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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도 '돈 싸움'…SK하이닉스, 100조 실탄 확보 나선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산업의 경쟁 축이 기술에서 자본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투자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 목표를 제시하며 재무 체력 강화에 나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시대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재무 체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반도체 산업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설비 투자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클린룸 면적 확대와 공정 고도화로 단위당 투자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세공정 전환과 EUV(극자외선) 장비 도입 확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적층 공정 복잡화 등이 겹치면서 신규 생산라인 구축에 투입되는 비용이 과거 대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공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설비 중복 투자와 인프라 구축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투자 규모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 간 '투자 여력' 격차가 생산 능력과 기술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동일한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대규모 양산 설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시장 점유율과 고객 확보 여부가 갈리는 양상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충분한 현금 확보는 단순 재무 지표를 넘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적기에 집행할 수 있는 자금력이 있어야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동시에 공정 전환 속도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고객사의 주문 물량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보한 기업이 주요 고객을 선점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현금 보유 규모가 곧 투자 속도와 시장 대응력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과 D램 판매 확대를 통해 재무 구조를 빠르게 개선해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순현금 상태에 진입하며 투자 여력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현금 축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적기에 확충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고객사 수요에 맞춘 공급 능력 확보가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기술 경쟁'과 '투자 경쟁'이 결합된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격차뿐 아니라 투자 속도와 규모가 시장 지위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 확산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기업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한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 확대는 시장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도 동반한다. 수요 변동이나 가격 하락 시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 시점과 규모를 조절하는 전략도 중요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반 데이터센터 확대가 장기적인 수요 성장으로 이어지는 만큼 반도체 시장은 구조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6-03-25 16:05:35
인텔 "엔비디아 독주 막겠다"…1.4나노 파운드리·GPU로 '왕의 귀환' 선언
[이코노믹데일리] '반도체 제국' 인텔이 엔비디아가 장악한 AI(인공지능) 칩 시장과 TSMC가 주도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동시에 도전장을 던졌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GPU 개발을 위한 '어벤저스급' 인재 영입과 1.4나노(14A) 공정에 대한 고객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공개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탄 CEO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스코 AI 서밋' 기조연설에서 "최근 업계 최고의 GPU 설계 총괄책임자를 영입했다"며 AI 칩 시장 본격 진출을 공식화했다. ◆ 퀄컴·암(Arm) 핵심 인재 영입…'타도 엔비디아' 진용 구축 탄 CEO가 언급한 '비밀 병기'는 지난달 퀄컴에서 인텔 수석부사장으로 합류한 에릭 데머스로 파악된다. 데머스는 퀄컴과 AMD 등에서 30년 넘게 GPU 아키텍처를 설계해 온 베테랑이다. 여기에 지난해 암(Arm)에서 영입한 데이터센터 전문가 케보크 케치치언 총괄수석부사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인텔의 AI 칩 전략은 수정 궤도에 올랐다. 기존 AI 가속기 '가우디' 시리즈에 더해 엔비디아의 H100·B200 시리즈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범용 GPU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다. 탄 CEO는 "GPU는 데이터센터의 심장"이라며 "고객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스펙을 정의하고 이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와 높은 가격에 피로감을 느끼는 빅테크 기업들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초미세 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TSMC를 맹추격하고 있다. 