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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두나무 지분 4% 취득…디지털자산 동맹 본격화
[경제일보] 삼성증권과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카드가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4%를 취득한다. 증권·IT서비스·카드 계열사가 함께 투자에 나선 만큼 단순 재무투자보다 토큰증권, 블록체인 인프라, 디지털 결제 생태계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삼성에스디에스·삼성카드는 28일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0%에 해당하는 주식 139만주를 총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회사별 취득 지분은 삼성증권 2.0%, 삼성에스디에스 1.0%, 삼성카드 1.0%다. 이번 거래는 카카오의 두나무 지분 정리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을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 등에 매각하며 투자 회수에 나섰다. 카카오가 두나무 지분 처분을 통해 약 1조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이를 AI 생태계 확장과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통 금융사의 두나무 지분 확보 경쟁도 이미 가시화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두나무 지분 3.90%를 약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공시했고 인수 후 지분율은 9.84%로 확대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두나무 지분을 인수하며 전략적 파트너로 올라섰다. 삼성의 이번 투자는 계열사별 역할이 비교적 분명하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가상자산 서비스 등 디지털자산 전반에서 두나무와 협업할 수 있다. 이미 국내 증권업계는 토큰증권 제도화 이후 발행·유통 플랫폼 선점을 준비해 왔고 두나무는 비상장 주식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AI, 클라우드, 보안, 데이터 관리 역량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운영 노하우를 결합하는 방향이 거론된다. 향후 금융권 대상 디지털자산 인프라, 블록체인 기반 인증·정산·수탁 시스템, 보안 솔루션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나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가 제도화될 경우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와 결제 생태계를 연결하는 접점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아직 제도 불확실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과 관련해 주요 내용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회 논의도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제도화 시점과 발행 주체, 준비자산 요건, 유통 규제 등이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전통 금융·IT 대기업과의 자본 동맹은 의미가 있다. 두나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46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78% 감소했다. 가상자산 거래량 둔화가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친 만큼 거래 수수료 중심 구조를 넘어 결제, 수탁, 토큰증권, 기관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필요성이 커졌다. 해외 사례도 방향성을 보여준다. 미국 코인베이스는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고 스테이블코인, 스테이킹, 결제 인프라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거래소가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디지털 금융 인프라 사업자로 진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이번 투자로 삼성은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두나무는 삼성 계열사의 금융·IT·결제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얻었다. 실제 성과는 제도화 속도와 협업 모델의 구체성에 달려 있다. 토큰증권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인프라가 열리면 이번 지분 투자는 삼성 금융 생태계와 두나무를 잇는 디지털자산 동맹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26-05-28 08: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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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신작 드라이브 재가동…'왕좌의 게임'·'솔'로 하반기 반등 노린다
[경제일보] 넷마블이 2분기부터 대형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며 하반기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흥행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넷마블이 다시 신작 드라이브에 나서면서 차기 흥행작 확보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21일 액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정식 출시했다. 앞서 14일 PC 버전을 넷마블 런처와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먼저 선보인 데 이어 모바일 플랫폼까지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이 게임은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4를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RPG다. 넷마블은 워너브러더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산하 HBO의 공식 라이선스를 확보해 게임을 제작했다. 