기 폭염으로부터 현장 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체감온도 IoT 모니터링 플랫폼’을 개발하고 전국 현장에 전격 도입하게 됐다”며 “근로자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신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6-07-02 09: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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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특화 공공임대 1780가구 선정…청년·신혼·고령층 맞춤 공급
[경제일보] 국토교통부가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자 등 생애주기별 수요에 맞춘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나섰다. 단순히 임대주택 물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돌봄, 공유오피스, 창업지원, 복지시설 등을 결합해 지역별 인구 구조와 생활 수요에 맞춘 주거 모델을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2026년 상반기 특화주택을 공모했으며 전국 14건, 총 1780호의 특화주택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특화주택은 청년, 고령자, 신혼부부 등 입주 대상의 특성에 맞춘 주거공간과 특화시설, 주거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이번 공모는 지난 3월 23일부터 5월 22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됐다. 국토부는 신청 사업을 대상으로 현장평가와 제안발표, 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대상지를 선정했다. 유형별로는 지역제안형 특화주택 7건 605가구, 청년특화주택 4건 800가구, 고령자복지주택 1건 100가구, 일자리연계형 지원주택 2건 275가구가 포함됐다. 선정 사업은 주택도시기금 출·융자 등 재정 지원을 받아 추진된다. 가장 많은 물량은 청년특화주택에 배정됐다. 서울 도봉구에는 성균관대학교 야구장 부지를 활용해 청년특화주택 391가구가 공급된다. 오픈스터디룸과 청년카페 등 청년층 선호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방식이다. 경기 광명에서는 광명세무서 노후청사 복합개발과 연계해 청년 오피스텔 133가구가 들어선다. 코워킹스페이스와 공유주방이 함께 마련되고, 입주 청년을 대상으로 취업특강과 생활·심리상담 등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경북 경산에는 영남대학교 등 12개 대학 재학생과 경산 지식산업지구 등 5개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청년특화주택 220가구가 공급된다. 대전 유성에는 충남대와 카이스트 재학생 등을 고려한 청년특화주택 56가구가 들어선다. 공유주방, 헬스장, 공유오피스 등 청년 맞춤형 시설도 포함된다. 지역제안형 특화주택은 인천, 부산, 경북, 강원, 제주 등에서 선정됐다. 인천 검단신도시에는 예비 신혼부부와 신혼부부를 위한 육아친화형 특화주택 80가구가 조성된다. 주거공간과 돌봄·육아지원 기능을 결합해 신혼부부의 양육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산 강서에는 200가구 규모의 특화주택이 공급된다.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내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직주근접형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키즈카페와 다함께돌봄센터 등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양육지원시설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경북 청송과 봉화에는 각각 50가구와 30가구가 선정됐다. 강원 영월 84가구, 횡성 100가구, 제주시 61가구도 지역제안형 특화주택으로 추진된다. 제주에서는 도심 내 유휴자산을 리모델링해 청년 임대형 기숙사를 공급하고 청년 창업지원과 일자리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다른 국비 사업과 연계할 방침이다. 고령자복지주택은 강원 태백에 100가구가 공급된다. 65세 이상 무주택 고령자를 대상으로 안전손잡이와 동작감지 센서 등 주거약자용 편의시설을 적용하고 건강관리와 여가활동을 지원하는 복지시설도 함께 조성한다. 일자리연계형 지원주택은 충북 보은과 경남 함안에서 추진된다. 보은에는 인근 7개 산업단지와 농공단지 근로자를 위한 임대주택 160가구가 공급된다. 공유오피스와 체력단련실 등 지원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함안에서는 도심 내 공사중단 건축물을 정비해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임대주택 11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선정 사업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사업 설명회와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추진 상황을 관리할 계획이다. 특화주택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지자체와 사업 시행자의 속도감 있는 인허가, 운영주체 확보, 서비스 품질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26-06-30 14: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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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산업 배치, 정치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문제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첨단 산업의 입지가 정치적 셈법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최근 정부와 대기업 총수들의 잇따른 회동 이후 호남권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론이 급부상하면서 지역 사회의 기대와 함께 적지 않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완화하고 지방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 역시 시대적 과제다.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 선하더라도 과정과 기준이 흔들리면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반도체는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이 아니다.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산업이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 핵심 자산이다. 따라서 입지 선정은 정치적 고려나 지역 안배가 아니라 철저한 경제성과 기술 경쟁력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충분한 산업용수,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 대학과 연구기관의 집적도, 협력 기업과의 연계성, 항만과 공항을 포함한 물류 인프라 등 수많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런 객관적 기준을 무시한 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린다면 그 부담은 결국 국가 경쟁력의 약화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세계는 지금 반도체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대규모 보조금을 앞세워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차원의 막대한 투자로 기술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첨단 반도체 생태계 복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정치적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지역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느냐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어떻게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전략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정치적 논란으로 비칠 경우 다른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은 AI 산업과 신공항 조성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충청권과 강원권, 동남권 역시 저마다의 산업 기반과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인 설명과 충분한 공감대 없이 특정 지역에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집중된다면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는 오히려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민 통합을 위한 정책이 지역 간 경쟁과 대립의 불씨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경험도 이를 잘 보여준다. 정치적 논리로 추진된 일부 국책사업은 충분한 수요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막대한 예산만 투입하고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활용도가 낮은 공항과 산업단지, 운영난을 겪는 각종 공공시설은 국가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 첨단 산업은 한 번 잘못된 판단이 수십 년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 공급망, 전문 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산업인 만큼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추진의 원칙과 기준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왜 그 지역이 최적의 입지인지, 어떤 경제적 효과와 국가적 이익이 있는지, 다른 지역과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설명해야 한다. 