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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 탄 K-조선… 몸집 키우고, 글로벌 영토 넓히고, 플랜트 특화
[경제일보]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온 대한민국 조선업계에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하지만 순풍을 맞이한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향하는 목적지는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 한화오션은 ‘글로벌 거점 확장’, 삼성중공업은 ‘고부가가치 해양 설비 특화’를 미래 생존 전략으로 낙점했다.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는 세 회사가 앞으로 어떤 시장에 무게를 둘지 보여 주는 예고편과 같다. 올해 1분기 한국 조선 3사의 영업이익률은 9.4~15.3%를 기록하며 일반 제조업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통상 2~3년이 걸리는 조선업의 수익 인식 구조 덕분이다. 2022~2023년 고선가 시기에 수주한 일감이 올해 손익계산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수직계열화 vs 밸류체인 확장 vs 초격차 기술…3사가 택한 미래 생존법 HD현대중공업의 핵심 무기는 ‘규모’와 ‘수직계열화’다. 1분기 매출은 5조9163억원, 영업이익률은 15.3%로 3사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 중형선 전문 계열사인 HD현대미포를 흡수 합병하며 덩치를 키운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을 견인한 또 다른 축은 ‘자체 엔진 사업’이다. 선박과 엔진을 함께 만드는 수직계열화 구조 덕분에 엔진기계 부문 영업이익률은 조선 부문을 웃도는 21.1%를 기록했다. 현재 약 3년 치 수주잔량을 확보한 이 부문은 국내 조선업계의 ‘공통 엔진 공급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해외 확장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분기 매출 3조2099억원으로 2위에 오른 한화오션은 단순한 선박 건조를 넘어 ‘LNG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24년 12월 미국 필리조선소(약 1435억원) 인수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기업 다이나맥(약 8800억원)을 연이어 품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미국 LNG 수출 터미널 운영사인 ‘넥스트데케이드’ 지분 6.8%(1803억원) 확보다. 이는 단순히 배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LNG 밸류 체인 안으로 들어가려는 한화오션의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에너지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한 1분기 739억원 적자는 아쉬운 대목이다. 대규모 해외 거점 및 에너지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철저하게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했다. 1분기 매출은 2조9023억원으로 3사 중 가장 적었지만, 재무 체력은 가장 극적으로 회복됐다. 1분기 말 기준 5000억원의 순현금을 기록하며 2012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순현금 체제로 전환했다. 핵심 동력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다. 한 기당 3조~4조원에 달하는 대형 FLNG를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대형 FLNG 5기를 수주해 3기를 인도했다. 또한 올해 ‘코랄 노르트’와 ‘델핀 LNG’ 프로젝트 등 최대 4기(약 12조~16조원 규모)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LNG운반선 중심 포트폴리오를 해양플랜트로 분산하려는 전략이다. 미래 신사업으로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꼽는다. 최근 미국(ABS)과 영국(LR) 선급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개념 설계 인증을 받았고, 오픈AI(OpenAI) 등과의 협력도 모색 중이다. 장밋빛 전망 이면의 과제… ‘지속가능성’ 증명해야 할 시간 조선 3사가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놨지만, 넘어야 할 공통의 파도도 존재한다. 우선 올해 1분기 조선 3사 모두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겪었고, 미국 무역 정책의 변화와 고부가 선종(LNG선 등) 시장까지 노리는 중국 조선소의 맹추격은 상당한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노르웨이 선급 DNV가 “IMO의 넷제로(Net-Zero) 프레임워크 채택이 1년 지연됐다”고 밝힌 점도 변수다. 기후 규제 지연으로 암모니아·메탄올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선박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으로 가는 큰 흐름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라면서, “조선업이 다시 한국 경제의 효자가 됐고, 10년 뒤에도 이 호황이 이어질 때 이른바 빅3 중 누가 가장 멀리 도달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했다. 조선 3사는 각자 다른 생존 전략을 꺼내 들었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풀어야 할 뚜렷한 과제들이 자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당면 과제는 ‘합병 효과 그 이후’를 증명하는 것이다. 2분기부터 도크 운영 효율 개선과 원가 절감 등 본연의 체질 개선 결과가 실제 숫자로 확인돼야만 진정한 ‘규모의 경제’를 입증할 수 있다. 가장 과감한 미래 베팅에 나선 한화오션은 투자 회수(ROI)라는 긴 호흡의 싸움을 견뎌야 한다. 미국 필리조선소와 싱가포르 다이나맥 인수, 넥스트데케이드 지분 투자는 미국 LNG 밸류체인을 선점하겠다는 명확한 청사진이다. 그 사이 견뎌야 할 에너지플랜트 부문의 적자와 특수선 사업의 실적 변동성은 경영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FLNG 명가’로 거듭난 삼성중공업은 수주 변동성 극복이 핵심 과제다. FLNG는 초고부가가치 시장임이 명확하지만, 발주 건수 자체가 적어 프로젝트 일정에 따라 회사 전체의 실적이 크게 출렁일 수 있는 좁은 선택지다. 삼성중공업이 LNG 운반선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해양플랜트 전반으로 분산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세대 먹거리로 추진 중인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역시 아직은 개념 설계 인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수주와 매출 창출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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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대미 투자 '시동'…한미, 조선·원전·LNG 프로젝트 본격 협의
