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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만 사면 끝?' SK AX, 공장 운영체계까지 바꾸는 '제조 RX' 띄운다
[경제일보] 제조업의 로봇 전환이 단순 장비 도입을 넘어 공장 운영체계 재설계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SK AX가 로봇 도입 전 검증부터 현장 자율 제어, 공장 전체 통합 관제까지 묶은 제조 RX 사업을 본격화한다. SK AX는 제조 기업의 로봇 기반 운영 혁신을 지원하는 ‘제조 RX 풀스택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RX는 Robot Transformation의 약자로 생산 현장에 로봇을 들이는 수준을 넘어 로봇과 설비, 생산관리시스템, 현장 데이터를 하나의 운영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SK AX 관계자는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 AI 기술을 융합해 로봇 도입 과정의 잠재 리스크를 사전에 검증하고 현장 자율 제어와 공장 전체 통합 운영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며 “로봇과 생산관리시스템(MES), 설비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면 공장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자율형 제조 환경 구현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제조 현장에서 로봇 도입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설비 간 간섭, 물류 병목, 작업자 동선 충돌, 충전 대기, 돌발 장애물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처럼 물류 흐름이 복잡하거나 조선처럼 작업 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현장에서는 기존 규칙 기반 자동화만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SK AX는 이 문제를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 AI, 이기종 로봇 통합 관제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트윈 단계에서는 △실제 공장의 도면 △설비 배치 △작업자 동선 △자재 흐름 △공정조건에 따른 실시간 품질 변화 등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다. 로봇을 현장에 투입하기 전 수천 건의 주행·작업 시나리오를 반복 검증해 품질 제어 변수와 병목 구간, 충돌 가능성, 충전 스케줄링 등을 미리 확인하는 방식이다. 현장 투입 이후에는 VLA 모델 기반 피지컬 AI를 적용한다. VLA는 시각으로 보고 언어적으로 이해하고 행동을 수행하는 AI 모델이다.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기존 로봇과 달리 장애물이나 작업 환경 변화를 인식해 작업 방식을 조정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공장 전체 통합 운영이다. 미래 제조 현장에서는 자율주행로봇, 협동로봇, 휴머노이드 등 서로 다른 제조사와 운영체계를 가진 로봇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SK AX는 이기종 로봇 통합 관제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로봇을 하나의 체계로 묶고 MES 등 생산 시스템과 연계해 작업 지시와 경로, 공정 흐름을 조정한다. 현재 제조 RX는 실증·개념검증(PoC) 단계에 있다. SK AX는 반도체 산업에서 현장 데이터 축적과 함께 디지털 트윈, 로봇 통합 관제 관련 모델을 검증하고 있으며 이를 조선 산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고객사가 실제 도입을 원할 경우 검증된 모델을 기반으로 언제든 상용서비스 전환이 가능하다. 김광수 SK AX 제조서비스부문장은 “제조업의 로봇 전환은 단순한 하드웨어 구매가 아니라 로봇이 생산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공장 전체와 연결되도록 만드는 운영 역량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2026-07-09 10: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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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첫 로보틱스 컨퍼런스, KAIST서 열린다…세계 로봇 석학 대전 집결
[경제일보] KAIST(총장 이광형)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와 함께 자율 로보틱스 분야 국제 컨퍼런스를 연다. AI가 디지털 영역을 넘어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자율 로봇 기술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KAIST는 오는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대전 본원에서 ‘2026 네이처 컨퍼런스: 자율 로보틱스(2026 Nature Conference: Autonomous Robotics)’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네이처가 로보틱스를 단독 주제로 컨퍼런스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처는 그동안 프린스턴대와 칭화대 등 세계 주요 연구기관과 함께 AI, 바이오, 에너지 등을 주제로 50여 차례 학술행사를 열어 왔다. 이번 행사는 KAIST와 공동으로 마련된다. 국내 로봇 연구 역량을 세계 연구자들과 연결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컨퍼런스에는 세계적 로봇공학 연구자들이 참여한다. 협동로봇 ‘프랑카 에미카 판다’ 개발자인 사미 하다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인공지능대학교 부총장과 권인소 KIST 피지컬AI연구단장이 기조강연을 맡는다. 오드 빌라드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 교수와 스티븐 H. 콜린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도 기조연사로 나선다. 행사 기간에는 자율 로봇의 최신 연구 성과와 향후 기술 방향이 논의된다. 로봇 학습과 제어, 웨어러블 로보틱스, 컴퓨터 비전, 로봇 지능, 자율 운용 기술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신 로봇 기술 전시와 시연, 네이처 편집진 및 해외 연구자들과의 학술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번 컨퍼런스는 피지컬 AI 확산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디지털 화면 안에 머무르지 않고 로봇과 장비, 자율 시스템을 통해 실제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기술 흐름을 뜻한다. 자율 로보틱스는 제조, 물류, 의료, 국방, 돌봄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 분야로 꼽힌다. KAIST는 국내 로봇공학 발전을 이끌어 온 연구기관이다. 국내 최초 로봇 팔 ‘카이젬’, 초기 지능형 서비스 로봇 ‘아미’, 대한민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징으로 꼽히는 ‘휴보’ 개발을 통해 국내 로봇 연구 기반을 쌓아 왔다. 