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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혁신의 시간…구광모식 AI 전환, 제조 DNA를 재설계하다
[경제일보] 화려한 AI(인공지능) 경쟁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와 반도체가 서 있지만 산업 현장의 판을 바꾸는 진짜 승부는 결국 제조업에서 갈린다. 전통 제조기업 LG는 지금 AI를 단순한 서비스나 기능이 아니라 공장과 공급망, 고객 경험 전반을 재설계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제조 DNA' 자체를 바꾸는 거대한 전환에 나서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며 AX(AI 전환) 속도전을 직접 주문한 것도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안정과 신중함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LG가 AI 시대를 맞아 누구보다 빠르게 조직과 사업 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는 오랫동안 '전통 제조업의 강자'로 불려왔다. LG전자와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핵심 계열사 대부분이 실물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워졌다. 제품 설계부터 생산과 품질관리, 물류와 마케팅, 고객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이 AI와 데이터 중심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산업 질서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이를 단순한 디지털 전환 수준이 아니라 제조업의 운영 체계 자체를 바꾸는 문제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LG 내부에서는 AX가 특정 IT 조직만의 과제가 아니라 생산과 연구개발(R&D), 공급망, 고객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AI에 의한 산업 구조 변화를 전기와 인터넷의 등장에 비유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사업 임팩트가 있는 영역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하고 확산해야 한다"며 AX의 핵심을 속도와 실행력으로 규정했다. 기존 제조업 강자의 성공 공식이었던 신중한 검토와 안정적 운영만으로는 AI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메시지로 해석된다. 변화의 최전선에는 LG전자가 있다. LG전자는 더 이상 단순 가전회사를 지향하지 않는다. 냉난방공조(HVAC)와 스마트팩토리, 전장,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 체질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공장 자동화와 산업용 솔루션 영역에서는 AI 기반 생산 최적화와 에너지 효율화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는 LG전자에게 새로운 제품 기능이 아니라 제조 경쟁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핵심 도구다. 생산라인 운영 효율을 높이고 불량률을 줄이며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과정 전반에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급성장 중인 HVAC 사업 역시 단순 냉방기기가 아니라 'AI 인프라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인 캐즘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은 수익성 확보라는 현실적인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격적인 증설 경쟁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결국 핵심은 공장 운영 효율과 수율 개선, 원가 경쟁력 확보에 있다. 이 과정에서 AI 기반 공정 최적화와 품질 예측 기술의 중요성도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생산 효율과 운영 최적화를 중심으로 AX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공정 데이터 분석과 불량 예측 시스템 고도화는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배터리 산업의 생존 경쟁력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와 같은 그룹 차원의 AX 전략 중심에는 LG AI연구원이 있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중심으로 그룹 내부 AI 역량을 집결시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생성형 AI 경쟁이 소비자 서비스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LG는 상대적으로 산업 현장과 제조 영역에 AI를 접목하는 실전형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사장단 회의에서도 엑사원을 활용해 실시간 논의 분석과 키워드 추출, 회의 요약 등을 진행하며 회의 자체를 AX 실행 사례로 구현했다. AI를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실제 업무와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녹여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장면이었다. LG CNS 역시 그룹 AX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LG CNS는 그룹 내부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외부 기업 대상 AX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조와 물류, 금융, 공공 영역 전반에서 AI·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 수요가 확대되면서 LG의 AX 역량이 새로운 B2B 사업 기회로 연결되는 구조다. LG의 움직임은 삼성이나 SK와는 결이 다르다. 삼성이 막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집중하고 SK가 배터리·바이오 중심의 대규모 리밸런싱을 추진하는 가운데 LG는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AI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무리하게 새로운 판을 벌이기보다 제조와 품질, 고객 경험이라는 기존 강점에 AI를 결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가장 LG다운 AI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LG는 과거에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해왔다.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철수했고 수익성이 떨어진 LCD 사업 비중도 줄였다. 대신 전장과 배터리, HVAC, 산업용 솔루션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왔다. 지금의 AX 전략 역시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그룹의 미래 체력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제조업 경쟁력은 더 이상 저렴한 인건비나 생산 규모 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생산성과 품질,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는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LG가 지금 추진하는 AX 역시 결국 제조업의 본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화려한 AI 서비스 경쟁보다 산업 현장에 AI를 깊숙이 녹여내는 조용한 혁신이 LG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05-11 16: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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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경쟁 '협력사'가 좌우한다…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 기술 동맹' 구축
[경제일보]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업 삼성디스플레이가 협력사와의 기술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OLED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단순 부품 공급망을 넘어 '공동 기술 개발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2026 상생협력 DAY'를 열고 주요 협력사들과 사업 전략과 기술 방향을 공유했다. 행사에는 50여개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해 OLED, QD-OLED 등 차세대 제품 개발 성과와 공정 혁신 사례를 논의했다. 표면적으로는 협력사 행사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기술 동맹 강화 신호로 해석한다. 특히 8.6세대 IT OLED 양산과 폴더블, AI 디바이스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에서 협력사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배경에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구조 변화가 있다. 과거 LCD 중심 시장에서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생산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했다. 그러나 OLED로 전환되면서 소재·공정·장비 기술의 복합적 완성도가 성능을 결정짓는 구조로 바뀌었다. 