내달 18일에는 MMORPG ‘SOL: 인챈트’ 출시도 예정돼 있다. ‘리니지M’ 개발진이 주축이 된 알트나인이 개발하고 넷마블이 퍼블리싱하는 작품으로, ‘신(神)’ 콘셉트와 자유 경제 시스템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넷마블은 배우 현빈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와 사전등록을 진행하며 출시 전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SOL: 인챈트’의 성과를 넷마블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517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6.8%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5~6월 출시되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SOL: 인챈트’ 성과가 향후 실적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넷마블의 전략은 대형 IP와 멀티플랫폼,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요약된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서구권 인지도가 높은 IP를 기반으로 한 만큼 북미와 유럽 이용자 반응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라인업 역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 다수 포진해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북미 자회사 카밤(Kabam)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이지스(Project Aegis)’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넷마블의 매출 구조는 이미 글로벌 중심으로 바뀌었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512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41%, 한국 21%, 유럽 13%, 동남아 12%, 일본 7% 등으로 분산돼 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을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신작의 해외 흥행력이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됐다. 넷마블은 최근 모바일 MMORPG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액션 RPG와 수집형 RPG, 캐주얼 장르, PC·콘솔 지향 신작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다만 시장 분위기는 과거와 달라졌다. 신작 기대감만으로 주가와 실적이 움직이던 시기와 달리, 실제 매출 순위와 이용자 잔존율, 글로벌 장기 흥행 여부가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결국 넷마블의 하반기 반등 여부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가 멀티플랫폼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SOL: 인챈트’가 국내 MMORPG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IP와 스타 마케팅, 글로벌 포트폴리오라는 무기는 이미 갖췄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신작 흥행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실적 개선 흐름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8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8: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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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63년…서민금융 전용은행서 리딩뱅크 KB로
KB금융그룹의 역사는 한국 서민금융과 주거금융의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출발점은 1963년 2월 설립된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서민의 목돈 마련과 생활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태어난 은행이었다. 1967년에는 한국주택금고를 뿌리로 한 주택은행이 설립됐다. 국민은행이 서민 리테일 금융의 상징이었다면, 주택은행은 내 집 마련과 주택금융의 상징이었다. 국민은행의 DNA는 처음부터 생활금융에 가까웠다. 당시 금융의 중심이 기업대출과 정책금융에 놓여 있었다면 국민은행은 일반 국민과 가계의 금융 접근성을 넓히는 역할을 맡았다. 목돈마련저축, 국민카드, 자동화기기, 온라인 시스템 등 국민 생활과 맞닿은 금융 인프라를 확장하며 서민과 자영업자, 월급생활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서민금융·주택금융 DNA…국민·주택은행 합병으로 리딩뱅크 기틀 국민은행의 성장은 한국 가계금융의 성장과 함께했다. 1994년 총수신 20조원, 1996년 총수신 30조원을 넘어섰고, 1998년에는 금융기관 최초로 총수신 50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해 대동은행을 자산·부채 이전 방식으로 인수했고 한국장기신용은행도 합병했다. 장기신용은행 합병은 국민은행이 리테일 은행의 틀을 넘어 기업금융과 장기금융 역량까지 넓히는 계기가 됐다. 또 하나의 축은 주택은행이었다. 주택은행은 △청약예금 △주택채권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관리 △주택 관련 금융업무 등을 통해 한국의 주거금융 체계를 떠받쳤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서로 다른 뿌리를 가졌지만 서민의 저축과 주거, 생활금융을 책임져 왔다는 점에서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결정적 변곡점은 2001년 국민·주택은행 합병이었다. 서민금융과 주거금융, 리테일 고객 기반과 주택금융 역량이 결합한 대전환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 구조조정과 대형화 경쟁 속에서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 대동은행, 주택은행을 품으며 단숨에 초대형 은행으로 변신했다. ◆지주사 전환과 비은행 확장…KB사태 뒤 시스템 경영 강화 KB의 2차 도약은 금융지주사 전환이었다. KB금융지주는 2008년 9월 공식 출범했다. 출범 당시 KB금융은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KB투자증권, KB생명, KB부동산신탁, KB자산운용 등을 거느린 총자산 320조원 규모의 금융지주회사였다. 은행 중심 금융회사에서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는 KB금융의 오랜 과제였다. 국민은행의 리테일 경쟁력은 압도적이었지만,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약점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KB금융은 카드, 증권, 보험, 자산운용, 캐피탈로 사업 축을 넓혔다. 2011년 KB국민카드가 분사했고 2015년 LIG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해 KB손해보험 체제를 만들었다. 2016년에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역량을 보강했다. 그러나 금융명가의 역사에 성장의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KB금융은 2014년 이른바 ‘KB사태’라는 혹독한 내홍을 겪었다. 국민은행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지주와 은행 경영진, 이사회, 감사 라인이 충돌했고 금융당국 제재와 경영진 퇴진으로 이어졌다. 사태의 본질은 전산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의 허점이었다. 