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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새 총장, 현 이사회 체제로 뽑는다
[경제일보] 1년 넘게 차기 총장 선임이 지연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현 이사회 체제에서 새 총장을 선출할 전망이다. 총장 후보 3명이 확정되면서 이르면 다음 달 임시이사회에서 총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계에 따르면 KAIST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지난 15일 류석영 전산학부 교수, 배충식 기계공학과 교수, 이도헌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등 3명을 제18대 총장 후보로 확정해 이사회에 추천했다. 앞서 총장후보선임위는 6명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한 뒤 최종 3배수를 압축했다. 최종 후보 3명은 정부 인사 검증을 거친 뒤 KAIST 이사회 표결에 부쳐진다. 이사회에서 출석 이사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면 교육부 장관 동의를 거쳐 과기정통부 장관 승인으로 차기 총장이 최종 확정된다. KAIST는 지난해부터 총장 선임 절차가 장기 표류했다. 이광형 현 총장의 임기는 지난해 2월 끝났지만 이사회 일정 지연 등으로 후임 선임이 늦어졌다. 올해 2월 이사회에서는 이광형 현 총장, 김정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이용훈 전 울산과학기술원 총장 등 3명을 놓고 표결했지만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해 총장 선임안이 부결됐다. 총장 선임안 부결은 KAIST 개교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이후 학내에서는 리더십 공백과 이사회 책임론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졌고, 이광형 총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가 철회하는 등 혼란도 있었다. 이번에는 현 이사회 체제에서 총장을 먼저 선출한 뒤 이사장 선임 절차를 밟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명자 KAIST 이사장은 지난 8일 임기가 끝났지만, 정관상 후임 이사장이 선출되는 차기 이사회까지 직을 유지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현 이사회 체계에서 총장을 뽑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장과 이사장을 같은 이사회에서 함께 선출할 가능성도 있다. KAIST 이사장은 이사 중 호선 방식으로 선출된다. 다만 총장 선임 일정과 정부 인사 검증 절차가 남아 있어 구체적인 이사회 개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총장 선임을 위한 임시이사회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AIST 관계자는 “세 명의 후보가 나온 상황이지만 아직 이사회 일정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총장 선임은 KAIST의 리더십 정상화뿐 아니라 국가 전략기술 경쟁력과도 맞물려 있다. AI, 반도체, 바이오, 첨단 제조 등 핵심 분야에서 대학의 연구·교육 전략을 새롭게 세워야 하는 시점인 만큼 차기 총장이 학내 통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될 전망이다.
2026-05-20 08: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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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AI 시대 5년 계획도 다시 봐야"
[경제일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기술·AI 미래전략회의’를 출범했다. 기존 장기 로드맵으로는 생성형 AI와 피지컬 AI처럼 빠르게 등장하는 기술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3일 서울 광화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열린 과학기술·AI 미래전략회의 첫 회의에서 “기존에 잡은 5년, 10년 장기 계획이 의미가 있는 것인가 고민이 된다”며 “미래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지금부터 이뤄지고 반영되지 않으면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전략회의는 과학기술과 AI 발전이 가져올 미래 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정책 의제를 정부에 제안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위원회다. 과기정통부는 첨단기술이 산업을 넘어 경제 교육 의료 문화 법률 국방 등 사회 전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 전문가 17명을 위원으로 구성했다. 배 부총리는 기존 미래전략의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2020년에 과기정통부가 2045년 미래전략을 수립했는데 거기에는 생성형 AI 등장에 관한 미래 로드맵이 없었다”며 “피지컬 AI도 10년 로드맵을 잡고 있었는데 벌써 전반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 정부가 잡고 있는 과학기술·인공지능 로드맵이 적정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각 분야별 초지능이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현재 로드맵과 방향성이 글로벌 경쟁에 적절한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앤트로픽의 차세대 AI 모델 ‘미토스’를 둘러싼 논의도 언급했다. 