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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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독주 끝?…AI주 수혜, 전력·부품으로 번진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증시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에서 전력기기·기판 등 인프라·부품 기업으로 이동하며 국내 산업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흐름을 타고 전력기기와 정보기술(IT) 부품 종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에 시장을 주도하던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흐름에서 벗어나 전력 인프라와 부품 기업으로 수혜 축이 확장되는 양상이다. 실제 코스피가 6000선을 재돌파한 이후 상승 구간에서 기계장비 업종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IT와 반도체 업종이 뒤를 이었다. 특히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 기업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 IT 업종 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보다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기판·부품 기업의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나며 투자심리가 후공정 영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이 같은 변화는 AI 산업 구조 자체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급증하면서 전력 소비가 폭증하고 이에 따라 변압기·전력제어장치 등 전력 인프라 수요가 동반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고성능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판·패키징 등 부품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AI 산업의 성장 제약 요인이 반도체에서 전력과 부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성능 칩 확보 경쟁에 이어 이를 실제로 구동할 전력망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능력이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실적 역시 이러한 흐름을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766억원, 영업이익 12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와 45% 증가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북미 매출이 약 3000억원으로 1년 새 80% 급증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효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매출 1조3582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해 각각 26%, 48% 증가했으며 분기 기준 최대 신규 수주(4조1745억원)를 확보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매출 1조365억원, 영업이익 2583억원으로 각각 2.1%, 18.4% 증가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약 2조65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고 수주잔고도 11조원대로 확대되며 향후 실적 가시성을 높였다. 이들 전력기기 빅3는 북미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주잔고가 수조원 단위로 쌓이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맞물려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 설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IT 부품 업종 역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 등 주요 기판·부품 기업은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기반으로 두 자릿수 이익 성장세가 예상되며 2분기 이후 본격적인 수요 반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2분기 이후가 '실적 검증 국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이미 기대를 선반영한 만큼 실제 수주와 실적이 이를 뒷받침할지가 향후 흐름을 가를 관건으로 꼽힌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관련 설비 투자 규모 확대에 힘입어 전력기기 수요 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생산능력이 제한적인 만큼 공급 제약 요인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AI 서버와 전장 수요 확대에 따라 MLCC와 FC-BGA 등 고부가 부품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FC-BGA는 가격 인상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하반기 추가 상승도 예상되는 등 수요 확대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번 사이클에서 과거 최고 수준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2026-05-04 15: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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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대나무 외교 펼치는 베트남 한국의 생존 전략이자 기회다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또 럼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동 사태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뤄진 중대한 외교 행보다. 이 대통령은 국빈 만찬에서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국제사회 전반에 걸친 평화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두 나라가 대화와 타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굳건한 평화의 연대를 구축하자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지난 22일 만찬에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롯데지주 신동빈 회장,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 HD현대 정기선 회장, GS 허태수 회장, CJ 손경식 회장, 효성 조현준 회장,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이는 단순한 친목 도모 자리가 아니다. 미중 갈등 속에 글로벌 생산 기지를 다변화해야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베트남은 생존을 위한 필수 거점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베트남의 외교 노선은 이른바 대나무 외교로 불린다. 뿌리는 단단히 내리되 가지는 바람에 유연하게 흔들리는 짙은 실용주의를 뜻한다.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사이에서 철저하게 자국 이익을 챙기는 치밀한 균형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응우옌 푸 쫑 전 서기장 타계 이후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또 럼 서기장 체제에서도 이런 실용 노선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베트남에게 한국은 영토적 야심 없이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가장 믿을 수 있는 경제 파트너다.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양국이 추진하기로 합의한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 구축이다. 전기차와 인공지능 반도체 등 미래 첨단 산업을 주도하려는 한국은 필수 자원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시급히 낮춰야 하는 절박한 안보 과제를 안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자랑하는 자원 부국이다. 자원이 풍부한 베트남과 고도의 가공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결합은 완벽한 상호 보완 관계를 이룬다. 공급망 안정화는 단순한 구호로 끝날 일이 아니라 정부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짜고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길을 닦아야 하는 국가적 사활이 걸린 과제다. 청와대는 이번 국빈 방문을 올해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로 이어진 대아세안 릴레이 정상외교의 완성판으로 평가했다. 우리 정부가 아세안 지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매우 명확하다. 아세안은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이자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거대한 소비 시장이다. 특히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1만 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핵심 국가다. 베트남이 없는 한국의 경제 성장은 이제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이 대통령이 언급했듯 리 왕조의 이용상 왕자가 고려에 정착한 지 800년이 지났다. 작은 교류로 시작된 양국의 인연은 이제 연간 500만 명이 오가는 피를 나눈 형제국 수준으로 발전했다. 또 럼 서기장이 한국의 된장을 비유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견고해지는 우정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깊은 역사적 연대감을 바탕에 두고 있다. 박항서 김상식 감독이 그라운드 위에서 축구로 다진 민간 교류의 저력은 양국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문화적 유대 자산이 되었다. 하지만 양국 관계에 늘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빠른 경제 성장에 따른 임금 인상과 고급 기술 인력 부족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기술 이전 요구도 갈수록 거세질 것이 자명하다. 한국 기업들은 과거처럼 값싼 노동력에만 의존하는 단순 조립 생산 기지 모델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현지 기업들과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질적 전환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일본과 중국 자본이 거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베트남 시장을 맹렬하게 파고들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굳건한 경제 안보 동맹의 존재는 국가의 생사를 가른다. 대한민국을 가로지르는 한강과 하노이를 품은 홍강이 공동 번영의 큰 바다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빈틈없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기업은 이번 국빈 방문에서 도출된 수많은 협력 과제들을 치밀하게 실행에 옮겨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대를 만들어야 한다.
2026-04-23 09: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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