이후 KB금융은 이사회 중심 경영,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계열사 리스크 관리,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순익 5조 리딩금융 재확인…생산금융·AI·자산관리로 다음 성장판 현재의 KB금융은 과거의 서민 전용 은행도, 은행 단일 회사도 아니다. 2008년 지주 출범 당시 320조원 규모였던 KB금융의 총자산은 2025년 말 797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단순 비교하면 17년 만에 477조9000억원, 약 2.5배 커진 셈이다. 관리자산(AUM)까지 포함한 그룹 총자산은 1417조4000억원에 달한다. 실적의 체급도 달라졌다. KB금융은 2025년 지배기업 지분 기준 당기순이익 5조843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15.1%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자이익은 13조731억원, 비이자 부문 이익은 4조8721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이 3조8620억원, KB증권이 673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26년 출발도 강하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89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수치다. 은행 이자이익과 비은행 자회사의 순수수료이익이 함께 늘었고,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43%까지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010억원, KB증권은 3478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의 미래 성장전략은 △생산적 금융 △자산관리·비은행 강화 △인공지능(AI) 전환 △내부통제 등으로 꼽힌다. 우선 KB금융은 단순한 대출 확대가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과 혁신기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AI·로보틱스 등 딥테크 혁신기업 지원, 성장 인프라 펀드, 지역균형성장 SOC, 디지털 인프라,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대표적이다. 자산관리도 중요하다. 고령화와 은퇴자산 시장 확대, 퇴직연금 머니무브, 글로벌 자산배분 수요 증가는 KB금융에 새로운 기회다. KB국민은행의 방대한 고객 기반과 KB증권의 투자상품·IB 역량,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보장성 상품, KB자산운용의 운용 역량을 결합하면 고객의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하는 복합 자산관리 모델을 만들 수 있다. AI 전환은 시대적 요구다. 금융 경쟁력은 더 이상 점포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고 정교하게 분석하는지, 모바일 앱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인 금융 경험을 제공하는지, 상담·심사·리스크관리·자산관리 영역에 AI를 얼마나 책임 있게 적용하는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KB금융은 2014년 KB사태를 겪으며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금융그룹의 경쟁력은 자본과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비자보호, 건전성 관리, 주주환원, 사회적 책임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의 강점을 ‘생활금융의 압도적 고객 기반’과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균형’에서 찾는다. KB금융 관계자는 “과거의 국민은행이 서민금융의 상징이었다면 미래의 KB금융은 국가 성장산업과 고객 자산, 디지털 금융을 연결하는 가치 금융그룹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생활 속에서 출발한 은행이 국민경제의 미래 성장판을 여는 금융그룹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8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8: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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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포럼 2026, 김광석 연구실장 "반도체 초과세수 계속 이어가야"
[경제일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초과세수가 계속 달성되는 내년, 내후년을 맞이해야 한다” 27일 김광석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열린 ‘경제일보 정책 간담회 2026’에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반도체 호황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김 실장은 ‘100조 반도체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광석 실장은 최근 AI 메모리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수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출하량 증가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확대는 시장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현재 수준의 초과이익이 계속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경쟁 심화도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그는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CXMT(창신메모리), 대만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역시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초격차 유지가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들어서 그마저도 36%로 급증했다”며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품목이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 방향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김 실장은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크게 △재정 건전성을 위한 국가채무 상환 △양극화 완화를 위한 분배 △미래 산업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 등 세 가지 축으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그는 한국 재정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8년 연속 적자재정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 재정운용계획’상 오는 2029년까지도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가채무 역시 올해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실장은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해 