배 부총리는 “질문이 아쉬운 것이 항상 앤트로픽의 글래스윙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느냐고 한다”며 “한국도 미토스 같은 수준의 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3위권 경쟁력에 도전하면서도 아직까지 우리의 인식과 준비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AI 시대 인간의 역할과 산업별 전환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김주호 KAIST 김재철AI대학원 교수는 ‘AI 시대 기술과 사람 사이의 과학, 보이지 않는 격차와 공존의 조건’을 주제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우리의 일을 어떻게 바라볼지, AI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사람의 역할을 어떻게 의미 있게 남겨둘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응용 시대로 넘어갔을 때도 우리가 톱3에 걸맞은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1호 AI 영화감독인 권한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 대표는 ‘영상 콘텐츠 업계의 AI 전환 현황 및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AI가 콘텐츠 제작 방식과 산업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현장 사례가 공유됐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미래전략회의를 분기마다 정기 개최한다. 분야별 미래 이슈를 지속 발굴하고 자문위원도 추가로 늘려 각계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회의에서 발굴한 아젠다는 유관 연구기관과 협력해 심층 연구하고 결과를 ‘미래 아젠다 시리즈’ 형태로 순차 발표한다. 범부처 협력이 필요한 사안은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논의해 정책 실행력을 확보한다. 이번 회의 출범은 AI 정책의 시간표를 다시 짜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피지컬 AI처럼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과거 방식의 중장기 계획만으로는 산업과 안보, 교육, 노동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향후 관건은 논의를 실제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미래전략회의가 단순 자문기구에 머물지 않으려면 발굴된 의제가 국가 AI 전략, 연구개발 투자, 인재 양성, 규제 정비, 산업 전환 정책에 구체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특히 AI 주권과 글로벌 톱3 경쟁력을 목표로 한다면 독자 모델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응용 산업 생태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등 첨단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기술혁신이 산업을 넘어 국가 시스템과 일상까지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전환기에 직면해 있다”며 “미래전략회의를 통해 민과 관의 벽을 허물고 각 분야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찬 청사진을 함께 설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13 18: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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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리턴매치…10년 미래 건 진검승부
[경제일보] 대전 시장 선거는 4년 만의 재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대전시장을 지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이번에는 도전자가 된 전직 시장과 수성에 나선 현직 시장이 다시 맞붙는다. 허 전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이 단수공천한 이장우 현 시장과 전·현직 시장 간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대전은 행정수도 세종과 가까운 과학도시이지만, 청년 유출과 원도심 침체, 교통 인프라 지연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는 대전 시장 선거의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이기도 하다. 현재 여론 흐름은 허 후보가 앞서고 이 후보가 추격하는 구도다. KBS대전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KBS대전방송총국 의뢰, 한국리서치 조사, 2026년 4월 25~27일, 대전시 만 18세 이상 유권자 800명 대상, 면접원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7.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허 후보는 47%, 이 후보는 31%로 나타났다. 유보층은 19%였고, 차기 대전시장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일자리 확충이 34%로 가장 높았다. 최신 보조 지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뉴스핌 대전세종충남본부가 알앤써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뉴스핌 대전세종충남본부 의뢰, 알앤써치 조사, 2026년 5월 3~4일, 대전 거주 만 18세 이상 809명 대상, 무선 ARS 자동응답 100%, 응답률 6.