정치적 구호나 선언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공정한 절차와 합리적인 기준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정책은 신뢰를 얻는다. 균형발전 역시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균형발전은 모든 지역에 똑같은 산업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다. 각 지역이 가진 산업적 강점과 지리적 특성, 연구 역량을 최대한 살려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를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이다. 호남은 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 영남은 AI와 미래 모빌리티, 충청은 바이오와 첨단 소재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분업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정치적 안배보다 산업 생태계의 효율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우선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 역시 달라져야 한다. 과거처럼 정부가 기업을 불러 투자 지역을 정하고 사업 방향을 사실상 결정하는 방식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주체이며, 투자 결정 역시 시장성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인프라를 지원하되, 기업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첨단 산업의 입지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국가 경쟁력과 미래 세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눈앞의 선거보다 앞으로의 50년을 바라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치가 산업을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라 산업이 국가의 미래를 이끄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국토공간 대전환은 특정 지역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국가 전략이어야 한다. 지역을 나누는 정치가 아니라 지역의 강점을 연결하는 정책, 인기보다 원칙을 선택하는 국정 운영, 정치적 시혜보다 객관적 기준을 존중하는 산업 정책만이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이끌 것이다. 첨단 산업의 지도는 정치인의 계산기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이라는 나침반으로 그려져야 한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며,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이다.
2026-06-28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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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돛' 가동…4대 과기원과 '10대 AI 창업가' 키운다
[경제일보] 카카오가 지역 AI 인재 육성을 위해 출범시킨 '카카오 AI 돛'이 첫 번째 실행 사업에 나선다. AI 경쟁력이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생을 넘어 초·중·고 학생까지 AI 창업 인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하며 지역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 기반 미래 창업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AI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카카오는 지역 AI 인재 및 기업 육성 추진 기구 '카카오 AI 돛'의 창업 지원 사업 일환으로 청소년 창업가 발굴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날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미래 AI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가 지난 3월 출범시킨 '카카오 AI 돛'의 첫 번째 실행 사업이다. 카카오는 당시 500억원 규모의 AI 육성 기금을 기반으로 4대 과기원과 함께 지역 AI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100개의 AI 창업팀을 발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카카오 AI 돛은 AI 투자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AI 인재 양성과 창업 지원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과기원의 연구 역량과 카카오의 기술, 사업화 경험을 결합해 지역에서도 글로벌 AI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시작점으로 청소년 단계부터 AI 창업 인재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글로벌 AI 산업에서는 기술 경쟁력이 창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AI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대학 이후가 아닌 초·중·고 단계부터 문제 해결 능력과 창업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카카오는 각 과기원이 보유한 영재교육과 AI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지역 과학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카카오가 보유한 AI 기술과 현장 경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 실질적인 창업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단순 교육에 그치지 않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까지 연결되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신아 카카오그룹 의장은 "AI 시대의 도래로 1인 기업도 글로벌 유니콘으로 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지역에서도 세계로 뻗어가는 AI 혁신 기업들이 잇따라 탄생할 수 있도록 카카오그룹이 든든한 돛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AI 교육과 창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AI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청소년 창업가 육성을 시작으로 대학생과 연구원, 스타트업까지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는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을 비롯해 이성혜 KAIST 영재교육센터장, 김종원 GIST 꿈꾸는아이 AX교육훈련센터장, 석창원 DGIST 융합인재교육원장, 백충기 UNIST 슈퍼컴퓨팅센터장 등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영덕 센터장은 G마켓 창업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 롯데벤처스 대표 등을 역임한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전문가로 평가된다. IT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 개발을 넘어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대학뿐 아니라 청소년 단계까지 교육과 창업 지원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역 균형 발전과 AI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 인재 양성과 창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앞으로 AI 돛을 중심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지역 대학생과 연구원, 예비 창업자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 특화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지원하는 창업 모델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AI 기반 지역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온 4대 과기원과 함께 지역 영재들에게 AI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뜻깊다"며 "10대 AI 창업가들을 조기 발굴,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26 16: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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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SMR' 잡아라…에너지업계 선점 경쟁 본격화