최근에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공경철 교수의 외골격 로봇 ‘워크온수트’, 박해원 교수의 사족보행 로봇 ‘하운드’, 심현철 교수의 인간형 조종사 로봇 ‘파이봇’, 명현 교수의 시각 기반 사족보행 기술 ‘드림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KAIST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이러한 연구 성과를 세계 연구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김정 KAIST 기계항공공학부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세계 최고 연구자들이 모여 자율 로보틱스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라며 “KAIST가 축적해 온 혁신 기술과 연구 역량을 세계에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협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장은 “로봇 지능과 자율 운용 기술은 미래 산업과 사회를 바꿀 핵심 기술”이라며 “글로벌 연구 협력을 확대하고 자율 로보틱스 혁신을 앞당기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광형 총장은 “AI의 다음 무대는 물리적 세계이며 자율 로보틱스는 그 변화를 이끌 핵심 기술”이라며 “KAIST는 세계적 연구자들과 함께 미래 로봇 기술의 방향을 제시하고 글로벌 혁신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영어로 진행되며 자율 로보틱스 분야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조기 등록은 7월 31일까지다. 일반 등록은 10월 6일까지 가능하다.
2026-06-26 10: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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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젠슨 황과 HBM4E·HBM5 논의…엔비디아 '한국 AI 동맹' 마지막 퍼즐 맞추나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기간 SK, LG, 현대차, 네이버, 두산, 게임업계까지 잇달아 만나며 한국 AI 생태계 전반과 협력망을 넓힌 가운데, 삼성도 HBM4E·HBM5와 파운드리 카드를 앞세워 엔비디아 동맹 재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황 CEO와 만난 뒤 “내년부터 HBM4E와 파운드리 비즈니스, HBM5 등 장기적인 협력을 많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올해부터 HBM4나 SOCAMM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며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에 필요한 메모리 솔루션 공급 의지도 드러냈다. 파운드리 협력도 주요 의제였다. 전 부회장은 “4나노와 8나노에서 필요한 자율주행 칩과 엔비디아의 액셀러레이터 칩인 그록 칩에서 협력하고 있고, 그다음 세대의 협력도 같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뿐 아니라 AI 칩 생산 파트너로도 엔비디아와 접점을 넓히려는 흐름이다. 이번 회동은 삼성에 중요한 시험대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의 핵심 HBM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이번 방한 기간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한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협력 대상은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CPU, RTX 스파크 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 등이다. HBM 중심 협력이 AI PC와 로봇, 엣지 AI용 메모리까지 확장되는 셈이다. SK텔레콤도 엔비디아와 AI 인프라 동맹을 맺었다. 양사는 엔비디아 DSX 플랫폼 기반의 기가와트(GW)급 AI 클라우드를 한국에 구축하고, 첫 AI 팩토리를 2027년 가동한 뒤 아시아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가진 SK텔레콤이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로 합류하면서, SK그룹은 HBM 공급망과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동시에 거머쥐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력도 방한의 핵심 축이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DSX를 활용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기반으로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2027년 55MW 규모 AI 인프라 가동을 시작으로 100MW, 2028년 200MW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와 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소버린 AI와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을 함께 겨냥한다. LG그룹은 로봇과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와 손을 맞잡았다. 황 CEO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난 뒤 휴머노이드 로봇과 차세대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협력을 언급했다. LG전자의 로봇·가전·스마트홈 역량, LG CNS의 스마트팩토리·클라우드 역량, LG유플러스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과 결합할 수 있는 지점이다.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은 피지컬 AI와 미래 모빌리티에 맞춰져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실제 제조 현장과 모빌리티 데이터를 가진 파트너이고, 현대차 입장에서는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위한 AI 인프라가 필요하다. 두산도 로보틱스 협력선으로 부상했다. 엔비디아는 두산그룹과 피지컬 AI와 AI 팩토리 인프라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협동로봇과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쌓아온 역량은 엔비디아의 로봇 시뮬레이션·AI 플랫폼과 연결될 수 있다. 황 CEO가 방한 기간 잠실야구장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함께 시구에 나선 것도 단순 이벤트 이상의 상징성을 남겼다. 게임업계와의 회동도 눈에 띄었다. 황 CEO는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각각 만나 게임 AI와 피지컬 AI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엔씨는 아이온2와 신더시티를 통해 엔비디아 RTX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 AI 자회사 NC AI를 통해 로봇 두뇌와 월드모델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루도로보틱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기술 개발에 나섰다. 