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허 후보가 50.3%, 이 후보는 36.4%로 조사됐다. 이들 조사들은 허 후보 우세 속에서 이 후보가 20·30대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격차 축소를 노리는 흐름으로 해석되고 있다. ◆허태정 ‘시정 경험 강점’, ‘청년특별시’ 승부수 허 후보의 강점은 시정 경험과 민주당 결집력이다. 그는 유성구청장과 대전시장을 지낸 행정 경험이 있고, 이번 경선에서 장철민 의원을 꺾고 본선 후보가 되며 저력을 입증했다. 다만, 허 후보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것은 과거 시정에 대한 평가다. 이 후보는 허 후보 확정 이후 민선 7기 시정의 무능과 불통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전직 시장이라는 이력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다시 맡겨도 되는가’라는 검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허 후보에게 있어 기회 요소로는 청년 의제가 꼽힌다. 허 후보는 일자리·주거·문화를 핵심으로 한 3대 청년정책을 발표하고 대전을 ‘청년특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약의 방향은 대덕특구, 지역대학, 기업을 연결해 청년이 대전에서 배우고 취업하고 정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허 후보에 대한 위협 요소는 공약의 구체성 검증이다. 청년특별시라는 말은 선명하지만, 청년이 원하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임금, 주거비, 교통시간, 문화 인프라다. 청년주택 공급, 일자리 플랫폼, 창업 지원이 실제 예산과 부지, 기업 수요와 연결되지 않으면 공약은 선언에 그칠 수 있다. ◆이장우, ‘현직 프리미엄’·‘대형 인프라 공약’ 맞불 이 후보의 강점은 현직 프리미엄과 추진력 이미지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지난 4년 동안 ‘일류경제도시 대전’의 기반을 구축했고, 앞으로는 서울과 함께하는 ‘G2 경제과학수도 대전’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허 후보에게 분야별 정책토론회 10차례를 공개 제안하며 정책 검증 구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 반면, 이 후보의 약점은 현직 책임론이다. 현직 시장은 성과를 내세울 수 있지만, 동시에 미완성 사업과 시민 불만의 책임도 져야 한다. 대전의 교통, 원도심, 청년 유출, 지역경제 체감 문제는 여전히 선거의 핵심이다.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대전시민이 꼽은 최우선 현안이 일자리 확충이라는 점은 현직 후보에게 직접적인 평가 기준이 된다. 이 후보에게 있어 기회 요소는 교통과 도시공간 재편이다. 이 후보는 도시철도 3·4·5·6호선에 무궤도 트램을 도입해 임기 내 개통하겠다는 구상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대전천 하상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을 친수공원으로 만드는 ‘대전형 청계천’ 프로젝트도 내놨다. 해당 프로젝트는 동구 천동에서 서구 둔산동까지 이어지는 하상도로를 지하차도로 전환하고, 지상은 수변공원으로 바꾸는 구상이며 예상 사업비는 약 6700억원이다. 이 후보의 위협 요소는 대형 공약의 현실성 논란이다. 무궤도 트램과 대전형 청계천은 도시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사업비와 교통 대체 계획, 민자 추진 가능성, 환경성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허 후보와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 후보의 트램 공약을 두고 효율성과 현실성을 비판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가 ‘도시 대전환’으로 받아들여질지, ‘선거용 토목 공약’으로 비판받을지는 남은 검증 과정에 달려 있다. ◆승부 가를 히든카드…‘청년 정착 패키지’ vs ‘체감형 도시 변화’ 허 후보의 히든 카드는 청년 정착 전략이다. 대전의 강점은 대덕연구개발특구, KAIST를 비롯한 대학·연구기관, 국방·바이오·AI 산업 기반이다. 문제는 이 자산이 청년의 지역 정착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허 후보가 청년 일자리, 역세권 청년주택, 문화 바우처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낸다면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반면, 이 후보의 히든 카드는 도시공간 변화의 체감도다. 대전형 청계천, 무궤도 트램, 전통시장 지원, 농·임업 수당 등은 모두 ‘눈에 보이는 변화’를 겨냥한다. 이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착공 가능성과 행정 추진력을 설득하면, 여론조사 열세에도 추격 동력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선거의 판도를 가를 승부처 키워드는 ‘일자리’, ‘2030 표심’, ‘교통’ 등이다. KBS 조사에서 일자리 확충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 만큼 두 후보 모두 대전 경제의 구조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2030 표심과 관련해 허 후보는 청년특별시 공약으로 청년층을 되찾아야 하고, 이 후보는 20·30대 강세 흐름을 실제 투표로 연결해야 한다. 또한 교통과 관련해서는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원도심 접근성, 출퇴근 동선 문제가 오래된 숙제이고, 교통 공약은 단순한 이동 문제가 아니라 주거와 상권, 청년 정착과 직결되는 만큼 공약 설득력에 따라 표심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전시장 선거는 전직과 현직의 자존심 대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시의 다음 10년을 묻는 선거”라며 “정당도 인물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번 선거에서는 일자리, 교통, 주거, 청년의 미래를 따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26-05-0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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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만들 돈도, 실험할 공간도 없다"…피지컬 AI 인프라 한계 '한 목소리'