[경제일보] 한미 양국 정부가 3500억달러, 우리 돈 약 523조원 규모의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고위급 협의에 본격 착수했다. 조선,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등 산업·에너지 분야가 핵심 협력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첫 투자 사업은 오는 6월 대미투자특별법 발효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장관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과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및 양국 산업·통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장관은 8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이후 한국 측 후속 법령 제정과 추진 체계 구축 상황을 설명했다. 산업부는 “양측은 조선·에너지 등 상호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그동안 논의해온 프로젝트 구상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추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의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가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이 합의에 따라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특별법 발효 전까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미국 측과 투자 후보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첫 투자 사업인 이른바 ‘1호 프로젝트’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한 뒤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LNG 수출 터미널 건설 사업과 신규 원전 건설 등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에너지 프로젝트는 미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과 한국 기업의 기술·시공 역량이 맞물릴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조선 분야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부와 미국 상무부는 이번 김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이를 통해 워싱턴DC에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 한미 조선협력센터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 정책 동향 공유, 양국 기업 간 협력 지원을 맡는다.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 개선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도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2028년까지 추진되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주관하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참여한다. 올해 예산은 66억원 규모다. 조선은 이번 대미 투자 구상의 핵심 분야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가 조선 분야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 재건과 해양 안보 강화를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선·해양플랜트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조선 협력은 단순한 산업 협력을 넘어 공급망·안보 협력 성격까지 띠고 있다. 김 장관은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 OMB 국장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이 추진 중인 ‘마스가’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프로젝트로, 미국 내 조선업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투자와 기술 협력을 결합하는 구상이다. 에너지 분야 협의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협력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원전은 한미 양국 모두 전략적 이해가 큰 분야다. 미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고 있고, 한국은 원전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김 장관은 미 의회를 상대로 한 아웃리치 활동도 병행했다. 대표적 지한파 의원으로 꼽히는 빌 해거티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과 화상 면담을 진행해 원전 협력과 디지털 이슈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원전 등 상호 관심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디지털 이슈 등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선언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대규모 투자 합의를 통해 산업·에너지 협력의 큰 틀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그 틀 안에서 어떤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어느 기관이 투자하고 협력할지를 조율하는 단계로 들어선 셈이다. 