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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으로 간 청정원…1200만 관중 시대 잡는다
[경제일보] 프로야구 흥행 열기가 식품업계 마케팅 경쟁까지 달구고 있다. 연간 관중 12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둔 야구장이 단순 스포츠 경기장을 넘어 소비와 체험이 결합된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도 현장 마케팅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상 청정원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청정원데이’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야구장을 찾은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행사다. 이번 행사는 올해 론칭 30주년을 맞은 청정원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라이프푸드 브랜드’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정원은 장류와 조미료 중심 브랜드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건강식과 간편식, 저당 제품군을 강화하며 식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외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은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 가운데 하나다. 1956년 설립된 대상은 발효 기술과 조미 식품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현재는 식품과 소재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종합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청정원은 대상의 핵심 식품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는 물론 소스와 간편식, 건강식품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식품업계에서는 청정원이 최근 몇 년 사이 소비 흐름 변화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저속노화와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되자 저당 제품군을 확대했고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에 맞춰 냉동식품과 간편 조리 제품군도 강화했다. 특히 ‘호밍스’ 브랜드를 앞세운 간편식 사업은 대상의 미래 성장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실제 대상은 최근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김치와 소스류, 간편식 판매를 늘리며 K푸드 수요 확대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저지 등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과 유통망 확보에도 힘을 싣고 있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농심 등이 경쟁하는 K푸드 수출 시장에서 대상 역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청정원데이 행사에서도 대상은 최근 힘을 주고 있는 저당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행사 기간 동안 SSG랜더스필드 1루 광장에는 ‘우리가 원하던 오늘’을 주제로 한 브랜드 부스가 마련된다. 현장 방문객에게는 청정원 저당 홍초를 활용한 에이드가 무료 제공되며 룰렛 이벤트를 통해 저당 홍초와 저당 케찹, 저당 돈까스소스, 저당 굴소스, 저당 참깨드레싱, 저당 현미고추장 등 대표 저당 제품도 증정한다. 행사 첫날인 15일에는 대상 임직원이 시구와 시타 행사에도 참여한다. 야구 관람과 브랜드 체험을 결합한 참여형 마케팅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식품업계가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TV 광고 중심이던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방식의 현장형 마케팅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야구는 최근 젊은 세대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흥행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과 2030세대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대상 역시 최근 브랜드 전략의 무게중심을 ‘일상 속 경험’에 두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브랜드를 녹여내겠다는 방향이다. 이번 청정원데이 행사 역시 건강과 야구 관람,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온·오프라인 연계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대상은 14일부터 20일까지 SSG닷컴에서 청정원 인기 제품 30개 품목을 30% 할인 판매하고 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할인 쿠폰도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식품기업들의 경쟁이 제품 자체를 넘어 브랜드 경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강과 취향 소비 흐름이 강해지면서 소비자와 얼마나 자연스럽게 접점을 만들 수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야구장을 찾은 식품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2026-05-08 08: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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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는 풍경을 바꾼 창고형 매장에서 생활 플랫폼으로…이마트 성장과 진화의 역사