게임사가 보유한 3D 가상공간, 물리 시뮬레이션, 캐릭터 행동 설계 역량이 로봇 학습과 디지털 트윈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황 CEO의 방한은 한국 기업별 협력 축을 분명히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SK텔레콤은 AI 클라우드, 네이버는 소버린 AI 인프라, LG는 로봇·데이터센터, 현대차는 모빌리티·제조 AI, 두산은 로보틱스, 게임업계는 시뮬레이션과 피지컬 AI 소프트웨어다. 삼성전자는 이 구도에서 HBM과 파운드리 양쪽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 파트너라는 점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 업계의 시선은 삼성의 실제 공급 성과에 쏠린다. HBM4와 SOCAMM의 단기 공급, HBM4E 샘플 검증, HBM5 공동 개발, 차세대 파운드리 협력이 구체적인 계약과 양산 물량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전 부회장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최대 메모리 파트너로 언급된 데 대해 “저희는 저희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며 “나중에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황 CEO의 이번 방한은 한국 AI 산업의 지형을 새로 그렸다. 엔비디아는 한국을 단순한 메모리 공급국이 아니라 AI 팩토리, 데이터센터, 로봇, 모빌리티, 게임 AI를 함께 실증할 전략 거점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판에서 다시 중심축으로 올라서려면 차세대 HBM과 파운드리에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승부는 방한 이벤트가 아니라 엔비디아의 다음 로드맵 안에 삼성의 기술이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2026-06-08 22: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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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vs 두산, 로봇 상용화 '수익성 고개' 누가 먼저 넘나
[경제일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제조 거인, 현대자동차그룹과 두산의 시선이 ‘로봇’이라는 같은 지점을 향하면서도 그 방법론에서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를 통해 산업 생태계 전체를 바꾸려는 ‘대담한 도약’을 선택했다면, 두산은 사람 곁에서 즉각적인 도움을 주는 협동로봇(Cobot)을 통해 ‘실용적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차를 넘어 기계로”…‘아틀라스’에 담은 현대차의 꿈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개발형 모델은 로봇 공학의 정점을 보여줬다. 아틀라스는 단순한 보행을 넘어 물구나무를 서고 L자 균형 동작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 동작의 핵심은 ‘강화학습 기반 전신 제어 기술’에 있다. 이는 비정형 환경에서도 로봇이 스스로 균형을 잡고 복잡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대차의 전략은 명확하다. 로봇을 단순한 설비가 아닌, 자동차 바깥의 ‘모빌리티 운영체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약 11억 달러에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을 두고 ‘자동차 회사가 움직이는 기계 그 자체를 사들인 결정적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CES2026에서 AI 로보틱스 비전을 구체화했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전격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부터 반복적인 부품 배열 작업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한 조립 업무까지 로봇의 영역을 넓힐 계획이고,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손잡은 두산…제조업 DX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 현대차가 ‘미래’를 설계한다면 두산은 ‘현재’를 수선한다. 2015년 두산로보틱스 설립 이후 두산이 일관되게 밀고 온 카드는 협동로봇이다. 대규모 공정 교체 없이 기존 생산 라인에 즉시 투입 가능한 코봇은 중소·중견 기업의 실질적인 해법으로 떠올랐다. 두산의 경쟁력은 ‘현장 침투력’에서 나온다. 두산은 최근 제조업을 넘어 식음료(F&B), 의료, 물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 두산로보틱스가 엔비디아(NVIDIA)와 ‘피지컬 AI’ 협력을 논의했다는 소식은 시장의 큰 관심을 끌었다. 양사는 두산의 로봇 운영체제와 엔비디아의 AI 인프라를 결합해 작업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경로를 최적화하는 ‘지능형 협동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광진그룹에 2027년까지 100대 이상의 제조용 로봇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기존 현장에서 제품 불량률을 ‘0’에 수렴하게 만든 실적이 대규모 수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고가의 자동화 설비 도입이 어려운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코봇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을 증명하는 사례다. ‘멋진 영상’은 돈이 될까…상용화·노동 간극 숙제 두 기업 모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의 아틀라스는 ‘멋진 영상물’을 넘어 ‘돈이 되는 제품’임을 증명해야 한다. 앞서 지난 2월 보스턴다이내믹스 경영진 교체를 두고도 현대차가 기술 과시형 연구에서 상용화와 수익 창출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제조 현장 노동자와의 간극도 숙제다. 로봇 투입이 고용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기술 도입의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수익성 개선’이라는 현실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올해 1분기 두산로보틱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90% 가까이 급증했지만, 여전히 121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에 따르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애플리케이션과 유지보수 등 서비스 영역에서 수익 모델을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로봇 밀도 1위 韓…‘양적 팽창’ 넘어 ‘질적 패권’ 쥐어야 국제로봇연맹(IFR)의 ‘World Robotics 2025’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직원 1만명당 로봇 1220대를 보유한 세계 1위의 로봇 밀도 국가다. 