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건설업계가 경기 둔화 국면에서 서로 다른 경영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공통된 환경에 놓여 있지만 대응 방식은 기업마다 다르다. 해외 사업과 공공공사, 신사업을 바라보는 접근도 건설사별로 엇갈리는 분위기다.
최근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수익성이 낮거나 변동성이 큰 지역의 사업을 정리하거나 신규 진출을 늦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글로벌 금융 여건이 악화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프로젝트의 수익 구조를 다시 따져보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해외 수주 규모 확대가 성장 전략의 핵심 지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흐름이 달라졌다. 사업 규모보다 수익성과 계약 조건을 우선 검토하는 선별 수주 기조가 뚜렷해졌다. 공사비 변동과 금융 조달 부담을 고려해 입찰 기준을 강화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플랜트와 인프라 시장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주 지역과 사업 유형은 이전보다 신중하게 선택하는 모습이다. 중동과 동남아 등 기존 시장에서는 사업을 유지하되 안정적인 발주 구조를 갖춘 프로젝트 중심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해외 사업 비중을 줄이고 국내 사업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려는 흐름이 나타난다. 환율 리스크와 공사 지연, 공사비 변동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주택 사업과 도시정비사업 등 기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공공공사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건설사마다 차이가 있다. 경기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공공사는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민간 주택 시장이 위축될 경우 일정 수준의 매출 기반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일부 건설사들은 토목과 공공 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공공공사 수주 확대에 나섰다. 도로와 철도, 공공주택 등 인프라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공공주택 사업에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면서 민간 아파트 브랜드를 적용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이와 달리 민간 사업 비중을 유지하려는 여럿 기업도 존재한다. 공공사업은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지만 수익률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는 공공공사 참여를 확대하되 전체 사업 구조에서는 민간 사업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신사업을 둘러싼 대응 역시 기업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데이터센터와 모듈러 건설, 신재생에너지 등은 최근 건설업계에서 관심이 높아진 분야다. 디지털 인프라 확대와 친환경 에너지 정책, 건설 생산성 개선 요구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 같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 사업에 참여하거나 모듈러 건설,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반면 다른 건설사들은 신규 사업 확대보다 기존 사업 구조 정비와 비용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현금 흐름 관리와 재무 안정성 확보에 집중하는 보수적인 전략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전략 차이는 기업 규모와 재무 구조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대형 건설사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여러 선택지를 동시에 검토할 수 있지만 중견 건설사는 재무 안정성을 우선 고려해 보다 제한적인 범위에서 사업 전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 분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각자의 여건에 맞춰 해외, 공공, 신사업 비중을 조정하며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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