탄 CEO는 인텔의 차세대 공정인 1.4나노급(14A) 기술에 대해 "몇몇 주요 고객사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AI 칩 생산은 TSMC의 3나노 및 4나노 공정에 집중돼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인텔은 2027년 양산 예정인 1.4나노 공정을 통해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대형 고객사의 물량을 뺏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수율 안정화에만 성공한다면 '미국 내 공급망'을 선호하는 미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TSMC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탄 CEO는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화웨이가 막대한 자금력으로 전 세계 반도체 설계 천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미국의 제재로 최신 노광 장비(EUV)를 구할 수 없는 중국이 이른바 '자력갱생(poor man's way)' 방식으로 기술 장벽을 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구형 장비를 활용한 멀티 패터닝 기술 등으로 5나노급 칩 양산에 성공하며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탄 CEO는 "오픈소스 AI 분야에서는 미국이 이미 중국에 뒤처졌다는 평가도 있다"며 미 기술 업계의 각성을 촉구했다. ◆ "병목은 이제 메모리"…삼성·SK하이닉스에 기회이자 위기 AI 산업의 향후 리스크로는 '메모리 반도체'를 지목했다. 탄 CEO는 "AI 연산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뒷받침할 메모리 대역폭이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는 기회이자 과제다. 2026년 현재 AI 모델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HBM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여전히 타이트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GPU 시장 재진입 선언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설계와 생산(파운드리) 능력을 모두 갖춘 IDM(종합반도체기업)의 강점을 살려 엔비디아-TSMC 연합의 빈틈을 파고든다면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6-02-04 07:51:45
美, 삼성·SK 中 반도체공장 장비반입 규제 완화…연간계획 승인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공장에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미국의 허가를 기다리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뻔한 상황을 모면하게 됐다. 자국산 반도체 장비의 반출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부여한 포괄적 허가를 취소한 미국 정부가 1년 단위로 반출을 허용하기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양사가 내년 장비 반입 계획을 확정해 향후 사업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취소하는 대신 매년 장비 수출 물량을 승인하는 식으로 반출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VEU는 일정한 보안 조건만 충족하면 별도의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예외적 지위를 말한다. 그간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다롄 낸드 공장은 미 정부로부터 VEU 지위를 인정받아 별다른 규제 없이 장비를 반입해왔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BIS는 VEU 명단에서 이들 공장을 운영하는 중국 법인 3곳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관보 게시일인 9월 2일로부터 120일 후인 오는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중국 공장들은 31일부터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미국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 경우 허가 여부는 물론 행정 절차에 걸리는 시간 등으로 인해 중국 내 공장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다만 유예 기간 중 미 정부는 VEU를 취소하는 방침을 완화해 매년 별도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매년 필요한 반도체 장비와 부품 등의 종류와 수량을 사전에 신청하면 미 정부가 심사를 통해 수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포괄적 수출 허가인 VEU 명단 재포함에 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지만 장비 반입 때마다 개별 승인을 받는 데 비하면 운영상 변수가 상당히 줄어드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미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VEU 제외 시 연간 필요한 허가 건수가 1000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새로 도입된 제도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내년 장비 반입 계획에 대해 미 정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매년 연간 단위로 필요한 장비와 부품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경영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미 정부는 매년 장비 수출을 허용하더라도 중국 내 공장의 확장이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 반출을 불허한다는 방침은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5-12-30 17:12:18
반도체 최신 공정의 키 'EUV'…파운드리 업계 전략 자산
[이코노믹데일리] ※전자사전은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전자'분야의 최신 기술과 산업 이슈를 쉽게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뉴스에선 자주 등장하지만 정작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매주 하나의 핵심 주제로 선정해 딱딱한 전문 용어 대신 알기 쉬운 언어로 정리합니다. <편집자주> 반도체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을 막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네덜란드까지 날아가 ‘슈퍼 을’로 불리는 ASML 최고경영자를 만나는 이유도 결국 이 장비 때문이다. EUV가 무엇이기에 전 세계가 들썩이는 걸까. 반도체 제조의 핵심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공정이다. 이를 노광(Lithography)이라 부른다. 빛으로 설계도를 인쇄하는 과정이다.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한 칩에 더 많은 연산을 담을 수 있고 전력 효율도 높아진다. 기존 노광 장비(DUV)가 비교적 굵은 붓이었다면 EUV는 파장 13.5나노미터(nm)의 빛을 활용해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 수준까지 선을 좁히는 초정밀 붓에 가깝다.