재정 건전성을 조금 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초과세수의 10~20%는 재정 건전성 확보와 국채 상환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심화되는 양극화 문제 역시 외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와 AI 중심 산업 호황이 일부 대기업과 자산 보유층에 집중되면서 산업·자산·소득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5분위 고소득층은 소득 증가율이 5.9%로 치솟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절대적인 소득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며 “어려워지고 있는 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의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장 중요한 방향으로 미래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구조에 진입한 상황에서 노동 투입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자본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반도체 투자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인재 양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분야에서는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여전히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실장은 “기술 산업에서 미래에도 영업이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만 한다”며 “열매를 걷었다면 내일 농사를 위한, 내년 농사를 위한 씨앗은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과세수를 어떻게 써야 한다는 것에 정답은 없다”며 “대화합, 대타협의 과정을 거쳐 이 숙제(초과세수)를 해결하는 논리를 마련할 때”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7: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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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과세수, '나눠 쓰기'보다 '국가 재투자'가 먼저다
[경제일보] 반도체 경기 회복이 한국 재정의 새 변수가 됐다. 인공지능(AI) 확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D램 가격 반등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그 결과 정부 세수에도 예상 밖의 여력이 생기고 있다. 문제는 이 돈을 어디에 쓰느냐다. 빚을 갚을 것인가, 국민에게 나눌 것인가, 아니면 미래 성장에 투자할 것인가.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 겸임교수)은 27일 발표자료 ‘100조 반도체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에서 초과세수 활용의 세 갈래 선택지를 제시했다. 핵심은 단순하다.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재정 여력을 일회성 소비로 소진할 것이 아니라, 국가채무 관리와 미래 산업 투자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이번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초과세수의 성격 때문이다. 세수가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구조적 세입 증가인지, 특정 산업 호황에 따른 일시적 수입인지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핵심 산업이지만 동시에 경기 변동성이 큰 산업이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항구적 복지 지출이나 반복성 현금 지원의 재원으로 삼으면, 불황기가 왔을 때 재정은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의 발표자료는 이 지점을 분명히 짚는다. 2019년 이후 한국 재정은 적자 흐름을 이어왔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총수입과 총지출은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벌어졌고, 2026년에도 총지출이 총수입을 웃도는 구조가 이어지는 것으로 제시됐다. 국가채무도 빠르게 늘어 2026년 전망 기준 1415조원, 2027년 전망 기준 1533조원으로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7년 56.6%까지 오르는 것으로 제시됐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이는 초과세수를 단순한 ‘쓸 돈’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재정은 경기 좋을 때 고삐를 죄고, 경기 나쁠 때 버팀목이 돼야 한다. 호황기에 생긴 여력을 정치적 인기 지출로 먼저 쓰면 정작 위기 때 쓸 탄약이 줄어든다. 중도보수적 재정 운용의 기본은 여기에 있다. 국가는 벌 때 아껴야 하고, 빚이 늘었을 때는 갚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분배의 필요성을 외면할 수는 없다. 발표자료는 경기 회복이 모든 계층에 균등하게 돌아가지 않는 현실도 함께 제시했다. 이른바 ‘K자형 회복’이다. 고소득층과 디지털 기업은 회복의 상단에 있지만, 임시·일용근로자와 자영업자, 전통 기업은 회복의 하단에 놓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활용한 발표자료에서는 2024년 1분기부터 2025년 1분기까지 소득 1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이 3.6% 감소한 반면, 4분위와 5분위는 각각 5.6%, 5.9% 증가한 것으로 제시됐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따라서 분배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방식이다. 재정 여력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전 국민 현금성 지원이나 단기 소비 진작책을 반복하는 것은 재정 원칙에 맞지 않는다. 지원이 필요하다면 취약계층, 저소득 근로자, 한계 자영업자처럼 실제 충격이 집중된 계층에 한정해야 한다. 넓고 얕은 지원보다 좁고 두터운 지원이 재정 효율에도 맞고, 시장 질서에도 덜 해롭다. 더 중요한 선택지는 투자다. 한국 경제는 이미 저성장의 문턱을 넘었다. 발표자료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장기적으로 하락해 왔고, 노동·자본·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도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점을 제시한다.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한 발표자료에 따르면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1%에서 20162020년 2.5% 수준으로 낮아졌다. 