다만 실제 프로젝트 추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3500억달러라는 투자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재원 조달 구조, 투자 수익성, 한국 기업의 참여 방식, 미국 내 인허가 절차, 현지 정치 변수 등이 모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조선과 원전, LNG 인프라 사업은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해 초기 협의 이후에도 세부 조건 조율이 중요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대미 투자 확대가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갖는다. 미국 시장에서 산업 기반을 넓히고 에너지·조선·원전 분야의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막대한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향할 경우 국내 산업 투자와의 균형, 기업 부담,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산업부는 향후 미국 측과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관련 협의를 지속하면서 한미 산업·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 통상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한미 경제협력이 기존의 교역 중심에서 투자·산업·에너지 안보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가 조선·원전·LNG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한미 경제동맹의 무게중심은 단순한 수출입 관계를 넘어 전략산업 공동 구축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2026-05-10 1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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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영업이익 3조9000억 '퀀텀 점프'…조선 계열사 실적 견인
[이코노믹데일리]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 확대와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9일 공시를 통해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9조9332억원, 영업이익 3조90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2%, 영업이익은 172.3% 증가했다. 조선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이 전사 수익성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에도 호실적 흐름이 이어졌다. 4분기 매출은 8조1516억원, 영업이익은 1조37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8%, 108% 증가했다. 고선가 선박 인도 물량이 확대되고 공정 효율화에 따른 생산성 개선 효과가 반영되며 조선 계열사 전반의 실적이 개선됐다. 계열사별로 보면 HD현대중공업은 연간 매출 17조5806억원, 영업이익 2조375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HD현대삼호도 매출 8조714억원, 영업이익 1조3628억원을 기록하며 HD한국조선해양의 3년 연속 흑자 기조에 기여했다. HD현대미포는 누적 기준 매출 3조7186억원, 영업이익 358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HD현대미포는 HD현대중공업과의 합병에 따라 4분기 일부 실적이 기타 항목과 HD현대중공업 실적에 각각 반영됐다. 비조선 계열사들도 실적 개선 흐름에 동참했다. 선박 엔진 계열사 HD현대마린엔진은 엔진 물량 확대와 부품 사업 매출 증가로 매출 4024억원, 영업이익 759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계열사 HD현대에너지솔루션 역시 국내외 판매량 증가와 판가 회복에 힘입어 매출 4927억원, 영업이익 412억원을 올렸다. 사업 부문별로는 조선 부문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건조 물량 증가와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 공정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개선이 이어지며 조선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증가한 25조365억원, 영업이익은 119.9% 늘어난 3조3149억원을 기록했다. 엔진기계 부문도 친환경 고부가 엔진 비중 확대와 부품 사업 개선 효과로 매출 4조2859억원, 영업이익 7746억원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해양플랜트 부문은 기존 프로젝트 공정 확대에 힘입어 매출 1조243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1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각 사업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조선과 엔진 등 계열사 전반에서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기반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09 17: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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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새만금, 울산 앞바다까지… 한국 해상풍력이 그리는 다음 10년
