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주택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며 지역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새해 들어서도 법원 관리 신청이 이어지면서 지방 건설산업이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분양시장 침체와 미분양 증가, 공사비 상승이 동시에 겹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자금 사정이 빠르게 악화되는 모습이다.
15일 법조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남 장성에 본사를 둔 삼일건설은 지난 6일 광주지방법원 파산1부에 법인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법원은 오는 26일 경영진 심문을 진행한 뒤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삼일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111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다. ‘삼일파라뷰’ 브랜드를 앞세워 광주·전남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분양과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한때 지역 주택 시장에서 활발한 분양 사업을 진행했던 건설사로 꼽힌다.
현재 무안 지역에는 약 200가구, 화순에는 500여 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신규 분양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진행 중인 아파트 공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신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회생 신청 배경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제도 개편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정 감정평가 기준이 변경되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담보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일건설 회생 신청을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지방 건설업 전반의 구조적인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에서 폐업한 주택건설업체는 136곳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분양률 하락으로 미수채권이 늘어나고 준공 후 미분양이 누적되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자금 사정이 빠르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지역 중견 건설사들의 경영 위기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광주 지역 중견 건설사인 영무토건이 부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영무예다음’ 브랜드로 전국에서 분양 사업을 추진해 온 기업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미분양 누적이 동시에 겹치며 유동성 위기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탑건설과 유탑엔지니어링, 유탑디앤씨 등 유탑그룹 계열사 3곳도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유탑그룹은 광주시청사와 전남도청사, 광주월드컵경기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호남권 주요 랜드마크 건축 사업을 수행해 온 지역 대표 건설사 가운데 하나다. 지역 건설 산업을 상징하던 기업들까지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위기감이 더욱 커지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지방 건설사들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분양 시장 침체로 신규 사업이 줄어든 상황에서 금융 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버틸 여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 건설사의 연쇄 위기가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다. 건설 산업은 고용과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큰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 지역 건설사가 무너지면 협력업체와 자재 업체 등 관련 산업 전반에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 건설사의 붕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방 주택시장 회복과 충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집행이 병행되지 않으면 이런 흐름을 막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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