성장잠재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초과세수를 단순 소비로 쓰는 것은 미래 세대의 몫을 현재 세대가 앞당겨 쓰는 일에 가깝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반도체 호황도 영원하지 않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최근 큰 폭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고, DDR4·DDR5 가격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가격이 오를 때는 세수가 늘지만, 가격이 꺾이면 기업 이익과 법인세 수입도 함께 줄어든다. 특정 시점의 초과세수를 영구 재원처럼 취급하는 것은 위험하다. 경쟁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발표자료는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뿐 아니라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점유율 확대 흐름을 제시했다. 2024년 1분기 1% 수준으로 표시된 CXMT 점유율은 2025년 4분기 4%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격차는 크지만, 중국의 추격은 가격 경쟁과 공급망 재편을 통해 한국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이런 상황에서 초과세수의 최우선 사용처는 분명해진다. 첫째, 국가채무 관리다. 최소한 일정 비율은 채무 상환이나 적자 보전에 자동 배분하는 재정준칙이 필요하다. 둘째, 미래 산업 투자다.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전력망, 데이터센터, 인재 양성, 소부장 국산화,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이다. 이 순서가 바뀌면 재정은 느슨해지고 산업 정책은 흔들린다. 발표자료가 제시한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맥킨지 자료를 인용한 발표자료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특히 AI 워크로드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제시됐다.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는 반도체, 전력, 냉각,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다. 한국이 이 흐름을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세수 증가분을 소비가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 투입해야 한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대적이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1분기 36.1%까지 높아진 것으로 제시됐다. 주요 품목별 수출에서도 반도체는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을 크게 앞서는 핵심 품목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 역시 국내 증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반도체가 흔들리면 수출, 세수, 증시, 고용, 환율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그러나 국가경제가 특정 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는 장점이자 약점이다. 반도체 호황은 성장의 기회지만, 동시에 편중의 위험을 키운다. 초과세수는 이 위험을 줄이는 데 써야 한다. 반도체 초과세수로 반도체만 더 키우자는 의미가 아니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AI, 로봇, 방산, 바이오, 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등 다음 성장 축을 넓히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권은 초과세수를 ‘누가 더 많이 나눠줄 것인가’의 경쟁으로 끌고 가기 쉽다. 그러나 재정은 선거의 도구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기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인기 있는 지출이 아니라 오래 버티는 지출이다. 국민에게 돈을 돌려주는 방식도 필요할 수 있지만, 그것은 재정건전성 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큰 원칙 안에서 제한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반도체 호황은 한국 경제에 찾아온 귀한 기회다. 하지만 기회는 관리하지 않으면 금세 비용으로 바뀐다. 초과세수를 모두 써버리는 국가는 다음 불황에 빚으로 버틴다. 초과세수를 빚 갚기와 미래 투자에 배분하는 국가는 다음 호황의 체력을 만든다. 결론은 분명하다. 반도체 초과세수는 ‘공돈’이 아니다. 국민 경제가 특정 산업의 위험을 떠안고 얻은 성과다. 따라서 그 쓰임도 신중해야 한다. 먼저 갚고, 필요한 곳에 선별적으로 나누며, 남은 힘은 미래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 그것이 재정의 상식이고, 산업국가 한국이 선택해야 할 책임 있는 길이다.
2026-05-27 22: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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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택 CPO 퇴사 수순…카카오, '카톡 개편' 후폭풍에 리더십 공백
[경제일보]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퇴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카오톡 개편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카카오톡의 친구탭을 피드형 구조로 바꾸는 대규모 개편을 주도한 핵심 임원이 물러나면서, 카카오는 이용자 민심 회복과 AI 기반 서비스 전환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홍 CPO는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퇴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CPO는 토스뱅크 대표를 지낸 뒤 지난해 카카오에 합류해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제품 전략을 총괄했다. 당시 카카오는 ‘빅뱅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했다. 논란의 중심은 친구탭 개편이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카카오톡 첫 화면 성격의 친구탭을 기존 전화번호부형 목록에서 인스타그램식 피드형 구조로 바꿨다. 친구의 프로필 변경이나 게시물을 더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광고 지면도 함께 확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메신저 본질을 훼손했다”, “원치 않는 소식과 광고가 과도하게 노출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낮은 평점과 이전 방식으로 돌려달라는 리뷰가 이어졌고, 카카오는 결국 친구 목록을 첫 화면에서 다시 볼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홍 CPO는 당시 사내 공지를 통해 개편 방향을 ‘소셜 확장’과 ‘메신저 기능 강화’로 설명했다. 