[이코노믹데일리] 돌과 여자, 바람이 많아 삼다도(三多島)라 불린 제주. 그 제주 한림 앞바다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이곳의 풍력 터빈은 단순한 발전 설비가 아닙니다. 그 터빈은 지금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지역과 이익을 나누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바람도 오래전부터 불어왔습니다. 달라진 것은 이제 그 바람을 정책과 제도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입니다. ◆제주 한림 해상풍력, 국내 해상풍력의 ‘첫 완주’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지난 15일 개최된 '한림 해상풍력 발전단지 준공식'에 참석해 풍력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들에 정부포상을 수여했습니다. 장관 표창 수상자는 양창영 한국전력공사 차장, 김태우 한국중부발전 부장, 이상국 현대건설 책임매니저, 전철규 한국전력기술 차장, 양창모 제주시청 팀장 등 5명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2017년 착공해 약 6년의 공사와 시운전을 거쳐 2024년 말 상업 운전에 들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공기업 주도의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형 프로젝트라는 점입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전력기술이 개발·설계·건설·운영 전 과정을 맡았고, 주요 설비에도 국내 기술과 제작 역량이 대거 활용됐습니다. 그 동안 국내 해상풍력은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한림 프로젝트는 국내 기술로 하나의 사이클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이 차관은 "한림해상풍력은 공기업 주도로 국내 기술과 제작 역량을 결집해 성공적으로 완료한 모범적 사례"라며 "해상풍력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한림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현재 상업 운전 중인 국내 해상풍력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비 용량은 100메가와트(MW)로 연간 약 7만~9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합니다. 주민 참여 방식도 눈길을 끕니다. 발전단지 인근 3개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전체 사업비의 약 4.7%, 300억원을 직접 투자했습니다. 발전 수익의 일부가 매년 배당 형태로 지역에 환원되는 구조입니다. 해상풍력이 갈등의 씨앗이 아니라 지역 소득과 연결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한국 풍력의 현재 위치 한국의 풍력발전 설비 용량은 2024년 기준 약 2.3기가와트(GW)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해상풍력은 아직 0.2GW 남짓으로 전체 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반면 영국, 독일, 덴마크 등 유럽 국가는 이미 해상풍력만으로 수십 기가와트 규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뒤처졌다’는 표현은 반만 맞습니다. 한국은 풍황(바람 자원) 자체가 우수하고, 조선·해양·전력기기 산업이란 강력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즉 조건은 충분하지만 제도와 속도가 따라오지 못한 상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12GW 보급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도전적인 목표지만 한림과 같은 프로젝트가 복수로 이어진다면 불가능한 수치만은 아닙니다. ◆새만금과 서남해, ‘바다 위 산업단지’의 실험 해상풍력의 다음 무대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은 전북 새만금과 서남해 연안입니다. 새만금은 대규모 간척지와 해상 공간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풍력·태양광·수소 산업을 결합한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새만금 인근 해역에서는 수백 메가와트급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이 계획 단계에 들어섰고, 장기적으로는 수 GW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발전단지 조성과 함께 해상 시공, 유지보수, 항만 인프라까지 연계되면 단순한 발전소를 넘어 지역 산업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큽니다. ◆울산과 강릉·삼척, 부유식 해상풍력의 전진기지 동해로 시선을 옮기면 이야기는 더 입체적이 됩니다. 동해는 수심이 깊어 기존 고정식 풍력 대신 부유식 해상풍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울산 앞바다는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의 최대 거점입니다. 이미 수 GW 규모의 부유식 단지 조성이 논의되고 있고, 조선·해양플랜트 산업과의 결합 가능성도 큽니다. 울산의 조선소에서 만든 부유체 위에 풍력 터빈을 세우고, 그 전기를 산업도시가 직접 사용하는 그림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됩니다. 강릉·삼척 앞바다 역시 동해안 부유식 해상풍력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기존 화력발전소와 송전 인프라가 있어 전력 계통 연계 측면에서 장점을 지닙니다. 해상풍력이 석탄발전의 빈자리를 서서히 대체하는 전환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회에서 통과되는 법이 바람의 속도 정해 해상풍력의 진짜 변곡점은 국회와 정부에 있습니다. 기술도 있고, 자본도 준비됐지만,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불확실하면 사업은 멈춥니다. 실제로 국내 해상풍력 사업 다수는 환경영향평가, 해양이용 협의, 주민 수용성 문제로 수년씩 지연돼 왔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해상풍력 특별법과 전력망 확충 관련 법안이 논의돼 왔습니다. 핵심은 정부가 해상풍력 개발 구역을 사전에 지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통합 관리해 사업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전력망 역시 중요한 축입니다. 해상풍력은 발전보다 송전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국회에서 논의되는 법안들은 국가가 선제적으로 송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용 부담을 분산하는 구조를 담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만든 전기가 육지로 오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터빈을 세워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책 리스크와 제도 개선...결국 정부의 선택 물론 과제도 분명합니다. 