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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ADC 항암 신약 FDA 패스트트랙 '연타석 홈런'
[경제일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세계를 호령하던 셀트리온이 이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혁신 신약)’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ADC 기반 항암 신약 후보물질 ‘CT-P71’이 이전 치료를 받은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치료를 대상으로 FDA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Designation) 지정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CLC) 적응증을 대상으로 ‘CT-P70’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지 단 4개월 만에 일궈낸 연속 성과다. FDA의 패스트트랙은 기존 치료제만으로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중증 질환을 대상으로 임상 전주기에서 개발사와 FDA 간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허용하는 황금 티켓이다.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단순히 ‘빠른 심사’를 넘어 신약 허가에 필요한 모든 행정적·전략적 혜택을 누리게 된다. 개발사는 우선 FDA와 상시적인 소통 채널을 확보하게 돼 임상시험 설계 및 개발 전략에 대한 조기 협의가 가능해진다. 특히 서류가 준비되는 대로 수시로 제출해 심사받는 ‘롤링 리뷰’ 자격이 부여된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통상 모든 서류가 완비된 후 심사를 시작하는 일반 승인 절차와 달리 롤링 리뷰는 전체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해 신약 허가까지 이어지는 전체 기간을 실질적으로 대폭 단축시킨다. 아울러 향후 우선심사 및 가속승인 가능성도 크게 열리게 된다. 이번에 지정된 CT-P71은 요로상피암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ADC 신약이다. 종양세포 표면에 과발현되는 ‘넥틴-4(Nectin-4)’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다. 눈여겨볼 대목은 비임상 단계에서 확인된 압도적인 수치다. CT-P71은 현재 요로상피암 ADC 치료제의 표준으로 불리는 ‘파드셉’과 비교했을 때 우수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암세포의 DNA 복제 과정에서 손상을 유발하는 차별화된 공격 기전을 적용해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모델에서도 강력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안전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더했다. 영장류 비임상 평가를 통해 기존 치료제 대비 현저히 우수한 안전성 결과를 도출하며 약효는 더 강하고 독성은 낮은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신약으로서의 자격을 입증했다. 셀트리온은 이미 지난해 9월 요로상피암을 포함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CT-P71의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으며 현재 순조롭게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셀트리온의 광폭 행보는 치밀한 전략의 결과물이다. 회사는 최근의 연속 성과를 발판 삼아 향후 모든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과정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기본 전략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후속 ADC 후보물질인 ‘CT-P72’와 ‘CT-P73’도 연내 패스트트랙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가속 승인 및 우선심사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시장 출시 시점을 파격적으로 앞당기겠다는 것이 서정진 회장이 이끄는 셀트리온의 복안이다. 실제 ADC 모달리티(약물이 질병에 작용하는 방식)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32년 약 7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이 폐암과 요로상피암이라는 두 개의 거대 시장에서 FDA의 지원 사격을 받게 됨에 따라 상업적 가치는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내년까지 총 20종의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야심 찬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과거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로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면 이제는 자체 플랫폼 기술과 신약 발굴 역량으로 글로벌 빅파마와 진검승부를 벌이는 모양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70에 이어 CT-P71까지 짧은 기간 내 연달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은 것은 글로벌 의료 현장의 절실한 수요를 해결할 핵심 치료제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성공 경험은 셀트리온이 신약 개발 기업으로 퀀텀점프하는 시간을 대폭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4-09 09:44:26
정용진의 초강수, 유통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美 트럼프 'AI 수출 1호' 꿰찬 신세계
[경제일보] 신세계그룹이 유통 기업의 껍질을 깨고 거대한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AI 수출 프로그램’의 전 세계 1호 파트너로 선정되며 국내 최대 규모인 250㎿(메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에 나선 것이다. 단순히 AI 기술을 유통에 접목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국가적 ‘소버린 AI(주권 AI)’ 생태계까지 주도하겠다는 정용진 회장의 강력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와 IT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 AI 스타트업 ‘리플렉션AI(Reflection AI)’의 미샤 라스킨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직접 참석해 미국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 美 트럼프 행정부의 'AI 안보 동맹'…첫 파트너 된 신세계 이번 협약이 단순한 기업 간 거래(B2B)를 넘어 글로벌 산업계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미국 정부가 직접 개입된 ‘AI 수출 1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방국에 미국 주도의 AI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AI 행동계획’을 추진해왔다. 하워드 러트닉 장관이 협약식에 참석해 "동맹국에 가장 우수한 AI가 구축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한미 양국이 군사·경제를 넘어 ‘AI 안보 혈맹’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세계는 이 거대한 지정학적 흐름을 정확히 읽고 발 빠르게 움직여 첫 번째 파트너 자리를 꿰찼다. 파트너사인 리플렉션AI의 면면도 화려하다. 구글 딥마인드 출신의 핵심 개발자들이 2024년 창업한 이 회사는 ‘개방형(오픈 웨이트)’ AI 모델을 개발하며 기업가치 12조원 유니콘으로 퀀텀점프했다. 특히 엔비디아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강력한 우군을 확보했다. 신세계 입장에서 이번 파트너십의 최대 수확은 데이터센터의 심장인 ‘엔비디아 GPU’의 안정적인 수급로를 뚫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IT 업계는 AI 가속기(GPU) 확보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싸들고도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다. 신세계는 리플렉션AI를 통해 최신 엔비디아 칩을 우선 공급받음으로써 가장 큰 병목 현상을 단숨에 해결했다. 여기에 리플렉션AI의 '개방형 모델'은 데이터 외부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한국 정부 및 기업들의 '소버린 AI' 수요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보안이 담보된 상태에서 자체 데이터를 학습시켜 한국형 맞춤형 AI를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본업의 위기, '한국판 AWS'로 돌파…'이마트 2.0'의 실체 유통 외길을 걷던 신세계가 수조 원이 투입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본업의 위기감’이 짙게 깔려있다. 쿠팡의 독주와 C-커머스(알리·테무)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유통업은 한계에 직면했다. 정 회장은 유통 노하우에 AI를 결합한 ‘AI 풀스택’을 직접 구축해 초개인화 마케팅, 재고 관리, 배송 혁신 등 무인화·자동화가 결합된 ‘이마트 2.0’을 열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자사 유통망 혁신에 그치지 않고, 구축된 250㎿ 규모의 압도적인 AI 인프라를 외부 기업에 빌려주는 B2B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자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자사 쇼핑몰 서버 관리를 위해 만든 AWS(아마존웹서비스)가 현재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성장한 궤적과 유사하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데이터센터 건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난관은 ‘전력 수급’이다. 250㎿는 원자력 발전소 1기 용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막대한 전력량이다. 국내 전력망(그리드) 인프라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수도권 인근에 이 정도 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 부지를 찾는 것은 정부 및 한국전력과의 긴밀한 공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해상풍력이나 소형모듈원전(SMR) 등 대체 에너지 인프라와 연계된 지방 거점 부지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한 천문학적인 시설투자(CAPEX) 자금 조달도 과제다. 신세계그룹의 재무적 체력을 감안할 때 글로벌 사모펀드(PEF)나 재무적 투자자(FI)를 합작법인에 어떻게 끌어들일지가 사업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용진 회장의 이번 결단은 신세계의 기업 정체성을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모멘텀"이라며 "전력 확보와 초기 투자 비용의 문턱만 넘는다면 신세계는 유통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를 쥔 '빅테크'로 재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03-17 0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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