앱 다운로드 수와 트래픽 등 주요 지표는 유지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해명 이후에도 책임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다만 카카오톡 개편은 실적 측면에서는 일정한 효과를 냈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1조9421억원, 영업이익은 2114억원이었다. 플랫폼 부문 중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6086억원을 기록했고, 톡비즈 광고 매출은 3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카카오는 금융 광고주 중심의 수요 확대, 메시지 상품 다각화, 디스플레이 광고 증가 등을 성장 배경으로 설명했다. 결국 카카오톡 개편은 ‘수익성 개선’과 ‘이용자 신뢰 훼손’이라는 상반된 결과를 동시에 남겼다. 광고 지면 확대와 체류 시간 증대는 카카오의 숙원이던 톡비즈 성장에 기여했지만, 국민 메신저로서 쌓아온 편의성과 신뢰에는 타격을 줬다. 카카오톡은 단순 앱이 아니라 국내 이용자의 일상 인프라에 가까운 서비스다. 이 때문에 이용자 동의 없이 사용 경험을 크게 바꾸는 실험은 일반 플랫폼보다 더 큰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홍 CPO의 이탈은 카카오의 제품 리더십에도 부담이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맞춤형 추천, 광고·커머스 고도화 전략을 본격화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톡 개편을 주도했던 핵심 임원이 물러나면서 서비스 방향성과 조직 운영의 연속성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카카오가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광고와 커머스 수익을 키우되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불편한 광고판’으로 느끼지 않게 해야 한다. AI 기능을 붙이더라도 메신저 본연의 간결함과 사적 소통의 안정감을 해치지 않는 설계가 필요하다. 후임 CPO 인선도 단순한 자리 채우기가 아니라, 제품 철학을 다시 세우는 작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측은 후임 인선을 서둘러 경영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사만으로 논란이 끝나지는 않는다. 카카오톡 개편 사태는 카카오가 성장 정체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와 어떤 방식으로 합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
2026-05-27 17: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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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AI잡스 1년…AI 공고 10만건·지원 800만건 돌파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 이후 국내 채용 시장 중심축이 일반 개발자 채용에서 AI 인재 확보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업무 효율화를 위해 전 직군에서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AI 전문 채용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AI·데이터 기반 HR테크 플랫폼 잡코리아 운영사 웍스피어는 AI 분야 특화 채용 서비스 'AI잡스' 론칭 1주년을 맞아 관련 채용 데이터를 공개했다. 웍스피어에 따르면 AI잡스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공고 약 10만건과 이용 기업 8000개를 확보하며 국내 주요 AI 채용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잡스는 잡코리아가 지난해 선보인 AI 직무 전문 채용관이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급증하는 AI 인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됐으며 오픈AI와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AI 기업 전용 채용관도 운영해 왔다. 현재 대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AI 스타트업 등의 채용 공고가 등록되고 있다. 실제 구직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AI잡스 누적 지원 건수는 약 800만건, 공고 조회 수는 1억8000만회로 집계됐다. 특히 공채 시즌과 맞물린 지난 3월에는 AI잡스를 통한 지원 건수가 전월 대비 36%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AI 채용 수요는 특정 기업이나 수도권 중심 시장을 넘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웍스피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잡코리아 내 'AI' 키워드 공고 수는 5년 전과 비교해 112% 증가했다. 특히 신입 채용 공고는 162%, 비수도권 공고는 232% 늘어나며 AI 인재 수요가 전국 단위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팬데믹 시기 개발자 중심으로 형성됐던 IT 채용 시장이 최근 생성형 AI 확산 이후 AI 활용 역량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는 일부 연구개발 조직 중심으로 AI 인재를 채용했지만 최근에는 마케팅과 서비스 운영,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직군에서 AI 리터러시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직무별 수요도 차이를 보였다. AI잡스에 등록된 공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업 수요가 가장 높은 직무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20.5%로 나타났다. 이어 AI 서비스 개발이 19.9%, AI·머신러닝 엔지니어 17.7%, AI 기획 15.5%, 데이터 분석·엔지니어 13.9%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구직자 지원이 가장 몰린 직무는 AI·머신러닝 엔지니어가 19.1%를 기록했다. 이어 AI·머신러닝 연구원이 17.4%, 데이터 분석가·엔지니어 16.6%,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15.4%, AI 서비스 개발자 13.5%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실제 서비스 운영과 데이터 활용 중심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반면 구직자는 모델 개발과 연구 직군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웍스피어는 단순 채용 공고 플랫폼을 넘어 AI 기반 HR 플랫폼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체계 개편 이후 잡코리아와 알바몬 메인 서비스를 AI 중심 구조로 개편했으며 초개인화 채용 공고 추천 서비스 'AI 추천 3.0'도 적용했다. 웍스피어는 이를 통해 공고 클릭률(CTR)이 개편 이전 대비 각각 298%, 15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AI는 이제 전방위적 산업의 기본 역량으로 자리 잡았고, 실제 데이터를 통해서도 채용 시장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며 "AI잡스를 비롯한 산업·직무별 버티컬 플랫폼과 AI 기반 추천·에이전트를 아우르는 통합 AI 생태계 구축을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일자리 연결로 채용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6-05-27 09: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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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톤 에틸렌이 온다…한국 석유화학 재편의 'X 변수'