[경제일보] “로봇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에서 쓰이려면 데이터 확보 구조와 비용 문제, 제도 정비가 함께 풀려야 합니다. 특히 장비 보조금과 연구 공간 등 인프라 지원이 함께 뒤따라야 합니다.” 24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피지컬 AI 시대: 로봇기술의 발전과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 정책 토론회에서는 로봇 산업의 기술 수준과 별개로 상용화 전환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리군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상무와 유회준 KAIST AI반도체대학원 원장, 이규빈 GIST 인공지능연구소장, 박동일 한국기계연구원 첨단로봇연구센터장, 윤석준 포스코DX 상무 등 산학연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산업·정책 전반을 점검했다. 발제를 맡은 최리군 상무는 로봇 산업이 기술 발전 속도와 달리 시장 확산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피지컬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비용과 인프라, 활용 시나리오가 부족하다”며 “총소요비용 기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 수준으로, 산업용 로봇을 포함해도 초기 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특히 휴머노이드 등 차세대 로봇은 기술 시연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 수익 모델로 이어진 사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최 상무는 로봇 산업의 확산 조건으로 성능과 비용 구조를 동시에 언급했다. 그는 “성능 고도화와 함께 유지관리, 인증, 운영 안정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며 “부품 공용화와 모듈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공급망·파트너 협력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데이터 확보 방식과 제도 간 간극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윤석준 포스코DX 상무는 “제조 현장에서는 규제 샌드박스 활용이 제한적이고 데이터 활용에도 제약이 존재한다”며 “현장 적용을 전제로 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준 경쟁과 산업 구조 문제도 함께 언급됐다. 박동일 한국기계연구원 첨단로봇연구센터장은 “중국이 국제표준화 논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데이터셋과 모듈 구조 등 핵심 영역에서 표준 주도권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산업 구조 역시 한계가 확인됐다. 국내 로봇 기업은 약 2500개 수준이며 이 중 98%가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매출 10억원 미만 기업 비중도 95.1%에 달해 산업 저변은 넓지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기업은 제한적인 구조다. 연구 환경과 인프라 부족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토론에서는 고가의 로봇 장비 도입 부담과 연구 공간 부족이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이규빈 GIST 인공지능연구소장은 “로봇 장비는 가격이 높지만 도입 절차가 까다롭다”며 “장비 보조금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 연구는 넓은 실험 공간이 필수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확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책 방향과 관련해 정부는 산업 현장 중심 데이터 확보와 제도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태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AI와 로봇 산업 확산의 핵심은 데이터”라며 “데이터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와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순목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인공지능정책과장은 “데이터를 연구개발 과제로만 접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서비스와 제품을 통해 축적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기업이 참여하는 실증 확대와 산업 현장 기반 데이터 확보가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지원 방식의 한계도 함께 지적됐다. 이규빈 소장은 “현재는 한 번 지원을 받은 과제와 유사한 내용이면 다른 기업이 동일한 시도를 하려 해도 지원이 제한되는 구조”라며 “로봇 분야는 반복적인 실패와 개선 과정이 필수인데 이런 구조에서는 학습이 축적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번 시도와 반복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6-03-24 18: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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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大 狂風'과 中國의 '硏究型 崛起'… 과학 國富를 잃은 나라에 미래는 없다