[경제일보]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건설·에너지업계가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부산 기장군에 SMR 1기, 경북 영덕군에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그동안 미래 기술로 여겨졌던 SMR 시장이 실제 사업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은 미국 SMR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사업개발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현지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전력회사, 원전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며 사업 협력 기반 마련에 나섰다. 한미글로벌은 SMR 프로젝트 초기 기획부터 인허가, EPC(설계·조달·시공), 전력망 연계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사업개발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향후 미국 법인을 거점으로 국내 원전 설계사와 기자재 업체, 건설사들이 현지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협력 플랫폼 역할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기업들이 SMR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정부 정책 변화가 있다. 정부가 최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국내 첫 SMR 건설 계획을 제시하면서,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는 초기 사업 참여 경험이 향후 해외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SMR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AI 산업 확산이다. AI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원 확보가 글로벌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전력 공급이 가능한 SMR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국내에서 SMR을 설치해 가동하게 되면 해외 영업 과정에서 국내 적용 사례로 제시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운영 중인 기술이라는 점을 설명할 수 있어 영업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데이터센터가 핵심 수요처가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SMR을 단순한 발전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 전력망과 연계되는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가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포트폴리오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등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한 만큼 SMR이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06-24 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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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의 귀환, 에너지 안보와 책임의 균형을 세울 때다
문명이 화려해질수록 인간은 때때로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는다. 전기가 그렇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불빛을 당연한 듯 여기지만, 그 모든 문명의 밑바닥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가장 오래되고도 근본적인 조건이 놓여 있다. 전기가 흔들리면 산업이 흔들리고, 산업이 흔들리면 국가의 경쟁력과 국민의 삶도 함께 흔들린다. 정부가 경북 영덕에 대형 원전 2기, 부산 기장에 국내 첫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 용지를 확정한 것은 그런 점에서 단순한 발전소 건설 계획이 아니다.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이 14년 만이라는 사실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에너지 문제를 얼마나 오랫동안 이념과 공포,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묶어 두었는지를 보여준다. 이제야 비로소 국가 에너지 전략의 저울추를 현실 쪽으로 돌려놓으려는 늦었지만 필요한 결단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는 전력의 시대다. AI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 공장, 배터리 산업, 클라우드 서비스는 막대한 전기를 먹고 자란다.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라면 전기는 그 데이터를 움직이는 혈액이다. 안정적인 전력 없이 AI 강국도, 제조업 강국도, 첨단산업의 미래도 없다. 에너지는 더 이상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안보 그 자체다. 국제 정세가 흔들리고 에너지 공급망이 불안정해질수록 자국 안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 생존의 핵심 조건이 된다.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대목은 지역 주민들의 높은 찬성률이다. 영덕 주민 찬성률이 86%에 달했다는 사실은 과거의 이른바 ‘원전 포비아’를 넘어선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말해 준다. 원전은 한때 두려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막연한 공포만으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다. 주민들은 이제 위험과 편익, 지역 경제와 국가적 필요를 함께 따져 보기 시작했다. 이는 감정의 정치에서 상식의 정치로 이동하는 중요한 신호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시작되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시작된다”고 했다. 에너지 정책도 마찬가지다. 거창한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필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일이다. 원전 부지 확정은 그 첫걸음이다. 그러나 첫걸음이 옳다고 해서 모든 길이 저절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큰 결단일수록 그 뒤에는 더 큰 책임이 따라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다. 원전을 짓겠다고 하면서 사용후핵연료의 영구처분장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은 책임 있는 국가 운영이 아니다. 지금의 임시 저장 방식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오늘의 전기를 쓰기 위해 내일의 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원전 확대가 진정한 국가 전략이 되려면 영구처분장 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법적·제도적 장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공자는 “군자는 의를 생각하고 소인은 이익을 생각한다”고 했다. 원전의 경제성과 효율성만 앞세우고 폐기물 처리라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의로운 정책이 아니다. 정부는 부지 선정과 발전소 건설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고 최종 처분할 것인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원전 정책의 신뢰는 안전 기술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책임 있는 정보 공개와 장기 계획, 그리고 주민과의 정직한 소통에서 나온다. 또 하나의 원칙은 균형이다. 원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신재생에너지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태양광과 풍력, 수소와 에너지저장장치 역시 미래 에너지 체계의 중요한 축이다. 원전은 안정적인 기저전원으로서 산업을 떠받치고, 신재생에너지는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성의 길을 넓혀야 한다. 어느 하나만을 절대화하는 순간 에너지 정책은 다시 이념의 함정에 빠진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원전 부지 선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안전성 검증, 주민 지원, 지역 경제와의 상생, 폐기물 처리, 전력망 확충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특히 지역 주민의 높은 찬성률을 단순한 정책 명분으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찬성한 주민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신뢰와 보상이 따라야 하고, 우려하는 국민들에게는 과학적이고 정직한 설명이 제공되어야 한다. 에너지는 국가의 기본이다. 기본이 흔들리면 화려한 문명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AI 시대의 대한민국이 세계와 경쟁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기반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그 기반은 안전과 책임, 균형이라는 세 기둥 위에 세워져야 한다. 이번 원전 부지 확정은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우리는 이제 원전 공포를 넘어 현실을 보아야 한다. 동시에 원전 낙관에 취해 미래 세대의 부담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참된 국정은 오늘의 필요와 내일의 책임을 함께 살피는 데 있다. 정부가 원칙을 지키되 섬세하게 조정하고, 국민이 공포가 아니라 상식으로 판단할 때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는 비로소 단단한 토대 위에 설 것이다.
2026-06-20 10: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