특히 IT용 OLED, 폴더블 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응용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단일 기업이 모든 기술을 내재화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협력사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유기재료, 레이저 가공 장비, 진공 공정 장비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협력사가 기술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이번 행사에서 수상한 기업들도 소재, 장비, 공정 혁신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사례들이다. 이는 디스플레이 경쟁이 ‘완제품 기업 간 경쟁’에서 ‘생태계 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은 '공동 개발 구조' 강화다. 협력사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크레파스(CrePas)’ 제도와 스마트공장 지원 프로그램, 상생펀드 등을 통해 기술 개발과 생산 혁신을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단순 납품 관계를 넘어 기술 기획 단계부터 협력사를 참여시키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신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기술 리스크를 분산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차세대 디바이스' 대응이다. AI 디바이스, 폴더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제품군은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복잡한 기술 요구사항을 갖는다. 발열, 소비전력, 내구성, 폼팩터 변화까지 동시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재·공정·설계가 동시에 진화해야 하며, 이는 협력사와의 공동 혁신 없이는 구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시 중심 행사'로의 변화도 의미가 있다. 올해부터 제품 전시와 사례 발표를 강화한 것은 단순 교류를 넘어 기술 공유와 실질적 협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협력사를 단순 공급자가 아닌 ‘기술 파트너’로 재정의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공동 개발 구조는 협력사 의존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술 유출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 또한 협력사 간 기술 격차와 투자 여력 차이도 생태계 경쟁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 역시 유사한 협력 구조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 기준은 더 이상 패널 생산능력이 아니라 기술 생태계의 완성도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협력사와의 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그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2026-04-16 09: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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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이후 기온 회복기…차량 안점 점검 포인트는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기온이 빠르게 오르면서 한파 이후 차량 상태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 됐다. 저온 환경에서 누적된 영향은 기온 회복 국면에서 전자장치 오류나 경고등 점등으로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주행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안전·편의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자동차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파 기간 차량이 장시간 저온에 노출되면 각종 전자장치와 센서, 배선 부위는 수축과 응결을 반복하게 된다. 이후 기온이 오르며 내부 결로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계기판이나 디스플레이, 보조 시스템의 이상이 표면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점검이 필요한 항목은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다. 저온에서 LCD 패널과 내부 회로가 영향을 받은 경우, 기온 회복 이후 화면 표시가 지연되거나 일시적으로 꺼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행 중 경고등이 간헐적으로 점등됐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포함된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 표시 오류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 차량 상태 인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 후방카메라와 주차 보조 시스템도 확인 대상이다. 한파 동안 렌즈 내부에 결로가 발생하거나 배선 접점 상태가 변하면서, 기온이 오를 때 영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화면이 끊기는 사례가 보고된다. 특히 야간이나 이른 아침 주행 이후 재시동 시 문제가 재현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보조 배터리 상태 점검이 중요하다. 저온 환경에서는 보조 배터리 전압이 크게 떨어질 수 있고, 이 상태가 누적되면 기온 회복 이후 경고등 점등이나 시동 지연, 전자장치 오작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구동 배터리 이상이 아니더라도 전자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점검 필요성이 크다. 전기차의 열관리 및 난방 계통도 확인 대상이다. 히트펌프나 고전압 히터를 사용하는 차량의 경우, 한파 이후 센서 인식 오류나 난방 성능 저하 경고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실제 난방 불량이 아니더라도 제어 로직이나 센서 상태 점검을 요구하는 신호일 수 있다. 브레이크 제동 보조 계통 역시 한파 이후 점검이 권고된다. 전동식 진공펌프나 제동 보조 관련 시스템은 저온 조건에서 작동 환경이 달라지며, 기온이 오르면서 경고등이 뒤늦게 점등되는 사례가 있다. 주행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즉각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타이어 공기압도 한파 동안 낮아졌던 공기압이 기온 상승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공기압 경고등이 해제되지 않거나 재점등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계기판 표시와 실제 공기압 수치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와이퍼, 도어 고무 몰딩, 트렁크 씰 등 결빙에 노출됐던 부위의 손상 여부도 점검 대상이다. 결빙 상태에서 반복 사용된 부품은 기온 회복 후 갈라짐이나 소음으로 나타날 수 있다.
2026-02-21 08: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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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1월 수출 5.9% 증가…對美 수출 부진 속 지역 다변화로 전체 회복
[이코노믹데일리] 11월 중국의 수출은 약 3303억 달러(약 462조원)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이는 주요 기관들이 예상한 4% 안팎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결과다. 8일 중국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10월 -1.1% 감소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수입은 약 2186억 달러(약 306조원)로 전년 대비 1.9% 늘어 시장 예상치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11월 기준 무역흑자는 약 1117억 달러(약 156조원)로 확대됐고, 올해 1~11월 누적 무역흑자는 1조 달러를 웃돌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나타났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약 338억 달러(약 47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28.6% 급감했고, 수입도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전체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유럽연합(EU), 홍콩, 아프리카 등을 포함한 다지역 수요가 확대된 덕분이다. 특히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성장세를 이끌었고 EU 소속국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로의 수출 또한 증가하며 대(對)EU 무역이 확대됐다. 홍콩과 아프리카로의 수출도 상당히 늘면서 중국의 수출 다각화 전략이 실제 수치로 뒷받침됐다. 한편 한국과의 교역에서는 수출이 소폭 감소한 반면 수입은 다소 증가해 전체 무역 규모는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본과의 관계는 최근 정치적 긴장으로 불확실성이 제기돼 왔지만 11월에는 대일 수출·수입 모두 증가하며 교역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일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등은 향후 양국 간 무역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 선박, LCD 모듈의 수출이 증가했고, 비료와 희토류 등 원자재 수출도 늘어났다. 이는 중국의 수출 포트폴리오가 전통 제조업과 원자재 수출을 아우르는 복합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12-08 14:4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