해상풍력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정책 방향이 바뀔 경우 리스크가 커집니다. 허가 기준의 일관성, 주민 보상 기준, 해상 공간 이용 원칙 등은 여전히 정교화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방향은 명확합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해상풍력 발전 단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 대응이란 시대적 요구가 풍력의 성장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제주에서 시작된 바람은 새만금을 거쳐 울산과 동해안으로 확산되며 한국의 전력 지형을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 한림 앞바다에 세워진 풍력 터빈은 하나의 시작점입니다. 그것은 한국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지역과 이익을 나누며, 산업과 기후를 동시에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바람은 늘 불어왔습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 바람을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현실로 만들 것인가. 그 답은 결국 정책과 제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2025-12-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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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중형을 넘어 '시스템 조선'으로…HD현대 통합이 만든 새로운 조선 플랫폼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조선업의 두 심장'이 하나로 뛰기 시작했다. 지난 1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이 공식 통합하며 단일 법인 통합 'HD현대중공업'이 공식 출범했다. 두 회사는 모두 HD현대 산하의 조선 계열사로 표면적으로는 '같은 그룹 내 조선사 간 합병'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 조선소가 담당해온 역할과 시장 영역이 전혀 달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를 기반으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드릴십·FPSO) 등 대형 선박과 해양 구조물 분야의 글로벌 리더였다. 대형 선형에 필요한 고도 설계·용접·시운전 기술을 보유해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 상징' 역할을 맡아왔다. 반면 HD현대미포조선은 중형 제품운반선(MR탱커), 중소형 LNG·LPG 운반선, 군수지원함·초계함 등 중형선 및 특수선 중심의 고효율 조선소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건조 척수가 많고 생산성이 높아 '세계 1위 중형선 조선소'로 불렸다. 특히 도크 회전율이 높고 표준화된 설계·시스템 생산공정에서 강점을 보여 '효율형 조선소의 대표 모델로 꼽혀왔다. 이처럼 HD현대중공업이 '기술 중심의 대형 조선소'라면 HD현대미포조선은 '생산성 중심의 중형 조선소'였다. 서로 다른 조선 DNA 기술력과 효율성이 이번 통합으로 하나의 체계에 묶이며 대형·중형·특수선 전 영역을 포괄하는 '완전한 조선 밸류체인'이 완성됐다. 이번 통합의 본질은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니다. 대형선에서 중형선까지 설계·생산·도크·인력을 하나로 엮는 '조선 밸류체인 전 구간 통합'을 통해 설계 변경·자재 조달·인력 배치·납기 조정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단일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원가 절감·품질 안정·납기 단축이라는 세 가지 실질적 이점을 확보했다. 특히 방산·특수선 부문은 통합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이 쌓아온 해군 전투함 플랫폼 설계 경험에 HD현대미포조선의 도크와 인력 등 생산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국방 조선 분야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두 회사가 각각 보유한 설계·R&D(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하면 대형 구축함부터 중형 초계함까지 전 계열 함정을 커버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완성된다. 또한 통합 법인은 디지털 설계·AI 도크·스마트십 기술을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묶어 '강철을 잇는 산업'에서 '데이터 설계 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실제로 HD현대는 선박 설계, 건조, 운영 전 과정을 디지털 트윈과 AI로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조선소 모델'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조선업 경쟁국들도 이미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에 속도를 내며 '조선 산업 구조전쟁'에 돌입했다. 중국에서는 국가 소유 초대형 조선그룹인 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와 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oration)이 올해 2월 임시 주주총회 승인에 이어 같은 해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최종 승인을 받으며 공식 통합을 마무리했다. 두 회사가 하나의 체계로 묶이면서 중국은 단일 조선그룹 중심의 '메가 플랫폼' 체계를 갖추게 됐다. 업계에선 이번 통합으로 CSSC가 상장 기준 세계 최대 자산 규모를 가진 조선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역시 조선업 재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Imabari Shipbuilding)은 올해 6월 26일 경쟁사 JMU(Japan Marine United) 지분을 기존 30%대에서 60%로 확대하며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했다. 