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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PX 자급화 이후 시장…단순 증설 아닌 한국 석유화학 수출 모델 '구조적 경쟁' 시작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대표 수출 품목이던 파라자일렌(PX)이 중국 자급률 급상승과 최신 공정 기반 신·증설 확대로 구조적 역풍에 직면했다. 화학경제연구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2026 석유화학 입문교육'에서 김기현 SK지오센트릭 팀장은 "중국은 과거 한국산 아로마틱 제품의 최대 수요국이었지만 지금은 최대 경쟁국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기현 팀장은 중국의 수급 구조 변화가 한국 석유화학 수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지난 2011~2013년 대규모 PTA(정제테레프탈산) 설비 증설로 자급률을 끌어올리며 한국의 대중 PTA 수출 물량이 급감했다. 이후 중국이 PX를 대량 수입하면서 한국산 PX 수출이 급증했지만 2019~2025년 사이 중국이 PX 설비를 대규모로 신·증설하며 2025년 기준 자급률이 100%에 근접했고 이에 따라 대중 PX 수출 물량도 다시 빠르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중국의 PX 증설이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아시아 시장 경쟁 구도를 바꾸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PX 신·증설은 이미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라며 "신설 설비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 중국 내 수요를 웃도는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과거처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 자국 내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이렇게 초과된 PX 물량은 결국 동남아시아 등 인근 시장으로 수출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한국을 포함한 기존 아로마틱 생산국들과 직접 경쟁이 불가피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중국의 신규 PX 설비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만큼 에너지 효율과 원가 구조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며 "이 물량이 동남아 시장으로 풀릴 경우 한국 설비는 수출 가격과 가동률 모두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발 공급 확대가 위협으로 평가되는 이유로는 기술 격차 축소에 따른 원가 경쟁력 강화가 꼽혔다. 김 팀장은 "중국은 2015년 이후 비교적 최근에 PX 설비를 신·증설하면서 가장 최신 기술을 적용한 공장을 지었다"며 "이미 상각이 진행된 한국 설비와 달리 중국은 설비 구조 자체가 효율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공정은 투자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고 이로 인해 설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 부담이 적다"며 "여기에 에너지 효율까지 높아지면서 전력·연료 사용량도 한국의 최신 설비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과거에는 기술·효율 측면에서 한국 설비가 분명한 우위에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 설비도 원가 구조만 놓고 보면 경쟁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물량까지 늘어나면 단순 가격 경쟁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국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원유에서 바로 화학 제품을 뽑아내는 COTC(Crude Oil to Chemical) 공정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 팀장은 "전통적인 정유·석유화학 공정에서는 원유를 정제해 연료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일부 납사만 화학 원료로 쓰는 구조"라며 "이 경우 원유에서 실제 화학 제품으로 전환되는 비중은 10~20%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COTC 공정은 원유를 투입하면 연료보다 화학 제품 생산에 우선적으로 설계된 구조"라며 "원유에서 화학 제품으로 전환되는 비중을 40~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동일한 원유를 써도 시장에 풀리는 화학 제품 물량이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특히 "COTC는 PX와 같은 아로마틱 제품의 회수율을 구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공정과 차원이 다르다"며 "이런 설비가 늘어나면 단순 증설이 아니라 시장에 공급되는 아로마틱 물량 자체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자급률 상승이 단순한 수입 대체를 넘어 동남아 등 제3시장으로의 물량 이동으로 이어질 경우 아로마틱 시장의 경쟁 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발 물량이 아시아 전반으로 확산되면 기존 수출 구조만으로는 가격과 가동률을 동시에 방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범용 제품 중심의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 확대와 원가·에너지 효율 개선, 정유·석화 통합 운영을 통한 구조적 경쟁력 확보 여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1-29 16: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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