[경제일보] S-OIL의 9조원대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가 막바지 공정에 들어갔다.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던 정유사가 석유화학 원료까지 직접 생산하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는 S-OIL이 2022년 11월 이사회에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린 석유화학 2단계 확장 사업이다. 총 투자비는 9조2580억원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대 규모다. 완공 시 에틸렌 연산 180만톤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 기존 전체 에틸렌 생산량 176만톤을 웃도는 규모다. 4월 말 기준 EPC(설계·조달·시공) 공정률은 96.9%로, 6월 말 기계적 완공 이후 올해 말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의 핵심은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다.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원천 기술로, 원유에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를 직접 생산한다. 기존 설비 대비 원료 수율이 3~4배 높고, 에너지 강도 지수 기준 업계 상위 25%(1분위) 수준으로 설계됐다. 파일럿 플랜트 단계부터 수년간 검증을 거쳤으며, 샤힌 프로젝트가 세계 최초 상업 적용 사례가 된다. S-OIL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배경에는 정유업의 구조적 위기가 있다. 정제마진 변동성이 크고, 전기차 확산으로 장기적인 석유제품 수요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1조3546억원에서 2024년 4222억원, 2025년 2356억원으로 2년 만에 82% 줄었다. S-OIL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추진해왔다"고 했다. 원가 경쟁력 앞세운 포트폴리오 전환 샤힌 완공 시 전체 매출에서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된다. S-OIL은 "'정유사에서 화학사로의 전환'이 아닌 '정유에서 화학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원가 경쟁력의 핵심은 TC2C와 수직계열화 구조다. 기존 정유시설의 부생가스·중질유 등 저부가가치 원료를 공정에 투입하고, 아람코와의 원유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나프타 외부 구매 의존도를 줄인다. 연간 생산 에틸렌 180만톤 가운데 132만톤은 자체 폴리머 설비에서 폴리에틸렌(LLDPE 88만톤·HDPE 44만톤)으로 가공된다. 잔여 약 58만톤과 프로필렌·부타디엔·벤젠 등 기초유분은 울산·온산 산단 내 다운스트림 업체들에 배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세계 첫 상업 적용에 따른 기술 리스크에 대해 S-OIL 관계자는 "FEED(기본설계)·EPC 단계를 통해 충분한 검증을 마쳤고, 수십 년간 축적한 플랜트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 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단기 외부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올해 1분기 미·이란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아시아 NCC(납사분해설비) 업체들의 가동률이 최대 20~3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S-OIL은 아람코 계열사 지위를 활용해 정유설비 가동률 90% 수준을 유지했고, 2026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조2311억원으로 반등했다. 경쟁사들이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샤힌 프로젝트의 초기 시장 진입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공급 과잉·재무 부담은 변수 가장 큰 변수는 업황이다. 중국발 에틸렌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 역시 설비 감축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대산·울산 산단에서는 기업 간 설비 통폐합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산 180만톤 신규 설비 진입은 부담 요인이다. 잔여 에틸렌 58만톤의 외부 공급을 두고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 등과의 공급 경쟁도 불가피하다. 재무 부담도 누적됐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38.7%에서 2025년 말 198.8%로 단계적으로 올랐고, 2026년 1분기 말에는 201.7%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6조660억원, 총차입금은 7조5353억원에 달한다. 아람코가 대여금 6억달러·한도대출 5억38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으며, 2023년 산업시설자금대출 1조원, 2025년 샤힌 관련 회사채 6800억원도 조달했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수익을 내야 재무 부담 완화가 가능하다. S-OIL 관계자는 "시황의 부침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수십 년을 내다본 투자인 만큼 TC2C 기반 원가 경쟁력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샤힌은 2010년대부터 검토해온 투자로, 글로벌 최신 설비와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울산 지역은 기업별 이해관계가 달라 구조조정 논의가 더디다"며 "S-OIL 입장에서는 아직 가동도 하지 않은 신규 설비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26 17: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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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서 878조 그룹으로…'하나'로 판 키운 하나금융 55년