법인 자체를 합병한 것은 아니지만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양사 설계·조달·건조 역량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이 원가 경쟁력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동시에 노린 전략적 재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처럼 중국·일본이 '규모와 체계의 통합'으로 조선 경쟁력을 재정비하는 가운데, HD현대의 통합 역시 단순한 국내 조직 개편을 넘어 한국 조선산업의 항로를 재설계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의미가 부각된다. HD현대중공업의 대형선 기술력과 HD현대미포조선의 중형선 생산 효율을 하나의 시스템 아래 묶어 '대형–중형–특수선–해양플랜트–방산'을 잇는 연속적 밸류체인을 완성함으로써 한국 조선업이 글로벌 재편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통합은 '덩치를 키운 합병'이 아니라 기술과 효율을 하나의 체계로 결합해 조선산업의 경쟁 체질을 재정의하며 글로벌 흐름에 발맞춘 '구조 혁신'이다. 조선은 더 이상 철판을 잇는 산업이 아니다. 설계·도크·생산이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통합되며 디지털과 AI가 강철보다 단단한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한국 조선은 이제 바다 위 공장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5-12-0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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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조 해양산업, 컨트롤타워 '전무'…"KRISO 재정비·통합 거버넌스 마련해야"
[이코노믹데일리] 해운·조선·항만 산업이 한 해에 만들어내는 경제 규모가 107조원에 달하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 전략을 조율할 '해양 패권 컨트롤타워'가 부처·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산업 비중에 비해 정책·기술·R&D(연구개발) 체계가 지나치게 분절돼있다는 지적이다. 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신(新) 해양패권 스마트해양기술 세미나'에서 김진 KRISO 부소장은 해운·조선·항만 산업을 "반도체·자동차에 버금가는 외화·부가가치 산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세 산업의 연간 총산출은 107조원, 수출액은 88조원으로 수출 비중만 82.9%"라며 "국가 경제의 생명선이지만 정책은 분절돼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으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조선·해양플랜트·항만을 아우르는 해양산업 혁신 클러스터가 재편되는 가운데 핵심 연구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역할을 새로 설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진 부소장은 "해양 패권 경쟁은 선박 건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친환경·디지털·안보·공급망 계획이 동시에 요구되는 종합전략"이라며 "100조원이 넘는 규모의 산업에 걸맞는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과 해양산업 혁신 클러스터 재편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양승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위원도 "해운·조선·항만은 하나의 산업 생태계"라며 "조선은 산업통상자원부, 해운·항만과 KRISO는 해양수산부, 기술·R&D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으로 흩어져 있어 전략을 한 곳에서 묶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RISO의 여건도 열악하다고 밝혔다. "연 예산 1300억원, 연구 인력 330명 규모에 불과해 연구자 1인당 3억~4억원 규모의 과제를 떠안는 구조"라며 "해양공학 선도기관인 노르웨이 심테프(SINTEF)나 선박·해양기술 국가연구기관인 중국 CSSRC(중국선박연구센터) 등 글로벌 연구기관과 비교하면 인력·예산이 5분의 1~1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디지털 전환·녹색 전환·북극항로·해양안보 등 국가가 요구하는 임무가 확대되는 만큼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양승우 위원은 국내 조선·해양 기술력이 주요국 대비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친환경 선박 기술은 EU(유럽연합)보다 2.2년, 자율운항·스마트십 기술은 1.6년, 해양 디지털 전환 기술은 미국보다 약 1.2년 늦다"며 "산업별로 흩어진 R&D 거버넌스를 하나로 묶지 않으면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조선업이 엔진(MAN·독일), 통신·계측(Siemens·독일), 항해장비(Kongsberg·노르웨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탱크 기술(GTT·프랑스) 등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는 점도 문제로 언급됐다. 양 위원은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고 조선·해운·항만을 통합 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리려면 R&D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간적 불일치도 문제로 꼽혔다. 부울경에는 조선소(야드)·항만·MRO·배후단지가 결합된 클러스터가 자리 잡고 있지만, 국가 해양기술 연구 핵심 기관인 KRISO는 대전에 본부를 두고 있다. 양 위원은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으로 해양산업 클러스터가 부울경 중심으로 강화되는 만큼 KRISO의 입지·기능·법적 위상도 함께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부소장은 "북극항로용 선박을 직접 설계·상용화한 국가는 없다"며 "KRISO는 캐나다·핀란드·러시아 외에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빙해수조를 보유해 북극항로 기술 선점의 전략적 기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 역시 "KRISO가 조선·해운·항만을 뒷받침하는 전략 연구기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원천기술, 국제표준(IMO·ISO) 대응, 스마트 해운·스마트 항만까지 역할 범위를 넓힌 통합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12-02 17:58:54