이미 로봇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정부 역시 ‘AI 로봇 M.AX 얼라이언스’를 통해 세계 3대 로봇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핵심 부품 내재화와 규제 개선에 나서고 있다. 결국 현대차와 두산의 대결은 기술의 우열이 아닌 ‘산업 철학’의 대결이다. 현대차는 공장과 물류, 도시 전체를 잇는 거대 운영체제(OS)를 선점하려 하고, 두산은 사람의 팔이 닿지 않는 곳, 숙련공이 부족한 현장을 하나하나 고쳐나가고 있다. 다만 기술적 찬사가 걷힌 뒤에는 냉혹한 시장의 숫자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차에는 조지아 메타플랜트 투입 이후 아틀라스가 보여줄 ‘실제 공정 가동률’과 노동 유연성 확보 여부가, 두산에는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실질적인 수익으로 치환할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이 향후 1~2년의 성패를 가를 결정적 지표(Critical Indicator)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30년 전 자동차와 중공업이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했듯 이제 로봇이 그 역할을 이어받아야 할 시점”이라며 “현대차의 아틀라스가 보여주는 압도적 기술력과 두산의 코봇이 보여주는 기민한 현장 대응력 중 누가 먼저 ‘돈이 되는 생태계’를 완성할 것인가에 주목된다”고 했다.
2026-05-14 16: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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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도 '손'에서 '알고리즘'으로…포스코, 제조 패러다임 전환
[경제일보] 포스코그룹이 로봇 자동화 기업 투자를 통해 제조 현장의 지능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효율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자율 공정’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은 로봇 자동화 솔루션 기업 브릴스에 총 70억원을 투자하며 그룹 차원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제조 현장에 로봇과 AI를 결합한 자동화 시스템을 공동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제조업은 인력 부족과 안전 규제 강화, 생산 효율성 요구가 맞물리며 공정 자동화 필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철강과 같은 중후장대 산업은 고위험·고강도 작업 비중이 높아 로봇 도입 효과가 큰 분야로 꼽힌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들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량과 설비 규모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공정 효율성과 자동화 수준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전략이다. 사람·AI·로봇이 협업하는 자율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작업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반복 작업이나 고온·고중량 취급 등 위험도가 높은 공정에 로봇을 우선 적용함으로써 산업재해를 줄이고 생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철강 공정은 고열과 중장비가 결합된 작업 환경 특성상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데, 로봇 도입을 통해 작업자의 직접 투입을 최소화하면 사고 위험을 구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로봇 기반 공정은 작업 편차를 줄이고 품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어 생산 효율성과 공정 안정성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돌발 상황에 따른 생산 중단 가능성을 낮추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산업재해 감소와 근로 환경 개선은 ‘사회(S)’ 영역의 핵심 지표로 평가되며, 안전 관리 수준이 투자와 거래 조건에 반영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과 안전 관리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로봇 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로봇핸드, 협동로봇,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기술 영역에 투자하며 제조 자동화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브릴스 투자는 이러한 전략을 한 단계 확장한 사례로, 로봇 ‘기술’뿐 아니라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 가능한 ‘운영 시스템’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스템 통합(SI) 역량을 갖춘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 적용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제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결합되면서 생산 공정 자체가 데이터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화 수준이 높을수록 생산 품질의 일관성과 비용 구조 안정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만큼, 공정 지능화 역량이 기업 간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초기 투자 비용과 시스템 구축 기간, 현장 적용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존 생산 설비와의 연계, 인력 재배치 등 운영 전반에 걸친 구조 조정도 병행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제조업이 고도화될수록 자동화와 지능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공정이 스스로 판단하고 운영되는 ‘자율형 공장’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흐름이다. 결국 향후 제조 경쟁은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하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공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으며, 로봇과 AI 기반의 자율 공정 구축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026-04-07 10: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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