하나금융그룹의 역사는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출발은 1971년 6월 설립된 한국투자금융이었다. “한국 최초의 순수 민간 금융중개기관”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관 주도 금융의 색채가 강했던 시절, 민간 금융의 가능성을 시험한 이 출발이 훗날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그룹의 뿌리가 됐다. 한국투자금융은 단순한 단기금융회사가 아니었다. 1980년 영업업무 온라인화를 추진했고 1984년에는 기업손님 전담제도와 어음관리계좌(CMA)를 선보였다. 1988년 수신잔고 1조원을 돌파하며 기업금융, 고객관리, 상품 혁신을 결합한 ‘하나식 금융 DNA’를 형성했다. ◆한국투자금융서 메가뱅크로…후발은행의 판을 바꾸다 하나금융의 1차 변곡점은 1991년이었다. 한국투자금융은 하나은행으로 전환하며 은행업에 진입했다. 초기 성장 방식은 차별화였다. 1993년 국내 최초 클럽상품을 출시했고, 금융권 최초로 ‘하나 비밀보장 서비스 제도’를 시행했다. 1995년에는 국내 최초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도입했다. 성장 속도도 빨랐다. 하나은행은 1995년 4월 국내 은행 역사상 최단기간인 3년 9개월 만에 총수신 10조원을 돌파했다. 1996년 런던 주식시장에 글로벌 주식 예탁증서(GDR)를 상장했고, 1997년에는 파이낸스아시아로부터 ‘한국의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됐다. 외환위기 이후 성장은 인수·합병으로 속도를 냈다. 1998년 충청은행을 인수해 충청하나은행을 출범시켰고 1999년 보람은행과 합병했다. 2002년에는 서울은행과 합병해 통합 하나은행을 출범시켰다. 하나금융의 2차 도약은 금융그룹화였다. 하나금융은 2005년 12월 출범했다. 은행, 증권, 캐피탈, 보험, 연구소 등 관계사들이 시너지를 내는 종합금융서비스 네트워크를 지향했다. 2005년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했고 이후 하나대투증권, 하나UBS자산운용 등으로 증권·자산운용 기반을 넓혔다. 결정적 변곡점은 외환은행 인수였다. 하나금융은 2012년 한국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2015년 KEB하나은행을 출범시켰다. 2016년 전산통합, 2019년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을 거쳐 2020년 하나은행 브랜드로 재정비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품으며 △기업금융 △외환 △글로벌 네트워크 △수출입 금융 경쟁력을 넓혔다. 하나카드 출범도 포트폴리오 강화의 한 축이었다. 하나금융은 2010년 하나SK카드를 출범시켰고 2014년 하나카드를 출범시켰다. 이후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자산신탁, 하나손해보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은행 의존도를 낮췄다. ◆채용비리 그늘 속 사상 첫 순익 4조…878조 금융그룹으로 성장 그러나 하나금융의 역사에 성장의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은 2010년대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국면에서 불거졌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은행장 재직 시절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후 대법원은 올해 1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다만 남녀를 차별해 고용한 혐의는 유죄로 확정됐다. 이 대목은 금융회사가 채용, 인사, 내부통제 전반에서 더 정교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현재 하나금융은 과거의 후발 은행이 아니다.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출범은 대도약의 변곡점이었다. 하나금융은 출범 당시 하나은행, 대한투자증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아이앤에스 등 4개 자회사와 하나증권,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대한투자신탁운용 등 손자회사를 거느린 금융지주회사로 출발했다. 은행 중심 구조를 넘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균형 잡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숫자로 보면 변화는 더 선명하다. 하나은행의 2005년 순이익은 9068억원이었지만 2025년 하나금융그룹은 연간 당기순이익 4조2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순이익 4조원을 넘어섰다. 약 20년 만에 순이익 규모가 4배 이상 커진 셈이다. 그룹 핵심이익은 11조3898억원, 비이자이익은 2조213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총자산은 신탁자산 203조4101억원을 포함해 878조8억원에 달했다. 올해 출발도 좋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로, 외환은행 통합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1분기 이자이익은 2조5053억원, 수수료이익은 667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042억원, 하나증권도 WM과 투자금융(IB) 성장에 힘입어 순이익 1033억원을 냈다. ◆생산적 금융·AI·글로벌…규모의 금융에서 가치의 금융으로 하나금융의 미래 성장 전략은 △생산적 금융 △WM △글로벌 △디지털·인공지능(AI)로 압축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를 17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첨단 인프라와 AI, 모험자본, 지역균형발전, 핵심 첨단산업, K-밸류체인·수출공급망 지원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자산관리와 비이자이익 확대도 핵심이다. 하나금융은 1995년 국내 최초 PB 서비스를 도입한 경험을 갖고 있다. 고령화, 상속·증여 수요, 퇴직연금 시장 확대, 글로벌 자산배분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WM은 은행과 증권의 핵심 전장이다. 글로벌 금융도 중요하다. 외환은행 통합 이후 확보한 외국환, 수출입 금융, 해외 네트워크 경쟁력을 동남아와 미국, 유럽 등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디지털과 AI 전환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고 정교하게 분석하는지, AI를 심사·상담·리스크관리·자산관리에 얼마나 책임 있게 적용하는지가 승부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역사는 이름 그대로 ‘하나로 합치는’ 역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자본 효율, 비이자이익, 글로벌 수익성, 디지털 경쟁력, 내부통제, 소비자보호가 동시에 요구된다”며 “대출 성장만으로 이익을 키우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만큼 생산적 금융과 자산관리, 글로벌, AI를 연결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은 규모의 금융을 넘어 미래 산업과 고객 자산,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가치의 금융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6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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