[경제일보] 한때 주말이면 가족 단위 고객이 대형 카트를 밀며 한꺼번에 장을 보러 가는 풍경이 있었다. 동네 슈퍼와 재래시장이 중심이던 소비 문화가 자동차를 타고 외곽 대형 매장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바뀌던 시절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이마트가 있었다. 이마트는 단순히 새로운 점포 형태를 만든 회사가 아니라 한국인의 소비 습관과 유통 지형 자체를 바꾼 기업으로 기록된다. 이마트의 출발은 1993년 서울 창동점 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 유통 시장은 백화점과 동네 상권 중심이었다.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넓은 공간에서 생활필수품을 한 번에 구매하는 할인점 모델은 낯선 실험에 가까웠다. 그러나 소비자는 빠르게 반응했다. 합리적 가격과 넓은 주차 공간, 원스톱 쇼핑 경험은 기존 유통 방식과 다른 편리함을 제공했다. 이마트가 성장한 배경에는 시대 변화가 있었다. 자동차 보급 확대와 주거지 외곽 개발, 맞벌이 가구 증가, 주말 가족 소비 문화가 맞물리며 대형마트 수요가 커졌다. 이마트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전국 주요 거점에 점포를 늘리며 대형마트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이마트는 한국 유통업 성장의 상징이었다. 점포 수 확대와 매출 성장,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이 이어졌고 대형마트는 백화점과 다른 대중 소비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식품과 가전, 의류, 생활용품을 한 공간에서 구매하는 방식은 빠르게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의 경쟁력은 가격만이 아니었다. 상품 소싱 능력과 물류 효율화, 대규모 점포 운영 노하우가 함께 작동했다. 대량 구매를 통한 가격 경쟁력, 전국 물류망 구축, 시즌별 행사 기획은 후발 주자와 격차를 만드는 요소였다. 단순히 싸게 파는 매장이 아니라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 시스템 기업에 가까웠다. 이마트는 변화가 필요할 때마다 새 카드를 꺼냈다. 대표 사례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다. 대용량 상품과 합리적 가격, 넓은 매장 동선을 앞세운 트레이더스는 기존 대형마트와 다른 고객층을 끌어들였다. 해외 창고형 매장 모델을 한국 소비자 성향에 맞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주요 점포가 높은 집객력을 보이며 이마트 전체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노브랜드 역시 이마트가 만든 상징적 브랜드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상품 본질에 집중한 자체 브랜드 전략은 고물가 시대 소비자와 맞아떨어졌다. 노브랜드는 단순 PB상품을 넘어 독립 매장과 생활 브랜드로까지 확장됐다.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소비 시장에서 차별화된 무기가 됐다. 그러나 유통 환경은 급격히 바뀌었다. 온라인 쇼핑이 생활화되면서 대형마트 전성기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객은 굳이 차를 몰고 매장에 가지 않아도 모바일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규제 환경 변화와 의무휴업 논란도 오프라인 대형마트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마트 역시 긴 조정기를 겪었다. 일부 점포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 작업이 이어졌고 오프라인 중심 사업 모델을 손질해야 했다. 외형 성장보다 내실 경영이 중요해진 시기였다. 대신 이마트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대응했다. SSG닷컴을 통한 온라인 강화, 스타벅스코리아 편입, 전문점 사업 확대, 퀵커머스와 물류 경쟁력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대형마트 회사에서 식품·생활·플랫폼 기업으로 성격을 바꾸려는 시도였다. 스타벅스 인수는 상징성이 컸다. 커피 프랜차이즈를 넘어 충성 고객층과 멤버십, 라이프스타일 소비 데이터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었다. 오프라인 공간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과도 맞닿아 있었다. 온라인 전환도 계속되고 있다. 고객은 모바일 앱에서 장을 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한 뒤 다시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유통 채널의 경계가 흐려진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점포 숫자보다 고객 접점 전체를 얼마나 촘촘히 설계하느냐다. 이마트가 물류와 데이터, 멤버십 강화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실적 흐름은 핵심 사업 경쟁력 회복 여부와 연결된다. 트레이더스 성장세, 비용 효율화, 주요 자회사 수익성 개선은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대형마트가 끝났다는 단순한 진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유다.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이 가진 집객력과 체험 소비 수요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자산은 분명한 숫자와 경험에서 나온다. 전국 점포망, 물류 인프라, 상품 기획력, 자체 브랜드 경쟁력,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 신세계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는 쉽게 따라 만들기 어렵다. 한 시대를 지배했던 유통 플랫폼의 축적된 자산이다. 과제도 적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과의 가격 경쟁은 계속되고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형 점포 운영 비용은 구조적으로 높다. 젊은 소비층은 더 빠르고 더 새롭고 더 편리한 경험을 요구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반드시 가야 하는 장소가 되지 못하면 경쟁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마트는 지금 대형마트 운영 기업에서 생활 플랫폼 기업으로 옮겨가는 전환기에 서 있다. 식품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일상 소비 전반을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점포는 물건을 쌓아두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와 경험, 물류 거점이 함께 작동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창동점의 시대가 한국 소비자에게 대형마트라는 새 선택지를 보여준 시기였다면 지금의 과제는 디지털 시대에도 오프라인 유통의 존재 이유를 다시 증명하는 일이다. 장보는 풍경을 바꿨던 이마트가 다음 시대의 소비 습관까지 바꿀 수 있을지 시장의 눈길이 모이고 있다.
2026-04-24 07: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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