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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협상 결렬과 장기전의 서막… '에너지·수출 안보' 비상 플랜 서둘러야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던 낙관론은 산산이 부서졌고 국제사회는 전면전과 장기전이라는 어두운 터널의 입구에 서 있다. 이란은 “미국이 공격하면 반드시 반격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고 미국 역시 강경 일변도의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중동의 화약고는 다시 불이 붙었고 그 불길은 이제 특정 지역을 넘어 세계 경제 전반으로 번질 조짐이다. 수십 년간 국제 정세의 격랑을 지켜봐 온 시각에서 보더라도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의 차원을 넘어선다. 대한민국 경제의 명운을 좌우할 ‘에너지 및 수출 대동맥의 경색’이라는 실질적 위기가 이미 시작됐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전략적 요충지가 군사적 긴장에 휩싸이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은 더 이상 가정이 아닌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이 같은 위기에 얼마나 준비되어 있었느냐다. ‘전쟁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기대 속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한 체계적 대응 전략은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라도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대응 체계를 신속히 가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에너지 안보다. 정부는 민관 합동 비상대응 체계를 즉각 가동해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선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공급선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국, 카스피해 연안,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과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고 기존 계약의 재조정도 과감히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국가 전략 비축유 운용 계획을 재점검하고 민간 기업의 재고 확보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및 금융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 에너지는 경제의 혈맥이다. 공급이 흔들리는 순간 산업 전반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전쟁의 여파는 에너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희귀 금속과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조기 집행해 원자재 수입선을 동남아시아, 호주 등으로 신속히 다변화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에 대해서는 해외 자원 개발과 장기 구매 계약을 병행하는 ‘이중 안전망’ 구축이 요구된다. 단기적 대응과 중장기 전략이 동시에 작동해야 위기의 파급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출 측면에서도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중동발 물류 리스크는 해상 운임 상승과 항로 불안정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국적 선사의 선복량을 전략적으로 배분하고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대한 물류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중동 시장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유럽, 북미, 동남아 등 대체 시장 개척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위기 국면에서 시장을 잃는 것은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산업 경쟁력 자체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금은 ‘강 건너 불’로 치부할 상황이 아니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을 외부 변수로만 돌리며 대응을 미루는 것은 무책임에 가깝다. 정부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경제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며 기업 역시 비용 절감과 기술 혁신을 통해 고유가·고물가·고금리라는 ‘3고(高)’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역사는 위기 앞에서 준비하지 못한 국가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미·이란 갈등의 장기화는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낙관이 아니라 냉철한 판단과 즉각적인 실행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회복력은 위기 대응 능력에서 판가름 난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이 바로 행동해야 할 순간이다.
2026-04-13 10:15:49
독일 총리 중국 항저우 로봇기업 방문…중국 스마트폰업계 5년 만의 대규모 가격 인상 예고
[이코노믹데일리]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이끄는 경제 사절단이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로봇 기업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 여파로 다음 달 초 대규모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5일부터 26일까지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26일 오후에는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위수커지(宇树科技)를 참관했다. 방문 일정에 따르면 메르츠 일행은 중국에 진출한 독일 기업도 추가로 둘러볼 예정이다. 이번 방중에는 자동차 화학 생물의약 기계제조 순환경제 등 독일의 주력 산업 분야에서 약 30개 대표 기업의 최고경영진이 동행했다. 독일 정부는 중국과의 실질 협력 심화를 강조해 왔다. 독일은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 중 하나이며 특히 자동차와 기계 산업에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다만 최근에는 전기차 보조금 문제와 공급망 재편을 둘러싸고 유럽연합과 중국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메르츠 총리의 이번 방문은 이런 경제적 이해관계 속에서 양국 협력의 접점을 모색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메르츠 총리가 방문한 위수커지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족 보행 로봇으로 알려진 중국의 신흥 기술 기업이다. 중국은 최근 ‘신질생산력’이라는 구호 아래 첨단 제조업과 인공지능 로봇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질생산력은 기존 노동집약형 성장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뜻한다. 독일 역시 제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자동화와 로봇 기술에 주력하고 있어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편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원가 부담 확대에 직면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 조달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상승했다. 상승세는 아직 둔화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 유통 채널과 ODM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포(OPPO) 원플러스(OnePlus) 비보(vivo) 샤오미(小米) 아이쿠(iQOO) 아너(荣耀) 등 주요 브랜드가 3월 초 신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경우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폭의 집단 인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급 조정 영향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고성능 기종 확대와 부품 사양 상향으로 메모리 사용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원가 상승 압박을 소비자 가격에 일부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 전략을 통해 소비 회복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자제품 가격 인상은 소비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프리미엄 모델 수요는 비교적 견조하다는 분석도 있다. 독일 총리의 방중과 중국 기술 기업 방문이 상징하는 첨단 산업 협력 확대 흐름과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예고하는 소비시장 압박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6-02-26 17: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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