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는 EUV 없이는 사실상 경쟁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EUV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네덜란드 ASML이 유일하다. 장비 한 대 가격은 2000억~4000억원에 이르고 연간 생산량도 수십 대에 불과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ASML을 '수퍼을'이라고도 부른다. 기술 장벽은 상상을 초월한다. EUV 빛은 공기나 유리에 닿기만 해도 사라지기 때문에 장비 내부는 완전한 진공 상태여야 한다. 렌즈 대신 특수 거울로 빛을 반사시키는데 이 거울은 독일 자이스가 제작한다. 여기에 광원 생성도 만만치 않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며 손댄 것도 EUV였다. ASML과 협력해 중국으로의 EUV 수출을 차단하면서 중국은 첨단 공정으로 넘어갈 길목에서 발이 묶였다. 이에 중국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영향이 갈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는 EUV 없이 7나노급 생산을 시도하고 있지만 수율과 생산성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최근 중국이 EUV 시제품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양산 단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업계에서 EUV 장비를 계약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ASML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기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협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만의 TSMC는 이미 몇 십대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인텔도 2027년 1.4나노급 '인텔14A'를 생산하기 위해 장비를 인도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도 이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어 EUV 장비 확보가 절실한 입장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2나노 양산에 이어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상용화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만큼 기존 장비로 여러 번 겹쳐 그리는 기술로도 충분히 미세화를 구현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D램이 아직 10나노대를 생산하고 있어서 EUV필수적이진 않고 일부 공장에 사용하는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EUV가 노광 공정이라는 중요한 공정에 활용되는 데 첨단 단위로 가려면 이 장비가 꼭 필요하다"며 "특히 파운드리 업계에서 필수적인 장비"라고 설명했다.
2025-12-21 09:00:00
금산분리 완화 논의 본격화…반도체 투자 '속도전'
[이코노믹데일리] ※전자사전은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전자'분야의 최신 기술과 산업 이슈를 쉽게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뉴스에선 자주 등장하지만 정작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매주 하나의 핵심 주제로 선정해 딱딱한 전문 용어 대신 알기 쉬운 언어로 정리합니다. <편집자주> 정부가 첨단산업을 영위하는 일반지주회사에 한해 금산분리와 지주사 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반도체 업계의 투자 병목으로 지적돼 온 자금조달 구조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지주회사 및 금산분리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전략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증손회사 지분 보유 의무를 100%에서 50%로 낮추고 반도체 기업의 금융리스업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특례 조항이다. 사실상 ‘전략 산업 예외’가 제도권에서 처음 구체화된 셈이다. 금산분리는 산업자본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는 제도다. 금융사가 특정 기업의 사금고처럼 운영되는 것을 막고 금융 리스크와 산업 리스크가 상호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게 핵심 취지다. 구체적으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원칙적으로 4% 이하로 제한하고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2017년 이후 ICT 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34%)를 허용하는 특례가 등장했고 2025년 들어 정부는 AI·반도체 등 대규모 투자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을 다시 검토 중이다. 이번에 검토된 사항은 먼저 일반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손자회사가 새로운 사업 법인(증손회사)을 설립할 때 100%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앞서 이 조항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신규 팹·신규 JV 투자에 큰 병목으로 작용해왔다. 지분 요건이 50%로 낮아지면 필요 자금이 절반으로 줄고 외부 투자 유치도 가능하다. 또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지만 반도체 등 정부 지정 전략 산업의 경우 금융리스업을 담당하는 증손회사 설립을 허용한다. EUV·HBM·패키징 장비처럼 수백억에서 수천억원 대의 고가 설비 도입이 잦은 반도체 산업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지주사 체제에서 손자회사 구조로 반도체 사업을 운영하는 SK하이닉스는 정부 특례가 시행되면 금융 자회사 역할을 하는 증손회사를 설립해 용인 클러스터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회사는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 외부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하이닉스는 공장·장비를 임차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금융사 라이선스를 갖춘 자회사는 신용도가 높아져 조달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금융리스업은 부가가치세 면제가 적용될 수 있어 고가 장비 도입 시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지주사 체제를 가진 SK와 달리 삼성은 직접적인 손자회사 규제는 없지만 장비 리스·합작투자 등 선택지 확대로 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초대형 투자를 한 개 기업이 단독으로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12-1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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