[경제일보] 천하의 형세는 흐르는 물과 같아, 잠시도 멈추지 않고 변한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다(水善利萬物而不爭)"고 했으나, 오늘날 국가 간의 패권 다툼은 물길을 돌려 스스로의 옥토를 만들려는 치열한 생존 전쟁이다. 이 전쟁의 핵심 병기(兵器)는 다름 아닌 '과학기술'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인재라는 귀한 물줄기가 '국부(國富)의 창출'이라는 바다로 흐르지 못하고 '의대 입시'라는 거대한 웅덩이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최근 발표된 '네이처 인덱스'의 성적표는 가히 충격적이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3년째 세계 1위를 수성했다. 더 무서운 것은 질적 도약이다. 상위 10개 연구기관 중 9개를 중국이 싹쓸이하는 동안,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는 서울대와 KAIST의 순위는 뒷걸음질 쳤다. 중국이 딥시크(DeepSeek)와 같은 초격차 AI 모델을 내놓고 인공지능, 로봇,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집어삼키는 저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 전략산업의 엔진을 '대학'으로 설정하고, 젊은 인재들을 파격적으로 대우하며 '연구형 대학'이라는 신형 무기를 실전 배치한 결과다. 중국의 푸야오과학기술대나 대만구대학의 출범을 보라. 이들은 전통적 상아탑에 안주하지 않는다. 1학년부터 전공 벽을 허물고, 화웨이 같은 초일류 기업의 멘토를 붙여 산업 현장에서 즉각 통용되는 지식을 연마한다. 이공계 인재가 국가의 보배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어떤가. 국가 전체가 '의대 블랙홀'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지방 의대 증원 소식에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은 전공 서적 대신 다시 수능 교재를 펼쳐 든다. 매년 1만 명의 석·박사급 두뇌가 기회의 땅을 찾아 해외로 떠나는 마당에, 남은 인재들마저 환자의 환부만 들여다보겠다고 줄을 서는 나라에 무슨 내일이 있겠는가. 인류결정(Human Destiny)』에서 강조하듯, 인류의 진보는 정신적 갈망과 지적 탐구가 물리적 환경을 극복할 때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인재들은 '지적 탐구'가 아닌 '안정적 수익'이라는 세속적 욕망에 매몰되어 있다. 물론 생명을 살리는 의업(醫業)은 숭고하다. 그러나 AI가 진단과 수술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미래 사회에서, 국가 인재의 90%가 의대에 목을 매는 것은 명백한 '자원 배분의 왜곡'이자 '국가적 자살 행위'다. 도덕경의 가르침대로 "족함을 모르는 것보다 큰 화는 없다(禍莫大於不知足)"고 했다. 특정 직역의 기득권과 그를 쫓는 맹목적 추종이 과학 입국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중국은 제조 강국을 넘어 '지식 강국'으로 대전환을 이루며 신질(新質) 생산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들은 기초과학이라는 뿌리를 깊게 내리고, 인재라는 양분을 전폭적으로 공급한다. 우리가 안이하게 "그래도 기술은 우리가 앞서겠지"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져 있을 때, 저들은 이미 우리의 뒤통수를 넘어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있다. 과학기술이 무너진 나라는 결국 타국의 기술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엄중한 경고다. 정부에 묻는다. 연구개발(R&D) 예산을 깎았다가 다시 늘리는 갈지자 행보와 땜질식 처방으로 어떻게 천하의 인재를 붙잡겠는가.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보상 체계를 확립하고, 이공계 인재가 의사보다 더 높은 사회적 존경과 실질적 혜택을 누리는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은 산업의 엔진으로 거듭나야 하고, 교육 시스템은 입시 기술자가 아닌 '연구 전사'를 길러내는 구조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 "근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本立而道生)"고 했다. 국가의 근본은 인재요, 인재의 길은 국익과 인류의 진보를 향해야 한다. '의대 광풍'이라는 집단 최면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중국의 기술 패권 아래 신음하는 변방의 낙오자로 전락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재의 물길을 다시 과학의 바다로 돌려라. 그것만이 망국(亡國)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2026-03-17 09: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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