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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승인…공정위 "경쟁 제한성 낮다"
[경제일보]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림그룹 계열사 엔에스쇼핑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승인하면서 유통·식품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 재편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식품 유통의 급성장과 오프라인 채널의 수익성 악화가 맞물린 상황에서 생산 기반을 갖춘 식품기업이 유통망까지 확보하는 ‘수직계열화 확장’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엔에스쇼핑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 영업양수 건(1206억원)에 대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번 거래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에 포함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공정위는 회생계획 이행 필요성을 고려해 신속 심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심사의 핵심은 시장 집중도였다. 공정위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시장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점유율이 높지 않고 온라인 유통채널과 대형 식자재마트·중대형 슈퍼마켓 등 인접 시장의 경쟁 압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몇 년간 신선식품을 포함한 온라인 식품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SSM의 가격 결정력과 고객 흡인력이 약화된 점도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이번 결합으로 총 13개의 결합 형태가 발생한다. 우선 하림의 생산·제조 부문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유통망이 결합되는 11개의 수직결합이 형성된다. 대상 품목은 닭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 신선육을 비롯해 식육가공품, 라면, 즉석밥, 냉동만두, 가정간편식(HMR), 펫푸드 등이다. 또 엔에스쇼핑의 TV홈쇼핑·온라인몰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유통망이 결합되는 2개의 혼합결합도 발생한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닭고기 관련 3개 수직결합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결합은 시장점유율이 낮아 경쟁 제한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핵심 쟁점은 하림의 주력 사업인 닭고기(계육) 부문이었다. 생산과 유통이 결합될 경우 경쟁 업체가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유통업체가 특정 공급자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SSM 시장 내 점유율이 경쟁사 대비 낮고 일반 슈퍼마켓까지 포함한 인접 시장 기준으로는 약 2% 수준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쟁 계육 업체가 시장에서 배제되거나 경쟁 유통업체가 하림 제품 공급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인수로 하림은 식품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하림은 곡물 조달과 사료 생산을 시작으로 축산, 도축, 가공, 물류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여기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라는 오프라인 유통망이 더해지면서 최종 소비자 접점까지 확보하게 됐다. 또한 엔에스쇼핑이 보유한 TV홈쇼핑과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유통 전략도 가능해졌다. 이는 단순한 유통 확장이 아니라 ‘식품 생산기업의 유통 내재화’라는 점에서 기존 유통 대기업 중심 구조에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공정위는 이번 승인에 대해 “급격한 구조 변화가 진행 중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혁신을 촉진하는 기업결합은 신속히 심사하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거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경우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6-12 10: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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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시작해 식탁으로 이어졌다…동원그룹, 한국 식문화 흐름을 바꾸다
[경제일보] 한때 참치캔은 명절 선물세트 한쪽에 들어 있는 상품에 가까웠다. 지금은 집 냉장고와 캠핑 가방, 편의점 삼각김밥 속까지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다. 동원그룹은 이 흐름을 만든 기업 가운데 하나다. 원양어업 회사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한국 식문화와 소비 흐름 자체를 바꾸는 기업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동원그룹의 출발은 바다였다. 창업주 김재철 회장은 원양어업 사업에 뛰어들며 회사를 키우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 경제는 산업화 초기 단계였고 해외 자원 확보와 식량 산업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원양어업은 단순 어업이 아니었다. 먼 바다로 나가 장기간 조업을 이어 가야 했고 냉동과 물류 시스템까지 함께 구축해야 했다. 동원은 이 과정에서 수산업 기반과 유통 경험을 함께 축적했다. 회사의 흐름을 크게 바꾼 장면은 참치캔 사업 확대였다. 동원참치는 단순 가공식품을 넘어 한국 가정 식문화 안으로 들어갔다. 보관이 쉽고 조리가 간편하다는 장점은 빠르게 소비자 생활과 연결됐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맞벌이 가구 증가와 간편식 수요 확대 흐름 속에서 참치캔 소비는 더 빠르게 늘어났다. 김치찌개와 김밥, 샐러드와 삼각김밥까지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동원참치는 어느새 특정 제품보다 식재료 이름처럼 쓰이기 시작했다. 동원그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양반 브랜드를 중심으로 죽과 국, HMR(가정간편식) 시장까지 확대했다. 과거에는 집에서 직접 만들던 음식들이 점차 간편식 형태로 이동하면서 식품업계 흐름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양반죽은 이 변화의 상징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환자식이나 비상식 정도로 여겨졌던 죽 시장을 일상식 영역까지 넓혔다. 이후 국내 HMR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는 흐름과도 연결됐다. 동원그룹을 설명할 때 빼놓기 어려운 또 하나의 축은 물류다. 동원산업과 동원로엑스를 중심으로 냉장·냉동 물류와 항만 물류 경험을 키워 왔다. 식품 기업에 물류 경쟁력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식품 산업은 결국 물류와 연결된다. 특히 냉장·냉동 유통은 안정적인 운송 시스템이 핵심이다. 동원은 원양어업 시절부터 축적된 냉동·물류 경험을 식품 유통과 연결해 왔다. 해외 시장 확대 역시 중요한 흐름이었다. 미국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 인수는 동원그룹 역사에서 큰 전환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국내 식품 기업이 글로벌 수산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로 당시 업계 관심도 컸다. 스타키스트는 미국 참치 시장 점유율 상위권 브랜드다. 동원은 이를 통해 해외 시장 기반과 글로벌 유통 경험을 함께 확보하게 됐다. 한국 식품 기업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이동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었다. 동원그룹은 수산업 기반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 사업 흐름은 훨씬 넓어졌다. 식품 제조와 포장, 냉장·냉동 물류, 유통까지 연결되는 흐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단순 가공식품 회사와는 결이 다르다. 최근 흐름은 건강식과 단백질 식품, 친환경 포장과 ESG 경영 확대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화와 건강 관리 관심 증가, 간편식 소비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F&B 역시 단순 참치캔 기업보다 종합 식품기업 이미지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펫푸드와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동원그룹의 강점은 비교적 뚜렷한 흐름 안에 모여 있다. 원재료 확보와 가공, 물류와 유통 경험이 하나로 이어진다. 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이 소비자 식탁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오랫동안 경험해 온 셈이다. 반면 시장 환경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빨라졌고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영향도 커졌다. 온라인 유통 확대와 간편식 경쟁 역시 더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동원그룹 흐름을 보면 방향은 비교적 일정하다. 단순 수산기업보다 종합 식품·물류 기업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식품 제조와 유통, 물류 흐름이 함께 연결되는 모습이다. 동원그룹은 한국 산업화 시기 바다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그리고 지금은 식탁과 냉장고, 편의점과 물류센터까지 이어지는 생활 소비 흐름 안에 들어와 있다. 참치 한 캔으로 시작된 익숙한 이름은 어느새 한국 식문화 변화 자체를 설명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가 됐다. 동원그룹 역시 그 흐름 안에서 계속 다음 장면을 만들고 있다.
2026-05-08 09: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