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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뒤에 숨은 승부…극자외선 노광장비 '통제력'
※ '강철부대'는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경쟁과 기술 전쟁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보이지 않는 칩부터 글로벌 공급망까지, 산업의 최전선을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경제일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둘러싼 반도체 경쟁의 승패는 더 이상 메모리 기업 간 기술력에만 달려 있지 않다. 생산능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확보 여부로 이동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HBM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실제 시장 대응력을 좌우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생산 인프라다.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EUV 장비는 사실상 ASML이 독점 공급하고 있어 이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경쟁 참여 자체가 제한되는 구조다. ASML은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 위에 새기는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기업으로 EUV 장비 분야에서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핵심 설비로 공정 미세화와 직결된다. 특히 EUV는 기존 장비보다 훨씬 짧은 파장의 빛을 활용해 더 촘촘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HBM 등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로 꼽힌다. 회사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들의 EUV 생산능력이 2026년까지 이미 모두 판매된 상태라고 밝혔다. 공급 제한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병목이 성능이 아닌 생산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 변화는 AI 반도체 경쟁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그동안 경쟁은 엔비디아와 AMD 등 설계 기업 중심으로 전개됐다. 이후 HBM을 둘러싼 메모리 경쟁이 부상했지만 이제는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 확보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EUV 장비는 단순한 설비가 아니다. 선단 공정 진입을 위한 전제 조건이자 생산능력 자체를 결정짓는 요소다. 확보 시점과 물량이 곧 캐파로 이어지는 만큼 기술 격차보다 장비 확보 속도가 시장 대응력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반도체 경쟁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미세공정 구현 경쟁에서 생산 속도와 물량 확대 경쟁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HBM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EUV 확보가 지연될 경우 납기 대응력과 고객사 대응 속도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SK하이닉스는 ASML로부터 약 12조원 규모의 EUV 장비를 선제적으로 발주하고 2027년까지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EUV 장비 1대당 가격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십 대 규모의 대규모 투자다. 해당 장비는 HBM 등 차세대 메모리 생산에 필요한 선단 공정에 투입될 예정으로 단순한 설비 확충이 아니라 향후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캐파 선점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장비 인도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중장기 수요를 선반영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HBM 경쟁은 표면적으로는 메모리 기업 간 기술 경쟁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장비 공급망을 둘러싼 구조적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엔비디아(설계), 삼성전자·SK하이닉스(생산)로 이어지는 기존 구도 뒤에서 ASML이 공급망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반도체 산업의 경쟁은 더 이상 성능 경쟁에 머물지 않는다. EUV 확보를 중심으로 한 생산 인프라 경쟁이 시장의 판을 다시 짜고 있다. 칩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생산 속도와 생산능력이다. 기술이 아니라 장비를 선점한 기업이 결국 시장 주도권을 가져간다.
2026-04-1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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