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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우 교수, 자기장으로 뇌 신경 조절한 과학자…최고과학기술인상
[경제일보] 자기장으로 살아 있는 동물의 뇌 신경을 원격 조절한 과학자가 올해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됐다. 나노화학과 생명공학을 결합해 질병 진단과 세포 치료, 뇌 회로 교정의 새 길을 연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026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천 교수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천 교수는 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제4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대회에서 대통령상과 상금 3억원을 받는다. 이번 수상은 나노의학 개척 공로가 핵심이다. 천 교수는 나노 크기의 자성 물질과 생명공학을 결합해 세포와 뇌 회로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기존 의학이 약물이나 수술, 전기 자극에 의존했다면 천 교수의 연구는 자기장을 이용해 몸 안의 특정 신경회로를 무선으로 조절하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대표 성과는 나노-자기유전학 기술이다. 이 기술은 자기장을 활용해 살아 있는 동물의 특정 뉴런 활성을 무선·원격으로 조절한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분야의 오랜 과제였던 무선 조절과 분자 수준의 선택성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련 성과는 Nature Materials와 Nature Nanotechnology 등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 의미는 단순한 기초연구에 그치지 않는다. 특정 뇌 회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면 파킨슨병, 우울증, 치매 등 뇌 질환 연구와 치료 기술 개발에도 응용 가능성이 열린다. 아직 임상 적용까지는 검증해야 할 단계가 많지만 뇌 신경 조절 기술이 전기장치나 침습적 수술 중심에서 나노·자기장 기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천 교수는 연구 기반 구축에서도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15년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을 설립했고 2025년에는 막스플랑크-연세 IBS 공동연구센터 출범을 이끌었다. 국내 나노의학 연구를 세계 연구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국제 학계 활동도 활발하다. 천 교수는 미국화학회와 영국왕립화학회 석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적 화학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ACS) 부편집장도 맡고 있다. 연세대 화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2년부터 연세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천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30년가량 연세대와 KAIST, IBS 과학자들과 연구한 성과가 큰 발판이 됐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또 젊은 과학자들이 딥테크와 창업을 통해 국가 성장동력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은 2003년부터 한국을 대표할 탁월한 연구성과를 낸 과학기술인에게 수여돼 온 국내 최고 권위 과학기술 포상이다. 천 교수의 수상은 한국 기초과학이 단순 논문 성과를 넘어 미래 의학과 딥테크 산업의 원천 기술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과학은 연구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 방식을 바꾸며 국가의 다음 성장엔진으로 이어질 때 그 가치가 증명된다.
2026-07-06 16:33:02
미켈란젤로의 500년 숙제 풀었다… KAIST, 중력 거스르는 '액체 제어' 기술 개발
[경제일보] 중력 때문에 천장에서 떨어지는 액체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의 정밀 코팅은 물론 우주 환경에서의 유체 제어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연구팀은 거꾸로 매달린 액체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쏟아지는 ‘중력 불안정성’을 소량의 휘발성 액체 혼합만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일상생활에서 목욕탕이나 냉장고 천장에 맺힌 물방울이 점점 커지다가 떨어지는 현상은 중력 불안정성 때문이다. 액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지점에 집중되고 결국 중력을 이기지 못해 낙하하게 되는 물리적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 표면에서 발생하는 ‘마랑고니 효과’를 활용했다. 휘발성이 강한 액체를 소량 혼합하면 증발 과정에서 표면 농도 차이가 생기고, 이에 따라 표면장력 차이로 미세한 액체 흐름이 형성된다. 이 흐름이 아래로 떨어지려는 액체를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겨 낙하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아도 액체 자체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중력에 의한 낙하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정밀 코팅과 인쇄, 적층 제조 공정 등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는 액체 재료를 매우 얇고 균일하게 도포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력에 따른 흐름이나 뭉침 현상은 공정 불량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 왔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기울어진 표면이나 복잡한 구조 위에서도 액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박막 코팅이나 반도체 미세 패턴 인쇄 공정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 액체 조성만 조절해 구현할 수 있어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이번 원리가 우주 환경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선 내부에서는 미세 중력 환경 때문에 액체 흐름을 제어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표면장력 기반 제어 기술을 활용하면 추진제 유출 방지나 유체 이송 시스템 안정화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형수 교수는 “외부 에너지 없이 중력 불안정성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다양한 화학 조성의 액체 시스템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액체의 표면장력과 증발 특성을 이용해 스스로 안정성을 유지하는 ‘자기 제어형 유체 시스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향후 다양한 산업 공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6-03-12 14: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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